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없는 듯(상상인 시선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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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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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가 굽어지는 시-간
최태식 시인은 삶 속에 접힌 시간을 펼쳐내면서, 시간 속에서 견디고 있는 '당신'과,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것을 시 속에 머물게 한다. 다만 '당신'이 지금 부재하다면, 현실에서 기억 속 '당신'과 실제 만날 수는 없으니 그 만남은 다분히 마법적인 시의 시간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마법에 걸린 항해사"(「마법에 걸린 항해사」)이고, 어느 기억 세계를 펼쳐내기 위한 여정 중에 있다. 하지만 이 마법적 만남에는 항해의 고단함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그것은 삶을 견디면서 만들어낸 시적 시간이다. 그것은 '나' 이전에 '당신'이 먼저 "모진 시간을/휘어지며 견딘" 덕분이다. "휘어지며 견딘" '당신'이 "굽은 몸으로/백년송이 되"어 준 덕분이다.(「곡선의 미학」). 그 "아픔도 눈이 부"셔서, 이를 "저편으로 떠나보낼 수 없는" 시인은 "기억을 삼키며/계절을 웅크린다"(「명성산 억새」). 그러면 다시 '당신'은 "긴 여행의 활자를 풀어놓"는다(「차茶 우림」).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 각자의 '당신'을 만난다.
'내'가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주어가 되어 '나'와 '당신'을 산다. 시간이 '나'를 끌고 가고 '나'는 접히고 펼쳐지면서, 접힘과 펼침의 삶의 굴곡 속에서, 최태식 시인의 시는 그 견딤을 제 몫으로 두기로 한다. 시는 시간의 무게를 함께 떠안기로 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했듯이 지금의 시-시간도 접혀질 것임을 안다. 지금 시집을 펼친 '당신'이 시로 두터워지는 순간이다. "함께 울어"(「명성산 억새」) 만들어내는 시간의 결정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서, 그리고 우리 각각의 삶이 여기까지 오면서 만난 모든 '당신'의 단독성singularity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우리가 서로의 보편적 '당신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다. 우리는 "개울에 비친 달처럼/병아리 망막에 맺힌 하늘처럼" "구름이 달을 스치듯/쇠백로가 물가를 걷듯" "먹물이 흰 종이에 번지듯//살며시/당신에게" 스며든다(「스며든다는 것」). 우리는 서로 스며들기 위해서, 삶 속에서 서로를 견디고, 굽었을 뿐이다. '당신'의 몸이 굽은 것은 삶을 견뎌온 시간을 안기 위함이다. 그러니 삶 속에 굽어진 시간이 미학을 만든다. 당신은 삶을 어떻게 견뎌왔는가. 우리는 삶을, 서로를, 더 잘 안기 위해 굽었을 뿐이다. 다시, 이 시간 속에서 우리는 장면을 접고 또 펼치며 우리를 공동 창조한다. 때로 비극이고 비애일지라도, 괜찮다. 우리는 시간에 스며든다. 시간이 우리를 언제 펼쳐낼지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안다.
-정기석(문학평론가)
최태식 시인은 삶 속에 접힌 시간을 펼쳐내면서, 시간 속에서 견디고 있는 '당신'과,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것을 시 속에 머물게 한다. 다만 '당신'이 지금 부재하다면, 현실에서 기억 속 '당신'과 실제 만날 수는 없으니 그 만남은 다분히 마법적인 시의 시간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마법에 걸린 항해사"(「마법에 걸린 항해사」)이고, 어느 기억 세계를 펼쳐내기 위한 여정 중에 있다. 하지만 이 마법적 만남에는 항해의 고단함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그것은 삶을 견디면서 만들어낸 시적 시간이다. 그것은 '나' 이전에 '당신'이 먼저 "모진 시간을/휘어지며 견딘" 덕분이다. "휘어지며 견딘" '당신'이 "굽은 몸으로/백년송이 되"어 준 덕분이다.(「곡선의 미학」). 그 "아픔도 눈이 부"셔서, 이를 "저편으로 떠나보낼 수 없는" 시인은 "기억을 삼키며/계절을 웅크린다"(「명성산 억새」). 그러면 다시 '당신'은 "긴 여행의 활자를 풀어놓"는다(「차茶 우림」).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 각자의 '당신'을 만난다.
'내'가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주어가 되어 '나'와 '당신'을 산다. 시간이 '나'를 끌고 가고 '나'는 접히고 펼쳐지면서, 접힘과 펼침의 삶의 굴곡 속에서, 최태식 시인의 시는 그 견딤을 제 몫으로 두기로 한다. 시는 시간의 무게를 함께 떠안기로 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했듯이 지금의 시-시간도 접혀질 것임을 안다. 지금 시집을 펼친 '당신'이 시로 두터워지는 순간이다. "함께 울어"(「명성산 억새」) 만들어내는 시간의 결정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서, 그리고 우리 각각의 삶이 여기까지 오면서 만난 모든 '당신'의 단독성singularity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우리가 서로의 보편적 '당신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다. 우리는 "개울에 비친 달처럼/병아리 망막에 맺힌 하늘처럼" "구름이 달을 스치듯/쇠백로가 물가를 걷듯" "먹물이 흰 종이에 번지듯//살며시/당신에게" 스며든다(「스며든다는 것」). 우리는 서로 스며들기 위해서, 삶 속에서 서로를 견디고, 굽었을 뿐이다. '당신'의 몸이 굽은 것은 삶을 견뎌온 시간을 안기 위함이다. 그러니 삶 속에 굽어진 시간이 미학을 만든다. 당신은 삶을 어떻게 견뎌왔는가. 우리는 삶을, 서로를, 더 잘 안기 위해 굽었을 뿐이다. 다시, 이 시간 속에서 우리는 장면을 접고 또 펼치며 우리를 공동 창조한다. 때로 비극이고 비애일지라도, 괜찮다. 우리는 시간에 스며든다. 시간이 우리를 언제 펼쳐낼지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안다.
-정기석(문학평론가)
목차
목차
1부 너는 긴 여행의 활자를 풀어놓지
수건 접기/ 망각의 바다/ 마법에 걸린 항해사/ 차茶 우림/ 모자이크 양식/
주장의 안에 산다/ 1,435밀리/ 곡선의 미학/ 갠잔애/ 붉은 달이 피는 손/
여리고 그리운/ 햇볕 굽기/ 해/ 멍에의 방식
2부 미처 풍경이 되지 못한 사물
나를 뭐라 부를까/ 서로가 개밥으로 어두워질 때/ 깡통의 감정/ 퉁소/ 넝쿨 가족/
사비성沙飛城/ 명성산 억새/ 신발이 신발을 밟아도/ 부러진 손/ 판의 명제/
소음의 거처/ 발자국을 지우며/ 뼝창에 피는/ 뒤끝의 말/ 숲 이야기
3부 끝내 다다를 수 없는
가위바위보/ 함수지대/ 아무 일 없는 듯/ 두 몸을 끌어안은 처음/ 펀치볼/
몰려드는 어둠을 태우면/ 사과선/ 에덴의 서쪽/ 눈먼 새/
당신의 동전은 어디에 놓여 있습니까/ 돌지 않는 바퀴/ 그들이 온다/
반가운 소식/ 우아한 코끼리들의 식사/ 커피 벨트
4부 기울어지는 곡선으로 짚어가는 내일
장수풍뎅이/ Ctrl+C & Ctrl+V/ 벽에 놓은 말/ 콜럼버스의 실험/ 노르망디로 가자/
스마트 기차/ 그 겨울을 지나던 우리의 자세/ 눈사태/ 풍경 바꾸기/ 청춘/ 폐사지에서/
네모를 들켰다/ 내 몸에 손대지 말아요/ 스키타이 얼음공주/ 망치고기/ 스며든다는 것
해설 _ 여기 우리가 굽어지는 시-간
정기석(문학평론가)
수건 접기/ 망각의 바다/ 마법에 걸린 항해사/ 차茶 우림/ 모자이크 양식/
주장의 안에 산다/ 1,435밀리/ 곡선의 미학/ 갠잔애/ 붉은 달이 피는 손/
여리고 그리운/ 햇볕 굽기/ 해/ 멍에의 방식
2부 미처 풍경이 되지 못한 사물
나를 뭐라 부를까/ 서로가 개밥으로 어두워질 때/ 깡통의 감정/ 퉁소/ 넝쿨 가족/
사비성沙飛城/ 명성산 억새/ 신발이 신발을 밟아도/ 부러진 손/ 판의 명제/
소음의 거처/ 발자국을 지우며/ 뼝창에 피는/ 뒤끝의 말/ 숲 이야기
3부 끝내 다다를 수 없는
가위바위보/ 함수지대/ 아무 일 없는 듯/ 두 몸을 끌어안은 처음/ 펀치볼/
몰려드는 어둠을 태우면/ 사과선/ 에덴의 서쪽/ 눈먼 새/
당신의 동전은 어디에 놓여 있습니까/ 돌지 않는 바퀴/ 그들이 온다/
반가운 소식/ 우아한 코끼리들의 식사/ 커피 벨트
4부 기울어지는 곡선으로 짚어가는 내일
장수풍뎅이/ Ctrl+C & Ctrl+V/ 벽에 놓은 말/ 콜럼버스의 실험/ 노르망디로 가자/
스마트 기차/ 그 겨울을 지나던 우리의 자세/ 눈사태/ 풍경 바꾸기/ 청춘/ 폐사지에서/
네모를 들켰다/ 내 몸에 손대지 말아요/ 스키타이 얼음공주/ 망치고기/ 스며든다는 것
해설 _ 여기 우리가 굽어지는 시-간
정기석(문학평론가)
저자
저자
최태식
· 정읍 출생
· 창작산맥 신인문학상 수상(2021)
· 한국힐링문학상 수상(2023)
· 중앙일보 시조 백일장 당선(2024)
·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2025)
· 제16회 김우종문학상 수상(2025)
· 희망봉광장 디카시 신인문학상 수상(2025)
· 시집 『아무 일 없는 듯』
· 숲 생태 지도자, 한전 지사장(전)
· 창작산맥 신인문학상 수상(2021)
· 한국힐링문학상 수상(2023)
· 중앙일보 시조 백일장 당선(2024)
·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2025)
· 제16회 김우종문학상 수상(2025)
· 희망봉광장 디카시 신인문학상 수상(2025)
· 시집 『아무 일 없는 듯』
· 숲 생태 지도자, 한전 지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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