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굽는 빵집(현대시학시인선 56)
김찬옥의 『웃음을 굽는 빵집』은 〈G선상의 아리아〉, 〈가시를 품은 여자〉, 〈돌지 않는 시계〉, 〈해바라기〉, 〈접속사〉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있고, 웃는 얼굴에 침을 뱉을 수 없다라는 말도 있다. 김찬옥 시인의 [웃음을 굽는 빵집]은 너무나도 어렵고 힘든 밑바닥의 삶에서 그 밑바닥의 삶을 딛고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즉, '웃음의 시학'을 역설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바닥에서 눈물을 끌어 올릴 힘이 있다면/ 정글을 누비는 하이에나의 이빨이라도 빌려 보아야지"라는 시구는 이제는 어렵고 힘든 삶에 지쳐서 눈물의 샘마저도 말라버렸다는 것을 뜻하지만, 그러나 "썩은 나무 둥치 뒤에서 사지가 축 늘어져 있는 웃음"이라도 잡아 보겠다는 삶에의 의지를 드러낸 시구라고 할 수가 있다. 하이에나는 시체청소부이며, 시인이 시체청소부가 되었다는 것은 그의 웃음이 이미 죽었다는 것을 뜻한다. "뼈를 잘 발라내고 웃는 살점만 갈기갈기 찢어" 먹는다면 "그런 날은 단 하루만이라도 살만해"질 것이고, "신발창에서"는 "도레미 송이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날마다 아침을 여는 나의 체구가 이삿짐 트럭은 될 수 없잖아"라는 시구는 이 세상에서 삶의 거처를 마련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얼마나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왔으면 하이에나가 되어 사지가 축 늘어진 웃음을 찢어 먹고 싶다고 했겠으며, 또한,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떠돌이--나그네의 삶을 살아 왔으면 이삿짐 트럭보다는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듯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신발창에서도 도레미 송이 울려 퍼지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웃음은 이 세상의 삶의 찬양이고 긍정이며, 웃음은 자기 자신을 활짝 열어 젖히고 타인들과 함께 잘 살아보겠다는 행복의 전도사라고 할 수가 있다. 삶은 웃음의 존재근거이고, 웃음은 행복의 인식근거이다. 너무나도 슬퍼하면 더 큰 슬픔이 찾아와 목을 눌러버리지만, 웃고, 또 웃으면 기쁨이 찾아와 그의 어깨를 두드려 준다. 얼굴을 찡그리고, 또 찡그리면 기쁨이 찾아오다가도 돌아가지만, 더없이 친절하고 상냥하게 웃으면 그의 모든 잘못마저도 다 용서해주게 된다. 생명 없는 웃음이라도 우는 것보다는 웃는 게 백배는 더 낫고, 내가 웃음의 천(샘)이 되면 모든 사람들은 웃음 천국의 원주민이 된다. "똥구멍에 가을바람이 들듯 배창시가 터지도록 웃음을 꺼내 웃다보면" 그 모든 근심과 걱정을 다 잊고, 우리는 모두가 다같이 잘 살 수 있게 된다. 어쩌다가 일가족이 몰살을 당한 사건들을 생각하면 나의 크나큰 슬픔은 아무 것도 아니고, 전재산을 다 잃고 실의에 잠겼다가도 그것이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의 진면목이라고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웃음의 뿌리가 되고, 그 어느 것도 웃지 않을 이유가 없다. 웃음이 웃음을 빠르게 전파시키는 특별한 비결은 허공에 나라를 건설하는 것도 아니고, "전철역 부근에 웃음을 굽는 빵집 간판 하나" 내거는 일일 수도 있다. 웃음을 굽는 빵집에서 웃음을 굽다보면 웃는 빵집을 지나는 사람들까지도 다 고소해지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저녁부터 새벽까지, 이 세상의 모든 웃음이 고픈 사람들에게 웃는 빵을 무료로 나누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최하 천민의 밑바닥 삶에서 그 밑바닥의 삶을 살며, 그 밑바닥의 삶을 통해 [웃음을 굽는 빵집]을 연출해낸 극적 구조와 반전의 드라마는 김찬옥 시인의 현실주의의 승리이자 낙천주의의 승리라고 할 수가 있다. 현실주의는 성실하고 긍정적인 삶의 소산이고, 낙천주의는 성실하고 긍정적인 삶을 모든 인간들의 행복으로 승화시킨 인식의 힘의 소산이라고 할 수가 있다. 웃는 빵을 먹고 일하는 사람들이 "정치판에서도, 책상 앞에서도, 시장통에서도/ 웃는 일만 척척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세상 구석구석이 웃는 꽃으로 만발하기 전에/ 내가 먼저 웃음이 대박 나는 빵집 주인이 될" 것이다. 슬픔을 기쁨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불행을 행복으로 반전시키는 김찬옥 시인의 솜씨는 '웃음의 시학'의 연출가이자 '행복의 전도사'의 그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웃는 빵, 웃는 꽃, 내가 먼저 웃음이 대박나는 빵집 주인, 웃음을 굽는 빵집 등----. 아아, 이 말들은 내가 지금까지 들은 가장 아름답고 풍요로운 모국어이자 전인류의 공용어가 될 한국어인 것이다.
아아, 이처럼 아름답고 풍요로운 한국어와 우리 한국인들의 백절불굴의 삶의 정신과 그 용기를 선사해준 김찬옥 시인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
목차
목차
G선상의 아리아
가시를 품은 여자
돌지 않는 시계
해바라기
접속사
진부한 미이라
지게 부부
민들레의자
웃음을 굽는 빵집
순백에 갇힌 산책
신과 함께
4월의 신전
꽃들이 궁금해
꽃은
기타 줄로 풀어보는 전생 놀이
ㆍ
ㆍ
[중략]
ㆍ
ㆍ
저자
저자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