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는 여자 처음 봐서요
머리카락을 가르는 바람의 맛, 여자축구의 야만적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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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성별에 따라 차등적으로 배분되고 있는 건 아닐까?
사라져 버린 절반의 운동장, 이 야만적인 즐거움을 모두가 누릴 수 있기를!
"여자축구, 그거 얘기도 안 되잖아. 왜 자꾸 기사를 쓰는 거야?" 스포츠부 기자이자 농구 마니아인 그는 어느 날 여동생이 던진 한마디를 듣는다. 동생은 〈골 때리는 그녀들〉의 첫 승 장면을 보고 오열하는 아나운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게 저렇게까지 할 일이야?" 동생은 그 감정을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쉬는 시간에 축구, 밥 먹고 축구, 하교 후 축구……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격정을 분출해 본 적 없는 사람의 학창 시절. 그는 그제야 깨닫는다. 스포츠가 주는 야만적 즐거움이 성별에 따라 차등적으로 배분되어 왔다는 사실을. 이 책은 그 차등의 정체를 4년여에 걸쳐 추적한 결과물이다.
그는 단언한다. 한국 여자축구의 문제는 "여자는 축구를 싫어한다"는 통념 때문이 아니라, 그 즐거움에 접근할 통로 자체가 사라져 있다는 데 있다고. 운동장에서 슬리퍼를 끌고 나와 공을 차는 여학생들, 캐디로 흘러가는 은퇴 선수들, 천막 아래에서 알몸으로 옷을 갈아입어야 했던 WK리그 선수들까지. 130년 전, "여자는 쓸모없는 장식이 아니다!"라고 외쳤던 여자 축구의 시초, 네티 허니볼까지. 이처럼 좌절과 희망이 뒤엉킨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옮겼다.
머리카락을 가르는 바람의 맛, 왜 누군가는 그 맛을 알고 또 누군가는 평생 그것을 모르고 살아갈까. 이 질문은 곧 우리 사회가 몸 쓰기의 행복을 어떻게 분배해 왔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성별에 따라 차등적으로 배분되고 있는 건 아닐까?
사라져 버린 절반의 운동장, 이 야만적인 즐거움을 모두가 누릴 수 있기를!
"여자축구, 그거 얘기도 안 되잖아. 왜 자꾸 기사를 쓰는 거야?" 스포츠부 기자이자 농구 마니아인 그는 어느 날 여동생이 던진 한마디를 듣는다. 동생은 〈골 때리는 그녀들〉의 첫 승 장면을 보고 오열하는 아나운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게 저렇게까지 할 일이야?" 동생은 그 감정을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쉬는 시간에 축구, 밥 먹고 축구, 하교 후 축구……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격정을 분출해 본 적 없는 사람의 학창 시절. 그는 그제야 깨닫는다. 스포츠가 주는 야만적 즐거움이 성별에 따라 차등적으로 배분되어 왔다는 사실을. 이 책은 그 차등의 정체를 4년여에 걸쳐 추적한 결과물이다.
그는 단언한다. 한국 여자축구의 문제는 "여자는 축구를 싫어한다"는 통념 때문이 아니라, 그 즐거움에 접근할 통로 자체가 사라져 있다는 데 있다고. 운동장에서 슬리퍼를 끌고 나와 공을 차는 여학생들, 캐디로 흘러가는 은퇴 선수들, 천막 아래에서 알몸으로 옷을 갈아입어야 했던 WK리그 선수들까지. 130년 전, "여자는 쓸모없는 장식이 아니다!"라고 외쳤던 여자 축구의 시초, 네티 허니볼까지. 이처럼 좌절과 희망이 뒤엉킨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옮겼다.
머리카락을 가르는 바람의 맛, 왜 누군가는 그 맛을 알고 또 누군가는 평생 그것을 모르고 살아갈까. 이 질문은 곧 우리 사회가 몸 쓰기의 행복을 어떻게 분배해 왔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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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머리카락을 가르는 바람의 맛
이 책에는 인상적인 표현 하나가 등장한다. "머리카락을 가르는 바람의 맛!" 축구를 사랑하게 된 어느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자신의 즐거움을 설명하기 위해 내놓은 말이다. 체육학을 가르치는 교수도,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 선수도 답하지 못했던 바로 그 질문, "축구의 재미가 무엇인가요?"에 가장 정확하게 다가간 표현이 어린아이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남자아이들은 좀처럼 모르는 감각이라고 한다. 대개 머리카락이 짧기에 바람을 느낄 일이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부 기자인 저자가 4년 가까운 취재 끝에 도달한 결론이 이 한 줄에 압축되어 있다. 여자아이들도 축구를 좋아한다. 축구의 재미를 알면 빠져든다. 단지 그 재미에 도달할 통로가 너무 좁고, 너무 외롭고, 너무 우연에 기대 있을 뿐이다. 책에 등장하는 '현진이'는 어머니의 반대를 뚫고 오빠의 큰 축구화를 신고 나와 남자애들 틈에 끼어들던 소녀였다. 해림 씨는 대학에 들어가서야 직접 여자축구 동아리를 만들었다. 리아는 "여자가 무슨 축구야"라는 친구의 한마디에 발끈해 결심하고야 만다. 이 여성들의 공통점은 모두 '어렵게' 축구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남자아이들이 슬리퍼를 신고 복도에서 공을 차며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즐거움을, 여자아이들은 용기와 고집과 외로움을 감수해야만 손에 쥘 수 있다.
이의진 작가는 이 비대칭을 '정보 비대칭'이라고 말한다. 모두에게 똑같은 팔다리가 있고, 똑같이 즐거워질 수 있는 정신 구조가 있는데도 축구라는 즐거운 도구의 정보는 한쪽으로만 흐른다. 누군가는 손흥민을 보고 슈팅 연습을 하지만 누군가는 손흥민이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떠올리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은 흔하디 흔한 '스포츠 르포'가 아니다. 사회가 어떤 즐거움을 누구에게 허락하고, 누구에게 차단해 왔는지를 묻는 작업이다. 보통 차별을 거대한 사건으로 떠올리지만, 우리가 돌아봐야 하는 지점은 어쩌면 "그게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왔다"는 무심한 결락 속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캐디로의 피란 행렬, 누구도 묻지 않았던 질문
작가는 여자축구 취재 도중 기묘한 패턴을 발견한다. 은퇴한 여자축구 선수의 상당수가 다음 행선지로 '캐디'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어느 자리에 가도, 누구를 만나도 같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어떤 연구에서는 그 비율을 절반으로 추산하고, 혹자는 80퍼센트까지 과장한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분명한 사실 하나는 남았다. 평생 축구를 갈고닦은 여성들이 축구장을 떠나 골프장 잔디 위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 같은 잔디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로의 망명이다.
이러한 패턴은 한국 여자축구의 모순이 응축된 지점이다. 책에서 언급된 김성희는 아홉 번의 수술 끝에 축구화를 벗었다. 강수지는 국가대표까지 올랐지만, 동료가 월 100만 원도 안 되는 임금을 받는 현실에 분개했다. 지소연은 천막 아래에서 알몸으로 옷을 갈아입어야 했던 선수들의 자괴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 그는 또 미국과 영국 리그를 거치며 본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인프라가 한국에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것은 단순한 임금 격차나 시설 부족이 아니었다. 자신이 평생 해온 일이 사회로부터 어떤 가치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감각, 그 품위의 훼손이었다.
이 책은 거기서 한 발 더 들어간다. 왜 한국 여자축구는 이 상황을 스스로 바꾸지 못했는가. 행정 기관의 만성적 재정난, 엘리트 체육으로 회귀하려는 보수성, 변화를 추동할 리더의 부재,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만의 리그'에 안주해 온 폐쇄성. 저자는 이를 비난하지 않고, 그렇다고 변호하지도 않는다. 다만 한 명의 선수가 던진 질문을 그대로 옮긴다. "왜 우리 선배들은 이런 상황을 겪었는데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나요?" 이 질문은 다시 후배들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변화는 누군가가 가져다주지 않는다. 호주의 마틸다 선수들이 누드 달력을 찍으면서까지 인지도를 만들어 냈고, 잉글랜드 선수들이 우승 다음 날 정부에 단체 서한을 보냈던 것처럼. 이 책은 한국 여자축구가 그 결정적 한 걸음을 언제, 누구의 손으로 내디딜 것인지 묻는다.
1895년 네티 허니볼에서부터 2026년 명서초등학교까지, 130년의 믿음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서사의 스케일이다. 창원 명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시작해 1895년 런던 크라우치 엔드의 어느 잔디밭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1만 명의 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최초의 여자축구팀 '브리티시 레이디스 FC'가 있었고, 그 팀의 주장인 네티 허니볼은 이렇게 말했다. "여자가 남자들이 생각하는 쓸모없는 장식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걸 세상에 증명하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품고 시작한 일입니다." 여자축구는 130년 전의 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먼 과거의 여자축구,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여자축구의 인기를 서서히 복원한다. 1차 세계대전 시기 군수품 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만든 딕·커 레이디스 FC는 1920년 한 경기에서 5만 3천 명의 관중을 모았다. 유료 관중 집계 이후 K리그 역대 최다치를 뛰어넘는 숫자다. 그러나 1921년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단 한 줄의 결의안으로 이 모든 것을 멈춰 세웠다. "축구는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으며, 장려되어서는 안 된다." 그 50년의 강제된 침묵이 오늘날 여자축구가 따라잡아야 할 역사적 격차의 빌미가 됐다면, 현재의 저조한 시장성으로 여자축구의 잠재력을 재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가설적 명제도 성립할 것이다.
그리고 책은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호주 여자대표팀 '마틸다'의 누드 달력 사업,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영국 WSL, 미국 여자축구에 400억 원 넘게 기부한 재미동포 사업가 미셸 강. 동시에 책은 한국의 작은 운동장에 눈을 둔다. 구산중에서 열린 '킥키타카'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느 여학생이 미니게임을 마치고 옆에서 환호하는 남학생들을 보며 중얼거린다. "쟤넨 참 행복해 보이네요." 작가는 이 한마디를 들으며 깨닫는다. 이 여학생은 이제 그 행복의 정체를 안다고. 그것이 130년 전 네티 허니볼이 시작한 작업의 가장 작고 분명한 결실이다. 여자축구가 나아갈 방향은 어디일까.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 마가이아의 말을 빌려 마지막 문장을 적는다. 믿음과 믿음을 이어 가는 일. 이 책은 그 연쇄의 한 매듭이다.
이 책에는 인상적인 표현 하나가 등장한다. "머리카락을 가르는 바람의 맛!" 축구를 사랑하게 된 어느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자신의 즐거움을 설명하기 위해 내놓은 말이다. 체육학을 가르치는 교수도,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 선수도 답하지 못했던 바로 그 질문, "축구의 재미가 무엇인가요?"에 가장 정확하게 다가간 표현이 어린아이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남자아이들은 좀처럼 모르는 감각이라고 한다. 대개 머리카락이 짧기에 바람을 느낄 일이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부 기자인 저자가 4년 가까운 취재 끝에 도달한 결론이 이 한 줄에 압축되어 있다. 여자아이들도 축구를 좋아한다. 축구의 재미를 알면 빠져든다. 단지 그 재미에 도달할 통로가 너무 좁고, 너무 외롭고, 너무 우연에 기대 있을 뿐이다. 책에 등장하는 '현진이'는 어머니의 반대를 뚫고 오빠의 큰 축구화를 신고 나와 남자애들 틈에 끼어들던 소녀였다. 해림 씨는 대학에 들어가서야 직접 여자축구 동아리를 만들었다. 리아는 "여자가 무슨 축구야"라는 친구의 한마디에 발끈해 결심하고야 만다. 이 여성들의 공통점은 모두 '어렵게' 축구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남자아이들이 슬리퍼를 신고 복도에서 공을 차며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즐거움을, 여자아이들은 용기와 고집과 외로움을 감수해야만 손에 쥘 수 있다.
이의진 작가는 이 비대칭을 '정보 비대칭'이라고 말한다. 모두에게 똑같은 팔다리가 있고, 똑같이 즐거워질 수 있는 정신 구조가 있는데도 축구라는 즐거운 도구의 정보는 한쪽으로만 흐른다. 누군가는 손흥민을 보고 슈팅 연습을 하지만 누군가는 손흥민이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떠올리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은 흔하디 흔한 '스포츠 르포'가 아니다. 사회가 어떤 즐거움을 누구에게 허락하고, 누구에게 차단해 왔는지를 묻는 작업이다. 보통 차별을 거대한 사건으로 떠올리지만, 우리가 돌아봐야 하는 지점은 어쩌면 "그게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왔다"는 무심한 결락 속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캐디로의 피란 행렬, 누구도 묻지 않았던 질문
작가는 여자축구 취재 도중 기묘한 패턴을 발견한다. 은퇴한 여자축구 선수의 상당수가 다음 행선지로 '캐디'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어느 자리에 가도, 누구를 만나도 같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어떤 연구에서는 그 비율을 절반으로 추산하고, 혹자는 80퍼센트까지 과장한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분명한 사실 하나는 남았다. 평생 축구를 갈고닦은 여성들이 축구장을 떠나 골프장 잔디 위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 같은 잔디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로의 망명이다.
이러한 패턴은 한국 여자축구의 모순이 응축된 지점이다. 책에서 언급된 김성희는 아홉 번의 수술 끝에 축구화를 벗었다. 강수지는 국가대표까지 올랐지만, 동료가 월 100만 원도 안 되는 임금을 받는 현실에 분개했다. 지소연은 천막 아래에서 알몸으로 옷을 갈아입어야 했던 선수들의 자괴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 그는 또 미국과 영국 리그를 거치며 본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인프라가 한국에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것은 단순한 임금 격차나 시설 부족이 아니었다. 자신이 평생 해온 일이 사회로부터 어떤 가치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감각, 그 품위의 훼손이었다.
이 책은 거기서 한 발 더 들어간다. 왜 한국 여자축구는 이 상황을 스스로 바꾸지 못했는가. 행정 기관의 만성적 재정난, 엘리트 체육으로 회귀하려는 보수성, 변화를 추동할 리더의 부재,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만의 리그'에 안주해 온 폐쇄성. 저자는 이를 비난하지 않고, 그렇다고 변호하지도 않는다. 다만 한 명의 선수가 던진 질문을 그대로 옮긴다. "왜 우리 선배들은 이런 상황을 겪었는데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나요?" 이 질문은 다시 후배들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변화는 누군가가 가져다주지 않는다. 호주의 마틸다 선수들이 누드 달력을 찍으면서까지 인지도를 만들어 냈고, 잉글랜드 선수들이 우승 다음 날 정부에 단체 서한을 보냈던 것처럼. 이 책은 한국 여자축구가 그 결정적 한 걸음을 언제, 누구의 손으로 내디딜 것인지 묻는다.
1895년 네티 허니볼에서부터 2026년 명서초등학교까지, 130년의 믿음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서사의 스케일이다. 창원 명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시작해 1895년 런던 크라우치 엔드의 어느 잔디밭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1만 명의 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최초의 여자축구팀 '브리티시 레이디스 FC'가 있었고, 그 팀의 주장인 네티 허니볼은 이렇게 말했다. "여자가 남자들이 생각하는 쓸모없는 장식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걸 세상에 증명하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품고 시작한 일입니다." 여자축구는 130년 전의 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먼 과거의 여자축구,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여자축구의 인기를 서서히 복원한다. 1차 세계대전 시기 군수품 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만든 딕·커 레이디스 FC는 1920년 한 경기에서 5만 3천 명의 관중을 모았다. 유료 관중 집계 이후 K리그 역대 최다치를 뛰어넘는 숫자다. 그러나 1921년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단 한 줄의 결의안으로 이 모든 것을 멈춰 세웠다. "축구는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으며, 장려되어서는 안 된다." 그 50년의 강제된 침묵이 오늘날 여자축구가 따라잡아야 할 역사적 격차의 빌미가 됐다면, 현재의 저조한 시장성으로 여자축구의 잠재력을 재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가설적 명제도 성립할 것이다.
그리고 책은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호주 여자대표팀 '마틸다'의 누드 달력 사업,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영국 WSL, 미국 여자축구에 400억 원 넘게 기부한 재미동포 사업가 미셸 강. 동시에 책은 한국의 작은 운동장에 눈을 둔다. 구산중에서 열린 '킥키타카'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느 여학생이 미니게임을 마치고 옆에서 환호하는 남학생들을 보며 중얼거린다. "쟤넨 참 행복해 보이네요." 작가는 이 한마디를 들으며 깨닫는다. 이 여학생은 이제 그 행복의 정체를 안다고. 그것이 130년 전 네티 허니볼이 시작한 작업의 가장 작고 분명한 결실이다. 여자축구가 나아갈 방향은 어디일까.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 마가이아의 말을 빌려 마지막 문장을 적는다. 믿음과 믿음을 이어 가는 일. 이 책은 그 연쇄의 한 매듭이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이 야만적 즐거움을 누구나
Quarter1. 여학생의 인생에는 축구가 없다
? 머리카락을 가르는 바람의 맛
남학생과 여학생의 인생
엄마 나 축구를 배워야겠어
이 좋은 걸 남자들만 했냐는 말의 뜻은
? 엄마 나 이걸 할래요
축구로 가득한 초등학생의 하루
이제는 피구 대신 축구였으면
여성들이 왜 축구를 해야 합니까
? 명서초에는 깍두기가 없다
여학생들이 슬리퍼 신고 공 차는 곳
필요한 건, 축구하는 멋진 언니들
여자아이들만의 그라운드가 생긴다면
Quarter2. 여자축구 선수를 둘러싼 슬픔의 나선
? 캐디로의 피란 행렬
나쁜 직업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뭔가 달라질 줄 알았어요, 월드컵 우승인데
'꿈과 희망'이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 낡은 자전거가 향하는 곳
여자축구를 포위한 세 가지 대비
가림막도 없고 알몸인데 자괴감 듭니다
끌려가는 존재냐, 바꾸는 존재냐
? 여자축구강도단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지, 답니뛰의 정신
육개장 냄새 속 홀로 북치는 마음
열정을 다 써 버린 뒤에는
Quarter3. 한국 여자축구는 우왕좌왕 갈팡질팡
? 여자축구연맹 연대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언제인가요
창녕WFC, 눈물겨운 생존기
리그 포기 소동이 보여준 민낯
? 애국가 크게 부르는 외국인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라니
비전 갖춘 선구자 vs 기회 날린 패장
갈등에 가려진 건 갈등 그 자체
? 이런 초콜릿 포장지 보셨나요
호주를 매혹한 마틸다 효과
그들은 왜 누드모델을 자처했나
사회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겁니다
4장. 여자축구의 시작, 우리는 쓸모없는 장식이 아니다
? 네티 허니볼이 있었다
1895년, 여자축구의 장대한 시작
브리티시 레이디스FC의 짧은 생명 뒤에는
군수품 시대를 평정한 딕·커 레이디스FC
? 금지의 시대를 넘어서
여자축구의 역사를 뒤바꾼 잉글랜드축구협회
50년의 겨울을 버텨 낸 여자축구의 역습
재미동포 구단주가 보증한 잠재력
? 왈가왈부·설왕설래 여자축구
여자축구는 어디를 지나고 있나
잊고 사는 즐거운 흥분에 대하여
스포츠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에필로그
믿음과 믿음을 이어서
이 야만적 즐거움을 누구나
Quarter1. 여학생의 인생에는 축구가 없다
? 머리카락을 가르는 바람의 맛
남학생과 여학생의 인생
엄마 나 축구를 배워야겠어
이 좋은 걸 남자들만 했냐는 말의 뜻은
? 엄마 나 이걸 할래요
축구로 가득한 초등학생의 하루
이제는 피구 대신 축구였으면
여성들이 왜 축구를 해야 합니까
? 명서초에는 깍두기가 없다
여학생들이 슬리퍼 신고 공 차는 곳
필요한 건, 축구하는 멋진 언니들
여자아이들만의 그라운드가 생긴다면
Quarter2. 여자축구 선수를 둘러싼 슬픔의 나선
? 캐디로의 피란 행렬
나쁜 직업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뭔가 달라질 줄 알았어요, 월드컵 우승인데
'꿈과 희망'이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 낡은 자전거가 향하는 곳
여자축구를 포위한 세 가지 대비
가림막도 없고 알몸인데 자괴감 듭니다
끌려가는 존재냐, 바꾸는 존재냐
? 여자축구강도단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지, 답니뛰의 정신
육개장 냄새 속 홀로 북치는 마음
열정을 다 써 버린 뒤에는
Quarter3. 한국 여자축구는 우왕좌왕 갈팡질팡
? 여자축구연맹 연대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언제인가요
창녕WFC, 눈물겨운 생존기
리그 포기 소동이 보여준 민낯
? 애국가 크게 부르는 외국인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라니
비전 갖춘 선구자 vs 기회 날린 패장
갈등에 가려진 건 갈등 그 자체
? 이런 초콜릿 포장지 보셨나요
호주를 매혹한 마틸다 효과
그들은 왜 누드모델을 자처했나
사회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겁니다
4장. 여자축구의 시작, 우리는 쓸모없는 장식이 아니다
? 네티 허니볼이 있었다
1895년, 여자축구의 장대한 시작
브리티시 레이디스FC의 짧은 생명 뒤에는
군수품 시대를 평정한 딕·커 레이디스FC
? 금지의 시대를 넘어서
여자축구의 역사를 뒤바꾼 잉글랜드축구협회
50년의 겨울을 버텨 낸 여자축구의 역습
재미동포 구단주가 보증한 잠재력
? 왈가왈부·설왕설래 여자축구
여자축구는 어디를 지나고 있나
잊고 사는 즐거운 흥분에 대하여
스포츠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에필로그
믿음과 믿음을 이어서
저자
저자
이의진 2021년 1월 연합뉴스에 입사했다. 처음에는 국제부에서 일하다가 스포츠부로 이동해 축구와 농구 등 몇 가지 종목을 취재했다. 종합 스포츠 대회를 세 번 경험했다. 2022년 전국체전,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에는 파리 올림픽 현장에 있었다. 국제 축구대회는 두 번 경험했다. 2023년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2025년 미국 클럽 월드컵을 취재했다. 이후 사회부로 발령나 일단 스포츠에 대한 고민은 멈춰 뒀다. 법조기자로 반년 간 특검 정국을 취재했고, 그다음 반년을 경찰 기자로서 보냈다. 여자축구와 얽힌 건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서든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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