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다리를 뻗어 아이를 낳을 테다(울력의 시 6)
구구함의 미학적 일기
이 시집은 2006년 「잃어버린 시간」, 「금강」 등을 발표하며 등단한 배선윤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의 전반부는 1970-80년대라는 시인(시적 화자)의 유소년 시절을 배경으로 한 개인적 서사를 들려주고 있다. 그 시절은 물질적 가난과 고달픈 삶, 그리고 (남녀) 차별과 같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 이 시집의 해설을 쓴 시인 유현성은 그런 배선윤 시인의 시를 “구구(久久)함의 미학적 일기”라고 평하고 있는데, 그러한 구구함에서 고고함과 시를 향한 시심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시선을 흔드는 시
배선윤 시인은 “시인이 쓰는 것이 시가 아니라, 시인에게 다가오는 것이 시”라고 말한다. 시인의 사유와 경험을 모아 그것을 다시 뭔가로 재현 혹은 생산하는 시가 아니라, 세상이 시고, 시인은 그것을 발견해서 옮길 뿐이라는 것이다. 눈앞에 그려지는 세상이 어디서 시작되었는가를 고민하고, 그것을 따라 거꾸로 걷는다. 관광지 입구에 서 있는 하루방이 되어 세상을 보고, 시골 장터 좌판에 널린 채소 무더기가 되어 사람을 바라보고, 고양이의 눈으로 사람을 쳐다본다. 그렇게 보는 사람들의 세상은 부끄럽다.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위로가 위협으로 읽히고, 매일 쓰는 말이 오해를 부른다. 시인은 일종의 역할 바꾸기를 통해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이 당연한 건 아니라며 독자의 시선을 흔든다.
떠날 수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
배선윤 시인은 쉽게 읽히는 시를 지향한다. 요즘 발표되는 시는 무척 난해하다. 그런데 시인은 지금은 시만 읽기 어려워진 게 아니라고 가만히 읊조린다. 잊을 수 없는 일들은 잊지 말아야 하고, ‘너’를 향하지 못한 ‘나만의’ 이야기들은 결국 모두를 병들게 한다고 낮은 소리로 말한다. 인간(人間)이란 말뜻대로 ‘사람과 사이’의 공간에 ‘우리’가 있어야 한다고,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기성세대의 의무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배선윤 시인은 기억과 관계, 전복된 현실 등을 쉬운 언어와 공유할 수 있는 의미들로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그려낸 세상은 결국 우리가 잃어버리면서도 눈 감고 외면했던 사람과 사람 사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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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목차
목차
아버지의 이름
그래도 또 하루,
지난, 밤
낡은 구두창
유년 1
사랑
그랬네,
성한 손가락
소녀
하루방(하꼬방)
부고는 없었다
왜…
유년 2
전설
발이 작은 아이
아홉 살
계란후라이
2부 고양이
앵두, 봄
레퀴엠
환상
협박
아침
가끔
삶의 풍경
농사를 짓는 이유
3부 우리의 시대
쉿!
노래 감상문
희망
시
하늘로 다리를 뻗어 아이를 낳을 테다
기다림
입추
이름
나는 유죄입니다. 1년 4겨울
뉴스
폭설
나의
그럴 수 있다면
인간적인, 너무나, 인, 간, 적인
중년
우리의 시대 오늘
착각, 이름
또, 하루
좋았다
시를 쓰자 하니 밥이 설 익는다
갈 수 없는 나라
나
마음
가엽다
4부 우리말 (非)사전
?
ㄱ
ㄴ
샴
쯤
안개
호객
사이-비
시=(≠)침묵
쉰
꿈
봄,
사라지는 것들에게 인사를 전하지 못한 사람의 노래
소나기
불면
지도(地圖)
석양이 진다
해설 구구(久久)함의 미학적 일기 | 유현성
후기
저자
저자
현재는 경북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한국연구재단의 연구 교수로 "팬데믹 이후 치유매체로서의 문학텍스트 탐구"란 주제의 과제를 수행 중이며, 청주에 있는 도담문학치료연구소 소장으로 지역 사회 기반 부모 교육과 아동ㆍ청소년 상담을 실천하면서 교육 내용을 담은 블로그를 운영 중에 있다.
저서로는 「아동상담의 실제」(공저), 「청소년 집단상담 프로그램」(공저) 등이 있고, 「마음에게 들려주는 101가지 이야기」, 「이야기로 치유하기」, 「내면가족체계치료」 등을 번역했다. 이승훈, 김소월, 김기림, 이상, 최명익 등 한국 현대 문학에서의 정신 분석적 요소들을 문학 치료에 접목하는 연구를 꾸준히 지속하고 있고, 이상문학회 편집위원장, 한국현대정신분석학회 편집이사, 정신분석 전국 연합 기관인 한국정신분석심리상담협회 학술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문학과 정신 분석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면서 시작을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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