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초상(빛나는 시 100인선 15)
문효치 시선집
문효치 시선집 『낙타의 초상』. “아픔을 갈고 닦아 광을 내는” 시인 문효치의 시를 수록한 시집이다. 시인이 노래하고 있는 시의 장면들은 어느 한 존재의 특수한 사정처럼 보이지만, 이는 모든 존재가 동일하게 겪고 있는 보편적인 속성이기도 하다. 다만 그 겪음의 내용이 저마다 다를 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원과 그 시원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아픔과 슬픔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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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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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쓸쓸하고 슬픈 바람이 거친 사막을 건너와 내 가슴에서 웅웅 운다. "아픔을 갈고 닦아 광을 내는" 시인 문효치의 시를 모아 시선집 《낙타의 초상》을 냈다. "지칠만도 한데 아직은 더 할만하다. 지칠 때까지는 해보겠다"는 문효치 시인의 말처럼 아직은 그만둘 수 없는 삶이다.
아비 닮은 내 눈을 보고는
어미는 더운 혀를 내밀어 핥아 주다가
굽은 등 보이며 사라져버린
아비를 생각하며 울기만 했네
사막이 온통 웅웅웅 울고 있었네
-시 〈낙타의 초상〉 중에서
김태선 문학평론가는 시선집 《낙타의 초상》 시해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 〈낙타의 초상〉은 문효치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 《별박이자나방》에 수록된 작품이다. (중략) 낙타는 소소초라는 줄기에 가시가 있는 식물을 먹는다. 시의 주석에 달려 있듯이 다른 먹을 것이 없는 곳에서 낙타가 먹는 것이라 하여 낙타풀이라고도 한다. 가시가 달려 있기에 입안에 상처를 내는 풀, 그러나 낙타는 물이 없는 사막 횡단을 견디기 위해 자신의 입에 상처를 내어서라도 살아남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상처, 그리고 그 상처가 전해주는 고통은 살아남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시에서 그 고통은 "얼굴도 모르는 아비의 피가/몸속을 흐를 때마다" 전해지는 것이기도 하다. 존재의 고통은 지금 이 시간에 겪는 아픔도 있지만, "아비"라는 이름으로 지칭되는 자기 존재의 시원이 전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비"는 지금 이 시간에는 존재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진 자이다. 즉 존재자의 시원 역시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진 대상이다.
문효치 시인이 노래하고 있는 시의 장면들은 어느 한 존재의 특수한 사정처럼 보이지만, 이는 모든 존재가 동일하게 겪고 있는 보편적인 속성이기도 하다. 다만 그 겪음의 내용이 저마다 다를 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원과 그 시원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아픔과 슬픔. 그러나 애초에 삶을 가능케 했던 것 역시 그 아픔과 슬픔이기에 모든 존재자들은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존재가 존재자에게 안기는 무게는 무겁다. 우리는 그 무게에 짓눌려 운다. 그러나 그 울음이, 역설적이게도, 삶을 가능케 한다.
시인이 노래하는 까닭은 울기 위해서이다. 울음은 당신을 포함한 타자를 부르기 위함이다. 이렇게 부르는 행위를 통해 자신과 타자가 함께 존재함을,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동시에 세상 만물이 내는 울음소리를 듣고 그에 동참하기 위해서이다. 사라져버린 것들을 애도함과 동시에 다시 이 곳으로 불러오기 위해서이다. 시인의 노래는 이처럼 만물을 지금 이곳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이로써 모든 존재자는 자신을 가두는 불연속성에서 벗어나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삶은 힘들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래와 울음으로써 삶을 긍정할 수 있다.
목차
목차
1부
가을 노래·Ⅰ
가을 노래·Ⅱ
어느 날
바람·Ⅱ
바람·Ⅳ
감나무
꽃·Ⅰ
저녁놀
회상回想의 사월四月
무령왕武寧王의 나무새
무령왕武寧王의 물병
무령왕武寧王의 능陵
날아라 빛
너에게
비오는 밤
은사시나무
파도
깨어나는 강江
돌밭에서
항아리
달아나는 나무
2부
무병無病-백제 시편 2
새-백제 시편 5
날아오르는 것이 어찌 새 뿐이랴.-백제 시편 23
서낭당 추억
비 오는 날
17시 30분의 언덕
시골집 뒤안에 서 있는 감나무
저녁 산에서
마곡사의 탑
도미都彌의 말-아내에게
백마강
무령왕武寧王의 술병
추사秋史의 등잔
지리산 시詩-메아리
그대에게
연가-편지
편지
쓸쓸한 잠
바다의 문·4
바다의 문·6
바다의 문·22
바다의 문·35
바다의 문·43
바다의 문·57
바다의 문·69
3부
지리산 시-토끼봉
고로쇠나무 밑에서 만나리
봉평의 달·3
소록도-감나무
할미꽃
빛들이 모여서
단종의 돌
금강이 보이는 언덕에서
서포리의 빈 의자
이야기 하는 무덤
복사나무 밑에서
다시 달빛에 대하여
저녁
묵상-석탑
봉선사에서
계백의 칼
귤
불면·1
서귀포 동백
섶섬의 물
선유도-소녀
교룡산蛟龍山
4부
백제시-백제 관음상
백제시-쿠다라카와[百濟川]
백제시-백제사터
농악·1
남내리 엽서-연당
연기에 대하여·1
길에 대한 명상-여름
끈
밥
백제시-강
백제시-칠지도七支刀
물고기란 놈이
광대
목숨의 끝에·3-보각국사비
빈 의자
새똥
내 살 속에·1
분노-파도
왕귀뚜라미
검은물잠자리
알락귀뚜라미
산개미
큰허리노린재
풀에게
호박꽃
쇠딱다구리
앞산
낙타의 초상
문효치의 시세계
존재의 울음 | 김태선(문학평론가)
저자
저자
1943년 전북 군산 출생
1966년 한국일보와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연기속에 서서》,《무령왕의 나무새》,《남내리 엽서》,《왕인의 수염》등10권
시선집《백제시집》,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등4권
동국대, 동덕여대, 대전대, 추계예대 등에서 시창작 강의를 함
주성대 겸임교수,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장 등 역임
PEN문학상, 김삿갓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 수훈
현재《미네르바》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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