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파시스트(Philos 57)
히틀러를 추종하며 백악관을 탈취하려 한 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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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웅 서사 이면에 감춰진 충격적 진실
미국이 숨기고 지운 내부 파시즘 세력의 역사
애국자를 자처하던 그들은 어떻게 국가의 적이 되었나
미국이라는 나라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유민주주의의 보루'일 것이다. 건국 이념부터 20세기 초반에 일어난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냉전체제에 공산주의에 맞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수호해 낸 '자유의 수호자'가 미국에 대한 기본적인 이미지다. 하지만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점거나 최근의 반인권·반민주적 행보를 보면 과연 우리가 알던 미국의 모습이 맞는지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실 갑자기 등장한 변화가 아니다. 제2차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 미국 내부에도 파시즘을 지지하고 민주주의 정부를 전복하려던 거대한 세력이 존재했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진보 정치 평론가인 레이철 매도의 『아메리칸 파시스트』는 1930년대와 1940년대 미국 내에서 활동한 극우 파시즘 세력의 실체를 파헤치고 정치계와 경제계에 뻗어 있던 그들의 비밀 네트워크를 폭로한다. 저자는 흔히 소수의 미치광이가 벌인 일로 치부할 만한 이 사건에 사실은 미국 현직 국회의원 등 강력한 정치 권력자들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발한다.
당시 미국의 극우 세력은 주류 사회 곳곳에 형성된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내에 파시즘에 동조하는 세력을 키워 나갔다. 나아가 1940년대 들어서는 무장봉기를 일으켜 정부를 전복하고 미국에 파시즘 국가를 세우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은 파시스트 단체 내부에 잠입해 그 실체를 파헤친 언론인, 거대한 세력에 맞서 싸운 공무원, 그리고 평범한 시민 들의 영웅적인 노력 덕에 다행히 무위에 그쳤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저널리스트 특유의 날카로운 감각을 바탕으로 미국 내에서 자생한 파시즘 세력의 역사를 추적하고, 그들을 무력화한 진정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오늘날 되풀이되는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시민들의 조직화된 힘만이 희망을 줄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민주주의를 잠식하기 위해, 쿠데타를 벌이기 위해, 전국에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의원들의 도움과 방조를 얻고서 무장 행동으로 선거판을 뒤집어엎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이 모든 행동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졌다고 생각하기에 너무나 끔찍하지만 결코 처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이 싸움에는 명백히 전조(prequel)가 있다.
- 『아메리칸 파시스트』 서문
미국이 숨기고 지운 내부 파시즘 세력의 역사
애국자를 자처하던 그들은 어떻게 국가의 적이 되었나
미국이라는 나라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유민주주의의 보루'일 것이다. 건국 이념부터 20세기 초반에 일어난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냉전체제에 공산주의에 맞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수호해 낸 '자유의 수호자'가 미국에 대한 기본적인 이미지다. 하지만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점거나 최근의 반인권·반민주적 행보를 보면 과연 우리가 알던 미국의 모습이 맞는지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실 갑자기 등장한 변화가 아니다. 제2차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 미국 내부에도 파시즘을 지지하고 민주주의 정부를 전복하려던 거대한 세력이 존재했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진보 정치 평론가인 레이철 매도의 『아메리칸 파시스트』는 1930년대와 1940년대 미국 내에서 활동한 극우 파시즘 세력의 실체를 파헤치고 정치계와 경제계에 뻗어 있던 그들의 비밀 네트워크를 폭로한다. 저자는 흔히 소수의 미치광이가 벌인 일로 치부할 만한 이 사건에 사실은 미국 현직 국회의원 등 강력한 정치 권력자들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발한다.
당시 미국의 극우 세력은 주류 사회 곳곳에 형성된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내에 파시즘에 동조하는 세력을 키워 나갔다. 나아가 1940년대 들어서는 무장봉기를 일으켜 정부를 전복하고 미국에 파시즘 국가를 세우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은 파시스트 단체 내부에 잠입해 그 실체를 파헤친 언론인, 거대한 세력에 맞서 싸운 공무원, 그리고 평범한 시민 들의 영웅적인 노력 덕에 다행히 무위에 그쳤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저널리스트 특유의 날카로운 감각을 바탕으로 미국 내에서 자생한 파시즘 세력의 역사를 추적하고, 그들을 무력화한 진정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오늘날 되풀이되는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시민들의 조직화된 힘만이 희망을 줄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민주주의를 잠식하기 위해, 쿠데타를 벌이기 위해, 전국에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의원들의 도움과 방조를 얻고서 무장 행동으로 선거판을 뒤집어엎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이 모든 행동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졌다고 생각하기에 너무나 끔찍하지만 결코 처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이 싸움에는 명백히 전조(prequel)가 있다.
- 『아메리칸 파시스트』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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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
"미국은 왜 저러는 거예요?"
미국사 전문가로서 요즘 내가 가장 자주 듣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책 단 한 권을 추천한다면 단연 『아메리칸 파시스트』를 꼽겠다.
- 김일년(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 조교수,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역사학 박사)
100년 전 미국 한복판에서 자생했던 파시스트들과 나치 추종 세력들의
내란 공모 시나리오를 집요하고도 유의미하게 추적한다.
- 전범선(가수, 밴드 양반들 리더, 옥스퍼드대학교 역사학 석사)
"목표는 미국 정부 전복!"
역사 속으로 숨어 버린 미국 사회 속 파시스트들을 폭로하다
위태로운 현대 민주주의를 향한 강력한 경고
잔혹하게 되풀이되는 미국 극우의 역사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이 프라우드보이즈와 오스키퍼스 등을 중심으로 한 민병대에 의해 점거되었다.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부정한 이들은 '미국을 구하라'라는 구호 아래 총과 칼을 비롯한 무기를 들고 국회의사당을 장악했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진보 정치 평론가인 레이철 매도는 현대 미국 극우 정치 세력의 등장이 제2차세계대전 시기 미국 정부를 전복하려 한 친나치 세력의 행태와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 있다고 지적한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는 반유대주의와 파시즘을 앞세우며 국가 전복을 꿈꾼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민간에서 혹은 경제계와 정치권 곳곳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면서 미국 정부가 외국의 정치에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고립주의 노선을 추구했다. 동시에 이들은 '순수하고 충성스러운' 백인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폭력적 수단도 불사했다.
이들은 미국 내에서 히틀러와 나치를 추종할 뿐 아니라 실제로 독일로 건너가 히틀러를 만나 나치의 지령을 받아 오기도 했다. 작가와 건축가, 반유대주의 선동에 앞장선 가톨릭 사제, 독재 권력을 직접 실현한 루이지애나 주지사, 스스로 미국의 히틀러가 되려 한 정치인, 반유대주의 활동에 자금을 대준 기업가에 이르기까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그들은 미국의 해외 참전에 반대하며 미국이 나치 등 추축국의 편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주의적 제도를 약화하고 극단적 반유대주의를 조장하며 기존 정치 체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자 했다. 궁극적 목표는 미국 정부를 전복하고 권위주의 통치 체제를 수립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단순히 망상에 빠진 폭력주의자가 아니었다. 미국 주류 사회 곳곳에 형성해 놓은 자신들의 네크워크를 활용해 구체적으로 국가 전복 계획을 세웠다. 이들의 계획은 1940년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재선 이후 수백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무장 봉기를 일으켜 정부를 무력으로 접수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연방 무기고에서 무기를 훔치고 총기 수천 정을 구입했으며 사제 폭탄을 제조해 비축하기도 했다.
『아메리칸 파시스트』는 이처럼 제2차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에 미국 내에서 활동한 극우 파시즘 세력의 실체를 파헤치고 정치계와 경제계에 뻗어 있던 그들의 비밀 네트워크를 폭로한다. 그리고 그에 맞서 싸운 소수의 헌신적인 공무원과 언론인, 시민 들의 투쟁을 소개한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역사 속으로 뻗어나간 극우 세력과 그들이 품고 있는 미국식 파시즘을 생생하게 추적한 이 책은 위태로운 민주주의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경고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미국에도 히틀러가 필요하다"
자동차 왕부터 스타 건축가까지
1930년대 친나치 인맥 지도
1918년 포드모터스의 회장 헨리 포드는 《디어본 인디펜던트》라는 신문사를 인수한다. 포드는 자신의 자동차 영업망을 활용해 신문을 배포했고 고객에게 판매한 자동차 앞좌석에도 이 신문을 꽂아 놓았다. 신문에는 반유대주의를 부르짖는 기사가 실렸다. 포드는 "뉴욕 유대인", 특히 "월스트리트 유대인"에 분개했다. 유대인이 미국의 영화와 음악, 야구를 망쳤으며 시장 질서를 파괴하고 유럽에서 전쟁을 일으켰다는 주장이었다. "어떤 나라에 뭔가 문제가 터지면 항상 유대인들이 뭔가 책동을 부리고 있다." 헨리 포드는 말했다.
포드의 반유대주의는 그저 한 기업가의 성향에만 그치지 않았다. 독일 나치당 본부를 방문한 기자에 따르면 히틀러의 책상 뒷벽에 포드의 커다란 초상화 액자가 걸려 있기도 했다. 히틀러는 인터뷰에서 "헨리 포드를 영감의 원천으로" 여긴다고도 밝혔다.
1900년대 초반 반유대주의는 특정 외국인에 대한 정서적 혐오에 멈추지 않았다. 작가 조지 실버스터 비어렉은 발간한 잡지 《아메리칸 위클리》는 독일 정부의 자금을 받아 발행한 것이었다. 그는 마침내 히틀러를 만난 뒤 "마력이 깃든 푸른 눈"을 가진 이 사람에 대항하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1940년대가 되자 미국 내 나치 프로파간다를 총괄하는 자리에까지 올랐다.
미국 모더니즘 건축의 대가이자 코네티컷의 글래스하우스를 설계한 필립 존슨은 1930년대에 노골적으로 히틀러를 찬양하며 미국에도 히틀러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1935년에는 미국에서 독재 정치를 실험한 루이지애나 주지사 휴이 롱을 찾아가 그의 선택을 받고자 했으나 휴이 롱이 암살당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듬해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라디오 신부' 찰스 코플린을 위해 무대를 설계하는 등의 일을 거들었다.
휴이 롱 주지사는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롱은 "히틀러보다 똑똑"하고 "전국적인 파시즘 지도자에 가장 근접한 최상의 인물"이라는 평을 받으며 뛰어난 연설 실력을 바탕으로 청중을 휘어잡았고 헌법의 틀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주방위군을 이끌고 실제로 뉴올리언스에 군사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그의 삶을 다룬 전기의 부제는 "미국식 독재 연습"이었다. 휴이 롱의 독재 실험은 1936년 피살로 끝을 맺었는데 당시 신문들은 그가 "민주주의의 본절적 취약성"을 드러냈으며 "히틀러를 복제"했다고 평가했다.
『아메리칸 파시스트』에는 이처럼 1900년대 초반 미국 내부에서 싹트고 있던 파시즘 세력의 기원을 추적한다. 이들 외에도 가톨릭 사제 신분으로 정당을 만들며 "가장 역동적인 포퓰리스트"라는 평가를 받은 찰스 코플린, 하버드를 졸업하고 국무부 외교관으로 일한 로런드 데니스, 예수 그리스도와 여러 번 만났다고 말하며 스스로 미국의 히틀러가 되려고 한 윌리엄 더들리 펠리, 일루미나티나 신세계질서 등의 음모론을 꾸며 낸 레슬리 프라이 등 미국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극우 파시즘의 역사를 살핀다. 이들은 극단적 반유대주의와 반공산주의를 주장하며 미국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균열을 일으켰다.
미국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 "하일 히틀러"
총기와 폭탄을 비축하며 무장 봉기를 준비한 이들의 정체
미국의 파시즘 세력은 1939년 제2차세계대전을 전후해 전보다 더 노골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미국은 미국인들에게, 유럽은 유럽인들에게"라는 히틀러의 구호를 퍼뜨리며 미국이 유럽의 전쟁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고립주의 노선을 강조했다.
조지 비어렉의 노력은 마침내 어니스트 런딘이라는 협력자를 만들어 냈다.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인 그는 비어렉이 미국의 정치권에 처음으로 심은 협력자가 되었다. 런딘은 1917년 하원의원 시절부터 친독일 반개입주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 정치인이다. 1940년에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제2차세계대전 참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방해했다. 미국의 징병제가 노예제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한 그는 영국 민주주의와 독일 민주주의 사이에 아무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어렉의 공작은 계속되었다. 비어렉은 국회의원들의 무료우편 발송 특권을 이용해 나치 선전물을 미국 각 가정에 발송했다. 즉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나치 선전물을 받아 본 것이다. 비어렉은 런딘 외에도 상원과 하원에 해밀턴 피시(뉴욕)나 로버트 라이트 레이놀즈(노스캐롤라이나)를 같은 고립주의자 의원을 다수 거느리고 그들을 이용해 나치의 선전 활동을 펼쳤다.
한편 미국민족주의자연맹을 창설한 조지 데더리지, 준군사조직인 은색셔츠단을 설립한 윌리엄 더들리 펠리, 미국백인수호대를 조직한 헨리 앨런, 코플린 신부의 창과도 같은 기독교전선 같은 단체가 있었다. 심지어 독일계미국인연맹이라는 단체는 뉴저지 북부에 히틀러청소년캠프를 열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1만 명이 넘은 군중과 수많은 청소년이 스와스티카 깃발을 내걸고 독일 군복을 입은 채 "하일 히틀러" 경례를 하며 독일에 대한 충성을 서약했다.
1939년 가을에는 존 캐시디라는 브루클린 출신 젊은이가 기독교전선 수장으로 임명된다. 몇 해 전 FBI 특수요원에 지원한 적도 있던 그는 코플린 신부를 만난 뒤 누구보다 앞장서서 '십자군전쟁'에 몰두한다. 이제 기독교전선의 수장이 된 캐시디는 단순히 홍보와 집회 활동에 머물지 않고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이들은 두 가지 전략을 세웠다. 공산주의 세력 혹은 유대인 단체를 자극해 소요를 유발하고 그에 개입해 정부를 장악하는 것이 첫째 전략이었다. 또 다른 전략은 직접적으로 의원 암살, 유대인 사업체 폭파 등을 벌이는 등 무장봉기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작은 총통' 캐시디는 기독교전선의 조직력을 활용해 총기를 구입하고 탄약을 확보했으며 연방 군대의 무기고에서 무기를 빼돌리거나 사제 폭탄을 제조해 비축하기 시작했다.
1944년 미국을 뒤흔든 파시스트 재판은 왜 좌절되었나
정의가 패배하고 음모가 승리한 순간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기록
기독교전선의 무장봉기 모의는 다행히 실행 전에 발각돼 관련자들은 FBI에 체포되었다. 미국 내 파시즘 세력의 준동을 관심 있게 지켜본 언론인과 활동가 들은 그들의 음모를 추적하고 폭로했다. 미국 정부기관 역시 이들의 배후를 밝혀내고 사법의 판결대 위에 올렸다. 1941년 미국 법무부는 마침내 핵심 인사들을 식별하고 그들의 배후 수십 명을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이로써 1944년 미국 사상 최대 규모의 반역 재판이 열렸다. 하지만 피고인들의 극심한 재판 방해와 난동으로 법정은 난장판이 되었다. 미국 국체를 전복하려던 이들은 소수의 비주류 세력이 아니었다. 이들은 실제로 윌리엄 '와일드 빌' 랭어, 버튼 휠러(트루먼 대통령의 오랜 친구)처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부 선출직 공무원들과 대거 연루돼 있었다. 이들은 법 집행을 방해하며 시스템을 조롱하고 무력화했다.
반역재판 피고인들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거나(재판 날짜를 잘못 알았다고 했지만 캐나다 국경 부근에서 발견되었다) 배심원의 자격을 시비에 붙여 배심원단 구성에만 한 달이 걸리도록 유도했다. 증인 선정뿐 아니라 검사와 판사에 대한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재판을 연기하라고도 요청했다. 1944년 5월 첫 재판이 열렸을 때 이들은 법정 내에서 난동을 부리며 재판 자체를 방해했다. 이후 위와 같은 과정이 계속 반복되었다. 심지어 판사가 난동을 피해 피신하기도 하는 등 재판은 엉망이 되었다.
그러던 1944년 11월, 재판을 마친 어느 날 밤 담당 판사인 아이허 판사가 사망했다. 향년 65세, 사인은 심장마비. 법무부 장관은 재판 속개와 관련된 결정을 미뤘다. 이 사건을 그만두려 한 듯이 보였다. 그렇게 두 해가 지나 1946년 10월 24일,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오랜 친구인 버튼 휠러 상원의원과 네 시간에 걸쳐 회의를 했다. 이튿날인 25일, 법무부는 수년 동안 반역 피고인을 추적하고 전후 독일에 건너가 3만 건 이상의 관련 자료까지 확보한 담당 검사를 해임했다. FBI 요원이 어느 날 자정이 넘은 시간 공항에서 검사에게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당시 검사는 휴가 중이었다.
"증거는 명백했지만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처벌 없는 역사의 비극
2021년 의사당 폭동으로 되살아나다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국가 반역 사건에서 결국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재판이 흐지부지 사라진 것도 전례 없었다. 담당 검사 존 로지는 자신의 수사 기록을 모아 공식 보고서를 작성했다. 독일 전범들을 심문해 미국 의원 24명이 나치 전복 음모에 가담했다는 명백한 증거도 제시했다. 그러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전면 은폐했다. 내란에 가담한 인사들에 대해서도 어떠한 처분도 내리지 않았다.
나치를 추동하고 미국을 파시즘 국가로 만들기 위해 국가 전복을 기도한 이들은 아무런 법적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천수를 누렸다. 필립 존슨은 세계적 건축가로 화려하게 살았고 해외 비밀 계좌에 1500만 달러를 숨겨 놓은 찰스 코플린 신부는 여러 주에 다주택을 보유한 부자로 살다 죽었다. '작은 총통' 존 캐시디는 평범한 회계사로 살아갔으며 말년에 변호사 자격증도 되찾았다. 이들 외에도 나치를 추종한 이들은 반공주의의 그늘에 숨어 무탈히 삶을 마감했다.
1940년대의 허위 정보 살포, 의사당 폭동과 유사한 준군사 조직의 움직임, 선거 결과 및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불신 조장은 오늘날 현대 미국 정치에서 벌어지는 극단적 분열 및 권위주의의 부상과 놀랍도록 똑같다. 저자인 레이철 매도는 과거의 군인·경찰 대상 민병대 모집 방식, 민주주의 시스템 파괴 시도 등이 현대 미국의 오스키퍼스나 프라우드보이스 같은 극우 세력의 행태와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시스템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언론인, 검사, 평범한 시민 들의 영웅적 노력을 통해 오늘날의 위기를 극복할 단서와 희망을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소개된 어두운 역사는 절망만 주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과거에 파시즘을 이겨냈듯 현재 마주한 위기에도 지혜롭게 승리할 수 있다"라는 강력한 위로와 시사점을 준다.
"미국은 왜 저러는 거예요?"
미국사 전문가로서 요즘 내가 가장 자주 듣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책 단 한 권을 추천한다면 단연 『아메리칸 파시스트』를 꼽겠다.
- 김일년(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 조교수,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역사학 박사)
100년 전 미국 한복판에서 자생했던 파시스트들과 나치 추종 세력들의
내란 공모 시나리오를 집요하고도 유의미하게 추적한다.
- 전범선(가수, 밴드 양반들 리더, 옥스퍼드대학교 역사학 석사)
"목표는 미국 정부 전복!"
역사 속으로 숨어 버린 미국 사회 속 파시스트들을 폭로하다
위태로운 현대 민주주의를 향한 강력한 경고
잔혹하게 되풀이되는 미국 극우의 역사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이 프라우드보이즈와 오스키퍼스 등을 중심으로 한 민병대에 의해 점거되었다.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부정한 이들은 '미국을 구하라'라는 구호 아래 총과 칼을 비롯한 무기를 들고 국회의사당을 장악했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진보 정치 평론가인 레이철 매도는 현대 미국 극우 정치 세력의 등장이 제2차세계대전 시기 미국 정부를 전복하려 한 친나치 세력의 행태와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 있다고 지적한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는 반유대주의와 파시즘을 앞세우며 국가 전복을 꿈꾼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민간에서 혹은 경제계와 정치권 곳곳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면서 미국 정부가 외국의 정치에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고립주의 노선을 추구했다. 동시에 이들은 '순수하고 충성스러운' 백인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폭력적 수단도 불사했다.
이들은 미국 내에서 히틀러와 나치를 추종할 뿐 아니라 실제로 독일로 건너가 히틀러를 만나 나치의 지령을 받아 오기도 했다. 작가와 건축가, 반유대주의 선동에 앞장선 가톨릭 사제, 독재 권력을 직접 실현한 루이지애나 주지사, 스스로 미국의 히틀러가 되려 한 정치인, 반유대주의 활동에 자금을 대준 기업가에 이르기까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그들은 미국의 해외 참전에 반대하며 미국이 나치 등 추축국의 편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주의적 제도를 약화하고 극단적 반유대주의를 조장하며 기존 정치 체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자 했다. 궁극적 목표는 미국 정부를 전복하고 권위주의 통치 체제를 수립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단순히 망상에 빠진 폭력주의자가 아니었다. 미국 주류 사회 곳곳에 형성해 놓은 자신들의 네크워크를 활용해 구체적으로 국가 전복 계획을 세웠다. 이들의 계획은 1940년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재선 이후 수백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무장 봉기를 일으켜 정부를 무력으로 접수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연방 무기고에서 무기를 훔치고 총기 수천 정을 구입했으며 사제 폭탄을 제조해 비축하기도 했다.
『아메리칸 파시스트』는 이처럼 제2차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에 미국 내에서 활동한 극우 파시즘 세력의 실체를 파헤치고 정치계와 경제계에 뻗어 있던 그들의 비밀 네트워크를 폭로한다. 그리고 그에 맞서 싸운 소수의 헌신적인 공무원과 언론인, 시민 들의 투쟁을 소개한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역사 속으로 뻗어나간 극우 세력과 그들이 품고 있는 미국식 파시즘을 생생하게 추적한 이 책은 위태로운 민주주의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경고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미국에도 히틀러가 필요하다"
자동차 왕부터 스타 건축가까지
1930년대 친나치 인맥 지도
1918년 포드모터스의 회장 헨리 포드는 《디어본 인디펜던트》라는 신문사를 인수한다. 포드는 자신의 자동차 영업망을 활용해 신문을 배포했고 고객에게 판매한 자동차 앞좌석에도 이 신문을 꽂아 놓았다. 신문에는 반유대주의를 부르짖는 기사가 실렸다. 포드는 "뉴욕 유대인", 특히 "월스트리트 유대인"에 분개했다. 유대인이 미국의 영화와 음악, 야구를 망쳤으며 시장 질서를 파괴하고 유럽에서 전쟁을 일으켰다는 주장이었다. "어떤 나라에 뭔가 문제가 터지면 항상 유대인들이 뭔가 책동을 부리고 있다." 헨리 포드는 말했다.
포드의 반유대주의는 그저 한 기업가의 성향에만 그치지 않았다. 독일 나치당 본부를 방문한 기자에 따르면 히틀러의 책상 뒷벽에 포드의 커다란 초상화 액자가 걸려 있기도 했다. 히틀러는 인터뷰에서 "헨리 포드를 영감의 원천으로" 여긴다고도 밝혔다.
1900년대 초반 반유대주의는 특정 외국인에 대한 정서적 혐오에 멈추지 않았다. 작가 조지 실버스터 비어렉은 발간한 잡지 《아메리칸 위클리》는 독일 정부의 자금을 받아 발행한 것이었다. 그는 마침내 히틀러를 만난 뒤 "마력이 깃든 푸른 눈"을 가진 이 사람에 대항하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1940년대가 되자 미국 내 나치 프로파간다를 총괄하는 자리에까지 올랐다.
미국 모더니즘 건축의 대가이자 코네티컷의 글래스하우스를 설계한 필립 존슨은 1930년대에 노골적으로 히틀러를 찬양하며 미국에도 히틀러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1935년에는 미국에서 독재 정치를 실험한 루이지애나 주지사 휴이 롱을 찾아가 그의 선택을 받고자 했으나 휴이 롱이 암살당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듬해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라디오 신부' 찰스 코플린을 위해 무대를 설계하는 등의 일을 거들었다.
휴이 롱 주지사는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롱은 "히틀러보다 똑똑"하고 "전국적인 파시즘 지도자에 가장 근접한 최상의 인물"이라는 평을 받으며 뛰어난 연설 실력을 바탕으로 청중을 휘어잡았고 헌법의 틀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주방위군을 이끌고 실제로 뉴올리언스에 군사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그의 삶을 다룬 전기의 부제는 "미국식 독재 연습"이었다. 휴이 롱의 독재 실험은 1936년 피살로 끝을 맺었는데 당시 신문들은 그가 "민주주의의 본절적 취약성"을 드러냈으며 "히틀러를 복제"했다고 평가했다.
『아메리칸 파시스트』에는 이처럼 1900년대 초반 미국 내부에서 싹트고 있던 파시즘 세력의 기원을 추적한다. 이들 외에도 가톨릭 사제 신분으로 정당을 만들며 "가장 역동적인 포퓰리스트"라는 평가를 받은 찰스 코플린, 하버드를 졸업하고 국무부 외교관으로 일한 로런드 데니스, 예수 그리스도와 여러 번 만났다고 말하며 스스로 미국의 히틀러가 되려고 한 윌리엄 더들리 펠리, 일루미나티나 신세계질서 등의 음모론을 꾸며 낸 레슬리 프라이 등 미국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극우 파시즘의 역사를 살핀다. 이들은 극단적 반유대주의와 반공산주의를 주장하며 미국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균열을 일으켰다.
미국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 "하일 히틀러"
총기와 폭탄을 비축하며 무장 봉기를 준비한 이들의 정체
미국의 파시즘 세력은 1939년 제2차세계대전을 전후해 전보다 더 노골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미국은 미국인들에게, 유럽은 유럽인들에게"라는 히틀러의 구호를 퍼뜨리며 미국이 유럽의 전쟁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고립주의 노선을 강조했다.
조지 비어렉의 노력은 마침내 어니스트 런딘이라는 협력자를 만들어 냈다.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인 그는 비어렉이 미국의 정치권에 처음으로 심은 협력자가 되었다. 런딘은 1917년 하원의원 시절부터 친독일 반개입주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 정치인이다. 1940년에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제2차세계대전 참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방해했다. 미국의 징병제가 노예제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한 그는 영국 민주주의와 독일 민주주의 사이에 아무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어렉의 공작은 계속되었다. 비어렉은 국회의원들의 무료우편 발송 특권을 이용해 나치 선전물을 미국 각 가정에 발송했다. 즉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나치 선전물을 받아 본 것이다. 비어렉은 런딘 외에도 상원과 하원에 해밀턴 피시(뉴욕)나 로버트 라이트 레이놀즈(노스캐롤라이나)를 같은 고립주의자 의원을 다수 거느리고 그들을 이용해 나치의 선전 활동을 펼쳤다.
한편 미국민족주의자연맹을 창설한 조지 데더리지, 준군사조직인 은색셔츠단을 설립한 윌리엄 더들리 펠리, 미국백인수호대를 조직한 헨리 앨런, 코플린 신부의 창과도 같은 기독교전선 같은 단체가 있었다. 심지어 독일계미국인연맹이라는 단체는 뉴저지 북부에 히틀러청소년캠프를 열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1만 명이 넘은 군중과 수많은 청소년이 스와스티카 깃발을 내걸고 독일 군복을 입은 채 "하일 히틀러" 경례를 하며 독일에 대한 충성을 서약했다.
1939년 가을에는 존 캐시디라는 브루클린 출신 젊은이가 기독교전선 수장으로 임명된다. 몇 해 전 FBI 특수요원에 지원한 적도 있던 그는 코플린 신부를 만난 뒤 누구보다 앞장서서 '십자군전쟁'에 몰두한다. 이제 기독교전선의 수장이 된 캐시디는 단순히 홍보와 집회 활동에 머물지 않고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이들은 두 가지 전략을 세웠다. 공산주의 세력 혹은 유대인 단체를 자극해 소요를 유발하고 그에 개입해 정부를 장악하는 것이 첫째 전략이었다. 또 다른 전략은 직접적으로 의원 암살, 유대인 사업체 폭파 등을 벌이는 등 무장봉기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작은 총통' 캐시디는 기독교전선의 조직력을 활용해 총기를 구입하고 탄약을 확보했으며 연방 군대의 무기고에서 무기를 빼돌리거나 사제 폭탄을 제조해 비축하기 시작했다.
1944년 미국을 뒤흔든 파시스트 재판은 왜 좌절되었나
정의가 패배하고 음모가 승리한 순간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기록
기독교전선의 무장봉기 모의는 다행히 실행 전에 발각돼 관련자들은 FBI에 체포되었다. 미국 내 파시즘 세력의 준동을 관심 있게 지켜본 언론인과 활동가 들은 그들의 음모를 추적하고 폭로했다. 미국 정부기관 역시 이들의 배후를 밝혀내고 사법의 판결대 위에 올렸다. 1941년 미국 법무부는 마침내 핵심 인사들을 식별하고 그들의 배후 수십 명을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이로써 1944년 미국 사상 최대 규모의 반역 재판이 열렸다. 하지만 피고인들의 극심한 재판 방해와 난동으로 법정은 난장판이 되었다. 미국 국체를 전복하려던 이들은 소수의 비주류 세력이 아니었다. 이들은 실제로 윌리엄 '와일드 빌' 랭어, 버튼 휠러(트루먼 대통령의 오랜 친구)처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부 선출직 공무원들과 대거 연루돼 있었다. 이들은 법 집행을 방해하며 시스템을 조롱하고 무력화했다.
반역재판 피고인들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거나(재판 날짜를 잘못 알았다고 했지만 캐나다 국경 부근에서 발견되었다) 배심원의 자격을 시비에 붙여 배심원단 구성에만 한 달이 걸리도록 유도했다. 증인 선정뿐 아니라 검사와 판사에 대한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재판을 연기하라고도 요청했다. 1944년 5월 첫 재판이 열렸을 때 이들은 법정 내에서 난동을 부리며 재판 자체를 방해했다. 이후 위와 같은 과정이 계속 반복되었다. 심지어 판사가 난동을 피해 피신하기도 하는 등 재판은 엉망이 되었다.
그러던 1944년 11월, 재판을 마친 어느 날 밤 담당 판사인 아이허 판사가 사망했다. 향년 65세, 사인은 심장마비. 법무부 장관은 재판 속개와 관련된 결정을 미뤘다. 이 사건을 그만두려 한 듯이 보였다. 그렇게 두 해가 지나 1946년 10월 24일,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오랜 친구인 버튼 휠러 상원의원과 네 시간에 걸쳐 회의를 했다. 이튿날인 25일, 법무부는 수년 동안 반역 피고인을 추적하고 전후 독일에 건너가 3만 건 이상의 관련 자료까지 확보한 담당 검사를 해임했다. FBI 요원이 어느 날 자정이 넘은 시간 공항에서 검사에게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당시 검사는 휴가 중이었다.
"증거는 명백했지만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처벌 없는 역사의 비극
2021년 의사당 폭동으로 되살아나다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국가 반역 사건에서 결국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재판이 흐지부지 사라진 것도 전례 없었다. 담당 검사 존 로지는 자신의 수사 기록을 모아 공식 보고서를 작성했다. 독일 전범들을 심문해 미국 의원 24명이 나치 전복 음모에 가담했다는 명백한 증거도 제시했다. 그러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전면 은폐했다. 내란에 가담한 인사들에 대해서도 어떠한 처분도 내리지 않았다.
나치를 추동하고 미국을 파시즘 국가로 만들기 위해 국가 전복을 기도한 이들은 아무런 법적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천수를 누렸다. 필립 존슨은 세계적 건축가로 화려하게 살았고 해외 비밀 계좌에 1500만 달러를 숨겨 놓은 찰스 코플린 신부는 여러 주에 다주택을 보유한 부자로 살다 죽었다. '작은 총통' 존 캐시디는 평범한 회계사로 살아갔으며 말년에 변호사 자격증도 되찾았다. 이들 외에도 나치를 추종한 이들은 반공주의의 그늘에 숨어 무탈히 삶을 마감했다.
1940년대의 허위 정보 살포, 의사당 폭동과 유사한 준군사 조직의 움직임, 선거 결과 및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불신 조장은 오늘날 현대 미국 정치에서 벌어지는 극단적 분열 및 권위주의의 부상과 놀랍도록 똑같다. 저자인 레이철 매도는 과거의 군인·경찰 대상 민병대 모집 방식, 민주주의 시스템 파괴 시도 등이 현대 미국의 오스키퍼스나 프라우드보이스 같은 극우 세력의 행태와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시스템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언론인, 검사, 평범한 시민 들의 영웅적 노력을 통해 오늘날의 위기를 극복할 단서와 희망을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소개된 어두운 역사는 절망만 주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과거에 파시즘을 이겨냈듯 현재 마주한 위기에도 지혜롭게 승리할 수 있다"라는 강력한 위로와 시사점을 준다.
목차
목차
저자의 말
등장인물
서문
제1장 히틀러를 흠모한 건축가
제2장 미국의 독재자
제3장 미국의 법과 인종주의
제4장 미국 파시즘 선구자의 죽음
제5장 나치의 선택을 받은 남자
제6장 파시즘의 길에 오른 사제
제7장 은색셔츠단
제8장 세상을 바로잡는다는 착각
제9장 총통의 꿈을 꾼 군인
제10장 "미국을 전복하라"
제11장 청문회장에 오른 파시즘
제12장 어느 나치 스파이의 자백
제13장 기독교전선과 내란 전야
제14장 사법적 제재가 실패하다
제15장 의문의 비행기 사고
제16장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나치 선전물이 배포되다
제17장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제18장 시민의 의무와 책임
제19장 뒤집힌 판결
제20장 광기와 비열함으로 가득 찬 법정
제21장 지연, 회피, 소란 그리고 판사의 죽음
제22장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에필로그
감사의 말
해제
주
사진 출처
찾아보기
등장인물
서문
제1장 히틀러를 흠모한 건축가
제2장 미국의 독재자
제3장 미국의 법과 인종주의
제4장 미국 파시즘 선구자의 죽음
제5장 나치의 선택을 받은 남자
제6장 파시즘의 길에 오른 사제
제7장 은색셔츠단
제8장 세상을 바로잡는다는 착각
제9장 총통의 꿈을 꾼 군인
제10장 "미국을 전복하라"
제11장 청문회장에 오른 파시즘
제12장 어느 나치 스파이의 자백
제13장 기독교전선과 내란 전야
제14장 사법적 제재가 실패하다
제15장 의문의 비행기 사고
제16장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나치 선전물이 배포되다
제17장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제18장 시민의 의무와 책임
제19장 뒤집힌 판결
제20장 광기와 비열함으로 가득 찬 법정
제21장 지연, 회피, 소란 그리고 판사의 죽음
제22장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에필로그
감사의 말
해제
주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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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레이철 매도 Rachel Maddow
언론인. 에미상 수상작인 시사 보도 프로그램 〈레이철 매도 쇼〉의 진행을 맡고 있는 진보적 성향의 정치 평론가다. 미국의 대표적인 뉴스 및 정치 논평 채널인 MS NOW(구 MSNBC)를 대표하는 간판 앵커이자 치밀한 역사적 맥락 분석과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미국 미디어계에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에서 공공정책 학사학위를,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9년 매사추세츠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2005년부터 MSNBC의 여러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2008년 황금 시간대에 자신의 이름을 딴 〈레이첼 매도 쇼〉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뉴스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복잡한 정치·사회적 이슈의 역사적 배경부터 시작해 현재의 사건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스토리텔링형 오프닝 모놀로그'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 방송뿐 아니라 저작, 팟캐스트,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전쟁국가의 탄생(Drift)』(갈라파고스, 2019) 『분출(Blowout』(2019) 『백 맨(Bag Man)』(2020) 등이 있다.
언론인. 에미상 수상작인 시사 보도 프로그램 〈레이철 매도 쇼〉의 진행을 맡고 있는 진보적 성향의 정치 평론가다. 미국의 대표적인 뉴스 및 정치 논평 채널인 MS NOW(구 MSNBC)를 대표하는 간판 앵커이자 치밀한 역사적 맥락 분석과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미국 미디어계에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에서 공공정책 학사학위를,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9년 매사추세츠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2005년부터 MSNBC의 여러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2008년 황금 시간대에 자신의 이름을 딴 〈레이첼 매도 쇼〉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뉴스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복잡한 정치·사회적 이슈의 역사적 배경부터 시작해 현재의 사건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스토리텔링형 오프닝 모놀로그'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 방송뿐 아니라 저작, 팟캐스트,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전쟁국가의 탄생(Drift)』(갈라파고스, 2019) 『분출(Blowout』(2019) 『백 맨(Bag Man)』(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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