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즐거운 조울증
어느 날 갑자기 평온한 일상이 끝나버렸다. 아빠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밤낮없이 주식거래에 빠져 끝내 파산. 한밤중에 창문을 활짝 열고 집에서 곤충 채집을 하는가 하면, 일본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집에 공화국을 세워 주석에 취임한다. 또 조증이 오면 현관문 밖에 ‘이 집 주인 현재 발광 중!’이라는 간판을 세워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의 친구들이 구경하러 오기도 한다. 하지만 딸은 그런 아빠가 부끄럽다거나 숨기지 않는다. 조울증에 걸린 아빠가 일으킨 전례 없는 여러 사건을 여든두살이 된 아빠와 마흔여섯 살의 딸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조울증 회고록. 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거나 혹은 그 가족에게 꼭 전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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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 책의 저자 아빠 기타 모리오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3대에 걸쳐 유명한 일본의 정신과 의사다. 겉으로 보기에 남부럽지 않은 인물이지만 그는 심각한 조울증(양극성장애)을 앓고 있다. 언제 어떻게 왜 발병했는지 본인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아내와 딸은 아빠가 변화하는 시기를 담담히 지켜보았다. 해괴한 이야기를 하고 경제적인 파탄에 이르기까지 충동적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조증 상태, 합리적이지 않은 분노와 비난을 받아줘야 하고 땅 밑으로 꺼져들 듯한 무기력함을 보이는 우울증 상태가 번갈아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아내와 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기타 모리오는 자신의 조울증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면서 일본에 조울증을 알린 정신과 의사로도 유명하다. 딸과의 엉뚱한 대화가 읽
는 재미를 더한다.
여름에는 조증, 겨울에는 우울증
조증과 우울증은 반복되는 패턴을 보인다. 조울증이 무서운 것은 자살률이 높다는 점이다. 본인이 조울증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앞으로 아내는 물론, 많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내일이라도 당장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고백한다. '요절은 본인의 불행, 장수는 타인의 불행이다'라고 여긴다. 조증이 오면 별안간 불같이 화내면서 아내와 딸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하고, 의욕이 넘쳐 잠도 자지 않고 글을 쓰거나 어학 공부를 하거나 주식매매를 한다. 그러다가 우울증이 오면 겨울잠에라도 들어간 듯 온종일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잠을 잔다. 그리고 이것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불행에 물음표를 찍거나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딸은 아빠의 조울증 이야기를 세상에 풀어보자고 제안한다. 딸이 아버지의 조울증을 숨기지 않고 누구에게나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아빠의 조울증을 재밌어 했기 때문이다. 아내도 남편의 조울증 때문에 한 번도 눈물을 흘리거나 울적해하지 않는다. 물론 조증이 오면 아빠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주식거래를 했기 때문에 엄마와 연례행사처럼 자주 다퉜지만, 가족 사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울증이라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없이 그저 하나의 병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격려해준 딸과 아내 덕분에 아빠는 병을 인정하고 치료하는 데 단단한 힘이 되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이 가족이 보여준다.
조울증을 앓고 있거나 조울증 환자의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누군가의 이상한 행동을 보며 우리는 쉽게 저 사람, 왜 저러는데, 조울증이야? 말하곤 한다. 그만큼 조울증은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어쩌면 친근한 정신질환이다. 조울증은 본인이 가장 괴롭지만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괴로움도 만만찮다. 사랑하는 가까운 사람이 조울증으로 고생하지 않는 한 이해할 수 있을까. 조울증이 어떻게 심신을 갉아먹는지 짐작할 수 있을까. 해괴한 이야기를 하고 경제적인 파탄에 이르기까지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조울증 환자의 가족이 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분노와 비난을 받아줘야 하고, 땅 밑으로 꺼져들 듯한 무기력함을 지켜보는 것이다. 이해하는 대신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환자의 모든 행동을 감내하라는 뜻이 아니다. 너무 큰 책임감을 내려놓고 담백한 마음으로 지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조울증 가족 곁에 있는 다른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
목차
목차
1장 아, 그리운 평온했던 나날들
아빠와 엄마의 만남 | 기억 속 어린 시절 | 닥터 개복치 육아기 | 미시마 유키오도 참석한 결혼식 | 아가와 히로유키의 연설 | 즐거웠던 유년 시절 | 아오야마뇌병원 | 정신과 의사가 된 이유 | 도호쿠대학 의학부 시절 | 꿈에 그리던 가미코치의 추억 | 평온했던 신혼 생활
2장 어느 날 불쑥 조증이 찾아왔다!
조증으로 야단법석! | 부부 별거 | 아, '마의 9월'
3장 드디어 우리 집 파산!
파산 선고 | 저술업이 뭐야? | 초등학생 유카도 취침주를? | 구급대원에게 음료를 권하다 | 함께 조증을 즐기는 딸 | 닥터 개복치의 주식 필승법 | 쩌렁쩌렁 울리던 주식 단파방송과 클래식 | 한결같은 과대망상의 나날들 | 닥터 개복치의 주문 | 엔도 슈사쿠 씨의 장난 | 개복치마부제공화국 | 코로와 차코 이야기 | 반려견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 한밤의 나방 대소동 | 조증이냐 우울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데쓰코의 방」을 납치하다 | 열광, 한신 타이거스
4장 천진난만한 딸과 아버지의 폭소 생활
공부보다 중요한 것 | 닥터 개복치의 허언집 | 둘이서 섣달그믐날의 쇼핑 | 디즈니랜드에서 놀다
5장 닥터 개복치 최후의 조증
육필 원고를 팔아 긴자로 | 마권 판매소에서 돈을 빌리다 | 구급차 소동 | 자살은 안 된다 | 많은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는 시대 | 우울증에 걸리지 않기 위한 처방전
후기1: 별난 아버지
후기2: 아버지와의 마지막 산책
저자
저자
작가이자 정신과 의사. 본명은 사이토 소키치. 1927년 유명한 가인歌人이자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 사이토 모키치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학창 시절 토마스 만의 작품을 읽고 감명받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도호쿠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뒤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도 동인지 『문예수도』에서 활동하며 소설 『유령』, 3대 가족이 처한 운명의 변천을 그린 『니레 가문 사람들』 등을 발표했다.
참치조사선을 타고 선의로서 인도양부터 유럽에 걸쳐 항해한 기록을 담은 에세이 『닥터 개복치 항해기』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로 큰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닥터 개복치'는 작가가 항해 도중 바다에 둥둥 떠 있는 개복치의 모습을 보고 지은 닉네임이며, '닥터 개복치 청춘기', '닥터 개복치 곤충기' 등 에세이 시리즈를 다수 출간했다.
밝은 느낌의 에세이와는 달리, 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독일 나치에 저항하는 의사들의 고뇌를 그린 소설 『밤과 안개의 구석에서』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해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40대 무렵 발병한 조울증 체험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조울증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2011년 8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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