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미디어, 감각(종교문화비평총서 6)
『종교 미디어 감각』은 흔히 초자연적이고 초감각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종교에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현실성과 감각이 존재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종교는 시각과 청각, 촉각과 같은 일차원적인 감각에 많은 부분 기대고 있고, 미디어, 심지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테크놀로지와도 결합하고 있다. 종교는 세속의 반대어로 존재할 때 그 정당성을 갖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반면 종교는 끊임없이 감각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왔다. 이 책은 감각과 미디어와 밀접한 종교의 모습을 살피고 이를 통해 춤추는, 노래하는, 그림 그리는, 요리하는 종교, 가슴이 따뜻해지는 종교를 끄집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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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흔히 종교는 초자연적, 초인간적, 초감각적인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즉 우리는 종교가 일상을 초월하는 비일상, 세계를 초월하는 타계, 시간 너머의 영원, 죽음 너머의 내세 등에 관계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이때 종교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같은 감각 작용 너머에 있는 것을 인식하는 장치처럼 서술된다. 이처럼 근대 경험의 지형 속에서 종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의 존재를 가리키는 초감각을 지시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교라는 말을 수식하는 이러한 '초(超)~', '~ 너머'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하고자 이 책을 기획했다. 우리는 항상 종교를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먹는다.
종교와 감각, 만지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종교
요즘 우리의 종교는 어떠한 모습인가? 성소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모든 소리를 죽이고 침묵으로 가라앉으며 내면의 소리에 집중한다. 화려한 세속의 색깔이 탈색된 채 종교는 마치 흑백 사진처럼, 수묵화처럼 존재한다. 음식이 없기에 냄새도 없고 맛도 없는 종교만이 가득하다. 종교는 만질 수 없는 것만을 이야기하고, 끊임없이 감각을 지우라고 주장한다. 종교는 세속의 반대어로 존재할 때만 자신의 정당성을 갖는 것처럼 움직인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와는 다른 종교의 모습을 복원하려 했다. 춤추는 종교, 노래하는 종교, 그리는 종교, 요리하는 종교, 향기로운 종교, 만지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종교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종교와 미디어, 종교는 매체 없이 존재한 적이 없다
종교사는 성과 속을 잇는, 인간과 신을 잇는 모든 매체의 역사이다. 그러므로 종교사는 종교적인 미디어의 역사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많은 매체의 존재를 보여준다. 의례가 인간과 신의 만남의 장이라면, 의례는 미디어다. 신화가 이야기를 통해 신화적 원형과 현재의 공허를 접속하게 한다면, 신화 역시 미디어다. 성화, 성상, 묵주, 십자가, 경전, 찬가, 주문, 제물, 성찬, 향불, 신전뿐만 아니라, 예언자, 구세주, 부처, 보살, 샤먼 등도 모두 미디어가 된다. 그러므로 종교적인 미디어라는 말은 성과 속, 인간과 신을 잇는 것으로 가정되는 모든 매체를 총칭한다. 사실 종교는 인간의 감각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많은 종교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미디어를 제작할 때, 가장 성공적인 종교가 될 수 있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에 실린 총 11편의 글은 1부와 2부로 분할된다. 1부에는 '종교, 미디어, 예술'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1부에서 각 저자는 종교적인 미디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문자, 소리, 사진, 영화, 독서, 예술이라는 주제를 차례를 검토한다. 2부에는 '종교, 감각, 의례'라는 제목을 붙였다. 2부에서 각 저자는 영화와 응시, 성상과 물질적 상상력, 순례와 이미지, 사이버 법당과 불교 의례, 생태 의례라는 주제를 차례로 검토한다. 그러나 1부와 2부를 가르는 엄격한 분할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책 전체를 읽어나가면서 독자는 미디어와 감각이라는 두 주제의 수렴점을 인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종교, 감각, 미디어
인간은 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가용한 매체, 즉 미디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그 매체는 시대적, 문화적 적합성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우리가 종교가 애용한 미디어의 역사를 이야기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종교는 자신을 감각할 수 있는 사물로 번역하는 데 매진한다. 종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자신의 미디어로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미디어는 항상 감각을 이용하고, 나아가 감각의 기억을 물질화한다. 이 책이 독자에게 보이는 종교, 들리는 종교, 먹을 수 있는 종교, 향기로운 종교, 만질 수 있는 종교를 감각할 수 있는 미디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책속으로 추가 *
생태의례의 효과를 적절히 조명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몸과 환경의 순환적 상호작용을 염두에 두고서 생태운동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항적 생태운동의 현장(주로 지켜야 할 생태환경)에서 수행되는 종교의례들은 해당 전통의 '종교적 맥락'을 현장의 상황에 접속(접목)하면서 다양한 복합적 감각자극 요소들이 활용되는 가운데 진행된다. 생태운동 현장에서 수행되는 의례는 차창 밖으로, 혹은 TV를 통해 보던 경치를 단지 외부적 경관이 아닌, 내가 그 일부가 되는 환경으로 지각하게끔 변형시키는 효과적 기제로 사용된다. 나아가 그러한 지각의 변형은 내부적으로도 일어난다. 즉 생태의례에 참여하는 가운데 생태운동의 현장은 더 이상 균질적인 공간이 아니라 특별한 장소로 경험될 뿐 아니라, 주위 환경과 신체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자아에 대한 인식도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변형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__본문 329쪽
목차
목차
종교와 문자│임현수
소리의 종교적 자리를 찾아서│이창익
초기 개신교 선교사들의 한국 종교 사진│방원일
신화, 유령, 잔존하는 이미지│최화선
근대적 문자성과 개신교 담론의 형성│도태수
예술이라는 종교의 미디어│이창익
제2부│종교, 감각, 의례
소노 시온 영화와 '응시'의 종교│박규태
중세 후기의 '열리는 성모상'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물질적 상상력│안연희
이미지와 응시: 고대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최화선
'사이버 법당'의 의례적 구성과 감각의 배치에 관하여│우혜란
생태의례와 감각의 정치│유기쁨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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