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시평
‘시와시평’ 결성 10년을 기념한 첫 단행본 《시와시평》. 시인 이기인, 이선욱, 임선기, 문학평론가 강경석, 류신 등은 ‘지금 이곳에서 다시 시란 무엇인가’라는 일관된 주제를 시와 시론의 형태로 무크 형식의 단행본에 담았다. 기존 문예지의 틀을 탈피한 새 문예지들이 속속 출간되고 독립출판 형태의 ‘작은 잡지’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한동안 문학장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동인지 형식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에 발간된 《시와시평》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미국의 젊은 시인, 비평가들의 흥미로운 작품들과, 한국어로 시를 쓰는 일본시인 사이토 마리코가 20여 년의 침묵 끝에 내놓은 신작시 3편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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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친목모임으로 출발해 동인지를 출간하기에 이른 '시와시평'은 문학과 시대의 전환기를 맞아 '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새롭게 던질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내외 시인들의 창작 성과와 평문으로 이에 응답하고자 했다. 시집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어깨 위로 떨어지는 편지》를 펴낸 이기인 시인과 《호주머니 속의 시》《꽃과 꽃이 흔들린다》《항구에 내리는 겨울 소식》을 펴낸 시인이자 언어학자인 임선기, 그리고 시집 《탁, 탁, 탁》을 펴낸 이선욱 시인이 각각 신작시 10편을 실었다.
그에 더해 '시평'란도 주목된다. 시인의 존재방식을 흥미롭게 유형화한 문학평론가 류신의 〈시의 권리장전〉은 '시인은 누구인가' 또는 '시인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물음을 특유의 활달한 필치로 펼쳐 보인다. 그뿐 아니라 시적 의미를 전달하는 부차적 요소로만 여겨지던 리듬이 실은 시적 의미의 전체성을 포괄하는 본질이며 그것이 근본적으로 사회적일 수 있음을 김남주와 김수영의 시를 예로 들어 논증한 문학평론가 강경석의 〈리듬의 사회성에 관한 스케치〉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사이토 마리코 시인과 후쿠시마 원전사태
한국어로 시를 쓰는 일본시인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던 사이토 마리코(齋藤眞理子)가 시집 《입국》 출간 이후 20여 년의 침묵을 깨고 신작시 3편을 《시와시평》에 기고했다. 사이토 마리코는 그동안 박민규 소설집 《카스테라》와 조세희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일어로 번역하기도 하는 등 한국어와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한국어 시를 발표한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그의 오랜 시적 침묵을 깬 사건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태였다.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가져다준 충격과 공포에서 그는 마치 비명소리가 대기를 가득 채운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고 급기야 "한계를 넘"은 비명의 농도를 측정해 다음과 같은 시적 기록으로 남기기에 이른다.
1
하늘의 한쪽 어깨가
쑥 올라간다
하늘이 울지 않으려고 참고 있기 때문이다
저 어깨를 내려줄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
4
대기중 비명농도(悲鳴濃度)는 이제
한계를 넘었다
들판과 거리, 마을과 동네가 아직
인질이 되어 있다
-〈2011.6 후쿠시마에서〉 부분
사이토 마리코 시인은 예전에 절판된 시집 《입국》에 신작시 3편, 그리고 새롭게 쓴 '시인의 말'을 보탠 증보개정판을 봄날의책에서 준비 중이다.
미국의 젊은 시단과 영어권에서의 동아시아 시 번역 현황에 대하여
이미 고전이 된 해외 시와 시인은 적지 않게 소개되었지만 동시대의 세계시가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는지는 파악이 어렵고 번역도 활발하지 않아 몇몇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유통되고 있다. 《시와시평》은 미국에서 한창 활약 중인 3인의 동시대 젊은 시인을 초대해 신작시 15편의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소개한다. 제시카 피엘드, 로런 굿맨, 레이첼 글레이저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은 국내 시단에도 신선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의 변호사이기도 한 제시카 피엘드, 영문학자이자 사회학자이자 권투선수이기도 한 로런 굿맨, 시인이자 소설가인 레이첼 글레이저 등 참여시인의 면면도 이채롭다. 이와 함께 '시평'란에 참여한 홍콩 거주 미국비평가 제임스 셰이의 〈번역가의 새로운 과제〉는 동아시아 시의 영어 번역에 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목차
목차
이기인 〈부셔서〉 외 9편
이선욱 〈작가〉 외 9편
임선기 〈거의 블루〉 외 9편
박선경 〈詩〉 외 1편
사이토 마리코 〈2011.6 후쿠시마에서〉 외 2편
레이첼 글레이저 〈마네의 시계〉 외 4편
로런 굿맨 〈강수확률〉 외 4편
제시카 피엘드 〈광대의 광장〉 외 4편
시평
강경석 〈리듬의 사회성에 관한 스케치〉
류신 〈시의 권리장전〉
제임스 셰이 〈번역가의 새로운 과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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