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의 기술(시에시선 037)
문화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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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자아와 올바른 사회를 위한 화장술
문화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문화영 시인의 시편들은 자아와 세계 사이에서 삶의 건강성과 긍정성을 지향한다. 도시적인 생활에 길들여진 삶을 따르면서도 그 질서와 유혹에 쉽게 편입되지 않으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따라서 그의 시편들은 건강한 자아 회복을 위한 시적 울림이 크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어두운 구석들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삶의 윤리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문화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문화영 시인의 시편들은 자아와 세계 사이에서 삶의 건강성과 긍정성을 지향한다. 도시적인 생활에 길들여진 삶을 따르면서도 그 질서와 유혹에 쉽게 편입되지 않으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따라서 그의 시편들은 건강한 자아 회복을 위한 시적 울림이 크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어두운 구석들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삶의 윤리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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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우울함을 커버하는 데는 물광 파운데이션이 좋아
립스틱은 빨개도 되고 누드 빛이어도 돼
립스틱과 같은 색깔의 볼 터치를 해주면 자신감이 생겼다는 거야
듬성거리는 눈썹은 꼼꼼하게 메꿔줘야 해
모난 성격을 다듬듯 공을 들여야 하지
네가 나를 닮아 이마가 납작하잖아
하이라이트로 음영을 줘봐
이마 위로 꿈이 흐르는 거 같지 않니
넌 아직은 모르지만
눈뿐만이 아니라 입꼬리도 처지더라
이건 화장으로도 포장이 안 돼
미소로 늘어진 용기를 당기는 거지
주름진 생각도 팽팽해지게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완성은 지우는 것이거든
길어진 마스카라는 솜과 면봉으로 두 번 닦아야 해
과잉된 것은 꼭 잔여물이 남으니까
종일 높여놓은 콧대는 리무버로 지우고
저녁이면 자기의 민낯을 바라봐야 하지 그래야
아침이면 극진하게 화장을 하거든
네 외할머니도 오랜 시간을 들여 화장하고 관에 들어가셨지
볼그족족한 볼 터치에 미소를 머금었던 거 기억나지?
-「화장의 기술」 전문
시인에게 화장은 기존의 것을 화려하게 포장하는 수사에서 그치지 않는다. 화장은 우리가 앓고 있는 이 시대의 질병 공황장애 우울증 집단이기주의 무기력증 등을 덮는 포장이다. 작품 속의 화자는 새로운 존재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거듭한다. 하지만 그것은 외피를 감싸기 위한, 혹은 감추기 위한 치장이 아니다. 새로운 현실에 대한 적응과 고유한 주체 즉 올바른 자아를 확립하기 위한 시도라 할 수 있다.
난동을 피울 생각은 아니었다 배가 고팠을 뿐이다 땅속에 있는 고구마를 꺼내 먹자 사람들은 발톱을 세워 울타리를 쳤다 찌리릿 전기 울타리는 산중턱까지 밀고 올라오며 비자나무를 쓰러뜨렸다 숲을 가져갔으면 땅속의 것은 나눠줘야지 목보다 긴 코로 땅속을 헤집었다 고구마밭을 코 하나로 뒤집어 버렸다 얌전히 먹었다면 화를 내지 않았을까? 숲속에서는 식사예절이 없다 허기를 채우자 놀고 싶어진다 여우재를 넘어가 물놀이를 해야지 헤엄을 치다가 숭어를 잡아야지 쫀득한 기억에 마음이 급해진다 굵은 다리로 재빠르게 달린다 총알도 달린다 다행히 뻣뻣이 서 있는 귀를 뚫고 지나갔다 호랑이와 맞장 떴다는 할머니가 생각난다 자라나는 송곳니를 칼처럼 갈아놓은 건 잘한 일이다 조금만 더 자라주면 총길이만 한 엄니를 갖게 되겠지 사냥개를 피해 산으로 도망치다 강물을 보았다 머리와 몸이 가깝다는 건 나쁜 눈을 가졌다는 것 물속이라 착각하고 고속도로로 뛰어내렸다 하필 노란 중앙선을 밟았다 방향감을 잃을 땐 겁이 난다 하지만 흥분을 하게 되면 물불을 안 가리는 성격 사냥꾼을 향해 달린다 총알도 중앙선을 넘는다 피차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숲속에서부터였다 탕. 탕. 탕.
-「중앙선」 전문
자연을 상징하는 멧돼지는 생존 공간을 잃어버렸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잘못된 선으로 자연 동식물의 생존 공간은 황폐화되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중앙선은 서로 넘어서는 안 되는 금단의 선이다. 하지만 인간은 제 밥그릇의 극대화를 위해 중앙선을 제집인 양 넘나든다. 그것은 갈등과 싸움이라는 부정적 상황을 전한다. 세월호의 비극을 담은 「달팽이관」이나 광주 민중항쟁을 묘사한 「방풍림」 역시 건강한 사회적 기능이 작동하지 못할 때 생겨날 수 있는 비극의 현장을 잘 보여준다. 그것은 건강한 삶의 주체를 획득하고자 하는 문화영 시인의 고유한 시적 태도라 할 수 있다.
립스틱은 빨개도 되고 누드 빛이어도 돼
립스틱과 같은 색깔의 볼 터치를 해주면 자신감이 생겼다는 거야
듬성거리는 눈썹은 꼼꼼하게 메꿔줘야 해
모난 성격을 다듬듯 공을 들여야 하지
네가 나를 닮아 이마가 납작하잖아
하이라이트로 음영을 줘봐
이마 위로 꿈이 흐르는 거 같지 않니
넌 아직은 모르지만
눈뿐만이 아니라 입꼬리도 처지더라
이건 화장으로도 포장이 안 돼
미소로 늘어진 용기를 당기는 거지
주름진 생각도 팽팽해지게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완성은 지우는 것이거든
길어진 마스카라는 솜과 면봉으로 두 번 닦아야 해
과잉된 것은 꼭 잔여물이 남으니까
종일 높여놓은 콧대는 리무버로 지우고
저녁이면 자기의 민낯을 바라봐야 하지 그래야
아침이면 극진하게 화장을 하거든
네 외할머니도 오랜 시간을 들여 화장하고 관에 들어가셨지
볼그족족한 볼 터치에 미소를 머금었던 거 기억나지?
-「화장의 기술」 전문
시인에게 화장은 기존의 것을 화려하게 포장하는 수사에서 그치지 않는다. 화장은 우리가 앓고 있는 이 시대의 질병 공황장애 우울증 집단이기주의 무기력증 등을 덮는 포장이다. 작품 속의 화자는 새로운 존재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거듭한다. 하지만 그것은 외피를 감싸기 위한, 혹은 감추기 위한 치장이 아니다. 새로운 현실에 대한 적응과 고유한 주체 즉 올바른 자아를 확립하기 위한 시도라 할 수 있다.
난동을 피울 생각은 아니었다 배가 고팠을 뿐이다 땅속에 있는 고구마를 꺼내 먹자 사람들은 발톱을 세워 울타리를 쳤다 찌리릿 전기 울타리는 산중턱까지 밀고 올라오며 비자나무를 쓰러뜨렸다 숲을 가져갔으면 땅속의 것은 나눠줘야지 목보다 긴 코로 땅속을 헤집었다 고구마밭을 코 하나로 뒤집어 버렸다 얌전히 먹었다면 화를 내지 않았을까? 숲속에서는 식사예절이 없다 허기를 채우자 놀고 싶어진다 여우재를 넘어가 물놀이를 해야지 헤엄을 치다가 숭어를 잡아야지 쫀득한 기억에 마음이 급해진다 굵은 다리로 재빠르게 달린다 총알도 달린다 다행히 뻣뻣이 서 있는 귀를 뚫고 지나갔다 호랑이와 맞장 떴다는 할머니가 생각난다 자라나는 송곳니를 칼처럼 갈아놓은 건 잘한 일이다 조금만 더 자라주면 총길이만 한 엄니를 갖게 되겠지 사냥개를 피해 산으로 도망치다 강물을 보았다 머리와 몸이 가깝다는 건 나쁜 눈을 가졌다는 것 물속이라 착각하고 고속도로로 뛰어내렸다 하필 노란 중앙선을 밟았다 방향감을 잃을 땐 겁이 난다 하지만 흥분을 하게 되면 물불을 안 가리는 성격 사냥꾼을 향해 달린다 총알도 중앙선을 넘는다 피차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숲속에서부터였다 탕. 탕. 탕.
-「중앙선」 전문
자연을 상징하는 멧돼지는 생존 공간을 잃어버렸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잘못된 선으로 자연 동식물의 생존 공간은 황폐화되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중앙선은 서로 넘어서는 안 되는 금단의 선이다. 하지만 인간은 제 밥그릇의 극대화를 위해 중앙선을 제집인 양 넘나든다. 그것은 갈등과 싸움이라는 부정적 상황을 전한다. 세월호의 비극을 담은 「달팽이관」이나 광주 민중항쟁을 묘사한 「방풍림」 역시 건강한 사회적 기능이 작동하지 못할 때 생겨날 수 있는 비극의 현장을 잘 보여준다. 그것은 건강한 삶의 주체를 획득하고자 하는 문화영 시인의 고유한 시적 태도라 할 수 있다.
목차
목차
제1부
제어장치·11
방풍림·12
벚나무·14
부부·16
지퍼·18
자전거·20
이런 봄날·22
시끄러운 마당·24
편도 1차선·26
세 사람·28
바람의 처세술·30
보랏빛 선글라스·32
유리 상자·34
1°·36
주파수·38
제2부
첫눈·41
모르는 일·42
중력이 미칠 때·44
화장의 기술·46
거기 서 있을 매화나무 한 그루·48
조화·50
속도의 미래·52
내 동생은 서퍼·54
원룸·56
터치 터치·58
IT·60
팔레트·63
달팽이관·64
입관·66
제3부
멸치·69
즐거운 독·70
중립기어·72
바이칼·74
커피 마시는 고양이·76
늘어진 오후의 놀이·78
시베리아 호랑이·80
중앙선·82
고비·84
다섯 걸음·85
원형탈모·86
헛배·88
흰 종이에 대한 사색·90
선화촌 가장·92
제4부
시선·97
등을 긁어주세요·98
DNA·100
공식 입장·102
썸 타는 중·105
두 마리 개·106
영화관 화장실에서·108
상자·110
한 장 남은 사전·112
원본·114
한동안·116
안과 밖·118
알프라졸람·120
바빠서 이만·122
유쾌한 저녁·124
해설│송기한·127
시인의 말·159
제어장치·11
방풍림·12
벚나무·14
부부·16
지퍼·18
자전거·20
이런 봄날·22
시끄러운 마당·24
편도 1차선·26
세 사람·28
바람의 처세술·30
보랏빛 선글라스·32
유리 상자·34
1°·36
주파수·38
제2부
첫눈·41
모르는 일·42
중력이 미칠 때·44
화장의 기술·46
거기 서 있을 매화나무 한 그루·48
조화·50
속도의 미래·52
내 동생은 서퍼·54
원룸·56
터치 터치·58
IT·60
팔레트·63
달팽이관·64
입관·66
제3부
멸치·69
즐거운 독·70
중립기어·72
바이칼·74
커피 마시는 고양이·76
늘어진 오후의 놀이·78
시베리아 호랑이·80
중앙선·82
고비·84
다섯 걸음·85
원형탈모·86
헛배·88
흰 종이에 대한 사색·90
선화촌 가장·92
제4부
시선·97
등을 긁어주세요·98
DNA·100
공식 입장·102
썸 타는 중·105
두 마리 개·106
영화관 화장실에서·108
상자·110
한 장 남은 사전·112
원본·114
한동안·116
안과 밖·118
알프라졸람·120
바빠서 이만·122
유쾌한 저녁·124
해설│송기한·127
시인의 말·159
저자
저자
문화영
광주에서 태어났다.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016년 『시에』로 등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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