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여우가 우는 저녁(걷는사람 시인선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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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여우의 울음이 멎은 자리,
다정한 생의 기척이 피어난다
“사막을 한 삽씩 퍼 올리며 모래 먼지를 만든다
그렇게 나를 평정해 가는 사막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솔 시인의 시집 『사막여우가 우는 저녁』이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거대한 힘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시가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다. 패권의 언어와 독단적인 시선이 만연한 현실 속에서 시인은 오히려 작은 존재와 사소한 사물에 눈을 돌리며, 그 안에서 다정한 관계와 새로운 깨달음을 찾아낸다.
해설을 쓴 유종인 시인은 정솔의 시를 두고 “자아에 갇히지 않고 자기 응시의 정성스러움으로 나아가려는 용기”라고 말한다. 그의 시는 자기중심적인 울타리에서 벗어나 곤충, 식물, 사물 같은 타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자벌레」에서 작은 벌레에게 인품을 평가받는 화자의 모습은 인간이 더 이상 우월한 위치에 서 있을 수 없음을 보여 주며, 「수작」에서 땅콩 세 알이 각기 다른 길을 가는 장면은 생명이 서로의 선택과 만남 속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일깨운다. 정솔의 시선은 거대하고 특별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작고 평범한 존재들의 움직임에서 세계의 진실을 길어 올린다.
이 시집의 또 다른 힘은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데 있다. 버려진 종이컵과 꽃잎을 마주한 「공즉시색 색즉시공」에서 시인은 “입술은 색이고 컵은 공이다”라는 직관을 끌어내며, 고정된 관념을 유연하게 풀어낸다. 덧없는 시간을 사고파는 「시간 마켓」에서는 “갓 구운 빵 냄새, 주말여행, 파도 소리, 자전거 하이킹” 같은 순간들이 새로운 삶의 구성 요소가 되어, 시간조차도 함께 나누고 다시 살아낼 수 있는 대상으로 바뀐다. 이렇게 사소한 사물과 장면 속에서 시인은 삶을 새롭게 조립할 수 있는 힘을 발견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도 정솔의 시는 멈추지 않는다. 「소망」은 죽음을 앞둔 어머니와 아들의 대화를 통해 애틋한 어스름의 시간을 그려내고, 「순수의 기척」에서는 신생아의 웃음을 바라보며 “일생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웃고 싶은데”라는 고백을 들려준다. 웃음을 되찾고자 하는 이 소망은 삶의 무게를 견디는 근원적인 힘으로 이어진다. 시인은 무거운 주제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서 다정한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독자와 나누려 한다.
동시에 그는 오늘의 사회와 생태를 응시한다. 「포노 사피엔스」에서는 스마트폰과 배달 문화에 길든 인간형을 새로운 이름으로 불러내며,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고립과 중독을 드러낸다. 「손」에서는 곶자왈의 덩굴을 가져와 돌보려 하지만 끝내 시들어버리는 순간을 기록하며, 인간의 욕망이 자연과 맺는 불안한 관계를 예리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시집의 「신성리 갈대숲」은 흔들림을 두려움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힘으로 바꾸어내며, 깨어 있는 존재의 태도를 전한다.
『사막여우가 우는 저녁』은 이처럼 작은 곤충과 씨앗, 종이컵과 웃음, 갈대숲과 덩굴에 이르기까지 시인의 눈길이 닿는 모든 것들을 새로운 빛으로 되살려낸다. 거대한 패권의 논리를 거부하고, 미세하고 사소한 것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에게 잊고 있던 감각을 다시 불러낸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울림 속에서, 정솔의 시는 독자에게 서로를 바라보고 함께 살아갈 힘을 건네며, 일상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다정한 생의 기척이 피어난다
“사막을 한 삽씩 퍼 올리며 모래 먼지를 만든다
그렇게 나를 평정해 가는 사막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솔 시인의 시집 『사막여우가 우는 저녁』이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거대한 힘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시가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다. 패권의 언어와 독단적인 시선이 만연한 현실 속에서 시인은 오히려 작은 존재와 사소한 사물에 눈을 돌리며, 그 안에서 다정한 관계와 새로운 깨달음을 찾아낸다.
해설을 쓴 유종인 시인은 정솔의 시를 두고 “자아에 갇히지 않고 자기 응시의 정성스러움으로 나아가려는 용기”라고 말한다. 그의 시는 자기중심적인 울타리에서 벗어나 곤충, 식물, 사물 같은 타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자벌레」에서 작은 벌레에게 인품을 평가받는 화자의 모습은 인간이 더 이상 우월한 위치에 서 있을 수 없음을 보여 주며, 「수작」에서 땅콩 세 알이 각기 다른 길을 가는 장면은 생명이 서로의 선택과 만남 속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일깨운다. 정솔의 시선은 거대하고 특별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작고 평범한 존재들의 움직임에서 세계의 진실을 길어 올린다.
이 시집의 또 다른 힘은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데 있다. 버려진 종이컵과 꽃잎을 마주한 「공즉시색 색즉시공」에서 시인은 “입술은 색이고 컵은 공이다”라는 직관을 끌어내며, 고정된 관념을 유연하게 풀어낸다. 덧없는 시간을 사고파는 「시간 마켓」에서는 “갓 구운 빵 냄새, 주말여행, 파도 소리, 자전거 하이킹” 같은 순간들이 새로운 삶의 구성 요소가 되어, 시간조차도 함께 나누고 다시 살아낼 수 있는 대상으로 바뀐다. 이렇게 사소한 사물과 장면 속에서 시인은 삶을 새롭게 조립할 수 있는 힘을 발견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도 정솔의 시는 멈추지 않는다. 「소망」은 죽음을 앞둔 어머니와 아들의 대화를 통해 애틋한 어스름의 시간을 그려내고, 「순수의 기척」에서는 신생아의 웃음을 바라보며 “일생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웃고 싶은데”라는 고백을 들려준다. 웃음을 되찾고자 하는 이 소망은 삶의 무게를 견디는 근원적인 힘으로 이어진다. 시인은 무거운 주제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서 다정한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독자와 나누려 한다.
동시에 그는 오늘의 사회와 생태를 응시한다. 「포노 사피엔스」에서는 스마트폰과 배달 문화에 길든 인간형을 새로운 이름으로 불러내며,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고립과 중독을 드러낸다. 「손」에서는 곶자왈의 덩굴을 가져와 돌보려 하지만 끝내 시들어버리는 순간을 기록하며, 인간의 욕망이 자연과 맺는 불안한 관계를 예리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시집의 「신성리 갈대숲」은 흔들림을 두려움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힘으로 바꾸어내며, 깨어 있는 존재의 태도를 전한다.
『사막여우가 우는 저녁』은 이처럼 작은 곤충과 씨앗, 종이컵과 웃음, 갈대숲과 덩굴에 이르기까지 시인의 눈길이 닿는 모든 것들을 새로운 빛으로 되살려낸다. 거대한 패권의 논리를 거부하고, 미세하고 사소한 것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에게 잊고 있던 감각을 다시 불러낸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울림 속에서, 정솔의 시는 독자에게 서로를 바라보고 함께 살아갈 힘을 건네며, 일상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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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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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1부 턱에 끈을 단단히 묶었는데도
선물
시간마켓
yes
통과신호
꽝꽝나무
삼촌 신발
자벌레
수작
손 없는 날
수심
슬하
압정
물딱지
아래 下
2부 게발선인장처럼 매달려 있다
공즉시색 색즉시공
고비사막
취준생
물수제비
말
피차
소망
꿈
암만
재물선
부탁
파스
자네 의자
와 봐
3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웃고 싶은데
지지
무죄
빗금
탈
순수의 기척
나무 침대
주변인
포노 사피엔스
사막 읽는 법
서바이벌리즘
삼나무
다리
야옹!
말풍선
4부 오늘도 나는 세상 간 보는 일로
신성리 갈대숲
빨래
흡연 구역
훨훨
변심
일곱 색깔 무지개
유죄
간
반려 봉투
궁리
가위 사용법
운
손
접속
해설
상호주의적 인간미와 심미적 각성의 의미
-유종인(시인)
선물
시간마켓
yes
통과신호
꽝꽝나무
삼촌 신발
자벌레
수작
손 없는 날
수심
슬하
압정
물딱지
아래 下
2부 게발선인장처럼 매달려 있다
공즉시색 색즉시공
고비사막
취준생
물수제비
말
피차
소망
꿈
암만
재물선
부탁
파스
자네 의자
와 봐
3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웃고 싶은데
지지
무죄
빗금
탈
순수의 기척
나무 침대
주변인
포노 사피엔스
사막 읽는 법
서바이벌리즘
삼나무
다리
야옹!
말풍선
4부 오늘도 나는 세상 간 보는 일로
신성리 갈대숲
빨래
흡연 구역
훨훨
변심
일곱 색깔 무지개
유죄
간
반려 봉투
궁리
가위 사용법
운
손
접속
해설
상호주의적 인간미와 심미적 각성의 의미
-유종인(시인)
저자
저자
정솔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2015년 《문학과 창작》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새를 데려오는 일』이 있으며 2025 충북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을 수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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