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잠을 걷다(한비시선 103)
유혜연 시집
유혜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긴잠을 걷다]. 《은유의 세계》, 《살 색까지 잇몸분투》, 《자가 부정식》, 《마저라는 거리》, 《도시 구름마》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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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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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없는 등불은 새 옷을 걱정하지 않고 진주를 물었다. 혹여나 흑진주에 눈멀어 고운 빛들, 홧병에 꽂혀 난다는 듯. 기우는 성기들.
하늘 아래 두 머리를 쳐드는 살림은 꼿꼿이 세우듯 틔우는 밤눈의 씨눈들인가. 한데 버리지 못해 바쁜 우상을 좇다, 쫓다가. 다시금 수신을 생각한다.
빠질 목 없이 온몸을 꺾는 바닥까지 오르고팠을까. 오래된 나무를 살린다 버려진 구름 솜을 터, 쳐들기 바쁘게 '정성 팔이'에 구름은…… 죽어서도 뜬다.
떠날 줄 모르는 구름에 푸름이 얹힌 하늘이라 쓸까.
바로 내가. 기꺼이 써먹을 수 있는 이야기의 한계치를 불러온다거나, 무딘 감성에 오르는 행상을 고심해 죽어서도 떠 넣을 입에는 죽음의 공식이 상을 엎고. 숨어서 참은 만큼 들어줄 청소가 천해 보인다. 일용할 시간이라는 제명에 주제넘던 왕 따와 장시를 낳고. 건강 미인의 가벼운 쉼같이 늘일 단시를 뽑아 선 화살촉은 기회마다 남녀노소를 넘어선다. 출구를 잃은 해약처럼 연해빠진 정전생[生].
활이 불을 덮치는 시대에 나는. 침침함을 바느질하며 별 하나 따라갈 수 없었다. 일상화된 누군가의 보편을 따라가 모사하듯 아주 잠깐씩의 나를. 가끔은. 같아지기도 하는 인정의 불빛이라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힘든 시기를 지나온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로 몰아오기도 했다. 수면 잠옷 속이 더 궁금한, 지도 위로 꽂힌 노파심에 승천이라는데.
(잘 들어가세요)
모자 속에. 옷장 속에. 뒷짐 진 쉼표 정도는 못 본 셈칠 테니. 더는 사랑이 자라날 수 없는 자리에 이미, 사랑은 가려져 있던 더께를 벗겨내는데. 일어나는 분노를 뭉쳐서, 모아서, 한소리마저 사라지기를. 똥도 나오고. 피곤까지 사라져 딱 딱 치고. 또 꼭 맞는 유모를 좇고 싶었다. 별 보이는 기적을 삼키면서. 불안해도 시, 쓸 수 있는 편에서. 봄맞이 대천사에 업혀 허물을 봐주듯.
본질을 못 보는 책 밖에서. 흐려 울지만 말아…… 문득문득, 거울 보는 때,
―ㅁㅐ자, 유 혜 연
목차
목차
01 · 자비
03 · 녹음 중
05 · 여운
06 · 창
07 · 날[生]
09 · 날 2
10 · 은유의 세계
11 · 뿌리
12 · 핸드드립
13 · 공명
15 · 고백 1
16 · 긴 잠을 걷다
17 · 부화
18 · 피서
19 · 그늘 눈
21 · 이별
22 · 기능성 입맞춤
23 · 살 색까지 잇몸분투
24 · 맹신
25 · 사람끼리 울면서
27 · 바람에게
28 · 제때
29 · 구명
30 · 운명
31 · 주름잡는다는 거
33 · 너무 미안합니다
34 · 대충이라는 벌레
36 · 먼 웃음 가까이
37 · 독
제2부
39 · 봄, 일상의 유적
40 · 난생의 기억
41 · 겨울 눈
42 · 외면하는 위로
- 보들레르에게
43 · 안테나
45 · 해동 열전
47 · 흐르는 강
48 · 말아
50 · 얼굴
51 · 산책
52 · 티 타임
54 · 거처
55 · 얼음 꽃
56 · 우상
57 · 자가 부정식
58 · 글 선생
59 · 사이 꽃
60 · 마저라는 거리
61 · 꿈의 도르래
63 · 손님 1
64 · 불성에게
65 · 새의 장송곡
66 · 도시 구름마
67 · 분가
68 · 투지
70 · 불안의 여백
71 · 문어체로 사는 길
72 · 비 오는 날
73 · 일기 2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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