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멀어서, 그리운 것들 오롯하여라
박미경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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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눈길이, 발길이, 마음이 머문 곳 섬, 섬사람들
지리적으로 멀어서 개발되고 훼손되지 않았고, 외롭고 적은 사람들이 오래 살아서 인정이 남아 있고 흐르는 곳ㅡ문갑도, 연도, 백야도, 모도, 효자도, 남해도, 웅도, 형도, 청산도, 선재도, 이작도, 풍도, 거문도, 호도, 만재도, 볼음도, 우도, 굴업도, 소무의도ㅡ열아홉 곳 섬,
그리고 그곳 사람들ㅡ문갑 아가씨와 김 할아버지, 집배원 김중환 씨, 도선주 임흥운 할아버지, 모도수퍼 장홍자 할머니, 효자도 어린이 정원이, 미조초등학교 아이들, 웅도 토박이 김용호 할아버지, 형도 최고령 주민 나난화 할머니, 택시기사 정만진 씨, 눈먼 아버지와 그 아들 김연홍 씨, 대양호 선장 정규관 씨, 풍도 이장 이계환 씨와 미쓰 고네 야외다방 주민들, 등대원 한봉주 소장, 호도분교 아이들, 만재도의 마지막 잠녀들, 불음도 농군 전장록 씨, 우도 해녀 공명산 할머니, 굴업도민박 서인수 최인숙 씨 부부, 소무의도 김해자 시인과 시 안 쓰는 시인들ㅡ의 모습과 이야기를 귀 기울여, 조용히 담았다.
책 어디를 펼쳐도 참으로 사랑스러운 사람들, 곡절 많은 사람들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저 아름다운 풍광이 아닌, 그네들의 삶의 터전으로서의 섬이 글로, 100장이 넘는 사진으로 가득하다. 그 안에 섬이, 사람들이, 갯벌이, 새들이, 꽃들이, 나무들이, 고기들이, 별들이, 바람들이 차고 넘친다.
지리적으로 멀어서 개발되고 훼손되지 않았고, 외롭고 적은 사람들이 오래 살아서 인정이 남아 있고 흐르는 곳ㅡ문갑도, 연도, 백야도, 모도, 효자도, 남해도, 웅도, 형도, 청산도, 선재도, 이작도, 풍도, 거문도, 호도, 만재도, 볼음도, 우도, 굴업도, 소무의도ㅡ열아홉 곳 섬,
그리고 그곳 사람들ㅡ문갑 아가씨와 김 할아버지, 집배원 김중환 씨, 도선주 임흥운 할아버지, 모도수퍼 장홍자 할머니, 효자도 어린이 정원이, 미조초등학교 아이들, 웅도 토박이 김용호 할아버지, 형도 최고령 주민 나난화 할머니, 택시기사 정만진 씨, 눈먼 아버지와 그 아들 김연홍 씨, 대양호 선장 정규관 씨, 풍도 이장 이계환 씨와 미쓰 고네 야외다방 주민들, 등대원 한봉주 소장, 호도분교 아이들, 만재도의 마지막 잠녀들, 불음도 농군 전장록 씨, 우도 해녀 공명산 할머니, 굴업도민박 서인수 최인숙 씨 부부, 소무의도 김해자 시인과 시 안 쓰는 시인들ㅡ의 모습과 이야기를 귀 기울여, 조용히 담았다.
책 어디를 펼쳐도 참으로 사랑스러운 사람들, 곡절 많은 사람들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저 아름다운 풍광이 아닌, 그네들의 삶의 터전으로서의 섬이 글로, 100장이 넘는 사진으로 가득하다. 그 안에 섬이, 사람들이, 갯벌이, 새들이, 꽃들이, 나무들이, 고기들이, 별들이, 바람들이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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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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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으로 추가 -
'아리아드네의 실'이 끊어진 적도 있었다. 손의 감각만으로 더듬어서 끊어진 줄을 다시 잇대었는데, 줄을 찾아 더듬거리는 사이 방향이 뒤바뀌었다. 그것도 모르고 아버지는 줄을 잡고 걸어 나왔다. 아니 걸어 들어갔다. 물이 들어오고 있는 중인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간 것이다. 멀리서 밀려오는 물살 소리를 듣고서야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되돌아 나오는 눈먼 아버지의 그 걸음이 얼마나 황망하였을지, 지금도 생각하면 오도독 팔뚝에 소름이 돋는 그다. 하지만 그때도 오열 대신, 생명줄을 더 단단히 조이고, 점검했다. 집 밖에 커다란 스피커를 바다를 향하게 놓고, 아버지가 돌아오실 시간 즈음에 음악을 크게 틀었다. 하루 두 번 들고나는 선재도 물처럼 그 소리를 따라, 줄을 잡고서, 아버지는 어김없이 돌아오신다. 가장으로서 지난 세월 내
내 그러했듯이, 돌아오실 때는 우럭이며 놀래미며, 그의 노동의 산물을 든 채다. 대장장이였고, 목수였고, 운전사였고 뻥튀기 장사였던 아버지는 이제 '어부'가 된 것이다.
선재도(114쪽)
빈 배가 물 표면에 깊이 박힌 채 되돌아오는 것은, 빈 배로 되돌아와야 하는 뱃사람들의 무거운 마음을 실은 때문인지도 모른다. 끌고 당기고 부리고 젓고 꿰고…… 지난 삼십 년 동안 그가 잠든 시간을 제외하곤, 심지어 그의 마음이 허공을 휘젓는 동안에도 단 한번 쉬어본 적 없어서, 결고 옹이져 남들보다 배는 더 부피를 키운 그의 손이, 다시금 빈 배의 벼릿줄을 뚝말에 건다. 다시 풀릴 그 때를 위해, 단단하되 언제든 풀릴 수 있는 매듭의 형태다.
이작도(126쪽)
지금도 바람 분다고 고춧대를 묶으러 밭에 가다가, 나물 뜯으러 산에 가다가, 저녁거리로 소라 주우러 바다에 가다가, 또는 그냥 살구 터는 소리 듣고 온 이들까지 해서, 간신히 엉덩이 한쪽 괼 만한 돌멩이 방석에 '손님'이 가득하다.
풍도(134쪽)
한번 호되게 혼이 난 이후로도 민정이는 언니 몰래 학교에 온다. 차마 교실까지 들어가지는 못하고, 교실 가까이에 설치된 그네에 앉아 혼자 그네를 탄다. 그러다 교실에서 창밖에 나뭇잎들이 흔들릴 정도로 웃음소리가 들려오면, 자기도 덩달아 그네가 공중에 그리는 반원 마냥 둥그마한 웃음을 짓는다.
호도(156쪽)
"나서 이날 평생 이 섬에서 살았어도, 섬이 참 좋아라. 어디 개린디가 없응께. 바닷가에 나가보시오. 바우가 꽃바우여."
만재도(163쪽)
길들은 숲을 에두르고 있다. 도시내기에게는 산책로처럼도 여겨져 걷는 일이 선선하다. 숲속의 대기와 숲 밖의 대기가 서로 부딪혀서 내는 휘파람소리 같은 노루 울음소리, 꿩꿩 하고 우는 꿩, 그리고 제 이름을 부르며 울지 않아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의 소리가 들리는 전부다. 길에서 풀숲으로, 그렇게 스르륵 사라지지 않았으면 눈치 채지 못했을 황금색 뱀은 큰괴불주머니나 노랑민들레의 흔들림보다 잔영을 오래 남긴다.
볼음도(172쪽)
시침처럼 서서히 한 두둑 한 두둑이 덮이자, 밭 그물에 해가 걸린다. 이제 하루를 마감한 노부부는 집으로 되돌아갈 참인데, 마을에서 해안으로 향하는 길 위에는 경운기 소리가 실려 있다. 바다의 밭일이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자리물림 하듯, 영뜰 갯벌에서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른다.
볼음도(180쪽)
정말이지 이름이 달랐으면, 살아온 인생행로도 달라졌을까. 제주도 섬 중에서 가장 해녀가 많은 우도에서, 그것도 해녀로 대를 이어온 집에서 여자아이로 태어난 것이야 운명이라 쳐도, 이름이 달랐으면 초등학교를 마치자마자 바다에 들어간 대신 이웃집 친구처럼 진학을 했었을까. '물이 추워서' 스무 살에 도망치듯 부산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 혼인에 실패하는 일도, 더 멀리 '충청도'로 두 번째 시집을 갔다가 결국 젖먹이는 업고 큰딸은 걸린 채 혼자 우도로 되돌아오는 일도 없었을까. 이후로도 이어진 숱한 참담한 일들이 어쩌면 일어나지 않았을까.
우도(184-185쪽)
한창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려는데, 이번에는 아내도 덩달아 바구니를 챙겨 창고로 사라지더니 이내 마늘 한 바구니를 담아들고 나온다. 마늘 서너 알을 까는 동안 신혼생활 이야기가 지나가고 다시 네댓 알을 까는 동안 엄마를 닮아 콧대가 서늘하게 높은 아들이 태어난다. 부부는 맞벌이로 돈을 모아 염소와 사슴을 사서 굴업도로 보냈고 섬에 살던 남동생 내외가 그 염소와 사슴들을 키웠다. 섬으로 들어 온 사연을 이야기할 즈음에는 깨끗이 까인 흰 마늘이 바구니에 수북하다.
굴업도(200쪽)
그렇게 뒤안길로 밀려났지만, 고향수퍼에는 그래도 여전한 것들이 있다. 출입문을 등지고 길가 쪽을 향해 앉아 있는 수퍼 주인 정춘자 할머니와 마실 나온 양 마주 앉아 있게 마련인 동네 주민들. 지금은 김상월 할머니가 함께 있다가 김 시인을 먼저 알아보고는 의자를 박찬다. 아이고 얼마만이야? 다리는 괜찮으세요?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두서없는 안부가 오고가고, 덥석 잡았던 손들이 등짝을 문지르고 어깨를 토닥이고 얼굴을 쓰다듬느라 또 분주하다. 그 소동에 수퍼 할머니가 기르는 고양이가 튀어 오른다. 섬 고양이답게 그물용 나일론 줄 목걸이에 매단 릴낚시용 방울을 쩔렁이면서.
소무의도(212-213쪽)
"나는 속상하다, 그러면 노래를 불러요. 젊어서는 꽤 잘 지절거려 댔었어. 비오는 날, 시어머니가 술 잡숫고 취해서는 그릇들을 막 던져. 그때도 포대기에 애기를 들쳐 업고는, 비 뚝뚝 떨어지는 초가 처마 밑에 서서 바다를 보면서 노래를 불렀어. 살며 살며, 힘들 때마다 불렀어. 아랫집에 사촌시아주버니가 살았는데, 우리집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오면 애들한테 그랬대. 느이 작은 어머니 또 속상한 일 있으신가 보다 라고……'
소무의도(217-218쪽)
"언제 또 와?" 문턱 앞에 서서 묻는 김숙희 할머니의 물음에, 시인은 이렇게 답했다. "속으로 다짐 있어도, 약속을 못해요, 나도 나이가 있어서 어머니……" '헛된 희망'의 횡포를 알기에, 다시 온다는 기약을 마주 잡은 손을 곡 쥐는 것으로 대신한 시인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마당에서 고추씨를 쓸어 담던 섬의 최고령 주민 윤희분 할머니를 만났다 헤어질 때 같은 질문을 받고는 그예 허물리고 만다. "또 올게요, 잘못했어요. 꼭 또 다시 올게요."
소무의도(215쪽)
'아리아드네의 실'이 끊어진 적도 있었다. 손의 감각만으로 더듬어서 끊어진 줄을 다시 잇대었는데, 줄을 찾아 더듬거리는 사이 방향이 뒤바뀌었다. 그것도 모르고 아버지는 줄을 잡고 걸어 나왔다. 아니 걸어 들어갔다. 물이 들어오고 있는 중인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간 것이다. 멀리서 밀려오는 물살 소리를 듣고서야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되돌아 나오는 눈먼 아버지의 그 걸음이 얼마나 황망하였을지, 지금도 생각하면 오도독 팔뚝에 소름이 돋는 그다. 하지만 그때도 오열 대신, 생명줄을 더 단단히 조이고, 점검했다. 집 밖에 커다란 스피커를 바다를 향하게 놓고, 아버지가 돌아오실 시간 즈음에 음악을 크게 틀었다. 하루 두 번 들고나는 선재도 물처럼 그 소리를 따라, 줄을 잡고서, 아버지는 어김없이 돌아오신다. 가장으로서 지난 세월 내
내 그러했듯이, 돌아오실 때는 우럭이며 놀래미며, 그의 노동의 산물을 든 채다. 대장장이였고, 목수였고, 운전사였고 뻥튀기 장사였던 아버지는 이제 '어부'가 된 것이다.
선재도(114쪽)
빈 배가 물 표면에 깊이 박힌 채 되돌아오는 것은, 빈 배로 되돌아와야 하는 뱃사람들의 무거운 마음을 실은 때문인지도 모른다. 끌고 당기고 부리고 젓고 꿰고…… 지난 삼십 년 동안 그가 잠든 시간을 제외하곤, 심지어 그의 마음이 허공을 휘젓는 동안에도 단 한번 쉬어본 적 없어서, 결고 옹이져 남들보다 배는 더 부피를 키운 그의 손이, 다시금 빈 배의 벼릿줄을 뚝말에 건다. 다시 풀릴 그 때를 위해, 단단하되 언제든 풀릴 수 있는 매듭의 형태다.
이작도(126쪽)
지금도 바람 분다고 고춧대를 묶으러 밭에 가다가, 나물 뜯으러 산에 가다가, 저녁거리로 소라 주우러 바다에 가다가, 또는 그냥 살구 터는 소리 듣고 온 이들까지 해서, 간신히 엉덩이 한쪽 괼 만한 돌멩이 방석에 '손님'이 가득하다.
풍도(134쪽)
한번 호되게 혼이 난 이후로도 민정이는 언니 몰래 학교에 온다. 차마 교실까지 들어가지는 못하고, 교실 가까이에 설치된 그네에 앉아 혼자 그네를 탄다. 그러다 교실에서 창밖에 나뭇잎들이 흔들릴 정도로 웃음소리가 들려오면, 자기도 덩달아 그네가 공중에 그리는 반원 마냥 둥그마한 웃음을 짓는다.
호도(156쪽)
"나서 이날 평생 이 섬에서 살았어도, 섬이 참 좋아라. 어디 개린디가 없응께. 바닷가에 나가보시오. 바우가 꽃바우여."
만재도(163쪽)
길들은 숲을 에두르고 있다. 도시내기에게는 산책로처럼도 여겨져 걷는 일이 선선하다. 숲속의 대기와 숲 밖의 대기가 서로 부딪혀서 내는 휘파람소리 같은 노루 울음소리, 꿩꿩 하고 우는 꿩, 그리고 제 이름을 부르며 울지 않아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의 소리가 들리는 전부다. 길에서 풀숲으로, 그렇게 스르륵 사라지지 않았으면 눈치 채지 못했을 황금색 뱀은 큰괴불주머니나 노랑민들레의 흔들림보다 잔영을 오래 남긴다.
볼음도(172쪽)
시침처럼 서서히 한 두둑 한 두둑이 덮이자, 밭 그물에 해가 걸린다. 이제 하루를 마감한 노부부는 집으로 되돌아갈 참인데, 마을에서 해안으로 향하는 길 위에는 경운기 소리가 실려 있다. 바다의 밭일이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자리물림 하듯, 영뜰 갯벌에서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른다.
볼음도(180쪽)
정말이지 이름이 달랐으면, 살아온 인생행로도 달라졌을까. 제주도 섬 중에서 가장 해녀가 많은 우도에서, 그것도 해녀로 대를 이어온 집에서 여자아이로 태어난 것이야 운명이라 쳐도, 이름이 달랐으면 초등학교를 마치자마자 바다에 들어간 대신 이웃집 친구처럼 진학을 했었을까. '물이 추워서' 스무 살에 도망치듯 부산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 혼인에 실패하는 일도, 더 멀리 '충청도'로 두 번째 시집을 갔다가 결국 젖먹이는 업고 큰딸은 걸린 채 혼자 우도로 되돌아오는 일도 없었을까. 이후로도 이어진 숱한 참담한 일들이 어쩌면 일어나지 않았을까.
우도(184-185쪽)
한창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려는데, 이번에는 아내도 덩달아 바구니를 챙겨 창고로 사라지더니 이내 마늘 한 바구니를 담아들고 나온다. 마늘 서너 알을 까는 동안 신혼생활 이야기가 지나가고 다시 네댓 알을 까는 동안 엄마를 닮아 콧대가 서늘하게 높은 아들이 태어난다. 부부는 맞벌이로 돈을 모아 염소와 사슴을 사서 굴업도로 보냈고 섬에 살던 남동생 내외가 그 염소와 사슴들을 키웠다. 섬으로 들어 온 사연을 이야기할 즈음에는 깨끗이 까인 흰 마늘이 바구니에 수북하다.
굴업도(200쪽)
그렇게 뒤안길로 밀려났지만, 고향수퍼에는 그래도 여전한 것들이 있다. 출입문을 등지고 길가 쪽을 향해 앉아 있는 수퍼 주인 정춘자 할머니와 마실 나온 양 마주 앉아 있게 마련인 동네 주민들. 지금은 김상월 할머니가 함께 있다가 김 시인을 먼저 알아보고는 의자를 박찬다. 아이고 얼마만이야? 다리는 괜찮으세요?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두서없는 안부가 오고가고, 덥석 잡았던 손들이 등짝을 문지르고 어깨를 토닥이고 얼굴을 쓰다듬느라 또 분주하다. 그 소동에 수퍼 할머니가 기르는 고양이가 튀어 오른다. 섬 고양이답게 그물용 나일론 줄 목걸이에 매단 릴낚시용 방울을 쩔렁이면서.
소무의도(212-213쪽)
"나는 속상하다, 그러면 노래를 불러요. 젊어서는 꽤 잘 지절거려 댔었어. 비오는 날, 시어머니가 술 잡숫고 취해서는 그릇들을 막 던져. 그때도 포대기에 애기를 들쳐 업고는, 비 뚝뚝 떨어지는 초가 처마 밑에 서서 바다를 보면서 노래를 불렀어. 살며 살며, 힘들 때마다 불렀어. 아랫집에 사촌시아주버니가 살았는데, 우리집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오면 애들한테 그랬대. 느이 작은 어머니 또 속상한 일 있으신가 보다 라고……'
소무의도(217-218쪽)
"언제 또 와?" 문턱 앞에 서서 묻는 김숙희 할머니의 물음에, 시인은 이렇게 답했다. "속으로 다짐 있어도, 약속을 못해요, 나도 나이가 있어서 어머니……" '헛된 희망'의 횡포를 알기에, 다시 온다는 기약을 마주 잡은 손을 곡 쥐는 것으로 대신한 시인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마당에서 고추씨를 쓸어 담던 섬의 최고령 주민 윤희분 할머니를 만났다 헤어질 때 같은 질문을 받고는 그예 허물리고 만다. "또 올게요, 잘못했어요. 꼭 또 다시 올게요."
소무의도(215쪽)
목차
목차
문갑도
'문갑 아가씨'와 김 할아버지의 사랑 이야기_ 김현기, 김춘순 씨 부부
연도
사람과 사람 사이, '사잇길' 따라 달리다_ 집배원 강중환 씨
백야도
'흰 이끼 섬'의 마지막 사공_ 도선주 임흥운 할아버지
모도
'띠섬'의 유일한 점방, 그곳의 '슈퍼 할매'_ '모두수퍼' 장홍자 할머니
효자도
효자도, 그 섬에는 효자가 자란다_ 섬의 유일한 어린이, 신정원
남해도
유년의 기억 속에 등대를 세우고_ 미조초등학교 아이들
웅도
먼 세상을 떠돌다 돌아온 섬 토박이_ 김용호 할아버지
형도
그래도, 삶의 종결 문구는 '감탄사'다_최고령 섬주민, 나난화 할머니
청산도
돌고 또 돌면, 길은 언제고 이어진다_ 택시기사 정만진 씨
선재도
바다, 갯벌, 햇살 그리고 눈먼 아버지_ 실명한 어부 아버지 곁을 지키는 아들 김연용 씨
이작도
아직도 저 바다에 '일류선장'이 있다_ 대양호 선장 정규관 씨
풍도
아무것도 없거나 허다하게 많거나_ 이장 김계환 씨와 '미스 고네 야외다방'
거문도
오래 등대에 선 사람, 등대를 닮다_ 등대원 한봉주 소장
호도
섬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8할이 학교_ 호도분교 아이들
만재도
만재도는 당신의 꿈속에 있을 뿐이라고 했다_ 섬의 마지막 잠녀들
볼음도
멀어서, 그리운 것들 오롯하여라_ 섬의 농군 전장록 씨
우도
기어이 그 바다를 살아 낸 '똥군해녀'_ 해녀 공명산 할머니
굴업도
일상의 힘으로 섬을 '지키다'_ '굴업도민박' 서인수 최인숙 씨 부부
소무의도
'시보다 더 시 같은 생애 지천이다'_ 김해자 시인과 '시 안 쓰는 시인들'
'문갑 아가씨'와 김 할아버지의 사랑 이야기_ 김현기, 김춘순 씨 부부
연도
사람과 사람 사이, '사잇길' 따라 달리다_ 집배원 강중환 씨
백야도
'흰 이끼 섬'의 마지막 사공_ 도선주 임흥운 할아버지
모도
'띠섬'의 유일한 점방, 그곳의 '슈퍼 할매'_ '모두수퍼' 장홍자 할머니
효자도
효자도, 그 섬에는 효자가 자란다_ 섬의 유일한 어린이, 신정원
남해도
유년의 기억 속에 등대를 세우고_ 미조초등학교 아이들
웅도
먼 세상을 떠돌다 돌아온 섬 토박이_ 김용호 할아버지
형도
그래도, 삶의 종결 문구는 '감탄사'다_최고령 섬주민, 나난화 할머니
청산도
돌고 또 돌면, 길은 언제고 이어진다_ 택시기사 정만진 씨
선재도
바다, 갯벌, 햇살 그리고 눈먼 아버지_ 실명한 어부 아버지 곁을 지키는 아들 김연용 씨
이작도
아직도 저 바다에 '일류선장'이 있다_ 대양호 선장 정규관 씨
풍도
아무것도 없거나 허다하게 많거나_ 이장 김계환 씨와 '미스 고네 야외다방'
거문도
오래 등대에 선 사람, 등대를 닮다_ 등대원 한봉주 소장
호도
섬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8할이 학교_ 호도분교 아이들
만재도
만재도는 당신의 꿈속에 있을 뿐이라고 했다_ 섬의 마지막 잠녀들
볼음도
멀어서, 그리운 것들 오롯하여라_ 섬의 농군 전장록 씨
우도
기어이 그 바다를 살아 낸 '똥군해녀'_ 해녀 공명산 할머니
굴업도
일상의 힘으로 섬을 '지키다'_ '굴업도민박' 서인수 최인숙 씨 부부
소무의도
'시보다 더 시 같은 생애 지천이다'_ 김해자 시인과 '시 안 쓰는 시인들'
저자
저자
박미경
저자 박미경은 이름에 '자유'가 들어가는 것에 반해, 기업체 홍보실을 그만두고 자유기고가가 되었다. 여러 매체에 글을 쓰는 자유기고가로, 편집자로 오랫동안 일했다. 현재는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의 관장으로 전시기획을 포함한 류가헌의 살림을 관장하고 있다. 문화와 그 주변부에 관심을 두고, 일상 속에서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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