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건, 역사(울력 비평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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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서울역 앞을 걸었다./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빈대떡을 먹으면서 생각나고 있었다./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은 되어도/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그런 사람들이/이 세상에서 알파이고/고귀한 인류이고/영원한 광명이고/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전문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서울역 앞을 걸었다./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빈대떡을 먹으면서 생각나고 있었다./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은 되어도/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그런 사람들이/이 세상에서 알파이고/고귀한 인류이고/영원한 광명이고/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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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김종삼 시인의 이 아름다운 시에서, 시인은 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 좋은 시인이 어떤 존재인지를 발견해 답한다. 좋은 시인은 시의 본질을 잘 아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삶의 현장에서 각각의 삶을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을 보고 그 안에서 좋은 시를 끄집어내는 사람일 것이다. 이성혁 평론가가 이번에 펴낸 〈시, 사건, 역사〉는 김종삼 시인의 이 시를 떠올리게 하는 평론집이 아닌가 싶다.
이 평론집에 실려 있는 「'비평적 순간의 세 계기」는 그가 어떻게 평론가가 되었으며, 또 자신이 평론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를 말하고 있다. 그는 시인 지망생이었다. 그런 그가 우리 시에 대한 평론 활동을 하고 있다. 아마도 그는 우리 시사와 시단을 넘나들며 "엄청난 고생은 되어도/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시인들의 소중한 시들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이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세 가지 계기를 문제의식, 좋은 작품, 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들은 그의 〈시, 사건, 역사〉를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김남주, 박노해, 백무산, 김정환이 보여 준 '낮의 시'(투쟁의 시)와 이성복, 황지우, 최승자, 기형도가 보여 준 '밤의 시'를 모두 사랑한다. 하지만 이 평론집의 무게중심은 '낮의 시' 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그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기를 거치면서 이루어진 평론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시기에 우리가 겪은 녹록하지 않은 사회적 현실에 대한 관심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저 냉혹한 군부 독재 정권 시기에 우리 시가 보여 준 힘은 대단한 것이었다. 가혹한 억압이 가해질수록 더 단단해진 시인들의 시 정신은 그 어두운 시대에 한 줄기 빛이 되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에 시는 빛이 바래는 듯했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기에, 민주적인 국가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비인권적이고 비민주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났던 시기에 핍박받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을 보듬어 안는 시가 있었다. 〈시, 사건, 역사〉는 이 시기에 사회 현실과 시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것이 역사와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간다. 힘든 현실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고귀한 인류이고/영원한 광명"인 사람들이 부당하게 억압받고, 또 세월호 아이들처럼 부당하게 죽어 갔다. 시는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에서 인간의 삶을 노래한다. 그리고 위로하고, 저항하고, 기억한다. 너무 쉽게 잊으면 같은 현실이 반복된다. 이런 의미에서 〈시, 사건, 역사〉는 그런 현실의 사건을 비판하고 우리 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면서,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소중한 것들을 기억하라고 한다.
이 평론집에 실려 있는 「'비평적 순간의 세 계기」는 그가 어떻게 평론가가 되었으며, 또 자신이 평론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를 말하고 있다. 그는 시인 지망생이었다. 그런 그가 우리 시에 대한 평론 활동을 하고 있다. 아마도 그는 우리 시사와 시단을 넘나들며 "엄청난 고생은 되어도/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시인들의 소중한 시들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이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세 가지 계기를 문제의식, 좋은 작품, 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들은 그의 〈시, 사건, 역사〉를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김남주, 박노해, 백무산, 김정환이 보여 준 '낮의 시'(투쟁의 시)와 이성복, 황지우, 최승자, 기형도가 보여 준 '밤의 시'를 모두 사랑한다. 하지만 이 평론집의 무게중심은 '낮의 시' 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그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기를 거치면서 이루어진 평론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시기에 우리가 겪은 녹록하지 않은 사회적 현실에 대한 관심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저 냉혹한 군부 독재 정권 시기에 우리 시가 보여 준 힘은 대단한 것이었다. 가혹한 억압이 가해질수록 더 단단해진 시인들의 시 정신은 그 어두운 시대에 한 줄기 빛이 되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에 시는 빛이 바래는 듯했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기에, 민주적인 국가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비인권적이고 비민주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났던 시기에 핍박받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을 보듬어 안는 시가 있었다. 〈시, 사건, 역사〉는 이 시기에 사회 현실과 시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것이 역사와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간다. 힘든 현실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고귀한 인류이고/영원한 광명"인 사람들이 부당하게 억압받고, 또 세월호 아이들처럼 부당하게 죽어 갔다. 시는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에서 인간의 삶을 노래한다. 그리고 위로하고, 저항하고, 기억한다. 너무 쉽게 잊으면 같은 현실이 반복된다. 이런 의미에서 〈시, 사건, 역사〉는 그런 현실의 사건을 비판하고 우리 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면서,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소중한 것들을 기억하라고 한다.
목차
목차
서문
1부 시, 사건, 역사
변이의 사건으로 형성되는 한국 시사
역사적 사건의 시화(詩化)와 사건으로서의 시 - '3.1 혁명' 100주년에 읽는 한용운의 시
오월 시문학의 흐름과 전망 - 오월에서 사월로
1990년대 시에 나타난 세기말적인 상상력
촛불의 시대, 신자유주의의 폭력과 시민의 저항 - 2000년대 한국시에 나타난 저항의 양상
언택트 시대와 문학의 미래
2부 시 비평의 몇 가지 주제들
한국 근대시와 고통의 시화(詩化)
한국 현대시의 하이퍼텍스트 문제 고찰
상품화된 시의 이데올로기와 시의 대중화 문제
'불안의 시대'에 맞서는 '실재의 문학'을 요청하며
사물의 힘과 삶의 회복 - 박현수 시집, 「사물에 말 건네기」에 대하여
'비평적 순간'의 세 계기 - 문제의식, 좋은 작품, '정치적인 것'
1부 시, 사건, 역사
변이의 사건으로 형성되는 한국 시사
역사적 사건의 시화(詩化)와 사건으로서의 시 - '3.1 혁명' 100주년에 읽는 한용운의 시
오월 시문학의 흐름과 전망 - 오월에서 사월로
1990년대 시에 나타난 세기말적인 상상력
촛불의 시대, 신자유주의의 폭력과 시민의 저항 - 2000년대 한국시에 나타난 저항의 양상
언택트 시대와 문학의 미래
2부 시 비평의 몇 가지 주제들
한국 근대시와 고통의 시화(詩化)
한국 현대시의 하이퍼텍스트 문제 고찰
상품화된 시의 이데올로기와 시의 대중화 문제
'불안의 시대'에 맞서는 '실재의 문학'을 요청하며
사물의 힘과 삶의 회복 - 박현수 시집, 「사물에 말 건네기」에 대하여
'비평적 순간'의 세 계기 - 문제의식, 좋은 작품, '정치적인 것'
저자
저자
이성혁
지은이 이성혁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1920년대 한국 근대시의 전위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김수영론으로 「문학과창작」 신인상을 받고 2003년 기형도론으로 신춘문예 평론부문에 당선됐다. 시와 정치의 관련성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현장 평론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외대와 세명대에 출강하고 있다.
평론집으로는 「불꽃과 트임」(2005) 「불화의 상상력과 기억의 시학」(2011) 「서정시와 실재」(2011) 「미래의 시를 향하여」(2013) 「모더니티에 대항하는 역린」(2015) 「사랑은 왜 가능한가」(2019) 「시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2020)이 있고 번역서로는 「화폐인문학」(2010, 공역) 「사건의 정치」(2017)가 있다.
평론집으로는 「불꽃과 트임」(2005) 「불화의 상상력과 기억의 시학」(2011) 「서정시와 실재」(2011) 「미래의 시를 향하여」(2013) 「모더니티에 대항하는 역린」(2015) 「사랑은 왜 가능한가」(2019) 「시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2020)이 있고 번역서로는 「화폐인문학」(2010, 공역) 「사건의 정치」(2017)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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