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풀잎(한비시선 72)
최재선 제2시집 | 말라서 더 빛난 게 있다
『마른 풀잎』은 최재선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마른 풀잎에서 생성된 인간의 ‘살이’를 존재의 집으로 ‘마른’과 ‘풀잎’을 통하여 존재의 상징을 설득하고 있다. 《문득 자꾸만 취기를 느끼다》, 《새들의 대화를 경청하다》, 《길을 가다 몇 번쯤은》, 《네게 고여 있고 싶다》, 《붕어빵 굽는 소녀》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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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최재선 시는 성급히 결론을 앞세우자면 존재론적 구원의 시학(poetis)이다. 척박한 말로, 생중사生中死(죽음을 끌어안고 사는) 우리 인간 존재자 하나하나의 정체성正?性 바로 세우기 시 정신 소산일 터이다.
<마른 풀잎>에서 선언적 어조語調(ton)로 제시하고 있는 진술은 '마른 풀잎'의 존재론적存在論的 사유思惟이다. 마른 풀잎이 인간 개체로서의 세상살이인 존재자의 '살이'를 상징하고 있다.
<마른 풀잎>의 화자가 우리 각자 존재자로서의 세상살이를 마른 풀잎의 존재론적 사유로써 암시暗示(suggestion)하고 있음은 텍스트 처처에 전략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바와 같다. 그와 같은 풀잎의 말랐다, 수척瘦瘠하다. 그러나 그래서 더 빛나고 꼿꼿한 인간 존재자로서의 세상살이(삶)의 가치지향성이 바로 주제다.
목차
목차
시무룩한 바람 대숲 나온 뒤
여러 마리 새 칼바람 일으키고
행적 흐지부지하게 사라진다
문득 자꾸만 취기를 느끼다/리포트 삽질하다/누구든 길 가다 보면/내 안에 돌/90/동성동본 이웃 어디쯤/마음사랑병원 구절초/만수받이하다/침묵이 답일 때가 있다/싯감 찾아 나서는 아침/세상을 떠났지만/매미의 독서법/바람이 등을 떠밀어도/땅멀미/담배 피는 사람들/무릎에 새기다/블루베리를 낚으며/비 몸살 잦아지면서/비빔밥을 비비며/산행
나. 아픔을 경영하다
창밖 세상 우연히 보다
아무 곳이나 날지 않고
길만 찾아 걷는 새
한 눈에 들어왔다
살아야 할 이유/새들의 대화를 경청하다/세상 제대로 읽으며 살라/겨울이 오기 전에/가난한 빈자/입시활동 보고서/쉰여섯 봄날에/스승 1/스승 2/슬픔보다 오래 살면 된다/우리 등 뒤에도/아픔을 경영하다/안개 속에 갇히다/양파의 무게/오래된 슬픔엔 군내가 있다/억새밭/외로운 흉터/웃자란 슬픔을 전지하다/잠시 머무는 것들
다. 마른 풀잎
앞만 보고 길 걷는 것은
보행이 아니라 이기이다
몇 번쯤 눈 맑게 밝히고
길 뒤돌아 바라봐야 한다
지게/책장/몇 년 만에 찾아온 낮잠/천년의 하루/마른 풀잎/길을 가다 몇 번쯤은/눈길/부디 뜨겁게 아파라/매달려 있는 것들/올 아직 여섯 시간 남았으니/한파주의보/순두부찌개를 먹으며50/가을날 누군가 그립거든/풍경 환해 정말 괜찮다/비 내리는 풍경/물꽃/낙엽의 사랑법/나무의 눈물/그대 아픔 앞에서/첫눈
라. 부재중 그립다
빗속 소걸음으로 다가오는
물빛같이 그리운 사람아
내게 다다르기 전 맨발로
그대에게 먼저 흘러가야겠네
추신/낮달/내 마음의 묵정밭/네게 고여 있고 싶다/뭉툭해질 날/밑줄/부재중 그립다/아침 안개/우중/찰나/하몽/11월의 철쭉/서리꽃/사랑니/겨울 황사/밤/송광사의 아침/안개 숲/안개독서/깨댕이 벗다
마. 겨울 태고사
말 못하는 나무도 비 오기 전
비 몸살을 킁킁 앓거나
마음 깊은 곳 문신 같은 슬픔 꺼내
바람에 지우고 싶을 때가 있다
흔적/흰눈썹황금새의 목욕재계/주등무늬차색풍뎅이 사랑/적막한 거리 밖에서/붕어빵 굽는 소녀/불문진단/봄날 아침/달짝지근하게 아픈 사랑/겨울 산사/눈이 내려요/오늘은 함박눈/화심에서/화심소류지 2/겨울 태고사/눈 내린 날/온종일 겨울비가 내린다/휘뚜루마뚜루/겨울 오후/목요의 꿈/겨울 저수지
바. 자화상
곤줄박이 떼 군무를 바라보며
고요하게 내려놓을 때에야
가벼워지고 가뿐해져서
새처럼 난다는 것 알았다
내일이 아침처럼 올까/아픈 손가락/모깃불 피우고 싶다/소금꽃/동문서답/그의 나라/폭설/말 1/말 2/말 3/말 4/말 5/시(詩)무덤/안부/자화상
*작품해설_이수화
저자
저자
시인과 사색 동인, 전북문인협회, 전북수필문학회, 대학작문학회 회원이며, 한일장신대학교 인문사회과학부에 몸담고 <글쓰기의 전략>, <논리적인 글쓰기>, <토론과 글쓰기>, <인문고전>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9년 전 완주군 소양면 묵방산 아래 귀촌하여 팔순이 넘은 부모님, 중증복합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자연을 친구삼아 살고 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20년째 눈먼 아들이 자신이 쓴 글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치열하게 글 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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