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만큼 사랑합니다
공도현 수필집
공도현 수필집 [아픈 만큼 사랑합니다]. 수필은 소설보다도 더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 사람의 삶과 생각에 깊숙이 들어가, 경험을 연장시키며 독특한 독서의 경험을 선사한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냄에 있어서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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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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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현의 수필은 재미있다. 그의 편편의 글들은 언제나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그의 「아들 장학생 만들기」는 재미의 정점이다.
요즘에는 대학에서도 집안 형편에 따라 장학금을 주는 모양이다. 강남에 사는 학생은 대출금이 많은 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저소득층으로 분류되고, 지방의 값싼 아파트에 사는 아들은 융자가 없다는 이유로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독자로서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대목이다. 온가족이 합심하여 빚을 만들어 차를 사고 장학생 만들기에 성공했다는 결말에서는 폭소가 나온다.
수필 「빙고」는 또 어떤가. 작가의 아버지는 지방 국립 K대 출신이다, 동생들도 뒤따라 모두 K대 출신이 되었다. 아들마저 K대를 졸업하여 3대가 동문이 되자 지방 Y대 출신인 작가는 외톨이가 된다. 각고의 노력 끝에 작가가 K대 도서관의 계약직 직원이 되면서 드디어 K대 판 빙고를 완성하게 된다.
공 작가의 등에는 이미 재미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세상만사 재미가 없으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아예 읽히지 않는 시대에 그의 수필은 가독성이 높다는 부러운 장점을 가졌다.
하지만 공 작가의 글을 재미로 읽고 재미로만 기억한다면 이는 오독誤讀이다. 밥을 씹지 않고 그냥 삼킨 것과 같다. 표면적 재미에 빠져 이면적 주제를 놓친 것이다.
문학은 표출로 쓰고, 재미로 읽으며 감동으로 남는다. 결국 감동이 되어야 한다. 어떤 수사학적 기교로 문학을 포장한다 해도 이 세 가지의 간명한 과정과 성격을 벗어날 수 없다. 수필도 마찬가지다. 수필가가 되었으니까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삶의 앙금이 목구멍까지 차오를 때 수필가는 비로소 각혈하듯 펜을 든다. 작가의 표출을 감동이라는 목적지까지 무사히 실어 나르는 수단과 방법이 재미다. 그러니 재미 재미하다 보면 감동은 슬그머니 사라져 버릴 수 있다. 작가의 각혈은 파적거리 미완의 문장과 다를 바 없게 된다.
공 작가의 수필은 결코 우스개가 아니다. 그의 글은 이미 문학적 의미화에 익숙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그의 집안을 들추어내게 됨을 깊이 혜량하기 바란다.
내가 작가가 된 이유가 있다면 집안 분위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영남수필문학회장을 지낸 공진영 수필가이다. 큰삼촌은 창원문협회장을 지낸 공영해 시조시인이고, 막내삼촌은 대구문협회장을 지낸 공영구 시인이다. 막내숙모는 수필세계작가회장을 지낸 백금태 수필가이다. 명절날 내가 쓴 글을 내놓으면 빨간 펜을 든 문인 선배들이 순서대로 붉은 흔적을 남기며 지나갔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공자의 후예로서, 문인가문의 후대로서 탁월한 문재文才를 이어받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주변 환경이 그를 문단에 발을 들여놓게 한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 그가 첫 수필집을 냈다. 수필집 제목이 『아픈 만큼 사랑합니다』이다. 살짝 당혹스럽게 하는 제목이다. '아픈 만큼 성장합니다'라는 어느 카피문구에 익숙해서인지 솔직히 심심하다는 느낌이 앞선다. 하지만 고민 끝에 지었을 이름으로 짐작된다. 그러니 작가의 고집을 헤아려 보지 않을 수 없다. 자, '아프다'고 했으니 그 아픔이 궁금해진다. '사랑한다'고 했으니 누구를 어떻게 왜 사랑하는지 궁금해진다.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 또다시 그의 집안을 들추어내게 됨을 거듭 혜량해 주기 바란다.
우리 집은 교육자 집안이다. 아버지 3형제가 모두 국어를 전공한 교원이었다. 아버지는 교장으로 퇴임했다. 막내 숙모도 교원이었다. 고모도 영양의 어느 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 중이다. 내 밑으로 동생 셋이 모두 교직에 몸담고 있다. 아들은 교사 4년차다. 삼대가 만나는 중간점과 사남매가 만나는 첫 점인 내 자리만 교육자가 빠진 모양새가 되었다. 나도 교사 자격증이 있어 교사가 될 수 있었지만 사업의 길로 접어들었고, 일이 꼬일 때마다 그러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살았다. - 「빙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아들에게 아버지는 고향의 과수원을 팔아 장사밑천을 대 주었고, 아들은 그 돈을 지인에게 빌려주었다. 도망간 지인을 찾아 지리산 암자에 간 그가 과수원과 바꾸어 들고 온 것은 꿀 한 병이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암자에서 고시공부를 하는 선배가 주는 것이라 속이고, 아버지는 그 선배가 꼭 고시에 붙어야 할 텐데 하고 화답을 한다.(-「하얀 거짓말」 요약)
그의 첫 수필집 이면을 이해하는데 단초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는 「사주」에 또 이렇게 적었다.
나의 사주는 목木이라 밑에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수水, 토土가 많아야 하는데 쇠金만 있으니 돈벌이하고는 담쌓았다. 사업을 벌이면 무조건 망한다. 가만히 있는 게 돈 버는 거다.
듣고 보니 딱 맞았다. 돌이켜보면 결혼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잘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한다고 말아먹은 돈이 한두 푼이 아니었다. '그래,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야 했어. 지금부터라도 그렇게 해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그는 많은 직업을 거쳐 왔다. 번듯하게 중고자동차매매업을 했고, 생계수단으로 그 고되다는 편의점도 운영했다. 무스탕을 걸치고 금시계를 차기도 했다, 결국 그의 말대로 모두 말아 먹었다. 그런 그에게 뇌출혈이 달려들었다.
지금의 모습으로 서 있기까지 그에는 아픔이 많았고 컸고 길었다. 우리에게 미소를 주던 재미는 그에게는 아득한 아픔이었다. 아파서 아픈 것이 아니라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과 억울함과 후회 같은 만감의 아픔이다. 회고와 성찰에서 우러나는 눈물 같은 아픔이다. 그 아픔의 글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아내다. 그리고 아버지다. 아내와 아버지는 언제나 머리맡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혹독한 재활의 공간에서도 그와 함께 있었다. 환경공단 수목관리원으로 취직이 되었을 때 가장 기뻐한 사람도 아내와 아버지였다. K대 도서관에 채용되었을 때 가장 먼저 기쁨을 전한 곳도 아내와 아버지였다.
작가의 첫 수필집 제목은 『아픈 만큼 사랑합니다』이다. 고민하고 망설이면서 붙인 제목이 아니다. 분명 오래 전부터 이미 준비해 놓았던 제목이다. 그러니 이 한 권의 수필집은 "아파서 미안합니다. 아파서 죄송합니다"하고 엎드려 바치는 눈물의 헌정서獻呈書이다. 그는 재미있는 수필가가 아니라 감동이 있는 수필가다.
홍억선(한국수필문학관장)
목차
목차
완장
정화淨化
완장
사주
짜장면
아들 장학생 만들기
금시계
옥의 티
속 좁은 여자
신천동 땅
조지 클루니처럼 되기
제2부
원죄
원죄
속물
애플민트의 주문
허니버터칩과 새우깡
빨간 손톱
일악삼지
무스탕
고모가시나
영양 고모부
재개발
제3부
길
바람의 흔적
길
출사표
52점
파란 알약
선행
학교이데아
아버지의 바람
세대주
제4부
둘이 사는 방법
둘이 사는 방법
술 한 잔, 차 한 잔
석수장이
아픈 만큼 사랑합니다
하얀 거짓말
뿔논병아리
어머니의 윷
다싯물 여사
망각
제5부
늙지 않는 친구
늙지 않는 친구
회장배 골프대회
오동
집합
샴푸 냄새
야구중계와 연속극
쌍화차
예측불허
방황의 끝
빙고
발문 / 홍억선
저자
저자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2017 《수필세계》등단
2017 장애인 문학상 수상
2018 대구일보 전국수필문예대전 입상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한국에세이포럼 수필세계작가회 회원
현 경북대학교 도서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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