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어둠은 다 푸른 나뭇잎들이다(문학들 시선 42)(양장본 Hardcover)
이인범 시집
이인범의 시집 『숲의 어둠은 다 푸른 나뭇잎들이다』. 이 시집은 이인범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투신하는 시(詩),
이인범 시인의 제 2시집,
『숲의 어둠은 다 푸른 나뭇잎들이다』
이인범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숲의 어둠은 다 푸른 나뭇잎들이다』(문학들 刊)의 첫 시 「어둠침침하다」 는 이렇게 시작한다. "비 그친 뒤 맑은 빗물이 얇게 흐르는 모래흙 자갈길을 맨발로 잘방잘방 걸어 보세요." 유년 시절을 생각하면 누구에게라도 떠오를 법한 추억이다. 어른이라면 아주 특별한 일이겠다. 그런데 시인은 이어 헌책방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상엿집 같고" "어물전 비린내" 같은 헌책방, "털어낼 수도 닦아낼 수도 없"는 책들. "한두 번은 다 버림받은 것들", "자살한들 무슨 대수겠어", 이제 "고물상에 무게로 팔아넘길 꾸러미가 산더미" 같은 책들. 그곳에서 "시계는 늙어 세상 밖에서 하루에 몇 번씩 소변만 보며 살아"가는 '나'와 같고, "버림받은 영들이 서성이는" 헌책방은 더 이상 밝지도 어둡지도 못하는, 그저 어두침침한 인생과 같다.
비 오는 날 헌책방에서 시인은, "물은 두꺼워지면 스스로 일렁이고 깊어지면 파도가 일어 제 속에 어둠이 깃들 수 있도록 몸 뒤틀기를 한다."고 쓰고, 그 연상의 끝에 이렇게 쓴다. "이젠 물에다 글을 쓴다. 물의 책 멈추지 않고 맑게 흐르는, 흘러가버리는 글." 그러니까 시인은 비오는 날 습하고 어두침침한 헌책방의 풍경 속에서 어떤 깨달음의 시, 세속에 연연하지 않는 의연한 시, "맑게 흐르는, 흘러가버리는" 물과 같은 시와 삶을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시집에 실린 시편들은 거개가 외롭고, 슬프고, 어두침침하다. 어린 날 엄마가 쓰러져 읍내 병원에 가던 날 저녁, 산 너머 갯마을에 사는 외할머니가 와서 "너 혼자서, 굶고 있냐? 너 두고는 느 엄니 못 간다." "명들이 죄다. 목숨이 서러워."(「풍경」)라든지, "불이 꺼지고 문이 닫히고, 먼 곳의 기도소리 같은/천장의 웅얼거리는 소리들도 사라졌다/거대한 동굴 같은 어둠과 정적"(「연극이 끝나고」 ) 등 시대에 대한 안타까움과 삶에 대한 회한과 비애가 짙게 드러난다. 욕망의 불꽃도 농염하다.
"눈 감으면 악이 물비늘처럼 일렁인다 독의 몸 악의 몸뚱이"(「악이 물비늘처럼 일렁인다」), "오리들이 물 위를 쉽게 떠다니는 것 같지요? 그렇지 않아. 오리발들이 엄청 고생한다니까"(「알리바이」), "형이 호스피스 병동에 누워 있다" "독 먹은 쥐들의 눈처럼 우린 서로를 슬퍼한다" (「저만치서」), "아직 지상에 머무는 몸에서는 비 온 뒤 왕대나무 죽순처럼 성욕만은 살아난다" "가랑이를 찢거나 대가리를 돌로 쳐 죽일 수는 없다"(「그 여자의 정원」).
어쩌면 그 외롭고, 슬프고, 어두침침한 자리가 시가 태어나는 자리일 것이다. 무연하고 무감한 자리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시가 태어날 리 없다. 탈속하고 초연한 자리에서 태어나는 것이 시라면 범속한 누구인들 그런 시에 코를 박고 눈물을 흘릴 수 있겠는가. 그래서 시인은 노래한다. "귀 기울이면 숨죽이며/소나무도 산벚나무도 아카시아도 울고 있다//숲의 어둠은 눈뜬 울음의 얼굴들이다/꽉 찬 울음으로 울음이 보이지 않는 지금은/ 적멸에 다가가지 말아야겠다/ 어떤 품안에도 들앉지 않아야겠다"(「적멸」)고.
이러한 시인의 자세를 유희석(문학평론가, 전남대 교수)은 이렇게 평가한다. "반골의 감수성만으로 「적멸」 같은 시를 쓰기는 어려울 것이다." "안주의 거부야말로 시인의 시적 역정이 앞으로 어떻게 더 치열하게 펼쳐질지 독자들이 기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인범 시인은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전남고, 광주고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2002년 [시와사람]으로 등단하여 시집 『달빛자국』을 펴냈다.
목차
목차
제1부
12 어둠침침하다
14 숲의 어둠은 다 푸른 나뭇잎들이다
16 풍경
17 연극이 끝나고
18 알리바이
20 유배지에서
22 저만치서
24 악이 물비늘처럼 일렁이다
26 그 여자의 정원
28 가난한 연인들
30 겨울 山河
32 바람의 이유
34 집으로 돌아가는 길
36 원죄
38 하찮은 삶
제2부
40 그해 겨울
42 불륜 뒤끝처럼
43 박쥐들은 몸만으로 산다
44 나무들은 말이 없다
46 증오
48 바람의 흔적
50 어머니
52 거리가 너무 멀어
54 너에게 보낸다
56 젖은 꽃잎처럼
58 소리의 손
60 그해 겨울, 골목길에서
61 돌의 눈
62 조금씩 슬퍼지다
64 悲歌
제3부
76 낯익은 얼굴
78 그 사람
80 고요에는 얼굴이 없다
81 어느 날 바람을 향해 걷다가
82 가벼워, 가려워
84 그 겨울 강 언덕
86 풍선
87 사람의 냄새
88 거울 안의 조용한 오후
90 옷깃에 달아요 꽃을
92 바람 끝이 칼날을 스치듯
94 너 떠난 뒤
95 연민
96 바다 바라보기
98 지금은 아직 슬퍼하지 말아요
제4부
102 투명한 청색에 그늘이,
104 풍경, 풍경소리
106 그 섬, 빈집들
108 그녀가 떠났다
110 영화는 끝나가는데
112 적멸
113 허공
114 상처
116 어떤 분노
118 푸른 잔디
120 차이와 경계
122 영혼의 무게
123 무인도
124 거울 속의 그녀
126 빛나는 해안
128 해설 세속과 탈속의 경계에서 _ 유희석
저자
저자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