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예술(반양장)
당신이 모르는 의학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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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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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모르는 의학의 또 다른 얼굴 그리고 그 이면의 불편한 진실
'왜 코피나 감기와 같은 질환은 거의 연구되지 않는 것일까? 어떻게 한 질환에 대해 정확하게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상반된 연구 결과의 논문이 존재하는 것일까?'
갓 태어난 아기를 돌보다가 이유 없이 밤새 울어대는 아이 걱정에 '영아산통'에 관한 논문을 찾아본 지은이는 희한할 정도로 관련된 연구가 적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와 같은 물음을 던진다.
과학의 발전에 힘입은 현대 의학의 성공 신화는 질병 '정복'의 희망으로 곧잘 이어지지만 의학 지식은 현실에서 만나는 다양한 환자들의 복잡한 상황 앞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인다. 순수한 호기심과 학문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유행에 따라 질병의 연구는 쏠림이 일어나기도 하고 또 거의 연구되지 않기도 한다. 의학의 빈틈은 비단 이런 측면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의학 지식은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진리와 특정한 조건에 있는 환자들에게만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는 우연한 사건 사이에서 '한정적 진실'만을 다룬다. 따라서 과학적으로 연구된 의학도 완전히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의학의 한계는 의학 지식이 생산되는 과정에서도 또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학교에서 또 병원에서 의학 지식을 공부하고 훈련한 이후 의료 현장에 나와 환자를 만나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의학의 한계였다고 말하는 지은이는 책에서 우리가 보지 못한 의학의 본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의사와 환자, 이 두 세계가 마주하는 진료실 풍경에서부터 의사의 감정과 논리, 언어와 세계, 그리고 의학과 사회가 만나 빚어내는 다채로운 의학의 얼굴들까지, 현대 의학의 본질에 대한 치밀하고도 감각적인 해부
의학의 불완전함은 비단 의학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의학은 사회와 만나고 의사는 진료실에서 환자와 만난다. 의사와 환자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풍경은 의학의 불완전함을 더욱 가속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문제를 낳기도 한다.
검사 결과에서 '음성'과 '양성'의 정확한 의미를 아는 환자는 얼마나 될까? 코로나를 거치면서 이제는 대부분이 알지만, 이전에 의료 관련 경험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33.5퍼센트 정도의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와 다른 의학용어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의사의 세계와 환자의 세계는 그야말로 너무도 달라 가히 두 문화라고 할 만하다. 진료실에서 하는 환자의 말 중 약 90퍼센트는 의무 기록에 남길 만한 가치가 없다는 연구 결과는 환자의 언어와 의사의 언어 사이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준다. 의사의 말을 믿지 않는 환자나 여기저기 병원을 옮겨가며 의료 쇼핑을 하는 환자들이 있는 반면 의사에게 모든 결정권을 전적으로 의탁하는 환자들도 있다. 선의이든 악의이든 의사의 거짓말과 환자의 거짓말이 서로 얽히고설키는 진료실 풍경도 가세한다. 책은 의사와 환자가 만들어내는 역동적 관계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 이를테면 경험이 부족한 초보 의사에게 수술을 맡기는 것은 괜찮은지, 의사의 거짓말은 필요한 것인지, 의사결정에서 환자의 자율성에 맡길 것인지, 아니면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의사가 주도권을 가져야 하는지, 의료 시스템을 표준화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의사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해야 하는지와 같은 다양한 문제를 빼놓지 않고 다룬다.
'실용적인 의학에 종사하고 있지만, 실용적이지 않은 질문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지은이는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 의사의 시각만으로 논리를 펴지는 않는다. 의사와 환자가 만나는 공간인 진료실에서 나누는 대화에서 '거짓말'과 '진실'의 의미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신뢰'의 사회학적 의미를 성찰하고, 의사가 쓰는 언어와 환자가 쓰는 언어의 메울 수 없는 간극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언어는 세계의 한계'라고 말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성찰을 덧붙인다. 뿐만 아니라 질병에 고통받는 환자의 얼굴에 공감하는 의사의 모습을 이야기할 때는 철학자 레비나스의 얼굴에 관한 통찰을 끌어들인다. 모든 것이 시의적절하고 서로 아귀가 물 흐르듯 잘 맞는다. 미묘한 뉘앙스를 포착하는 예민한 관찰력과 감각적 문체, 속도감과 흥미를 자아내는 다양한 연구 사례가 사려 깊은 인문학적 통찰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의학 이야기는 깊이와 풍부함을 얻는다.
의학이라는 불완전한 예술
과학적 의학 지식과 첨단 기술로 무장한 현대 의학은 마치 자판기처럼 질병의 원인과 진단을 넣으면 보편적 치료법을 내놓는 것처럼 묘사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의 실패는 의사 개인의 실수로 치부되고, 빈틈없이 돌아가는 의료 시스템의 사소한 오류로 여겨진다. 하지만 책은 말한다. "의학은 증상, 검사수치와 소견을 넣으면 진단과 치료를 출력하는 자판기가 아니다. 표준적인 치료는 존재하지만, 여기에 딱 맞는 표준적인 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정보는 언제나 부족하고, 모든 검사는 항상 오래 걸린다. 환자의 복잡 미묘한 삶은 어떤 명의도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의사 앞에 펼쳐진다. 의사는 무수한 제약을 뚫고 아무도 채점해주지 않는 정답을 찾는다. 많은 순간, 문제 풀이는 그저 최악의 오답을 간신히 피하는 일에 가깝다." 지은이는 의학이 원인을 넣으면 치료법을 내놓는 자판기가 아니라 일종의 불완전한 예술에 가깝다고 말한다. 불안에 시달리는 의사에 의해 수많은 빈틈과 한계가 채워지는 것이 의학이라고 말이다.
'왜 코피나 감기와 같은 질환은 거의 연구되지 않는 것일까? 어떻게 한 질환에 대해 정확하게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상반된 연구 결과의 논문이 존재하는 것일까?'
갓 태어난 아기를 돌보다가 이유 없이 밤새 울어대는 아이 걱정에 '영아산통'에 관한 논문을 찾아본 지은이는 희한할 정도로 관련된 연구가 적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와 같은 물음을 던진다.
과학의 발전에 힘입은 현대 의학의 성공 신화는 질병 '정복'의 희망으로 곧잘 이어지지만 의학 지식은 현실에서 만나는 다양한 환자들의 복잡한 상황 앞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인다. 순수한 호기심과 학문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유행에 따라 질병의 연구는 쏠림이 일어나기도 하고 또 거의 연구되지 않기도 한다. 의학의 빈틈은 비단 이런 측면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의학 지식은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진리와 특정한 조건에 있는 환자들에게만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는 우연한 사건 사이에서 '한정적 진실'만을 다룬다. 따라서 과학적으로 연구된 의학도 완전히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의학의 한계는 의학 지식이 생산되는 과정에서도 또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학교에서 또 병원에서 의학 지식을 공부하고 훈련한 이후 의료 현장에 나와 환자를 만나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의학의 한계였다고 말하는 지은이는 책에서 우리가 보지 못한 의학의 본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의사와 환자, 이 두 세계가 마주하는 진료실 풍경에서부터 의사의 감정과 논리, 언어와 세계, 그리고 의학과 사회가 만나 빚어내는 다채로운 의학의 얼굴들까지, 현대 의학의 본질에 대한 치밀하고도 감각적인 해부
의학의 불완전함은 비단 의학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의학은 사회와 만나고 의사는 진료실에서 환자와 만난다. 의사와 환자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풍경은 의학의 불완전함을 더욱 가속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문제를 낳기도 한다.
검사 결과에서 '음성'과 '양성'의 정확한 의미를 아는 환자는 얼마나 될까? 코로나를 거치면서 이제는 대부분이 알지만, 이전에 의료 관련 경험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33.5퍼센트 정도의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와 다른 의학용어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의사의 세계와 환자의 세계는 그야말로 너무도 달라 가히 두 문화라고 할 만하다. 진료실에서 하는 환자의 말 중 약 90퍼센트는 의무 기록에 남길 만한 가치가 없다는 연구 결과는 환자의 언어와 의사의 언어 사이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준다. 의사의 말을 믿지 않는 환자나 여기저기 병원을 옮겨가며 의료 쇼핑을 하는 환자들이 있는 반면 의사에게 모든 결정권을 전적으로 의탁하는 환자들도 있다. 선의이든 악의이든 의사의 거짓말과 환자의 거짓말이 서로 얽히고설키는 진료실 풍경도 가세한다. 책은 의사와 환자가 만들어내는 역동적 관계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 이를테면 경험이 부족한 초보 의사에게 수술을 맡기는 것은 괜찮은지, 의사의 거짓말은 필요한 것인지, 의사결정에서 환자의 자율성에 맡길 것인지, 아니면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의사가 주도권을 가져야 하는지, 의료 시스템을 표준화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의사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해야 하는지와 같은 다양한 문제를 빼놓지 않고 다룬다.
'실용적인 의학에 종사하고 있지만, 실용적이지 않은 질문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지은이는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 의사의 시각만으로 논리를 펴지는 않는다. 의사와 환자가 만나는 공간인 진료실에서 나누는 대화에서 '거짓말'과 '진실'의 의미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신뢰'의 사회학적 의미를 성찰하고, 의사가 쓰는 언어와 환자가 쓰는 언어의 메울 수 없는 간극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언어는 세계의 한계'라고 말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성찰을 덧붙인다. 뿐만 아니라 질병에 고통받는 환자의 얼굴에 공감하는 의사의 모습을 이야기할 때는 철학자 레비나스의 얼굴에 관한 통찰을 끌어들인다. 모든 것이 시의적절하고 서로 아귀가 물 흐르듯 잘 맞는다. 미묘한 뉘앙스를 포착하는 예민한 관찰력과 감각적 문체, 속도감과 흥미를 자아내는 다양한 연구 사례가 사려 깊은 인문학적 통찰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의학 이야기는 깊이와 풍부함을 얻는다.
의학이라는 불완전한 예술
과학적 의학 지식과 첨단 기술로 무장한 현대 의학은 마치 자판기처럼 질병의 원인과 진단을 넣으면 보편적 치료법을 내놓는 것처럼 묘사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의 실패는 의사 개인의 실수로 치부되고, 빈틈없이 돌아가는 의료 시스템의 사소한 오류로 여겨진다. 하지만 책은 말한다. "의학은 증상, 검사수치와 소견을 넣으면 진단과 치료를 출력하는 자판기가 아니다. 표준적인 치료는 존재하지만, 여기에 딱 맞는 표준적인 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정보는 언제나 부족하고, 모든 검사는 항상 오래 걸린다. 환자의 복잡 미묘한 삶은 어떤 명의도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의사 앞에 펼쳐진다. 의사는 무수한 제약을 뚫고 아무도 채점해주지 않는 정답을 찾는다. 많은 순간, 문제 풀이는 그저 최악의 오답을 간신히 피하는 일에 가깝다." 지은이는 의학이 원인을 넣으면 치료법을 내놓는 자판기가 아니라 일종의 불완전한 예술에 가깝다고 말한다. 불안에 시달리는 의사에 의해 수많은 빈틈과 한계가 채워지는 것이 의학이라고 말이다.
목차
목차
들어가는 말 8
1장 영향력 15
논문 ∥ 임팩트 팩터 ∥ 어떤 질환이 연구되지 않는가 ∥ Art of Medicine ∥ 다양성과 복잡성
2장 얼룩말 51
오컴의 면도날 ∥ 결과로 원인을 예측하기 ∥ 단순성의 함정 ∥ 얼룩말은 생각하지마 ∥ 부러진 다리
3장 함정 83
인간 ∥ 성급함 ∥ 가용성 편향 ∥ 대표성 편향 ∥ 객관성 ∥ 경주마와 콩 ∥ No Rules
4장 도둑질 125
성장 ∥ 3월을 조심하라 ∥ 도둑질 ∥ 늦은 성장 ∥ 기술이 우리를 구원할까?
5장 결정과 책임 147
누가 선택할 것인가? ∥ 환자의 나쁜 선택 ∥ 칼자루 넘기기 ∥ 정보의 함정 ∥ 책임 나누기 ∥ 마음속의 저울
6장 영웅과 부품 169
토요타와 미쉐린 ∥ 비범함과 평범함 ∥ 국가적 가이드라인 ∥ 경직된 시스템 ∥ 개인적인, 그리고 아주 개인적인
7장 의심 197
사기꾼들 ∥ 백의의 거짓말 ∥ 불신의 규칙 ∥ 진실과 진심
8장 두 얼굴 222
세계의 한계 ∥ 환자의 말 ∥ 생각의 구조 ∥ 지식의 저주 ∥ 무지한 의사들 ∥ 해부학 실습 ∥ 톱날 ∥ 거리 두기 ∥ 환자가 된 의사 ∥ 불투명성 ∥ 타자의 얼굴
9장 인간성 285
우리가 잘 지내야 하는 이유 ∥ 따뜻한 마음 ∥ VIP 신드롬 ∥ 황폐화된 의사들
맺음말 308
참고문헌 313
1장 영향력 15
논문 ∥ 임팩트 팩터 ∥ 어떤 질환이 연구되지 않는가 ∥ Art of Medicine ∥ 다양성과 복잡성
2장 얼룩말 51
오컴의 면도날 ∥ 결과로 원인을 예측하기 ∥ 단순성의 함정 ∥ 얼룩말은 생각하지마 ∥ 부러진 다리
3장 함정 83
인간 ∥ 성급함 ∥ 가용성 편향 ∥ 대표성 편향 ∥ 객관성 ∥ 경주마와 콩 ∥ No Rules
4장 도둑질 125
성장 ∥ 3월을 조심하라 ∥ 도둑질 ∥ 늦은 성장 ∥ 기술이 우리를 구원할까?
5장 결정과 책임 147
누가 선택할 것인가? ∥ 환자의 나쁜 선택 ∥ 칼자루 넘기기 ∥ 정보의 함정 ∥ 책임 나누기 ∥ 마음속의 저울
6장 영웅과 부품 169
토요타와 미쉐린 ∥ 비범함과 평범함 ∥ 국가적 가이드라인 ∥ 경직된 시스템 ∥ 개인적인, 그리고 아주 개인적인
7장 의심 197
사기꾼들 ∥ 백의의 거짓말 ∥ 불신의 규칙 ∥ 진실과 진심
8장 두 얼굴 222
세계의 한계 ∥ 환자의 말 ∥ 생각의 구조 ∥ 지식의 저주 ∥ 무지한 의사들 ∥ 해부학 실습 ∥ 톱날 ∥ 거리 두기 ∥ 환자가 된 의사 ∥ 불투명성 ∥ 타자의 얼굴
9장 인간성 285
우리가 잘 지내야 하는 이유 ∥ 따뜻한 마음 ∥ VIP 신드롬 ∥ 황폐화된 의사들
맺음말 308
참고문헌 313
저자
저자
정택윤 이비인후과 전문의이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산백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다. 대학병원, 군병원, 그리고 지역 의료 등 다양한 규모의 병원에 근무하면서 폭넓은 임상 경험을 쌓았다. 학창시절에는 지질, 해양, 대기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연구하는 지구과학에 매료되기도 했고, 의학사와 과학철학에도 관심이 많았다. 실용적인 의학에 종사하고 있지만 실용적이지 않은 질문을 좋아한다. 의사가 된 후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의학의 경이로움이 아니라 의학의 한계였다. 의학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실제 의학 사이의 간극에 대한 궁금증과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대한 오랜 고민이 이 책의 발단이 되었다. 현재는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두경부외과 분야에서 임상강사로 있으면서 진료와 수술, 두경부암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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