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논어(양장본 Hardcover)
철학자 주자와 정치가 다산, 공자의 가르침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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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과 현대를 잇는 사유의 거장, 한형조 교수의 유작
《논어》를 두고 펼쳐지는 주자와 다산의 경학적 대결
3년간의 치열하고 치밀한 연구 끝에 원고 집필을 거의 마무리할 무렵, 안타깝게도 작고한 한형조 교수(1958-2024)의 유작 《두 개의 논어》가 1년간의 편집 끝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책은 주자와 다산의 《논어》 해석 차이에서 진정한 공자의 가르침을 가늠해보는 인문교양서이자, 한형조 교수가 평생에 걸쳐 천착해온 ‘동양적 사유의 본질’을 집약한 평생 연구의 결실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의 학구적 열정과 사유의 깊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논어》는 조선조 500년을 주도한 주자의 해석이다. 현재에도 많은 사람이 주자의 해석을 정통 《논어》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다산이 해석한 《논어》는 주자의 풀이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심지어 다산은 주자의 해석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문헌을 바탕으로 고증해 나갔다. 철학자ㆍ명상가로서의 주자와 정치가ㆍ역사가로서의 다산, 이 둘의 해석 차이는 그들이 처한 환경과 문제, 그리고 개성의 산물이다.
이 흥미로운 주제를 저자는 모던하고 과감한 언어와 감성으로,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논어》를 경쾌하고 신선하게 풀어냈으며, 독자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기 위해 간결하면서도 함축을 살리는 문장으로 다듬어냈다.
또한 논어 속에 흩어져 있는 당시의 사건과 정황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마천의 〈공자세가〉 번역과 다산을 ‘숨은 가톨릭 신자’라고 바라본 정민 교수의 2023년 발제를 논평한 글도 부록으로 실었다.
《논어》를 두고 펼쳐지는 주자와 다산의 경학적 대결
3년간의 치열하고 치밀한 연구 끝에 원고 집필을 거의 마무리할 무렵, 안타깝게도 작고한 한형조 교수(1958-2024)의 유작 《두 개의 논어》가 1년간의 편집 끝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책은 주자와 다산의 《논어》 해석 차이에서 진정한 공자의 가르침을 가늠해보는 인문교양서이자, 한형조 교수가 평생에 걸쳐 천착해온 ‘동양적 사유의 본질’을 집약한 평생 연구의 결실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의 학구적 열정과 사유의 깊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논어》는 조선조 500년을 주도한 주자의 해석이다. 현재에도 많은 사람이 주자의 해석을 정통 《논어》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다산이 해석한 《논어》는 주자의 풀이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심지어 다산은 주자의 해석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문헌을 바탕으로 고증해 나갔다. 철학자ㆍ명상가로서의 주자와 정치가ㆍ역사가로서의 다산, 이 둘의 해석 차이는 그들이 처한 환경과 문제, 그리고 개성의 산물이다.
이 흥미로운 주제를 저자는 모던하고 과감한 언어와 감성으로,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논어》를 경쾌하고 신선하게 풀어냈으며, 독자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기 위해 간결하면서도 함축을 살리는 문장으로 다듬어냈다.
또한 논어 속에 흩어져 있는 당시의 사건과 정황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마천의 〈공자세가〉 번역과 다산을 ‘숨은 가톨릭 신자’라고 바라본 정민 교수의 2023년 발제를 논평한 글도 부록으로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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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개인과 내면에 집중한 주자
사회와 관계를 중시한 다산
공자의 가르침을 읽는 두 사상가의 서로 다른 시선
《논어》는 짧고 간결한 경구로 되어 있다. 글자 하나하나가 의문이고, 구절과 문장의 의미는 더욱 난감하고 불분명하다. 사건의 배경과 맥락은 묻혀 있고, 어투는 직설인지 반어인지 감탄인지도 논란이다.
주자는 500년 조선의 사상과 교양의 중심이었고, 다산은 실학의 대표자로 선왕의 도(道)를 재정립하는 데 필생의 정력을 기울였다.
주자와 다산의 《논어》 해석은 '전혀' 다르다. 주자와 다산의 경학적 대결은 불꽃을 튀길 정도로 격렬하고, 차이는 근본적이다. 저자는 두 거장의 해석 정신의 차이를, 서양의 고전적 어법으로 "명상(vita contemplativa) vs. 활동(vita activa)"으로 읽는다.
주자에게 자기 존재의 핵심은 불교의 불성처럼 우주적 동력이며, 그것은 근본적으로 선하다. 즉 인간의 악은 무지와 잘못된 습관에서 오며,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고 잘못된 습관을 교정해 나간다면 본래의 '본성'을 회복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살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각성한 현자는 가족과 이웃, 그리고 온 천하를 일깨워 자신의 본성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이처럼 주자학의 기획은 소외된 인간을 본래의 자신으로, 병든 심신을 고쳐 건강한 인간으로 살게 하려는 치유의 기술로 집약된다.
다산은 이 순진한 기획은 철학자의 이상향이지, 현실 정치를 고려한 해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산의 시대는 근본적인 변혁의 '인위적' 설계가 필요한 때였다. 그는 유교가 사회 윤리를 다루는 학문임을 잊지 않았다. 다산은 덕이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활동을 통해서 '축적'되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내부로 향하는 시선은 공허하고, 자칫 인간의 일을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다산은 조선 후기의 정치가 이렇게 썩어 문드러진 것은 바로 이 같은 주자의 내면적 경향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공자가 만난 일생일대의 사건과 인물
1부에서는 공자의 일생에서 특기할 만한 사건과 인물들을 탐사한다. 기원전 517년, 노나라 소공의 망명이 최초의 큰 사건이었다. 이를 통해 공자의 문명관을 읽을 수 있다. 여기서 공자는 제나라 경공과 만나 정치적 참여를 타진하게 된다.
그와의 만남은 또한 공자의 정치사상을 읽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또 일생 공자와 얽힌 인물 양호가 있다. 공자가 젊은 시절, 귀족이 연 잔치에 참석했다가 매몰차게 쫓겨난 이래, 양호와의 악연이 계속되었다. 양호가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외국으로 망명한 후, 공자는 노나라의 정치에 참여하게 되었고, 대사구의 벼슬을 지내며 자신의 뜻을 펴는 듯했으나, 그 실험은 실패하여 결국 망명길에 오른다. 그 후, 처음 간 곳이 위나라이고, 또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도 위나라다.
당시의 제후인 위나라 영공, 그리고 그의 아름답고 유력한 부인 남자와의 대화들이 있다. 이어 공자의 유랑은 저 멀리 남쪽 끝까지 이어졌다. 거기서 만난 은자들, 그리고 진채의 고난이 있다. 이 고난을 통해 공자의 양보할 수 없었던, 道의 실제와 만날 수 있다.
주자는 《논어》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펼쳐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인 데 비해, 연도와 상황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와 달리 다산은 자신의 역사학적 성향과 정치적 관심으로 《논어》의 정황을 가능한 한 치밀하게 파고든다. 이 작업으로 그동안 묻혀 있던
시간을 찾아주고 맥락을 부여함으로써, 때로 발언의 의미가 완전히 새로운 빛 속에 드러나도록 했다.
덕행의 안회, 언어의 자공, 정사의 자로
2부에서는 공자의 대표 제자들을 다룬다. 《논어》에서 다룬 '네 분야'의 대표적 제자는 10명이다. 저자는 여기서 세 명을 골랐다. 덕행의 안회, 언어의 자공, 그리고 정사의 자로가 그들이다. 이 셋은 공문의 가장 뛰어난 개성들이고, 공자와 오랜 유랑을 함께했으며,
《논어》에도 가장 많이 등장한다. 공자와의 유대와 끈끈함은 말할 것도 없다. 공자 사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심오한 주제도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드러난다. 제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그가 생각한 정치적 이념과 덕성의 훈련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수제자 안회의 안빈낙도, 자공의 실무 능력, 자로의 용기 등을 인정하고, 그들의 결점과 부족을 보완해주려는 공자의 교사로서의 지도 능력도 잘 읽을 수 있다.
주자는 이 셋 가운데 단연 '안회'를 대표격으로 내세우는 동시에, 자공과 자로를 공문의 이류급으로 폄하한다. 하지만 다산은 새로운 해석을 통해, 공자가 자공이 유능한 정치적 기술을 높이 인정하고, 생산과 부에 대한 건강한 상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밝힌다.
또한 자로 역시 한 국가의 재정과 군사의 전문가였을 뿐만 아니라 공정한 판단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들을 통해 부와 가난을 바라보는 주자와 다산의 엇갈리는 시각도 엿볼 수 있다.
주자와 다산의 바라보는 공자의 핵심 사상 네 가지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공자의 핵심 사상 네 가지, 즉 학문(學), 기원(天), 덕성(仁), 정치(政)의 연관을 읽는 주자와 다산의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교는 仁을 최고의 목표로 한다. 대체 그 仁이란 무엇인가? 주자는 仁이 우주의 내적인 힘이자 인간의 본성이며 자기 내부에서 '명상'을 통해 발견하라고 권하는 데 반해, 다산은 仁이 내부에 있지 않으며 사회적 공간에서 행동의 선택을 통해 힘겹게 축적되는 외재적 덕성임을 역설한다. 이 서로 다른 시각은 당연히 學, 즉 仁에 이르는 길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주자는 仁에 이르는 길은 오래된 자기 망각, 그 오염을 걷어내고 본래의 빛과 힘을 회복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산은 모든 學의 중추에 '관계'를 내세운다. 그에게 學은 仁에 이르기 위한 제반 노력을 총칭하며, 그 仁은 오직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장 속에서 적절한 행동으로 벽돌 쌓듯 축성되는 덕성일 뿐이다.
또한 주자는 《시경》 《서경》 《논어》에 등장하는 天과 天命을 天理라는 자연 개념으로 치환했다. 그로 인해 天에 담겨 있던 초자연적·종교적 지평이 탈각되었다. 다산은 공자의 天은 '자연'으로 환원할 수 없다며 오래된 종교적 관념, 초월적 존재를 다시금 복권시키고자 한다. 다산은 天이 만물을 만들고 인간에게 특별한 소명을 주신 분이며, 그는 인간의 마음속에서 희미한 양심의 소리로 울린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질서(政)의 이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주자는 자연의 본성을 회복하면 자연스럽게 나라를 올바로 경영할 수 있다고 말하며, 정치를 도덕에 귀속시킨다. 하지만 다산은 "명분보다 실리가 더 중요하다"고 외친다. 즉 남에게 어떤 이득을 주고, 사회에 무슨 기여를 하느냐가 관건이다.
《논어》 읽기의 새로운 시도
《논어》는 하나가 아니다. 불교는 "티베트에는 승려 수만큼의 불교가 있다" 하고, 《성경》에는 "아버지의 집에는 수많은 방이 있다"고 했다. 유교에도 주석가만큼의 《논어》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특히 조선의 오랜 해석의 권위는 주자가 독점해왔다. 따라서 다산의 《논어》는 주자와의 비교 혹은 대결 없이는 그 의미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저자는 3년 동안 연구를 진행했다. 저자는 주자와 다산의 해석을 통해 《논어》의 의미를 뚜렷이 함으로써, 공자의 사상과 그 체계에 접근하는 길을 제공한다. 이는 《논어》 읽기의 새 시도다. 두 사상가의 뜻이 때로 극단적으로 갈리더라도, 독자들은 이 두 뿔을 잡고 사색하다 보면, 그 사이 어딘가에서 공자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다. 고전에 익숙하고 독창적으로 사유하는 두 사상가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공자의 목소리를 듣는 귀를 열어 그의 사상과 포부를 가늠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
사회와 관계를 중시한 다산
공자의 가르침을 읽는 두 사상가의 서로 다른 시선
《논어》는 짧고 간결한 경구로 되어 있다. 글자 하나하나가 의문이고, 구절과 문장의 의미는 더욱 난감하고 불분명하다. 사건의 배경과 맥락은 묻혀 있고, 어투는 직설인지 반어인지 감탄인지도 논란이다.
주자는 500년 조선의 사상과 교양의 중심이었고, 다산은 실학의 대표자로 선왕의 도(道)를 재정립하는 데 필생의 정력을 기울였다.
주자와 다산의 《논어》 해석은 '전혀' 다르다. 주자와 다산의 경학적 대결은 불꽃을 튀길 정도로 격렬하고, 차이는 근본적이다. 저자는 두 거장의 해석 정신의 차이를, 서양의 고전적 어법으로 "명상(vita contemplativa) vs. 활동(vita activa)"으로 읽는다.
주자에게 자기 존재의 핵심은 불교의 불성처럼 우주적 동력이며, 그것은 근본적으로 선하다. 즉 인간의 악은 무지와 잘못된 습관에서 오며,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고 잘못된 습관을 교정해 나간다면 본래의 '본성'을 회복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살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각성한 현자는 가족과 이웃, 그리고 온 천하를 일깨워 자신의 본성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이처럼 주자학의 기획은 소외된 인간을 본래의 자신으로, 병든 심신을 고쳐 건강한 인간으로 살게 하려는 치유의 기술로 집약된다.
다산은 이 순진한 기획은 철학자의 이상향이지, 현실 정치를 고려한 해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산의 시대는 근본적인 변혁의 '인위적' 설계가 필요한 때였다. 그는 유교가 사회 윤리를 다루는 학문임을 잊지 않았다. 다산은 덕이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활동을 통해서 '축적'되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내부로 향하는 시선은 공허하고, 자칫 인간의 일을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다산은 조선 후기의 정치가 이렇게 썩어 문드러진 것은 바로 이 같은 주자의 내면적 경향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공자가 만난 일생일대의 사건과 인물
1부에서는 공자의 일생에서 특기할 만한 사건과 인물들을 탐사한다. 기원전 517년, 노나라 소공의 망명이 최초의 큰 사건이었다. 이를 통해 공자의 문명관을 읽을 수 있다. 여기서 공자는 제나라 경공과 만나 정치적 참여를 타진하게 된다.
그와의 만남은 또한 공자의 정치사상을 읽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또 일생 공자와 얽힌 인물 양호가 있다. 공자가 젊은 시절, 귀족이 연 잔치에 참석했다가 매몰차게 쫓겨난 이래, 양호와의 악연이 계속되었다. 양호가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외국으로 망명한 후, 공자는 노나라의 정치에 참여하게 되었고, 대사구의 벼슬을 지내며 자신의 뜻을 펴는 듯했으나, 그 실험은 실패하여 결국 망명길에 오른다. 그 후, 처음 간 곳이 위나라이고, 또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도 위나라다.
당시의 제후인 위나라 영공, 그리고 그의 아름답고 유력한 부인 남자와의 대화들이 있다. 이어 공자의 유랑은 저 멀리 남쪽 끝까지 이어졌다. 거기서 만난 은자들, 그리고 진채의 고난이 있다. 이 고난을 통해 공자의 양보할 수 없었던, 道의 실제와 만날 수 있다.
주자는 《논어》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펼쳐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인 데 비해, 연도와 상황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와 달리 다산은 자신의 역사학적 성향과 정치적 관심으로 《논어》의 정황을 가능한 한 치밀하게 파고든다. 이 작업으로 그동안 묻혀 있던
시간을 찾아주고 맥락을 부여함으로써, 때로 발언의 의미가 완전히 새로운 빛 속에 드러나도록 했다.
덕행의 안회, 언어의 자공, 정사의 자로
2부에서는 공자의 대표 제자들을 다룬다. 《논어》에서 다룬 '네 분야'의 대표적 제자는 10명이다. 저자는 여기서 세 명을 골랐다. 덕행의 안회, 언어의 자공, 그리고 정사의 자로가 그들이다. 이 셋은 공문의 가장 뛰어난 개성들이고, 공자와 오랜 유랑을 함께했으며,
《논어》에도 가장 많이 등장한다. 공자와의 유대와 끈끈함은 말할 것도 없다. 공자 사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심오한 주제도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드러난다. 제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그가 생각한 정치적 이념과 덕성의 훈련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수제자 안회의 안빈낙도, 자공의 실무 능력, 자로의 용기 등을 인정하고, 그들의 결점과 부족을 보완해주려는 공자의 교사로서의 지도 능력도 잘 읽을 수 있다.
주자는 이 셋 가운데 단연 '안회'를 대표격으로 내세우는 동시에, 자공과 자로를 공문의 이류급으로 폄하한다. 하지만 다산은 새로운 해석을 통해, 공자가 자공이 유능한 정치적 기술을 높이 인정하고, 생산과 부에 대한 건강한 상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밝힌다.
또한 자로 역시 한 국가의 재정과 군사의 전문가였을 뿐만 아니라 공정한 판단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들을 통해 부와 가난을 바라보는 주자와 다산의 엇갈리는 시각도 엿볼 수 있다.
주자와 다산의 바라보는 공자의 핵심 사상 네 가지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공자의 핵심 사상 네 가지, 즉 학문(學), 기원(天), 덕성(仁), 정치(政)의 연관을 읽는 주자와 다산의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교는 仁을 최고의 목표로 한다. 대체 그 仁이란 무엇인가? 주자는 仁이 우주의 내적인 힘이자 인간의 본성이며 자기 내부에서 '명상'을 통해 발견하라고 권하는 데 반해, 다산은 仁이 내부에 있지 않으며 사회적 공간에서 행동의 선택을 통해 힘겹게 축적되는 외재적 덕성임을 역설한다. 이 서로 다른 시각은 당연히 學, 즉 仁에 이르는 길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주자는 仁에 이르는 길은 오래된 자기 망각, 그 오염을 걷어내고 본래의 빛과 힘을 회복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산은 모든 學의 중추에 '관계'를 내세운다. 그에게 學은 仁에 이르기 위한 제반 노력을 총칭하며, 그 仁은 오직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장 속에서 적절한 행동으로 벽돌 쌓듯 축성되는 덕성일 뿐이다.
또한 주자는 《시경》 《서경》 《논어》에 등장하는 天과 天命을 天理라는 자연 개념으로 치환했다. 그로 인해 天에 담겨 있던 초자연적·종교적 지평이 탈각되었다. 다산은 공자의 天은 '자연'으로 환원할 수 없다며 오래된 종교적 관념, 초월적 존재를 다시금 복권시키고자 한다. 다산은 天이 만물을 만들고 인간에게 특별한 소명을 주신 분이며, 그는 인간의 마음속에서 희미한 양심의 소리로 울린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질서(政)의 이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주자는 자연의 본성을 회복하면 자연스럽게 나라를 올바로 경영할 수 있다고 말하며, 정치를 도덕에 귀속시킨다. 하지만 다산은 "명분보다 실리가 더 중요하다"고 외친다. 즉 남에게 어떤 이득을 주고, 사회에 무슨 기여를 하느냐가 관건이다.
《논어》 읽기의 새로운 시도
《논어》는 하나가 아니다. 불교는 "티베트에는 승려 수만큼의 불교가 있다" 하고, 《성경》에는 "아버지의 집에는 수많은 방이 있다"고 했다. 유교에도 주석가만큼의 《논어》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특히 조선의 오랜 해석의 권위는 주자가 독점해왔다. 따라서 다산의 《논어》는 주자와의 비교 혹은 대결 없이는 그 의미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저자는 3년 동안 연구를 진행했다. 저자는 주자와 다산의 해석을 통해 《논어》의 의미를 뚜렷이 함으로써, 공자의 사상과 그 체계에 접근하는 길을 제공한다. 이는 《논어》 읽기의 새 시도다. 두 사상가의 뜻이 때로 극단적으로 갈리더라도, 독자들은 이 두 뿔을 잡고 사색하다 보면, 그 사이 어딘가에서 공자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다. 고전에 익숙하고 독창적으로 사유하는 두 사상가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공자의 목소리를 듣는 귀를 열어 그의 사상과 포부를 가늠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
목차
목차
서설
치마를 걷고 이 강을 | 남쪽 끝에 내던져진 유배객 | 왜 경학인가? | 명상에서 정치로 | 어떻게 읽을 것인가?
1부. 사건과 인물들
1장. 노 소공의 망명
2장. 제 경공과의 대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군주 | 네 번의 만남 | 군주의 德, 정치의 책임
3장. 양호와 반란자들
양호와의 질긴 인연
4장. 위 영공과 부인 남자
아리따운 부인 남자와의 대화
5장. 초 섭공과 은둔자들, 진채의 고난
초 섭공과의 대화 | 은둔자들 | 진채의 고난
2부. 공자의 제자들
1장. 자로, 포호빙하
까투리 한 마리 | 뗏목을 타고 바다로 | 성격과 공부 | 자로의 정치적 포부 | 자로의 기도 | 자로의 죽음
2장. 자공, 박시제중
화려한 그릇 | 부자 자공 | 자공의 비평적 감식안 | 자공, 정치를 논하다 | 忠恕, 공자의 일이관지 | 공자의 내면과 종교적 심층 | 자공, 당신이 공자보다 뛰어나오
3장. 안회, 극기복례
안회의 학습 | 안회의 풍모 | 안회의 죽음 | 학문의 경지 | 유교의 최고 이념
3부. 공자의 사상
1장. 學
어떡해야 하나? | 나는 알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 學, 삶의 기술을 익히다 | 섬김의 가르침 | 제자 3명의 터득한 學의 경지 | 전통과 고전, 책을 통한 학습 | 공자, 학습의 사람 | 《논어》 첫 구절 | 學이란 무엇인가? | 태어나면서 아는 자 | 배우기만 하거나 생각만 하거나 | 공자, 학습의 길 회고 | 下學과 上達
2장. 天
부귀 | 天理를 말하는 주자 | 天命을 듣는 다산 | 무엇을 두려워할 것인가? | 나는 오십에 天命을 알았다 | 제사와 신들의 세계 | 하늘의 징벌 | 하늘은 속일 수 없다 | 일이관지는 하늘에 닿아 있다
3장. 仁
仁을 너희 집으로 삼아라 | 왜 仁을 말하지 않았을까? | 짐은 무겁고, 길은 멀다 | 仁을 향해 나아가는 방법 | 배려와 전체성 | 상호성의 원리 | 克己의 훈련, 爲己의 기쁨 | 仁의 지속성 | 은나라의 세 현자 | 백이와 숙제 | 德의 배반자들 | 배반 혹은 위선 | 仁은 안인가, 밖인가? | 仁에서 聖으로, 정치의 문명화 | 나는 다만 학습의 사람일 뿐 | 공자의 일이관지
4장. 政
고향을 떠나다 | 스승의 道는 너무 높습니다 | 공자의 정치 혁명 | 심정윤리와 책임윤리 | 不欲이란? | 덕치의 이상, 유가와 법가 | 無爲냐, 有爲냐? | 요순의 정치, 그 실상에 대하여 | 敬, 자각적 주시냐, 직무적 책임이냐? | 정치의 목표 | 신뢰, 정치의 기반 | 군사와 군대 | 감옥과 형벌 | 재정을 다루는 기술 | 다산의 정치적 현실주의
결어
사건과 정황 | 공자의 제자들 | 공자의 사상 | 의미와 전망
참고 문헌
부록
1. 〈공자세가〉 번역
조상, 어린 시절, 그리고 청년기(기원전 551-523년) | 제나라에서 돌아온 후(기원전 522-503년) | 노나라 정치의 한가운데에서(기원전 502-497년) | 첫 방랑 5년(기원전 496-492년) |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의 곤경(기원전 491-489년) | 계속되는 유랑(기원전 488-484년) | 학자로서의 활동, 그리고 개인적 습관(기원전 484-481년) | 공자의 죽음 그리고 평가
2. 다산을 위한 변명(정민 교수 발제 논평)
강이원의 누설 | 이가환은 邪學의 교주인가? | 성호 이익의 서학관 | 다산의 4종 저작, 면피 혹은 반성? | 유학의 별파 혹은 유교적 유신론자 | 허황되고 괴이하며 하늘을 거스르고 신을 모독하다 | 이성의 법정 | 마무리 | 후기
3. 내가 좋아하는 고전 구절
추모사. 한형조의 바다와 삶, 학문과 철학
바다 사람 한형조 | 한국학대학원 시절의 몇 가지 추억 | 참으로 아름다운 시절 | 주자학과 다산학의 차이 | 《두 개의 논어》 혹은 '세상만사'라는 바다 | 불교와 광자기상
찾아보기
치마를 걷고 이 강을 | 남쪽 끝에 내던져진 유배객 | 왜 경학인가? | 명상에서 정치로 | 어떻게 읽을 것인가?
1부. 사건과 인물들
1장. 노 소공의 망명
2장. 제 경공과의 대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군주 | 네 번의 만남 | 군주의 德, 정치의 책임
3장. 양호와 반란자들
양호와의 질긴 인연
4장. 위 영공과 부인 남자
아리따운 부인 남자와의 대화
5장. 초 섭공과 은둔자들, 진채의 고난
초 섭공과의 대화 | 은둔자들 | 진채의 고난
2부. 공자의 제자들
1장. 자로, 포호빙하
까투리 한 마리 | 뗏목을 타고 바다로 | 성격과 공부 | 자로의 정치적 포부 | 자로의 기도 | 자로의 죽음
2장. 자공, 박시제중
화려한 그릇 | 부자 자공 | 자공의 비평적 감식안 | 자공, 정치를 논하다 | 忠恕, 공자의 일이관지 | 공자의 내면과 종교적 심층 | 자공, 당신이 공자보다 뛰어나오
3장. 안회, 극기복례
안회의 학습 | 안회의 풍모 | 안회의 죽음 | 학문의 경지 | 유교의 최고 이념
3부. 공자의 사상
1장. 學
어떡해야 하나? | 나는 알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 學, 삶의 기술을 익히다 | 섬김의 가르침 | 제자 3명의 터득한 學의 경지 | 전통과 고전, 책을 통한 학습 | 공자, 학습의 사람 | 《논어》 첫 구절 | 學이란 무엇인가? | 태어나면서 아는 자 | 배우기만 하거나 생각만 하거나 | 공자, 학습의 길 회고 | 下學과 上達
2장. 天
부귀 | 天理를 말하는 주자 | 天命을 듣는 다산 | 무엇을 두려워할 것인가? | 나는 오십에 天命을 알았다 | 제사와 신들의 세계 | 하늘의 징벌 | 하늘은 속일 수 없다 | 일이관지는 하늘에 닿아 있다
3장. 仁
仁을 너희 집으로 삼아라 | 왜 仁을 말하지 않았을까? | 짐은 무겁고, 길은 멀다 | 仁을 향해 나아가는 방법 | 배려와 전체성 | 상호성의 원리 | 克己의 훈련, 爲己의 기쁨 | 仁의 지속성 | 은나라의 세 현자 | 백이와 숙제 | 德의 배반자들 | 배반 혹은 위선 | 仁은 안인가, 밖인가? | 仁에서 聖으로, 정치의 문명화 | 나는 다만 학습의 사람일 뿐 | 공자의 일이관지
4장. 政
고향을 떠나다 | 스승의 道는 너무 높습니다 | 공자의 정치 혁명 | 심정윤리와 책임윤리 | 不欲이란? | 덕치의 이상, 유가와 법가 | 無爲냐, 有爲냐? | 요순의 정치, 그 실상에 대하여 | 敬, 자각적 주시냐, 직무적 책임이냐? | 정치의 목표 | 신뢰, 정치의 기반 | 군사와 군대 | 감옥과 형벌 | 재정을 다루는 기술 | 다산의 정치적 현실주의
결어
사건과 정황 | 공자의 제자들 | 공자의 사상 | 의미와 전망
참고 문헌
부록
1. 〈공자세가〉 번역
조상, 어린 시절, 그리고 청년기(기원전 551-523년) | 제나라에서 돌아온 후(기원전 522-503년) | 노나라 정치의 한가운데에서(기원전 502-497년) | 첫 방랑 5년(기원전 496-492년) |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의 곤경(기원전 491-489년) | 계속되는 유랑(기원전 488-484년) | 학자로서의 활동, 그리고 개인적 습관(기원전 484-481년) | 공자의 죽음 그리고 평가
2. 다산을 위한 변명(정민 교수 발제 논평)
강이원의 누설 | 이가환은 邪學의 교주인가? | 성호 이익의 서학관 | 다산의 4종 저작, 면피 혹은 반성? | 유학의 별파 혹은 유교적 유신론자 | 허황되고 괴이하며 하늘을 거스르고 신을 모독하다 | 이성의 법정 | 마무리 | 후기
3. 내가 좋아하는 고전 구절
추모사. 한형조의 바다와 삶, 학문과 철학
바다 사람 한형조 | 한국학대학원 시절의 몇 가지 추억 | 참으로 아름다운 시절 | 주자학과 다산학의 차이 | 《두 개의 논어》 혹은 '세상만사'라는 바다 | 불교와 광자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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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한형조
한형조(1958-2024)
동해안의 바닷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부산의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불교로 동양학에 입문하여, 일상에서 구원을 모색하는 유학을 공부했다. 다산의 고전해석학(經學)을 다룬 〈주희에서 정약용으로의 철학적 전환〉으로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재직하며 그동안 띠풀로 덮인 동아시아 고전의 옛길을 헤치고, 고전을 통해 삶의 길을 배우며, 문명의 비평적 전망을 탐색했다. 지병으로 2024년 7월, 향년 65세에 생을 마감했다. 지은 책으로 《왜 동양철학인가》 《왜 조선유학인가》 《조선유학의 거장들》 《붓다의 치명적 농담》 《허접한 꽃들의 축제》 《성학십도, 자기 구원의 가이드맵》 《두 개의 논어》 등이 있다.
동해안의 바닷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부산의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불교로 동양학에 입문하여, 일상에서 구원을 모색하는 유학을 공부했다. 다산의 고전해석학(經學)을 다룬 〈주희에서 정약용으로의 철학적 전환〉으로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재직하며 그동안 띠풀로 덮인 동아시아 고전의 옛길을 헤치고, 고전을 통해 삶의 길을 배우며, 문명의 비평적 전망을 탐색했다. 지병으로 2024년 7월, 향년 65세에 생을 마감했다. 지은 책으로 《왜 동양철학인가》 《왜 조선유학인가》 《조선유학의 거장들》 《붓다의 치명적 농담》 《허접한 꽃들의 축제》 《성학십도, 자기 구원의 가이드맵》 《두 개의 논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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