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요, 샐리(그늘 중편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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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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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중편선 006 《잘 가요 샐리》
스릴러, 판타지, SF, 미스터리, 순수 문학을 고루 다뤄 오던 소설 브랜드 '그늘'에서 국내 소설 중편선을 기획했다. 우리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반짝이는 작품을 모아 차례로 선보인다. 세상의 모습을 담은 문학이라는 거울은 우리를 비춘다. 그리고 이내 새로운 세상을 여는 밝은 길잡이로 독자의 마음에 자리를 잡는다. 저마다 에너지를 가진 젊은 작가들이 삶을 꺼내 만든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장르에 상관없이 세상의 목소리를 내는 작품이라면 무엇이든 모았다. 한 손에 들어오는 이 책은 언제 어디에서든 펼칠 수 있다. 이야기가 일상에 스며드는 동안 작은 파동이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소설을 가로지르는 다정한 통찰을 책의 등에 담았다. 시리즈 도서를 책장에 모아 꽂으면 힘이 있는 각각의 서사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짓게 된다. 기본에 충실한 흑백의 이미지는 독자들의 내면에서 조화를 이룬다.
그늘 중편선 시리즈는 장편소설이 지닌 강렬한 서사와 단편소설이 가진 밀도의 매력을 오늘의 문학 속으로 동시에 되불러 재해석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단숨에 읽을 정도로 짧지만 짜임새 있고, 단편소설보다는 길기에 훨씬 정교한 서사를 선사한다. 한 호흡으로 이어가는 서사의 힘, 이야기의 응축된 의미가 독자에게 닿아 짧지만 오래 남는 울림을 전할 것이다.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꼭 맞는 언어를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무사히 가닿기를 바란다.
잡히지 않는 것을 쫓는다는 감각
'샐리'는 특별한 안경을 써야만 보이는 2D 캐릭터다. 잡으면 '팡'이라는 화폐로 교환할 수 있지만, 팡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며 샐리의 출몰 역시 갈수록 뜸해진다. 애써 다가가면 빠져나가고, 포기하려 하면 눈앞에 나타나는 샐리. 이 종잡을 수 없는 샐리는 어쩐지 희망의 속성을 닮았다. 희망은 손에 쥐는 순간 값이 매겨지고, 값이 매겨지는 순간부터 저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샐리를 쫓는다는 건 곧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샐리를 쫓는다. 사별의 아픔을 마라톤으로 다스려 온 말엽, 매번 낙방하면서도 새출발을 믿는 소설가 데니스 봉, 그런 그를 조용히 응원하는 필립 킴, 아주 특별한 아이 준 까지. 그들이 샐리를 좇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기 위해서이기도 하며, 그저 눈앞의 작은 가능성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왜 이토록 열렬히 쫓는가에 대한 답은 끝까지 분명하지 않다. 잡는다고 크게 달라질 것도 없는데, 그들은 걸음을 멈추지 못한다.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데도 시작하고 잘될 보장도 없는데 계속 나아가는 마음. 이 작품은 그 마음의 정체를 설명하는 대신 인물의 몸으로 통과하게끔 만든다.
그래서 이 작품은 성패가 아닌 태도의 이야기다. 일이 이상하게 잘 풀리는 '샐리의 법칙'과 뭐든 어긋나는 '머피의 법칙' 사이에서 우리는 매일을 산다. 어수룩하고 자주 실패하며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들이지만 소설은 이들을 비웃거나 냉소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끝까지 그들의 서툰 좇음을 지켜본다. 잡히지 않는 것을 잡으려 하는 일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걸 계속 잡으려 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아직 그 무언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내일을 살아가는 모든 마음에게
우리 삶에 좋은 날만 이어지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리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채로 한없이 무의미해 보이는 일상을 반복한다. 샐리를 향해 몇 번이고 채를 휘두르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 반복을 견디며 사는 우리 자신의 얼굴과 닮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반복을 헛수고라고 부르지 않는다. 말엽에게는 마라톤이 그렇다. 후후 하하 호흡을 고르고 발뒤꿈치부터 땅을 딛는 동안 통증도 숨도 무감각해지고, 그 무감각의 틈으로 죽은 남편과 언니, 말이 늦은 손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에게 달리는 시간은 도착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을 견디고 사랑하는 시간이다. 채집도 다르지 않다. 잡느냐 놓치냐보다 그 여정을 함께 통과한 사람들과 무엇을 나누었느냐가 남는다. 어수룩한 네 사람이 낡은 경차에 몸을 싣고 먼 길을 달리는 동안, 성패로는 환산되지 않는 그 무엇이 그들 사이에 자란다.
우리는 이 소설 속에서 그 무엇도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저 답이 없는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이들의 뒷모습을 오래 바라볼 뿐이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서 어쩐지 우리 곁을 맴도는 것만 같다. 마치 샐리처럼. 부디 이 작품이 오늘도 무언가를 향해 채를 드는 이들에게 바위 같은 믿음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스릴러, 판타지, SF, 미스터리, 순수 문학을 고루 다뤄 오던 소설 브랜드 '그늘'에서 국내 소설 중편선을 기획했다. 우리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반짝이는 작품을 모아 차례로 선보인다. 세상의 모습을 담은 문학이라는 거울은 우리를 비춘다. 그리고 이내 새로운 세상을 여는 밝은 길잡이로 독자의 마음에 자리를 잡는다. 저마다 에너지를 가진 젊은 작가들이 삶을 꺼내 만든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장르에 상관없이 세상의 목소리를 내는 작품이라면 무엇이든 모았다. 한 손에 들어오는 이 책은 언제 어디에서든 펼칠 수 있다. 이야기가 일상에 스며드는 동안 작은 파동이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소설을 가로지르는 다정한 통찰을 책의 등에 담았다. 시리즈 도서를 책장에 모아 꽂으면 힘이 있는 각각의 서사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짓게 된다. 기본에 충실한 흑백의 이미지는 독자들의 내면에서 조화를 이룬다.
그늘 중편선 시리즈는 장편소설이 지닌 강렬한 서사와 단편소설이 가진 밀도의 매력을 오늘의 문학 속으로 동시에 되불러 재해석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단숨에 읽을 정도로 짧지만 짜임새 있고, 단편소설보다는 길기에 훨씬 정교한 서사를 선사한다. 한 호흡으로 이어가는 서사의 힘, 이야기의 응축된 의미가 독자에게 닿아 짧지만 오래 남는 울림을 전할 것이다.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꼭 맞는 언어를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무사히 가닿기를 바란다.
잡히지 않는 것을 쫓는다는 감각
'샐리'는 특별한 안경을 써야만 보이는 2D 캐릭터다. 잡으면 '팡'이라는 화폐로 교환할 수 있지만, 팡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며 샐리의 출몰 역시 갈수록 뜸해진다. 애써 다가가면 빠져나가고, 포기하려 하면 눈앞에 나타나는 샐리. 이 종잡을 수 없는 샐리는 어쩐지 희망의 속성을 닮았다. 희망은 손에 쥐는 순간 값이 매겨지고, 값이 매겨지는 순간부터 저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샐리를 쫓는다는 건 곧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샐리를 쫓는다. 사별의 아픔을 마라톤으로 다스려 온 말엽, 매번 낙방하면서도 새출발을 믿는 소설가 데니스 봉, 그런 그를 조용히 응원하는 필립 킴, 아주 특별한 아이 준 까지. 그들이 샐리를 좇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기 위해서이기도 하며, 그저 눈앞의 작은 가능성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왜 이토록 열렬히 쫓는가에 대한 답은 끝까지 분명하지 않다. 잡는다고 크게 달라질 것도 없는데, 그들은 걸음을 멈추지 못한다.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데도 시작하고 잘될 보장도 없는데 계속 나아가는 마음. 이 작품은 그 마음의 정체를 설명하는 대신 인물의 몸으로 통과하게끔 만든다.
그래서 이 작품은 성패가 아닌 태도의 이야기다. 일이 이상하게 잘 풀리는 '샐리의 법칙'과 뭐든 어긋나는 '머피의 법칙' 사이에서 우리는 매일을 산다. 어수룩하고 자주 실패하며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들이지만 소설은 이들을 비웃거나 냉소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끝까지 그들의 서툰 좇음을 지켜본다. 잡히지 않는 것을 잡으려 하는 일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걸 계속 잡으려 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아직 그 무언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내일을 살아가는 모든 마음에게
우리 삶에 좋은 날만 이어지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리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채로 한없이 무의미해 보이는 일상을 반복한다. 샐리를 향해 몇 번이고 채를 휘두르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 반복을 견디며 사는 우리 자신의 얼굴과 닮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반복을 헛수고라고 부르지 않는다. 말엽에게는 마라톤이 그렇다. 후후 하하 호흡을 고르고 발뒤꿈치부터 땅을 딛는 동안 통증도 숨도 무감각해지고, 그 무감각의 틈으로 죽은 남편과 언니, 말이 늦은 손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에게 달리는 시간은 도착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을 견디고 사랑하는 시간이다. 채집도 다르지 않다. 잡느냐 놓치냐보다 그 여정을 함께 통과한 사람들과 무엇을 나누었느냐가 남는다. 어수룩한 네 사람이 낡은 경차에 몸을 싣고 먼 길을 달리는 동안, 성패로는 환산되지 않는 그 무엇이 그들 사이에 자란다.
우리는 이 소설 속에서 그 무엇도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저 답이 없는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이들의 뒷모습을 오래 바라볼 뿐이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서 어쩐지 우리 곁을 맴도는 것만 같다. 마치 샐리처럼. 부디 이 작품이 오늘도 무언가를 향해 채를 드는 이들에게 바위 같은 믿음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목차
목차
1
2
3
4
5
6
7
8
작가의 말
2
3
4
5
6
7
8
작가의 말
저자
저자
이동현 2023년 제3회 넥서스 작가상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벌룬업》, 《젠젠다, 시간이 빨라지는 주문》, 《배치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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