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에 부치다
우리시대 수필작가 설성제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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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수필작가 설성제 수필집 [소만에 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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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필중必中!"
올 가을 명절에 아버지가 하신 말씀입니다. 아버지의 풀이로는 "가운데 있어라!"입니다. 너무 앞서 살려 하지 말고, 너무 뒤에도 안 된다고 하시면서 가운데자리를 지키라는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검정 아니면 흰, 있거나 없거나, 하든지 안 하든지, 뜨겁거나 차거나, 앞이거나 뒤거나를 좋아했던 나는 중간지대만큼 재미없는 자리가 없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말씀이 귀에 쏙 들어오는 이유는 아마 이제 나도 생의 중간 즈음에 접어들었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가운데 있기란 쉬운 것 같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어머니가 들려주시는 아버지의 삶에 대해 듣고 깊이 알았습니다. 십여 년 째 한 달에 한 번 뇌경색 약을 타러 밀양에서 마산으로 가시는 아버지는 내일 약을 받으러 가는 날이면 오늘 약봉지가 딱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도 그른 적 없이 약을 드셨습니다. 약 드시는 시간도 정확하게 지키십니다. 식사 후 10분이면 10분, 30분이면 30분. 1분의 오차도 생기지 않게 하려고 애쓰신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물건을 사용할 땐 설명서에 적힌 대로 읽고 그대로 하면 되는데 왜 그걸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하느냐고 말씀하십니다. 물건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게끔 설명해 놓았기에 그것을 지키면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십니다. 약속 시간도 남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되니 언제나 10분 먼저 도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십 년 째 일기를 하루도 그르지 않고 쓰고 계시며, 하루에 시 한 편씩은 꼭 필사를 하시며 혼자서도 인문학적 교양을 배우려 하십니다.
아버지의 이런 삶이 다른 사람보다 앞서지도 뒤서지도 않는 중간적인 삶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중간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자신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아버지의 중간에 있으면 된다는 말씀이 사전에 나오는 필중(必中)의 삶임을 알았습니다. 딱 한 발을 쏘아 정확하게 맞힌다는 일발필중입니다. 인생의 필중을 위해 지켜야 하는 기본적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딱 그대로만 하면 문제 될 것이 없는데 나는 언제나 삐딱하고 울퉁불퉁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늘 앞은커녕 뒤를 맴돌았습니다. 이제 필중을 내 남은 삶의 목표로 삼습니다. "절대 앞서려고 아등바등하지 말아라, 뒤에 쳐져서도 안 되느니라. 중간에만 있으면 괜찮다." 나는 왠지 필중이 인생의 고지 같습니다.
세 번째 수필집 <소만에 부치다>가 필중이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시간을 지키지도 분량을 지키지도 않고 내 마음대로 글을 썼습니다. 삶에도 글에도 다시 신발끈을 동입니다. 필중을 향한 첫걸음을 시작하렵니다.
2018년 늦은 가을에
설성제
올 가을 명절에 아버지가 하신 말씀입니다. 아버지의 풀이로는 "가운데 있어라!"입니다. 너무 앞서 살려 하지 말고, 너무 뒤에도 안 된다고 하시면서 가운데자리를 지키라는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검정 아니면 흰, 있거나 없거나, 하든지 안 하든지, 뜨겁거나 차거나, 앞이거나 뒤거나를 좋아했던 나는 중간지대만큼 재미없는 자리가 없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말씀이 귀에 쏙 들어오는 이유는 아마 이제 나도 생의 중간 즈음에 접어들었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가운데 있기란 쉬운 것 같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어머니가 들려주시는 아버지의 삶에 대해 듣고 깊이 알았습니다. 십여 년 째 한 달에 한 번 뇌경색 약을 타러 밀양에서 마산으로 가시는 아버지는 내일 약을 받으러 가는 날이면 오늘 약봉지가 딱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도 그른 적 없이 약을 드셨습니다. 약 드시는 시간도 정확하게 지키십니다. 식사 후 10분이면 10분, 30분이면 30분. 1분의 오차도 생기지 않게 하려고 애쓰신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물건을 사용할 땐 설명서에 적힌 대로 읽고 그대로 하면 되는데 왜 그걸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하느냐고 말씀하십니다. 물건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게끔 설명해 놓았기에 그것을 지키면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십니다. 약속 시간도 남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되니 언제나 10분 먼저 도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십 년 째 일기를 하루도 그르지 않고 쓰고 계시며, 하루에 시 한 편씩은 꼭 필사를 하시며 혼자서도 인문학적 교양을 배우려 하십니다.
아버지의 이런 삶이 다른 사람보다 앞서지도 뒤서지도 않는 중간적인 삶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중간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자신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아버지의 중간에 있으면 된다는 말씀이 사전에 나오는 필중(必中)의 삶임을 알았습니다. 딱 한 발을 쏘아 정확하게 맞힌다는 일발필중입니다. 인생의 필중을 위해 지켜야 하는 기본적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딱 그대로만 하면 문제 될 것이 없는데 나는 언제나 삐딱하고 울퉁불퉁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늘 앞은커녕 뒤를 맴돌았습니다. 이제 필중을 내 남은 삶의 목표로 삼습니다. "절대 앞서려고 아등바등하지 말아라, 뒤에 쳐져서도 안 되느니라. 중간에만 있으면 괜찮다." 나는 왠지 필중이 인생의 고지 같습니다.
세 번째 수필집 <소만에 부치다>가 필중이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시간을 지키지도 분량을 지키지도 않고 내 마음대로 글을 썼습니다. 삶에도 글에도 다시 신발끈을 동입니다. 필중을 향한 첫걸음을 시작하렵니다.
2018년 늦은 가을에
설성제
목차
목차
Ⅰ. 부용화
소만小滿에 부치다
버스킹
세컨드 로망스
부용화
검은 모자
신新화수분
겨울강
자전거를 타고 오는 봄
Ⅱ. 기억의 뜰
소리장도笑裏藏刀
방어진 곰솔
기억의 뜰
여름나기
꿀잠
여락餘樂
그 놈
선線
Ⅲ. 불이정不離亭을 놓치다
백색소음
불이정을 놓치다
세공의 칼
맛글
기차가 지나간다
끈
손길
Ⅳ. 곤두박질
세 채의 집
마른 빵 한 조각과 죽 한 그릇
곤두박질
어느 청소부의 만추
천국축제를 꿈꾸다
사가면思佳面
비둘기
소만小滿에 부치다
버스킹
세컨드 로망스
부용화
검은 모자
신新화수분
겨울강
자전거를 타고 오는 봄
Ⅱ. 기억의 뜰
소리장도笑裏藏刀
방어진 곰솔
기억의 뜰
여름나기
꿀잠
여락餘樂
그 놈
선線
Ⅲ. 불이정不離亭을 놓치다
백색소음
불이정을 놓치다
세공의 칼
맛글
기차가 지나간다
끈
손길
Ⅳ. 곤두박질
세 채의 집
마른 빵 한 조각과 죽 한 그릇
곤두박질
어느 청소부의 만추
천국축제를 꿈꾸다
사가면思佳面
비둘기
저자
저자
설성제
2003년 예술세계 신인상
울산문인협회 회원
저서 <바람의 발자국> <압화> <소만에 부치다> 공저<아하브>
현재 울산지역 도서관 수필 강의
울산문인협회 회원
저서 <바람의 발자국> <압화> <소만에 부치다> 공저<아하브>
현재 울산지역 도서관 수필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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