인비인(양장본 Hardcover)
성해나 기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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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첫 기담집
"이곳엔 인간이 몇이나 될까."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묻는
기묘하고 서늘한 아홉 편의 이야기
"죄를 덮은 자리에는 꺼슬꺼슬한 흔적이 남는 법이다."
죄의 흔적이 새겨진 벚나무 책상,
실험실에서 태어난 잿빛 덩어리,
타인의 삶을 헐값에 사고파는 경매장,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요기 서린 기계……
어제의 죄와 오늘의 욕망,
내일의 삶을 흔드는 아홉 편의 괴이한 소설들
《혼모노》로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한국 문단의 가장 뜨거운 이름으로 자리한 작가 성해나가 2026년 6월, 첫 기담집 《인비인》으로 돌아왔다. 매 작품 단정하고 진중한 문장과 치밀한 취재, 시대에 걸맞은 화두와 역사의식으로 새로운 세대의 리얼리즘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가는 이번엔 '기담'이라는 장르적 형식을 빌려, 한층 더 기묘하고 서늘한 아홉 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성해나 작가의 소설은 늘 매혹적이면서도 기분 좋은 불편함을 남긴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의 자리를 조용히 흔들고, 무해하다고 여겨온 것들의 밑판을 들추어 그 아래 숨겨진 민낯을 독자의 손바닥 위에 꺼내놓는다. 제목인 '인비인(人非人)'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사람이 아닌 것, 혹은 사람이어야 마땅하나 사람이기를 스스로 멈춘 존재를 뜻하는 말이다.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이 위태로운 존재들의 모습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세 가지 시간의 축으로 길어 올린다.
우리는 여전히 매일 인간과 대화를 하며 살지만, 더 이상 그것이 진짜 인간인지 아닌지에는 관심이 없다. 챗봇에게 위로를 받고, AI의 진단을 수용하고,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리즘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기 바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점점 낯설고 두려워지는 것은 그 기계들이 아니라, 그 기계들 곁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인간들이다.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후, 성해나 작가는 매 작품마다 한국 소설 안에서 자신의 지형을 조금씩 다르게 그려왔다. 첫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문학동네, 2022)에서 세대와 관계의 경계를 사려 깊고 진중하게 탐색했던 작가는,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창비, 2025)에 이르러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날카롭고 서늘하게 해부한다.
젊은작가상 2회 수상,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신동엽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예스24가 선정한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 배우 박정민의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라는 추천사와 《혼모노》가 기록한 40만 부의 판매고. 이 모든 수식어들은 한곳을 가리킨다. 성해나라는 이름이 무언가를 들고 올 때, 우리는 몸을 숙이고 귀를 기울여 듣게 된다는 것. 그리고 이제 첫 기담집 《인비인》으로 돌아온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묻는다. 이번에 그가 가져온 화두는 가장 미래적이면서도 가장 원초적인 단어인 '인간'이다.
"이곳엔 인간이 몇이나 될까."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묻는
기묘하고 서늘한 아홉 편의 이야기
"죄를 덮은 자리에는 꺼슬꺼슬한 흔적이 남는 법이다."
죄의 흔적이 새겨진 벚나무 책상,
실험실에서 태어난 잿빛 덩어리,
타인의 삶을 헐값에 사고파는 경매장,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요기 서린 기계……
어제의 죄와 오늘의 욕망,
내일의 삶을 흔드는 아홉 편의 괴이한 소설들
《혼모노》로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한국 문단의 가장 뜨거운 이름으로 자리한 작가 성해나가 2026년 6월, 첫 기담집 《인비인》으로 돌아왔다. 매 작품 단정하고 진중한 문장과 치밀한 취재, 시대에 걸맞은 화두와 역사의식으로 새로운 세대의 리얼리즘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가는 이번엔 '기담'이라는 장르적 형식을 빌려, 한층 더 기묘하고 서늘한 아홉 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성해나 작가의 소설은 늘 매혹적이면서도 기분 좋은 불편함을 남긴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의 자리를 조용히 흔들고, 무해하다고 여겨온 것들의 밑판을 들추어 그 아래 숨겨진 민낯을 독자의 손바닥 위에 꺼내놓는다. 제목인 '인비인(人非人)'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사람이 아닌 것, 혹은 사람이어야 마땅하나 사람이기를 스스로 멈춘 존재를 뜻하는 말이다.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이 위태로운 존재들의 모습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세 가지 시간의 축으로 길어 올린다.
우리는 여전히 매일 인간과 대화를 하며 살지만, 더 이상 그것이 진짜 인간인지 아닌지에는 관심이 없다. 챗봇에게 위로를 받고, AI의 진단을 수용하고,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리즘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기 바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점점 낯설고 두려워지는 것은 그 기계들이 아니라, 그 기계들 곁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인간들이다.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후, 성해나 작가는 매 작품마다 한국 소설 안에서 자신의 지형을 조금씩 다르게 그려왔다. 첫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문학동네, 2022)에서 세대와 관계의 경계를 사려 깊고 진중하게 탐색했던 작가는,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창비, 2025)에 이르러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날카롭고 서늘하게 해부한다.
젊은작가상 2회 수상,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신동엽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예스24가 선정한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 배우 박정민의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라는 추천사와 《혼모노》가 기록한 40만 부의 판매고. 이 모든 수식어들은 한곳을 가리킨다. 성해나라는 이름이 무언가를 들고 올 때, 우리는 몸을 숙이고 귀를 기울여 듣게 된다는 것. 그리고 이제 첫 기담집 《인비인》으로 돌아온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묻는다. 이번에 그가 가져온 화두는 가장 미래적이면서도 가장 원초적인 단어인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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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성해나의 기담(奇譚)
기담(奇譚)이란 기이하고 이상한 이야기다. 그런데 성해나 작가의 기담은 무언가 다르다. 1944년 야스쿠니신사에서 시작된 책상이 100년째 후손의 서재에 놓여 있고, 하얼빈의 비밀 실험실에서 눈도 귀도 없는 잿빛 덩어리가 태어나고, 경매에 오른 타인의 삶을 사고,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안드로이드가 독약을 만든다. 귀신은 없지만 무섭다. 뇌에 칩을 이식하고,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복제하는 세계에서, 가장 설명되지 않는 것이 여전히 인간이기 때문이다.
무섭다는 것은 이 책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등골이 오싹한 공포가 아니라, 이것이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에서 오는 서늘한 공포다. 마지막 소설 〈고(蠱)〉의 작가 해설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세계가 거대한 항아리라면 우리가 두려워하고 의심해야 할 '고'는 무언가." 가해자는 자신이 피해자라 믿고, 수혜자는 자신이 무관하다 믿으며, 방관자는 침묵이 현명한 선택이라 믿는다. 그 믿음들이 모여 '고'가 된다. 《본초강목》은 고(蠱)를 이렇게 기록한다. 뱀과 전갈과 지네를 한 항아리에 가두어 서로 잡아먹게 한 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단 한 마리로 만든 독. 수많은 믿음들을 삼켜 독이 잔뜩 오른 인간도 그렇게 만들어진다. 어제의 죄가 오늘의 욕망이 되고 오늘의 욕망이 끝내 내일의 재앙으로 번져가는 악순환 속에서, 작가는 어딘가 비틀려버린 인간의 내면을 아홉 편의 기담으로 서늘하게 들여다본다.
어제: 천형처럼 흐르는 역사와 죄의 흔적에 대하여
'어제'의 소설 세 편이 말하는 건 하나다. '죄는 정말 사라지는가.' 가장 오래된 죄는 약 100년 전인 1944년에 시작된다.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상〉은 야스쿠니신사에서 하사된 책상 한 점이 친일 후손의 서재에 안착하기까지의 역사를 추적한다. 나무 책상 밑판엔 정체불명의 문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고, 비 오는 날 벚나무 향이 풍겨올 때마다 기이한 일이 벌어지지만, 후손인 화자는 선대의 죄를 외면한 채 아들에게 이 책상을 물려주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정작 소설에서 가장 기묘한 장면은 책상 밑에서 쥐의 두개골이 굴러 나오는 순간이 아니라, 화자가 민족문제연구소로부터 받은 증조부와 조부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다는 메일을 스팸 처리하는 장면이다. 책상은 죄를 기억하지만, 사람은 알면서도 모른 척하기를 택하고 마는 것이다. 슬프게도 소설은 화자의 이런 다짐으로 끝을 맺는다. "언제까지고 내게는, 아니 우리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무 일도."
표제작 〈인비인〉은 731부대 생체실험에 가담한 한 노인이 영화감독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노인은 자신이 전범이 아닌 그저 교수의 조수이자 하수인이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편지 안엔 가타마리의 이야기가 있다. 하얼빈의 비밀 실험실에서 한 조선인 여자가 낳은 밀가루를 얼기설기 뭉쳐놓은 형태에 눈도 귀도 없이 태어난 잿빛 덩어리. '가타마리'는 자신을 태어나게 한 남자를 '오야지(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르지만, 남자는 가타마리를 산 채로 땅에 묻어버린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나 가타마리의 뼈와 함께, 남자의 이름이 각인된 만년필이 발견된다. 그러나 소설의 진짜 서늘함은 노인의 편지를 다 읽고 난 후 미련 없이 파쇄기에 갈아버리는 영화감독의 무심함에 있다. "아쉽지는 않았다. 뭐, 영화가 될 만한 것은 이것 말고도 차고 넘치니까." 가해자의 자기기만 옆에 있는 것은 늘 그것을 외면하고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방관자들이다. 작가는 그 두 겹의 죄악 사이 어딘가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소돔의 의로운 혈육들〉은 조부가 불 속에 뛰어들어 맨손에 화상을 입으면서까지 지킨 도검이 TV 프로그램 〈진품명품〉에서 친일 유물로 밝혀지는 이야기다. 조상을 욕보인 프로그램에 대한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방송국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조부가 남긴 마지막 유언은 "부끄럽다"였다. 하지만 그 부끄러움이 무엇을 향한 것인지, 실체가 뒤틀린 명예욕인지, 뒤늦은 참회인지는 끝내 알 길이 없다. 이 소설은 작가의 첫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에 수록된 〈소돔의 친밀한 혈육들〉의 초본이기도 하다. 같은 소재는 화자의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무게의 소설이 된다. 두 소설을 나란히 읽으면 작가의 문학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책을 마무리한 뒤에 작가는 친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전해왔다. 친일 청산의 실패가 계급, 사회 불평등, 뉴라이트 같은 역사의식의 부재로 이어지며 오늘날까지 사회의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몇몇 인터뷰에서 작가는 문학이 기록과 기억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저변으로 사라지거나 침잠하는 기억을 지금 이곳으로 가져와 새로이 기록하는 게 문학의 역할이라고. 비록 픽션이지만, 반성과 성찰 없는 태도와 그 안에 담긴 비열한 역사가 읽는 이들 사이에서 오래 거론되며, 미결의 과제를 넘어 깨어 있는 물음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오늘: 다른 삶을 욕망하는 자들의 이야기
'오늘'의 소설 세 편이 말하는 건 하나다. '나는 정말 나인가.' 〈매일(買日)〉은 완벽하지만 공허한 일상을 누리던 여자가 '블루소셜클럽'이라는 경매장에 가게 되는 이야기다. 소유한 것도, 인간관계도 없이 비어 있는 타인의 삶을 매수하기 위해 경매장에 모인 사람들은 패들을 든다. 그리고 그제야 매일이라는 제목의 '매'가 매양 매(每)가 아닌 살 매(買)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차린다. '매일'을 살기 위해 '매일' 무언가를 사야 하는 세계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프랭크 오자와〉는 이베이에서 단돈 100달러에 타인의 인생을 낙찰받은 한 남자의 이야기다. 번듯한 집, 벤츠, 투자 계좌, 학력까지. 주소지로 찾아가보니 정말 모든 게 진짜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오자와의 친구들이 찾아와 자연스럽게 그를 오자와라고 부른다. 그들은 눈앞의 남자가 오자와라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소설의 끝에서, 화자는 니나 시몬의 노래 〈Feeling Good〉을 듣는다. 새 세상이 시작되는 기분을 느끼지만, 그 느낌이 자신의 것인지, 오자와의 것인지, 그 물음조차 이미 의미를 잃어버린 채다. 그런데, 프랭크 오자와는 왜 자기 인생을 100달러에 팔았을까?
〈윤회 (당한) 자들〉은 실패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전생을 믿는 기묘한 모임에 잠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자신이 수백 년에 걸쳐 윤회를 거듭한 성인이라고 믿는 중학생이 이끄는 모임에 들어가기 위해 감독은 전생을 지어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이 만들어낸 '샹샤오잉'이라는 경극배우의 삶을 믿기 시작한다. "세상엔 윤회당한 것도 모르고 평생 꾸역꾸역 살아가는 사람이 더 많아요. 괜찮아요." 자기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이 자신을 위로함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정말 그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작가는 해설에서 말한다. 이 소설의 테마가 윤회일 수도 있지만 '소속'일 수도 있다고. 어쩌면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귀신이 아니라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일: 인간이 사라져가는 세계에서
'내일'의 소설 세 편이 말하는 건 하나다.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는 결국 무엇이 남는가.'
〈아미고〉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미고'에게 밀려난 한 스턴트맨의 쓸쓸한 사투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아미고'와의 첫 만남에서 스턴트맨이 들었던 "당신은 무사할 거예요"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야 알게 된다. 생성형 AI가 도래하기 전인 2020년에 집필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기계가 주는 무심한 평온함 속에서 서서히 식어가는 인간의 세계를 고요하고 무섭게 그려낸다. 소설의 끝, 스턴트맨이 집으로 돌아와 AI 비서인 알렉사에게 묻는다. "알렉사 너도 무섭니?" 하지만 알렉사가 건조하게 답한다. "저는 괜찮습니다." 욕조 속 온수에 잠겨 있는 듯한 이 무심한 평온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유령〉은 아동용 대화 챗봇의 유해 언어를 밤마다 정제하는 터크 노동자의 이야기다. 터크란 18세기 후반 발명된 자동 체스 기계 '터키 사람'에서 따온 말로, 챗봇이 더 인간적인 텍스트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루 8시간씩 혐오와 폭력의 언어를 읽고 지우는 일을 하는 노동자다. 그리고 어느 날 주인공 '0'은 자기도 모르게 내뱉은 "앰스터"라는 혐오 단어에 놀라고 만다. 작가는 이 소설을 위해 수많은 혐오 표현을 직접 서치하고 습득해야 했다고 고백한다. 쓰는 사람도 그 정도인데, 매일 그것을 걸러내는 사람들은 어떨까. 소설은 기술을 매끈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거칠어지고 피폐해져만 가는, 편리함 이면에 가려진 인간의 노동을 핍진하게 그려낸다.
'내일'의 마지막을 닫는 〈고(蠱)〉는 이 소설집에서 가장 최근에 쓰인 작품이다. 2026년 6월 대산문화에 발표되었으니, 작가의 현재 글쓰기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안드로이드 의사가 상용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빚에 쫓기는 한의사 이익이 독충들을 항아리에 가두어 만드는 독약 '고'로 환자들을 속이며 스스로 파멸해가는 이야기다. 이익은 고를 만들기 위해 안드로이드 '도윤'을 데려온다. 처음엔 이익이 도윤을 부리는 것 같지만 시간이 갈수록 누가 누굴 부리는지 모르게 된다. 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세계에서 오히려 살아남는 것은 심마니나 약초꾼처럼 가장 원시적인 방식이라는 것도, 이 소설이 건네는 서늘한 역설이다. 그리고 인간성을 잃어버린 인간 곁에는 언제나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안드로이드 '도윤'이 있다. "그럴 때 도윤은 정말 사람 같았다. 순수할 만큼 악하고, 우열에 민감하며, 약한 지점만 기막히게 포착하는 사람." 그런 도윤 곁에서 작가는 묻는다. 인간과 기술의 경계가 흐릿해진 세계에서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작가의 고백과 플레이리스트
《인비인》에는 평론과 추천사 대신 작가가 직접 쓴 아홉 편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을 쓰게 된 계기, 조사하면서 알게 된 것들,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이 적혀 있다. 731부대 소속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한 요시무라 히사토는 교토 부립 의대의 총장을 역임하고 말년에 훈장까지 받았으며, 이시이 시로는 패전 후 정체를 숨긴 채 여관을 운영하다 병사했다. 그들 중 역사의 준엄한 단죄를 받은 이는 없다. 소설을 읽고 곧바로 작가의 말을 읽으면, 소설이 한 겹 더 깊어진다.
또한, 각 부마다 플레이리스트도 QR코드로 삽입되어 있다. 세 부 '어제' '오늘' '내일'에 맞춰 성해나 작가가 직접 고른 곡들이다. 〈프랭크 오자와〉에서 오자와의 인생을 낙찰받은 화자가 듣는 니나 시몬의 〈Feeling Good〉처럼, 소설과 음악은 내내 함께 흐른다. 아홉 편의 소설과 아홉 편의 해설, 그리고 아홉 점의 일러스트가 모여, 《인비인》은 읽는 책이자 보는 책, 그리고 듣는 책이 된다.
이곳엔 인간이 몇이나 될까
2026년, 우리는 AI와 대화하고, 알고리즘이 큐레이션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타인의 삶을 끊임없이 스크롤하며 훔쳐본다. 어쩌면 이 세계에서 '인비인'은 더 이상 비유가 아닐지도 모른다. 731부대 생체실험에 가담한 노인은 자신이 하수인이었을 뿐이라 믿고, 1800명 학살의 진실을 담은 편지를 받은 영화감독은 "영화가 될 만한 것은 이것 말고도 차고 넘"친다며 파쇄기에 갈아버린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스턴트맨은 그날 밤 AI 비서에게 묻는다. "너도 무섭니?" 혐오어를 지우는 일을 하던 노동자는 어느 날 자기 입에서 혐오어가 나왔다는 것을 깨닫고, 한의사 곁의 안드로이드는 인간보다 더 인간 같다. 그리고 그 믿음들과 선택들이 쌓이고 쌓여, 기어코 인간이라는 이름의 '고'가 된다.
《인비인》에는 악인이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 무섭다. 책을 덮은 뒤, 우리는 오래도록 거울을 보듯 자문하게 된다. '나는 과연 인간인가. 인간이 아닌가.' 작가는 그 질문에 카메라를 비출 뿐 선뜻 답을 내리지 않는다. 대답은 오롯이 우리의 몫이다.
이곳엔 인간이 몇이나 될까.
모를 일이다.
기담(奇譚)이란 기이하고 이상한 이야기다. 그런데 성해나 작가의 기담은 무언가 다르다. 1944년 야스쿠니신사에서 시작된 책상이 100년째 후손의 서재에 놓여 있고, 하얼빈의 비밀 실험실에서 눈도 귀도 없는 잿빛 덩어리가 태어나고, 경매에 오른 타인의 삶을 사고,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안드로이드가 독약을 만든다. 귀신은 없지만 무섭다. 뇌에 칩을 이식하고,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복제하는 세계에서, 가장 설명되지 않는 것이 여전히 인간이기 때문이다.
무섭다는 것은 이 책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등골이 오싹한 공포가 아니라, 이것이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에서 오는 서늘한 공포다. 마지막 소설 〈고(蠱)〉의 작가 해설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세계가 거대한 항아리라면 우리가 두려워하고 의심해야 할 '고'는 무언가." 가해자는 자신이 피해자라 믿고, 수혜자는 자신이 무관하다 믿으며, 방관자는 침묵이 현명한 선택이라 믿는다. 그 믿음들이 모여 '고'가 된다. 《본초강목》은 고(蠱)를 이렇게 기록한다. 뱀과 전갈과 지네를 한 항아리에 가두어 서로 잡아먹게 한 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단 한 마리로 만든 독. 수많은 믿음들을 삼켜 독이 잔뜩 오른 인간도 그렇게 만들어진다. 어제의 죄가 오늘의 욕망이 되고 오늘의 욕망이 끝내 내일의 재앙으로 번져가는 악순환 속에서, 작가는 어딘가 비틀려버린 인간의 내면을 아홉 편의 기담으로 서늘하게 들여다본다.
어제: 천형처럼 흐르는 역사와 죄의 흔적에 대하여
'어제'의 소설 세 편이 말하는 건 하나다. '죄는 정말 사라지는가.' 가장 오래된 죄는 약 100년 전인 1944년에 시작된다.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상〉은 야스쿠니신사에서 하사된 책상 한 점이 친일 후손의 서재에 안착하기까지의 역사를 추적한다. 나무 책상 밑판엔 정체불명의 문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고, 비 오는 날 벚나무 향이 풍겨올 때마다 기이한 일이 벌어지지만, 후손인 화자는 선대의 죄를 외면한 채 아들에게 이 책상을 물려주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정작 소설에서 가장 기묘한 장면은 책상 밑에서 쥐의 두개골이 굴러 나오는 순간이 아니라, 화자가 민족문제연구소로부터 받은 증조부와 조부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다는 메일을 스팸 처리하는 장면이다. 책상은 죄를 기억하지만, 사람은 알면서도 모른 척하기를 택하고 마는 것이다. 슬프게도 소설은 화자의 이런 다짐으로 끝을 맺는다. "언제까지고 내게는, 아니 우리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무 일도."
표제작 〈인비인〉은 731부대 생체실험에 가담한 한 노인이 영화감독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노인은 자신이 전범이 아닌 그저 교수의 조수이자 하수인이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편지 안엔 가타마리의 이야기가 있다. 하얼빈의 비밀 실험실에서 한 조선인 여자가 낳은 밀가루를 얼기설기 뭉쳐놓은 형태에 눈도 귀도 없이 태어난 잿빛 덩어리. '가타마리'는 자신을 태어나게 한 남자를 '오야지(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르지만, 남자는 가타마리를 산 채로 땅에 묻어버린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나 가타마리의 뼈와 함께, 남자의 이름이 각인된 만년필이 발견된다. 그러나 소설의 진짜 서늘함은 노인의 편지를 다 읽고 난 후 미련 없이 파쇄기에 갈아버리는 영화감독의 무심함에 있다. "아쉽지는 않았다. 뭐, 영화가 될 만한 것은 이것 말고도 차고 넘치니까." 가해자의 자기기만 옆에 있는 것은 늘 그것을 외면하고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방관자들이다. 작가는 그 두 겹의 죄악 사이 어딘가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소돔의 의로운 혈육들〉은 조부가 불 속에 뛰어들어 맨손에 화상을 입으면서까지 지킨 도검이 TV 프로그램 〈진품명품〉에서 친일 유물로 밝혀지는 이야기다. 조상을 욕보인 프로그램에 대한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방송국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조부가 남긴 마지막 유언은 "부끄럽다"였다. 하지만 그 부끄러움이 무엇을 향한 것인지, 실체가 뒤틀린 명예욕인지, 뒤늦은 참회인지는 끝내 알 길이 없다. 이 소설은 작가의 첫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에 수록된 〈소돔의 친밀한 혈육들〉의 초본이기도 하다. 같은 소재는 화자의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무게의 소설이 된다. 두 소설을 나란히 읽으면 작가의 문학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책을 마무리한 뒤에 작가는 친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전해왔다. 친일 청산의 실패가 계급, 사회 불평등, 뉴라이트 같은 역사의식의 부재로 이어지며 오늘날까지 사회의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몇몇 인터뷰에서 작가는 문학이 기록과 기억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저변으로 사라지거나 침잠하는 기억을 지금 이곳으로 가져와 새로이 기록하는 게 문학의 역할이라고. 비록 픽션이지만, 반성과 성찰 없는 태도와 그 안에 담긴 비열한 역사가 읽는 이들 사이에서 오래 거론되며, 미결의 과제를 넘어 깨어 있는 물음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오늘: 다른 삶을 욕망하는 자들의 이야기
'오늘'의 소설 세 편이 말하는 건 하나다. '나는 정말 나인가.' 〈매일(買日)〉은 완벽하지만 공허한 일상을 누리던 여자가 '블루소셜클럽'이라는 경매장에 가게 되는 이야기다. 소유한 것도, 인간관계도 없이 비어 있는 타인의 삶을 매수하기 위해 경매장에 모인 사람들은 패들을 든다. 그리고 그제야 매일이라는 제목의 '매'가 매양 매(每)가 아닌 살 매(買)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차린다. '매일'을 살기 위해 '매일' 무언가를 사야 하는 세계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프랭크 오자와〉는 이베이에서 단돈 100달러에 타인의 인생을 낙찰받은 한 남자의 이야기다. 번듯한 집, 벤츠, 투자 계좌, 학력까지. 주소지로 찾아가보니 정말 모든 게 진짜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오자와의 친구들이 찾아와 자연스럽게 그를 오자와라고 부른다. 그들은 눈앞의 남자가 오자와라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소설의 끝에서, 화자는 니나 시몬의 노래 〈Feeling Good〉을 듣는다. 새 세상이 시작되는 기분을 느끼지만, 그 느낌이 자신의 것인지, 오자와의 것인지, 그 물음조차 이미 의미를 잃어버린 채다. 그런데, 프랭크 오자와는 왜 자기 인생을 100달러에 팔았을까?
〈윤회 (당한) 자들〉은 실패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전생을 믿는 기묘한 모임에 잠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자신이 수백 년에 걸쳐 윤회를 거듭한 성인이라고 믿는 중학생이 이끄는 모임에 들어가기 위해 감독은 전생을 지어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이 만들어낸 '샹샤오잉'이라는 경극배우의 삶을 믿기 시작한다. "세상엔 윤회당한 것도 모르고 평생 꾸역꾸역 살아가는 사람이 더 많아요. 괜찮아요." 자기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이 자신을 위로함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정말 그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작가는 해설에서 말한다. 이 소설의 테마가 윤회일 수도 있지만 '소속'일 수도 있다고. 어쩌면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귀신이 아니라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일: 인간이 사라져가는 세계에서
'내일'의 소설 세 편이 말하는 건 하나다.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는 결국 무엇이 남는가.'
〈아미고〉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미고'에게 밀려난 한 스턴트맨의 쓸쓸한 사투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아미고'와의 첫 만남에서 스턴트맨이 들었던 "당신은 무사할 거예요"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야 알게 된다. 생성형 AI가 도래하기 전인 2020년에 집필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기계가 주는 무심한 평온함 속에서 서서히 식어가는 인간의 세계를 고요하고 무섭게 그려낸다. 소설의 끝, 스턴트맨이 집으로 돌아와 AI 비서인 알렉사에게 묻는다. "알렉사 너도 무섭니?" 하지만 알렉사가 건조하게 답한다. "저는 괜찮습니다." 욕조 속 온수에 잠겨 있는 듯한 이 무심한 평온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유령〉은 아동용 대화 챗봇의 유해 언어를 밤마다 정제하는 터크 노동자의 이야기다. 터크란 18세기 후반 발명된 자동 체스 기계 '터키 사람'에서 따온 말로, 챗봇이 더 인간적인 텍스트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루 8시간씩 혐오와 폭력의 언어를 읽고 지우는 일을 하는 노동자다. 그리고 어느 날 주인공 '0'은 자기도 모르게 내뱉은 "앰스터"라는 혐오 단어에 놀라고 만다. 작가는 이 소설을 위해 수많은 혐오 표현을 직접 서치하고 습득해야 했다고 고백한다. 쓰는 사람도 그 정도인데, 매일 그것을 걸러내는 사람들은 어떨까. 소설은 기술을 매끈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거칠어지고 피폐해져만 가는, 편리함 이면에 가려진 인간의 노동을 핍진하게 그려낸다.
'내일'의 마지막을 닫는 〈고(蠱)〉는 이 소설집에서 가장 최근에 쓰인 작품이다. 2026년 6월 대산문화에 발표되었으니, 작가의 현재 글쓰기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안드로이드 의사가 상용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빚에 쫓기는 한의사 이익이 독충들을 항아리에 가두어 만드는 독약 '고'로 환자들을 속이며 스스로 파멸해가는 이야기다. 이익은 고를 만들기 위해 안드로이드 '도윤'을 데려온다. 처음엔 이익이 도윤을 부리는 것 같지만 시간이 갈수록 누가 누굴 부리는지 모르게 된다. 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세계에서 오히려 살아남는 것은 심마니나 약초꾼처럼 가장 원시적인 방식이라는 것도, 이 소설이 건네는 서늘한 역설이다. 그리고 인간성을 잃어버린 인간 곁에는 언제나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안드로이드 '도윤'이 있다. "그럴 때 도윤은 정말 사람 같았다. 순수할 만큼 악하고, 우열에 민감하며, 약한 지점만 기막히게 포착하는 사람." 그런 도윤 곁에서 작가는 묻는다. 인간과 기술의 경계가 흐릿해진 세계에서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작가의 고백과 플레이리스트
《인비인》에는 평론과 추천사 대신 작가가 직접 쓴 아홉 편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을 쓰게 된 계기, 조사하면서 알게 된 것들,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이 적혀 있다. 731부대 소속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한 요시무라 히사토는 교토 부립 의대의 총장을 역임하고 말년에 훈장까지 받았으며, 이시이 시로는 패전 후 정체를 숨긴 채 여관을 운영하다 병사했다. 그들 중 역사의 준엄한 단죄를 받은 이는 없다. 소설을 읽고 곧바로 작가의 말을 읽으면, 소설이 한 겹 더 깊어진다.
또한, 각 부마다 플레이리스트도 QR코드로 삽입되어 있다. 세 부 '어제' '오늘' '내일'에 맞춰 성해나 작가가 직접 고른 곡들이다. 〈프랭크 오자와〉에서 오자와의 인생을 낙찰받은 화자가 듣는 니나 시몬의 〈Feeling Good〉처럼, 소설과 음악은 내내 함께 흐른다. 아홉 편의 소설과 아홉 편의 해설, 그리고 아홉 점의 일러스트가 모여, 《인비인》은 읽는 책이자 보는 책, 그리고 듣는 책이 된다.
이곳엔 인간이 몇이나 될까
2026년, 우리는 AI와 대화하고, 알고리즘이 큐레이션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타인의 삶을 끊임없이 스크롤하며 훔쳐본다. 어쩌면 이 세계에서 '인비인'은 더 이상 비유가 아닐지도 모른다. 731부대 생체실험에 가담한 노인은 자신이 하수인이었을 뿐이라 믿고, 1800명 학살의 진실을 담은 편지를 받은 영화감독은 "영화가 될 만한 것은 이것 말고도 차고 넘"친다며 파쇄기에 갈아버린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스턴트맨은 그날 밤 AI 비서에게 묻는다. "너도 무섭니?" 혐오어를 지우는 일을 하던 노동자는 어느 날 자기 입에서 혐오어가 나왔다는 것을 깨닫고, 한의사 곁의 안드로이드는 인간보다 더 인간 같다. 그리고 그 믿음들과 선택들이 쌓이고 쌓여, 기어코 인간이라는 이름의 '고'가 된다.
《인비인》에는 악인이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 무섭다. 책을 덮은 뒤, 우리는 오래도록 거울을 보듯 자문하게 된다. '나는 과연 인간인가. 인간이 아닌가.' 작가는 그 질문에 카메라를 비출 뿐 선뜻 답을 내리지 않는다. 대답은 오롯이 우리의 몫이다.
이곳엔 인간이 몇이나 될까.
모를 일이다.
목차
목차
어제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상 (9)
인비인(人非人) (27)
소돔의 의로운 혈육들 (53)
오늘
매일(買日) (95)
프랭크 오자와 (121)
윤회 (당한) 자들 (139)
내일
아미고 (207)
#유령 (235)
고(蠱) (251)
수록 작품 발표 지면 (311)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상 (9)
인비인(人非人) (27)
소돔의 의로운 혈육들 (53)
오늘
매일(買日) (95)
프랭크 오자와 (121)
윤회 (당한) 자들 (139)
내일
아미고 (207)
#유령 (235)
고(蠱) (251)
수록 작품 발표 지면 (311)
저자
저자
성해나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오즈〉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 《혼모노》, 장편소설 《두고 온 여름》 등이 있다.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젊은작가상, 신동엽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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