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웨터를 입고 여름으로 가면(걷는사람 시인선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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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으로 얼어 죽은 내가
8월의 햇살 아래 녹는다"
평범한 하루의 균열 속에서
사물이 몸에 새긴 계절의 감각들
박영선 시인이 2020년 등단 이후 두 번째 시집 『겨울 스웨터를 입고 여름으로 가면』을 걷는사람 시인선 163번으로 선보인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당신이, 나를/조금 느끼길 바랄 뿐이다"라고 썼다. 기원을 실체화하려는 듯 자신을 활짝 열어 보인다. "고등어구이 따위를 가지고 맹세를 하는(포인트)"가 하면, 아름답다는 말이 형용사인지 추상 명사인지를 놓고 밤을 새우"(붉은 냅킨)고, "비염을 고치려다/미각을 잃어버린(닭치고, 가족이야)"다. 시들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계절이 있고 사물이 있다. 바로 그것들이 태어나고 소멸하는 지점에서 함께 맺히고 열린다. 상실이 이루어진 자리에 누구보다 오래 서서 흔적을 응시한다. 동시에 신심의 어떤 것도 잃지 않고 온전히 감내하며 같은 통점을 공유할 뿐이다. 골목이 붉어질 대로 붉어져도 기어이 "신들이 사랑하기 적당한 때(피장파장)"을 건져 내듯 말이다.
시인의 문법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삶의 쪽으로 가자고 제안하거나 죽겠다고 선언하지 않는다. "살아 있기와 죽어 있기를 반복하며/그래도 사 분의 일쯤은 살아서 아침을 맞(가로등)"는다. 지난 다음에야 망고였던 시간을 어루만지는 데다, 누군가의 흰색 사멸을 하염없이 말하는데도, 슬퍼하기보다는 다만 잘 보내는 법을 안다. "잠에는 중력이 없어서 넘어지지 않는다(피켓 같은 잠)"라는 말은 시인이 생의 속성을 계절과 함께 생동하도록 만드는 법을 알고 있음을 뜻한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려면/다시 허물어지는 담장이 있어야(브레이크 타임)" 함을 충분히 안다. 그의 활자를 더듬다 보면 어떤 때를 붙잡거나 되돌리지 않아도 회귀하는 경험이 자연스러워진다. 상실을 감내하고 다음 시절로 넘어갈 용기를 얻는다. 두 계절을 잇는 지금, 책장을 들추자 지난여름과 함께 어디선가 어김없이 초판본 노을 향이 난다.
8월의 햇살 아래 녹는다"
평범한 하루의 균열 속에서
사물이 몸에 새긴 계절의 감각들
박영선 시인이 2020년 등단 이후 두 번째 시집 『겨울 스웨터를 입고 여름으로 가면』을 걷는사람 시인선 163번으로 선보인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당신이, 나를/조금 느끼길 바랄 뿐이다"라고 썼다. 기원을 실체화하려는 듯 자신을 활짝 열어 보인다. "고등어구이 따위를 가지고 맹세를 하는(포인트)"가 하면, 아름답다는 말이 형용사인지 추상 명사인지를 놓고 밤을 새우"(붉은 냅킨)고, "비염을 고치려다/미각을 잃어버린(닭치고, 가족이야)"다. 시들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계절이 있고 사물이 있다. 바로 그것들이 태어나고 소멸하는 지점에서 함께 맺히고 열린다. 상실이 이루어진 자리에 누구보다 오래 서서 흔적을 응시한다. 동시에 신심의 어떤 것도 잃지 않고 온전히 감내하며 같은 통점을 공유할 뿐이다. 골목이 붉어질 대로 붉어져도 기어이 "신들이 사랑하기 적당한 때(피장파장)"을 건져 내듯 말이다.
시인의 문법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삶의 쪽으로 가자고 제안하거나 죽겠다고 선언하지 않는다. "살아 있기와 죽어 있기를 반복하며/그래도 사 분의 일쯤은 살아서 아침을 맞(가로등)"는다. 지난 다음에야 망고였던 시간을 어루만지는 데다, 누군가의 흰색 사멸을 하염없이 말하는데도, 슬퍼하기보다는 다만 잘 보내는 법을 안다. "잠에는 중력이 없어서 넘어지지 않는다(피켓 같은 잠)"라는 말은 시인이 생의 속성을 계절과 함께 생동하도록 만드는 법을 알고 있음을 뜻한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려면/다시 허물어지는 담장이 있어야(브레이크 타임)" 함을 충분히 안다. 그의 활자를 더듬다 보면 어떤 때를 붙잡거나 되돌리지 않아도 회귀하는 경험이 자연스러워진다. 상실을 감내하고 다음 시절로 넘어갈 용기를 얻는다. 두 계절을 잇는 지금, 책장을 들추자 지난여름과 함께 어디선가 어김없이 초판본 노을 향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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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목차
목차
1부 오늘은 누가 되어 볼까
포인트
짜장면과 생양파와 비에 젖은 멸치와
어둠이 거미줄에 걸리는 시간
카푸치노
서양식 이름을 주세요
붉은 냅킨
자주 체하는 언니에게
정육점 옆 한의원
성에
버스
엘리베이터
닭치고, 가족이야
촉법, 봄
간수
2부 우리는 오래도록 서 있겠다
피장파장
무릎을 펴다
가로등
심부름 가는 길
집
죽은 과일을 만지는 시간
구룡령
쿠키 영상
하염
화가의 방
산책을 위한 텍스트
밟으면 꿈틀해요
부고
제주에는 바다가 살지 않는다
3부 겨울 스웨터를 입고 여름으로 가면
스웨터
싸움의 시작
왼손잡이
부캐 전성시대
구작 영화
피켓 같은 잠
배달 사고
개미와의 산책
불안한 마르틴 발저 씨
몽골몽골
허물어지는
혹시
풍경화
수면양말
4부 과수원에서 나오는 법을 잊은 것처럼
녹음
전쟁
오래 서 있는 저녁
도망쳐
옥상에서
위장 전입
브레이크 타임
초판본 노을 팝니다
마지막 개그
시계가 있는 과일가게
합장
누구
겨울 생
유전
해설
익숙한 하루를 고장 내는 말들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포인트
짜장면과 생양파와 비에 젖은 멸치와
어둠이 거미줄에 걸리는 시간
카푸치노
서양식 이름을 주세요
붉은 냅킨
자주 체하는 언니에게
정육점 옆 한의원
성에
버스
엘리베이터
닭치고, 가족이야
촉법, 봄
간수
2부 우리는 오래도록 서 있겠다
피장파장
무릎을 펴다
가로등
심부름 가는 길
집
죽은 과일을 만지는 시간
구룡령
쿠키 영상
하염
화가의 방
산책을 위한 텍스트
밟으면 꿈틀해요
부고
제주에는 바다가 살지 않는다
3부 겨울 스웨터를 입고 여름으로 가면
스웨터
싸움의 시작
왼손잡이
부캐 전성시대
구작 영화
피켓 같은 잠
배달 사고
개미와의 산책
불안한 마르틴 발저 씨
몽골몽골
허물어지는
혹시
풍경화
수면양말
4부 과수원에서 나오는 법을 잊은 것처럼
녹음
전쟁
오래 서 있는 저녁
도망쳐
옥상에서
위장 전입
브레이크 타임
초판본 노을 팝니다
마지막 개그
시계가 있는 과일가게
합장
누구
겨울 생
유전
해설
익숙한 하루를 고장 내는 말들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저자
저자
박영선 경기 남양주에서 태어나 2020년 《발견》으로 등단했다. 2022년 시집 『여기 잠깐만 앉았다 가면 안 돼요』를 냈다. 〈화성작가회의〉 회원이자 〈해시〉 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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