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쓸쓸해도 돼
김광석을 사랑한 서른네 명의 시인들
『이럴 땐 쓸쓸해도 돼』는 국내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른네 명 시인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김광석을 그린 시에세이집이다. 김광석과 직접 벗하던 시인과 그의 노래를 작곡한 시인도 있었으며, 김광석이라는 존재 자체가 자신 젊은 날에 남긴 흔적들을 따라가는 시인들도 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살아가도 되는 걸까라는 불안과 막막함, 시기를 놓쳐버린 사랑에 대한 그리움, 잃어버린 우정, 갈수록 힘겹거나 때로 지긋지긋해지는 사람들과의 관계, 한때는 각별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데에서 오는 아픔, 새벽에 홀로 깨어 엉엉 소리 내어 울어버리게 만드는 그런 세밀한 감정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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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럴 땐 쓸쓸해도 돼
김광석, 그의 노래가 남긴
슬픔과 고독, 폐허와 상실에 응답한
서른네 명 시인들이 쏟아낸 문장들
1. 무엇에 기대 여기를 건너가야 할까
내일도 미래도 아닌
꼭 오늘 하루치만큼의 슬픔을 껴안을 수 있다면
국내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른네 명 시인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김광석을 그린 시에세이집 『이럴 땐 쓸쓸해도 돼』가 출간되었다. 올해 고 김광석 20주기를 맞아 2월 철학자가 김광석을 해석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기획하고 펴낸 『김광석 우리 삶의 노래 - 철학자 김용석의 '김광석과 함께 철학하기'』(김용석 지음, 천년의상상 발행)에 이어, 시인에게 노래하는 음유시인 김광석은 어떤 존재였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다. 이제 서른 즈음을 통과하고 있는 시인부터 칠순을 훌쩍 넘긴 노시인에 이르기까지 박준, 김이듬, 김행숙 외 서른한 명은 저마다 가슴속에 품고 있던 김광석을 떠올리며 산문 한 편과 시 한 편씩을 뽑아 올렸다.
김광석과 직접 벗하던 시인과 그의 노래를 작곡한 시인도 있었으며, 김광석이라는 존재 자체가 자신 젊은 날에 남긴 흔적들을 따라가는 시인들도 있었다. 문형렬 시인은 김광석이 불교방송 심야 프로그램 진행자였을 때, 하루 일과를 마치고 포장마차에서 조촐하게 소주 한잔을 걸치며 그와 직접 나누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백창우 시인은 김광석의 노제 당일 그토록 쓰고 싶지 않았던 추모시를 쓰던 기억을 더듬는다. 한편 이원 시인은 김광석의 목소리와 노래가 어떤 무늬를 지녔는지를 써 내려가고, 김근 시인은 대학 졸업 여행을 가던 버스 안에서 갈 곳 모르던 어린 청년들이 한마음으로 「나른한 오후」를 부르던 때를 회상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직접적으로 김광석을 주제 삼거나 호명하지 않는 대신 경험에 바탕하여 삶에 대한 사색을 풀어놓는다. 김광석의 노래가 생각지도 않았던 사이 훅 끼쳐 찔러 들어온 것처럼, 이 책 『이럴 땐 쓸쓸해도 돼』 속 시인의 문장들도 그러하다. 한 문장 혹은 하나의 산문 전체가 기다란 여운을 남기며, 마음의 빈 공간을 헤집는다. 계속 이런 식으로 살아가도 되는 걸까라는 불안과 막막함, 시기를 놓쳐버린 사랑에 대한 그리움, 잃어버린 우정, 갈수록 힘겹거나 때로 지긋지긋해지는 사람들과의 관계, 한때는 각별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데에서 오는 아픔, 새벽에 홀로 깨어 엉엉 소리 내어 울어버리게 만드는 그런 세밀한 감정들이 녹아 있는 것이다.
꼭 죽음이 아니더라도 좋을 것이다. 한 시절 좋은 사람과 연을 맺었고 지금은 그 연이 다해 슬픔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면. 혹은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는 타인을 걱정하고 그것에 공명하여 슬픔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면. 나는 슬픔도 자랑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 박준, 「우리의 자랑, 슬픔」 중에서
'김광석'은 나에게 하나의 기호 혹은 은유로 존재한다. 나에게 청춘이 있었다면, 그 시절은 그의 노래와 함께 머문다. "비록 떠가는 달처럼, 미의 잔인한 종족 속에서 키워졌지만"(W. B. 예이츠, 「첫사랑」) 창백한 얼굴 위로 내리던 햇빛 속에서 나는 한 사람을 좋아했고 그로 인해 즐거웠으며 마음의 누수로 어지럽고 아득한 시간을 흘려보냈다. - 김이듬,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중에서
나는 일이 끝난 뒤 혼자 술집에 가서 술을 마셨다. 취해서 돌아와 옆구리를 더듬으면 얼음 같은 게 만져졌다. 그러다가 혼곤한 잠에 빠져들어 기억도 나지 않는 꿈들을 단속적으로 꾸곤 했다. 나는 어디에도 갈 수 있었지만 어디에도 가지 못했다. 내 30대는 그토록 영화로웠으나 다른 한편으로 가엾었다. 그 시절은 세속과의 싸움, 젊음의 끝 간 데 없는 열정, 어지러운 방황들, 이상한 허무주의, 선량함과 위악들로 얼룩져 있다. - 장석주, 「어디에도 갈 수 있었지만 어디에도 가지 못했다」중에서
2. 34명의 시인이 사랑한 가수,
시를 노래한 김광석 시가 되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이에게
시와 노래는 애달픈 양식
아무도 뵈지 않는 어둠 속에서
조그만 읊조림은 커다란 빛 - 김광석,「 나의 노래」
누군가 그랬던 것 같다. 시인은 불행과 슬픔을 대신 울어주는 사람이라고. 어쩌면 김광석도 그러했던 것 아닐까. 단지 시인은 활자로, 김광석은 목소리와 그 떨림을 도구로 삼았던 것뿐이라고. 실제 그는 시를 즐겨 읽는 사람이었고, 앨범에는 여러 편의 시 노래가 실려 있기도 하다. 시인들에게 김광석은 "삶의 버팀목 같은 가인"(김근)이자 "서늘하고도 뜨거운 기억이자 위로"(이규리)였으며, 만난 적은 없지만 늘 함께하는 "광석이 형"이었다(이재훈). 그가 우리 곁을 떠났을 때 추모 기간을 따로 정해 내내 노래를 들으며 시의 얼개를 얻은 시인(권혁웅)도 있었을 만큼 김광석과 시인은 곧잘 연결된다.
왜 김광석일까. "사람으로 외롭고 피곤해하는" 일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버텨내는 삶의 한 단면을 섬세하게 포착했기 때문 아닐까. 결국 모든 사람이 생애의 특정한 지점을 지나고 있을 때, 한 번 혹은 여러 번 절실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정서가 그의 노래에 담겨 있다. 그리하여 꾸밈없이 쉬운 언어로 그가 우리에게 거는 말들은 마음의 북을 둥둥 울리고, 노랫말이 마치 나의 삶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그는 어둠 속으로 가라앉지 않고 다만 쓸쓸함, 공허, 외로움들을 끌어안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우리에게 이렇게 나직하게 권유하기도 했다. "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 치 앞도 보이질 않아 /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 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 일어나. 일어나"(김광석, 「일어나」)라고.
정호승 시인은 『이럴 땐 쓸쓸해도 돼』에서 김광석의 마지막 노래의 가사가 되어버린 「부치지 않은 편지」의 탄생 비화를 밝혔다. 1987년 1월 14일 박종철 열사의 시대적 죽음이라는 비극을 마주하니 시를 쓸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김광석의 음성으로 멀리멀리 퍼져나가 여전히 숱한 사람들에 의해 불리는 것이라고. 그리고 이제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는 서둘러 세상을 떠난 김광석일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 핍박받는 우리 보통 사람들일 수도 있다고.
시적 순간이란 문득 그렇게 찾아온다. 목이 메고, 마음이 사무치는 소소한 깨달음과 슬픔의 순간에. 누군가의 노랫말 속에도 그런 순간이 드문드문 있어서 우린 아직까지도 그의 노래를 듣고 그를 추억한다. 그의 노래도 긴 시간 동안 마늘과 꿀처럼 스며들고 스며들어 우리에게 따뜻한 한 잔의 차가 되었다. 너무 쉽게 변해가는 것들 사이에서 우리는 이렇게 변하지 못하고……. - 조용미, 「세상의 모든 노래들은 어떻게 사람을 위로하는 걸까」 중에서
당신의 짧았던 미완의 생애가 아름다움을 불러왔다면 그때의 아름다움은 이미 완성이라 말하리. 언제 들어도 마음이 유순해지는 당신의 노래 안에서 각자는 고독을 다스리고 상처를 덮는다. 그리고 곧 아련해진다. 달리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하는 몰입과 공감, 그렇게 당신과 당신의 노래는 일체가 된다. 생의 비루함마저 촉촉이 젖는다. 그때 여지없이 바람 소리가 있고 온몸으로 스미어오는 당신은 그리움이다. - 이규리,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중에서
목차
목차
우리의 자랑, 슬픔 | 박준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 김이듬
천사의 멜랑콜리 | 김행숙
어디에도 갈 수 있었지만 어디에도 가지 못했다 | 장석주
세상의 모든 노래들은 어떻게 사람을 위로하는 걸까 | 조용미
타인의 냄새 | 이민하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 | 정호승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 이규리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 | 이원
사막에 찍어놓은 움푹한 발자국 | 최영철
상처받은 영혼의 청순한 노래 | 황인숙
얼굴 | 송재학
무엇에 기대 여기를 건너갈까 | 김근
늦게 온 소포 | 고두현
정서와 감정에 호소하는 것들 | 이상국
정말 쓰고 싶지 않은 시 | 백창우
흥과 슬픔이 한 몸이 될 때 | 김기택
그 목소리는 냄새도 연기도 없이 이글거리며 | 정양
나의 정원을 본 적이 있을까 | 권혁웅
스무 살이 되었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 이재훈
시가 되었거나 되고 있거나 | 김경주
1994년, 그때 | 성윤석
사랑한다는 말은 잘 못해도 | 신현림
가재미, 나귀, 김광석 | 박정대
망설춘사를 기억하네 | 문형렬
태양이 지고 하늘이 어두워지지 않으면 | 이달균
가난의 시학 | 정희성
부질없을지라도 | 복효근
일어나 일어나 | 이정록
행복과 불행 사이 | 홍영철
어떤 사랑이든 끝나지 말지어니 | 공광규
가슴을 달아오르게 하던 마음은 어딜 갔나 | 이동순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이하석
우리 모두의 아들, 오빠, 동생 그리고 연인 | 유안진
■ 차례 / 시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 박준
함박눈 | 김이듬
천사에게 | 김행숙
서른 즈음 | 장석주
가을밤 | 조용미
붉은 스웨터 | 이민하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바람의 시간들 | 이규리
당신의 왼쪽 뺨 | 이원
사막이라는 정글 | 최영철
슬픔이 나를 깨운다 | 황인숙
어머니 |송재학
모래바람 속 | 김근
늦게 온 광석이 | 고두현
마음에게 | 이상국
오랜 날들이 지난 뒤에도 | 백창우
가뭄 | 김기택
참숯 | 정양
나의 채마밭을 본 적이 있을까 | 권혁웅
마루 | 이재훈
무지개 | 김경주
태엽 | 성윤석
북촌 블루스 #1 | 신현림
눈물의 짧은 생애 | 박정대
눈 속에서 봄을 기다린다 | 문형렬
관계 | 이달균
그리운 나무 | 정희성
목련 후기 | 복효근
해 지는 쪽으로 | 이정록
언제쯤 그날이 올까요 | 홍영철
별 닦는 나무 | 공광규
그대가 별이라면 | 이동순
기다리는 사람 | 이하석
전설의 가을 가객 | 유안진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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