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희
'어떤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알고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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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희! 그녀를 회상할 때면 전혜린, 학림다방, 예술(클래식 음악, 무용, 문학, 미술 등)이 떠오른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로 유명한 전혜린과의 관계는 그녀의 숙명이었다. 서울 법대의 선후배 간이었던 그 둘은 서로의 정신세계를 고양시키며 교유를 하였다. 그래서 전혜린의 내밀한 이야기는 그녀의 글을 통해서 잘 나타난다.
누구보다도 그녀는 외로웠다. 그리고 그녀 역시 이 외로움에 저항할 수 없는 때가 너무도 자주 있었다. “고독에의 성향은 정신의 징후이며 정신을 재는 척도”라고 한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비범한 정신일수록 고독에의 성향이 두드러진 것은 사실이지만, 고독에의 강한 욕구를 지닌 인간일수록 자기를 이해해줄 진정한 한 사람의 마음을 갈망하는 법이다. “가끔 몹시도 피곤할 때면 기대서 울고 위로받을 한 사람이 갖고 싶어진다. 나는 생후 한 번도 위안자를 갖지 못했다”라는 그녀의 일기의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어째서 생전에 그녀의 인간적인 약함, 여성적인 갈구에 대해 그리도 소홀했던가를 새삼 깨닫고 회한의 마음을 누를 길이 없어진다. 언제나 그녀의 이성적인 면, 강함, 용기, 탁월함 같은 것만을 너무 지나치게 요구했던 자신에 대한 회한-내가 그녀를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었으며 얼마나 긴장을 강요했던 것일까?(〈나와 혜린과의 만남〉 중에서, 이덕희)
누구보다도 그녀는 외로웠다. 그리고 그녀 역시 이 외로움에 저항할 수 없는 때가 너무도 자주 있었다. “고독에의 성향은 정신의 징후이며 정신을 재는 척도”라고 한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비범한 정신일수록 고독에의 성향이 두드러진 것은 사실이지만, 고독에의 강한 욕구를 지닌 인간일수록 자기를 이해해줄 진정한 한 사람의 마음을 갈망하는 법이다. “가끔 몹시도 피곤할 때면 기대서 울고 위로받을 한 사람이 갖고 싶어진다. 나는 생후 한 번도 위안자를 갖지 못했다”라는 그녀의 일기의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어째서 생전에 그녀의 인간적인 약함, 여성적인 갈구에 대해 그리도 소홀했던가를 새삼 깨닫고 회한의 마음을 누를 길이 없어진다. 언제나 그녀의 이성적인 면, 강함, 용기, 탁월함 같은 것만을 너무 지나치게 요구했던 자신에 대한 회한-내가 그녀를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었으며 얼마나 긴장을 강요했던 것일까?(〈나와 혜린과의 만남〉 중에서, 이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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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덕희에게 '학림다방'은 물리적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본인 스스로도 '학림의 가구'라고 자처 했으며 당시 학림을 출입하던 많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녀를 둘러 싼 이미지는 커피와 클래식 음악의 조화로운 분위기의 학림이라는 공간을 통해 더욱 극대화 되었다.
지금도 기억이 난다. 학림다방으로 오르는 층계를 올라가면 탁자들이 보이고, 층계 왼편에는 피아노, 오른편에는 계산대가 있었는데, 계산대 맞은편에 이선생님의 전용좌석이 있었다. 층계 옆 쪽, 판을 틀어주는 음악실 가까이 있어 좀 파묻힌 듯한 그 자리는 이덕희 선생님 말고는 아무도 앉을 수 없었다. 내가 학림에 들어서서 선생님을 발견하고 "아, 이선생님 나오셨네요!" 하고 인사를 건네면 이선생님도 "오, 임헌정씨 왔네!" 하고 인사를 해주셨다. 그리고 곧잘 "나는 여기 비품이야!"라고 덧붙이셨다.
- 「그 시절 학림다방에는 '이덕희 전용석'이 있었다」 중에서(임헌정, 지휘자)
이덕희는 무용, 음악, 미술 등 예술에 관한 온갖 장르의 '예술산문'을 집필하여 20세기 한국의 문화예술계를 풍성하게 만든 작가이다. 《회생》이라는 장편 소설을 제외하고는 예술에 대한 글이 대부분이다.
1973년 문리대 수업 시절부터는 본격적으로 진을 친, 낮에는 수업 빼먹으며 진치고 밤에는 술에 취해 와서 진 치던 학림다방에서 그녀는 이미 1968년 장편 소설 『회생』을 발표한 30대 중반 작가였지만, 카운터 맞은편 자리를 내내 독점한 '가구'였고, 눈부시게 청초했고, (그 당시로는) 신기하게 (거의 줄)담배를 당당하게 피워댔다. 1973년이 저물기 전 어느 날 술김에 뭔가 시비를 걸고 싶었던 마음 반, 친해지거나 (혹시) 사귀고 싶은 마음 반쯤으로 대체로는 흐리멍덩한 정신상태로 내가 "담배 한 대 빌립시다" 했던가 보았는데, 그 청초한 미녀 가구의 반응이 워낙 까탈의 벼락같았던지라, 그 후 10년 넘게 그러니까 내가 징역 2년 군대 3년 살고 글쟁이업을 시작하고 그녀가 날 어쭙잖으나마 글쟁이 후배로 '생각'해줄 때까지 그녀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중략… 그녀는 내게, '까탈' 이전 청초를 능가하는 찬탄과 존경의 대상이었다. 역시 완벽하고, 아찔하고, 서늘한. 특히 무용 산문, 음악 산문, 연극 산문 등 온갖 예술 장르 산문이 그녀의 집필력에 의해 개척되거나 만개하거나, 예술 산문 수준에 달했던 것이다.
- 「육필편지, 가장 내밀한 담론」 중에서(김정환, 시인)
2016년 여름 이덕희는 육신의 고통에서 해방되어 저 세상으로 갔다. 그녀와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던 사람들이 그녀와의 인연을 기억하며 글을 모았다. 그리고 그녀의 글과 사진을 덧붙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어떤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알고 싶었던 이덕희를 추모하며…….
지금도 기억이 난다. 학림다방으로 오르는 층계를 올라가면 탁자들이 보이고, 층계 왼편에는 피아노, 오른편에는 계산대가 있었는데, 계산대 맞은편에 이선생님의 전용좌석이 있었다. 층계 옆 쪽, 판을 틀어주는 음악실 가까이 있어 좀 파묻힌 듯한 그 자리는 이덕희 선생님 말고는 아무도 앉을 수 없었다. 내가 학림에 들어서서 선생님을 발견하고 "아, 이선생님 나오셨네요!" 하고 인사를 건네면 이선생님도 "오, 임헌정씨 왔네!" 하고 인사를 해주셨다. 그리고 곧잘 "나는 여기 비품이야!"라고 덧붙이셨다.
- 「그 시절 학림다방에는 '이덕희 전용석'이 있었다」 중에서(임헌정, 지휘자)
이덕희는 무용, 음악, 미술 등 예술에 관한 온갖 장르의 '예술산문'을 집필하여 20세기 한국의 문화예술계를 풍성하게 만든 작가이다. 《회생》이라는 장편 소설을 제외하고는 예술에 대한 글이 대부분이다.
1973년 문리대 수업 시절부터는 본격적으로 진을 친, 낮에는 수업 빼먹으며 진치고 밤에는 술에 취해 와서 진 치던 학림다방에서 그녀는 이미 1968년 장편 소설 『회생』을 발표한 30대 중반 작가였지만, 카운터 맞은편 자리를 내내 독점한 '가구'였고, 눈부시게 청초했고, (그 당시로는) 신기하게 (거의 줄)담배를 당당하게 피워댔다. 1973년이 저물기 전 어느 날 술김에 뭔가 시비를 걸고 싶었던 마음 반, 친해지거나 (혹시) 사귀고 싶은 마음 반쯤으로 대체로는 흐리멍덩한 정신상태로 내가 "담배 한 대 빌립시다" 했던가 보았는데, 그 청초한 미녀 가구의 반응이 워낙 까탈의 벼락같았던지라, 그 후 10년 넘게 그러니까 내가 징역 2년 군대 3년 살고 글쟁이업을 시작하고 그녀가 날 어쭙잖으나마 글쟁이 후배로 '생각'해줄 때까지 그녀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중략… 그녀는 내게, '까탈' 이전 청초를 능가하는 찬탄과 존경의 대상이었다. 역시 완벽하고, 아찔하고, 서늘한. 특히 무용 산문, 음악 산문, 연극 산문 등 온갖 예술 장르 산문이 그녀의 집필력에 의해 개척되거나 만개하거나, 예술 산문 수준에 달했던 것이다.
- 「육필편지, 가장 내밀한 담론」 중에서(김정환, 시인)
2016년 여름 이덕희는 육신의 고통에서 해방되어 저 세상으로 갔다. 그녀와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던 사람들이 그녀와의 인연을 기억하며 글을 모았다. 그리고 그녀의 글과 사진을 덧붙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어떤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알고 싶었던 이덕희를 추모하며…….
목차
목차
머리말
1부 이덕희 선
(그대는 충분히 고뇌하고 방황했는가)중에서
(내 눈의 빛을 꺼다오)중에서
(전해린-사랑과 죽음의 교양시)중에서
(니진스키-영혼의 절규)중에서
(토스카니니-세기의 마에스트로)중에서
2부 내가 만난 이덕희
[김철] 편지-이덕희 선생님 일주기 기념 추모시
[박용일] 고 이덕희 선배님의 삶과 죽음에 대하여
[최종고] 법대 여성문필가 이덕희
[한경심] 괴팍할지언정 결코 노회하지 않았던 영혼
[김미체] 끝까지 '이덕희 다운' 나의 셋째 이모
[이일수] 끝까지 꼿꼿함을 지킨 고집스러움의 근원은 무엇이었을까?
[허혜순] 예술의 세계로 이끌어 주신 인생의 스승
[이은미] '희카페'의 추억
[이은석] 귀인과의 위대한 만남
[조여나] 한 동네에 살았던 영혼의 스승
[정찬] 전혜린과 이덕희, 아웃사이더의 죽음
[이충열] 마지막까지 학림을 위해 기획안을 준비하신 '학림의 비품'
[임헌정] 그 시절 학림다방에는 '이덕희 전용석'이 있었다
[이윤수] 참 고마운 선생님, 고마운 순간
[하은경] 이덕희 선생님을 추모하며
[이진희] 덕희언니, 때묻지 않은 영혼
[윤정희] 선생님의 마지막 친구가 올리는 글
[김정환] 육필편지, 가장 내밀한 담론
3부 베니스에서 죽다 - 정찬
부록
연보
좌담회
1부 이덕희 선
(그대는 충분히 고뇌하고 방황했는가)중에서
(내 눈의 빛을 꺼다오)중에서
(전해린-사랑과 죽음의 교양시)중에서
(니진스키-영혼의 절규)중에서
(토스카니니-세기의 마에스트로)중에서
2부 내가 만난 이덕희
[김철] 편지-이덕희 선생님 일주기 기념 추모시
[박용일] 고 이덕희 선배님의 삶과 죽음에 대하여
[최종고] 법대 여성문필가 이덕희
[한경심] 괴팍할지언정 결코 노회하지 않았던 영혼
[김미체] 끝까지 '이덕희 다운' 나의 셋째 이모
[이일수] 끝까지 꼿꼿함을 지킨 고집스러움의 근원은 무엇이었을까?
[허혜순] 예술의 세계로 이끌어 주신 인생의 스승
[이은미] '희카페'의 추억
[이은석] 귀인과의 위대한 만남
[조여나] 한 동네에 살았던 영혼의 스승
[정찬] 전혜린과 이덕희, 아웃사이더의 죽음
[이충열] 마지막까지 학림을 위해 기획안을 준비하신 '학림의 비품'
[임헌정] 그 시절 학림다방에는 '이덕희 전용석'이 있었다
[이윤수] 참 고마운 선생님, 고마운 순간
[하은경] 이덕희 선생님을 추모하며
[이진희] 덕희언니, 때묻지 않은 영혼
[윤정희] 선생님의 마지막 친구가 올리는 글
[김정환] 육필편지, 가장 내밀한 담론
3부 베니스에서 죽다 - 정찬
부록
연보
좌담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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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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