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연결
검색어를 찾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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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예측할 수 없는 ‘말’을 손에 넣어라, 검색어를 내 것으로 만들라!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논객 아즈마 히로키의 새 책. 《존재론적, 우편적》《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일반의지 2.0》 등을 통해 현대 철학, 서브컬처(하위문화), 정보 환경을 논한 그는 이 책에서 ‘관광’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제시한다.
『약한 연결』은 강한 유대관계/약한 유대관계, 말/말이 아닌 것이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즈마는 인간을 익숙한 공간에 고정시켜 전형적인 인간을 양산하는 강한 유대관계를 벗어나 우리에게 뜻밖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약한 유대관계’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관광’이 인생에 우연을 가져오는 계기, 통계적 전형성에 소음(노이즈)을 끼워 넣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아즈마에게 세상은 말과 말이 아닌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말로 구성된 세계의 대표로 인터넷을 들고 있다. 우리는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고, 자신이 의도한 정보를 축적해간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접하는 사람은 자기 언어에 갇힌 인간이 되고 만다. 아즈마는 우리에게 말이 아닌 것, 즉 언어 외부로 떠날 것을 요청한다.
우리의 몸을 미지의 환경에 두었을 때 새로운 욕망이 생기고, 그것이 새로운 검색어, 즉 새로운 의식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아닌 ‘현실’에서 약한 유대관계와 우연한 만남을 찾는 것, 신체를 이동시켜 여행을 떠나는 것, 환경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 구글이 주는 검색어를 의도적으로 배반하는 것. 아즈마 히로키가 최초의 도발적 인생론 『약한 연결』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논객 아즈마 히로키의 새 책. 《존재론적, 우편적》《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일반의지 2.0》 등을 통해 현대 철학, 서브컬처(하위문화), 정보 환경을 논한 그는 이 책에서 ‘관광’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제시한다.
『약한 연결』은 강한 유대관계/약한 유대관계, 말/말이 아닌 것이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즈마는 인간을 익숙한 공간에 고정시켜 전형적인 인간을 양산하는 강한 유대관계를 벗어나 우리에게 뜻밖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약한 유대관계’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관광’이 인생에 우연을 가져오는 계기, 통계적 전형성에 소음(노이즈)을 끼워 넣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아즈마에게 세상은 말과 말이 아닌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말로 구성된 세계의 대표로 인터넷을 들고 있다. 우리는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고, 자신이 의도한 정보를 축적해간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접하는 사람은 자기 언어에 갇힌 인간이 되고 만다. 아즈마는 우리에게 말이 아닌 것, 즉 언어 외부로 떠날 것을 요청한다.
우리의 몸을 미지의 환경에 두었을 때 새로운 욕망이 생기고, 그것이 새로운 검색어, 즉 새로운 의식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아닌 ‘현실’에서 약한 유대관계와 우연한 만남을 찾는 것, 신체를 이동시켜 여행을 떠나는 것, 환경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 구글이 주는 검색어를 의도적으로 배반하는 것. 아즈마 히로키가 최초의 도발적 인생론 『약한 연결』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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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통제된 네트워크 시대에 '나만의 소중한 삶'을 만드는 법,
아즈마 히로키, 최초의 도발적 인생론!
인터넷의, 인터넷에 의한, 인터넷을 위한 시대다. 인터넷은 계급, 소속, 세대, 사회, 취미 등 공동체의 인간관계를 더 깊게 하고, 고정시킨다. 우리가 무언가를 검색하려고 하면 구글이 미리 예측해 검색을 해준다. 우리는 스스로 자유롭게 검색한다고 여기지만, 사실 구글이 취사선택한 틀에서 이루어진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한 타자(他者)가 규정한 세계 안에서 생각할 뿐이다. 그렇다면 그 통제에서 벗어날 방법은 오로지 하나. 구글이 예측할 수 없는 말을 검색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것이 가능할까? 잡지 《사상지도β》를 발행하는 출판사 '겐론'의 대표 겸 편집장으로 있는 일본의 현대 사상가 아즈마 히로키는 이렇게 말한다.
'장소'를 바꿔라!
같은 인간이라도 다른 장소에서 구글을 열면 다른 말로 검색을 하게 된다. 거기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가 열린다. 한 번뿐인 인생을 나만의 인생으로 만들고 싶다면 환경을 의도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곧 신체의 이동, 여행, 약한 연결이다.
이 책 『약한 연결』은 아즈마 히로키의 저서 가운데 가장 평이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철학이나 사상에 사전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다. 『존재론적, 우편적』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일반의지 2.0』 등을 통해 현대 철학, 서브컬처(하위문화), 정보 환경을 논해온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관광'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제시한다.
『일반의지 2.0』(아즈마 히로키), 『이 치열한 무력을』(사사키 아타루), 『야전과 영원』(사사키 아타루) 등을 번역하며 일본 현대 사상 전문가로 꼽히는 번역자 안천은 두 가지 '짝 개념'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강한 유대관계 / 약한 유대관계'와 '말 / 말이 아닌 것'이 그것이다.
강한 인간관계는 사람을 익숙한 공간에 고정시키고, 공동체의 가치관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강한 유대관계가 주류인 사회에서는 전형적인 인간이 양산된다. 하지만 약한 유대관계는 사람에게 뜻밖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공동체 밖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강한 유대관계로 이루어진 인생, 계획적이고 일사불란한 인생, 우연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안정된 인생, 통계적으로 질서 지워진 인생. 아즈마는 이런 삶을 벗어나 '우연'과 해후할 수 있는, 통계에 환원되지 않는 요소를 삶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결정적 계기를 '관광'으로 본다. 관광이야말로 인생에 우연을 가져오는 계기, 통계적 전형성에 소음(노이즈)을 끼워 넣는 계기가 된다고 강조한다.
세상은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말과 말이 아닌 것.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는 것은 모두 말이 아니다. 행복, 평화, 정의, 사랑, 쾌락, 부, 권력……. 우리는 말을 통해 생각, 느낌, 감정을 전하고 확인하고 정리하고 축적한다. 우리는 말을 통해 말이 아닌 것을 주고받고, 사고팔고, 소유 여부를 정한다. 아즈마는 『약한 연결』에서 말로 구성된 세계의 대표로 인터넷을 들고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고, 자신이 의도한 정보를 축적해간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접하는 사람은 자기 언어에 갇힌 인간이 되고 만다. 그래서 아즈마는 말이 아닌 것을 향해, 언어 외부로 떠날 것을 요청한다.
의식은 환경의 산물이다. 말도 환경의 산물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원한다면 말을 낳는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의 몸을 미지의 환경에 두었을 때 새로운 욕망이 생기고, 그것이 새로운 검색어, 즉 새로운 의식을 갖게 한다. 미지의 환경에 몸을 두는 방법, 그것이 바로 '관광'이다.
알찬 삶을 위해서는 강한 유대관계와 약한 유대관계가 모두 필요하다. 현재의 당신이 깊이를 추구한다면 강한 유대관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당신은 환경에 매몰되고 만다. 이를 뛰어넘어 당신의 삶을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약한 유대관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은 현실의 인간관계는 강하고, 인터넷은 얕고 넓은 약한 유대관계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인터넷은 강한 유대관계를 더 강하게 만드는 미디어이다. SNS를 떠올려보라.
약한 유대관계는 노이즈로 가득하다. 그 노이즈가 기회다. 그러나 현실의 인터넷은 노이즈를 배제하는 기법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약한 유대관계를, 우연한 만남을 찾아야 할까? 바로 현실이다. 신체의 이동이고, 여행이다. '약한 현실'이 있어야 인터넷의 강함을 활용할 수 있다. 환경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 자신이 놓인 환경을 자기 의지로 부수고 바꾸어가는 것, 구글이 주는 검색어를 의도적으로 배반하는 것, 환경이 요구하는 자신의 모습에 정기적으로 노이즈(noise)를 끼워 넣는 것. 아즈마 히로키가 최초의 도발적 인생론 『약한 연결』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우선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체험하는 것, 즉 '현지에 가는 것'이다. 그리고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가게 하려면 '관광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아우슈비츠에 갈 수 있었던 것은 그곳이 관광지가 되어 크라쿠프에서 정기적으로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거론하지 않은 채 아우슈비츠의 경험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 비극의 장소가 관광지가 되면서 아우슈비츠의 '정말 소중한 것'은 사라질 수 있지만, 그래도 관광지가 되는 게 낫다고 본다. 아무리 조야한 관광지가 되더라도 비극의 편린은 남기 마련이고, 그 편린만으로도 사람의 인생은 충분히 바뀐다. 그런 마음이 후쿠시마 제1 원전을 '관광지화'하자는 제안으로 이어졌다.
- '3 실물을 접한다 - 아우슈비츠' 중에서
'투어리즘'(관광)의 어원은 종교의 성지 순례(투어)다. 순례자는 목적지에 무엇이 있는지 사전에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시간을 들여 목적지를 오가는 여정에서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고 사유를 심화할 수 있다. '관광=순례'는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정보를 만날 필요는 없다. 만나야 할 대상은 새로운 욕망이니까.
이제 정보 자체는 희소재가 아니다. 사진이나 기록 영상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장소를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행을 한다. 그 '알고 있는 정보'에 감정의 태그(tag)를 붙이기 위해서다. '이제 해외여행은 필요 없어, 구글 스트리트 뷰로 사진만 봐도 충분해'라고 말하는 사람은 이를 놓치고 있다. 정보는 얼마든지 복제할 수 있지만 시간을 복제할 수 없다. 욕망도 복제할 수 없다. 정보를 무한히 축적할 수 있고, 세계 어디에서든 접속할 수 있는 지금, 복제 불가능한 것은 여행밖에 없다.
- '4 욕망을 만든다 - 체르노빌' 중에서
이 책의 주제는 '검색'과 '관광'이다. 구글이 검색의 플랫폼인 것처럼 전지구화는 관광의 플랫폼이다. 전 세계에 비슷한 호텔, 비슷한 쇼핑몰, 비슷한 체인점이 있어서 우리는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복제로 가득한 여행이라고 비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여행에서 우연과 만남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검색이 어떤 검색어를 입력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화면을 보여주듯이 관광도 관광객의 행동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균질한 시대가 된 지금, 우리는 이 균질함을 이용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연민'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서문에서 인터넷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약한 현실을 도입해야 한다고 적었다. 마찬가지로 전지구화는 관광객으로서 무책임하게 '약한 유대관계'를 여기저기에 만들어 나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그러니 복제물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 '6 카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방콕' 중에서
지금은 소셜 미디어 시대라고들 한다. 그곳에서는 타인의 평가가 부(富)로 바뀐다. 평론가 오카다 도시오(岡田斗司夫) 씨는 이런 사회를 '평가 경제 사회'라 부르며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평가는 웹사이트의 페이지뷰, 트위터의 관심 글, 페이스북의 '좋아요'의 숫자를 말한다. 그 숫자를 늘리는 작업은 순전히 체력이 좌우하는 면이 있다. 물론 글을 쓴 사람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주목을 받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대체로 노출 수가 많을수록 확실히 주목도도 올라간다. 트위터든 페이스북이든 이메일 매거진이든 새로운 글을 올리는 횟수가 잦을수록 독자는 늘고 평가도 높아진다.
그 귀결은 매우 슬픈 세계다. 나는 지금 '겐론'이라는 작은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회사 매출을 늘리려면 내가 늘 인터넷에 달라붙어 블로그를 업데이트하고 트위터를 해야 한다. 같은 이유 때문에 온라인에 기반한 언론인은 가급적 오랜 시간 컴퓨터에 달라붙어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이메일 매거진 구독자 수와 다운로드 수를 늘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트윗을 하고, 니코나마(일본의 동영상 UCC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거듭 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미국 태생의 소셜 미디어가 일본에서는 극히 낡아빠진 '장시간 단순 노동'으로 바뀌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울해진다.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새로운 콘텐츠 생산과는 무관한, 순수한 체력 소모전이다. 정말 새로운 콘텐츠, 정말 뛰어난 콘텐츠는 결코 그런 소모전에서 나오지 않는다. '지금 여기'에서의 매출을 최대한 높이려고 하면 사람은 체력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서문에서 밝힌 '강한 유대관계' 속에 꼼짝없이 갇힌 상태다. 이제는 여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차분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겨야 한다. 그래서 여행이 필요하다.
- '7 늙음에 저항한다 - 도쿄' 중에서
아즈마 히로키, 최초의 도발적 인생론!
인터넷의, 인터넷에 의한, 인터넷을 위한 시대다. 인터넷은 계급, 소속, 세대, 사회, 취미 등 공동체의 인간관계를 더 깊게 하고, 고정시킨다. 우리가 무언가를 검색하려고 하면 구글이 미리 예측해 검색을 해준다. 우리는 스스로 자유롭게 검색한다고 여기지만, 사실 구글이 취사선택한 틀에서 이루어진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한 타자(他者)가 규정한 세계 안에서 생각할 뿐이다. 그렇다면 그 통제에서 벗어날 방법은 오로지 하나. 구글이 예측할 수 없는 말을 검색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것이 가능할까? 잡지 《사상지도β》를 발행하는 출판사 '겐론'의 대표 겸 편집장으로 있는 일본의 현대 사상가 아즈마 히로키는 이렇게 말한다.
'장소'를 바꿔라!
같은 인간이라도 다른 장소에서 구글을 열면 다른 말로 검색을 하게 된다. 거기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가 열린다. 한 번뿐인 인생을 나만의 인생으로 만들고 싶다면 환경을 의도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곧 신체의 이동, 여행, 약한 연결이다.
이 책 『약한 연결』은 아즈마 히로키의 저서 가운데 가장 평이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철학이나 사상에 사전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다. 『존재론적, 우편적』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일반의지 2.0』 등을 통해 현대 철학, 서브컬처(하위문화), 정보 환경을 논해온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관광'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제시한다.
『일반의지 2.0』(아즈마 히로키), 『이 치열한 무력을』(사사키 아타루), 『야전과 영원』(사사키 아타루) 등을 번역하며 일본 현대 사상 전문가로 꼽히는 번역자 안천은 두 가지 '짝 개념'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강한 유대관계 / 약한 유대관계'와 '말 / 말이 아닌 것'이 그것이다.
강한 인간관계는 사람을 익숙한 공간에 고정시키고, 공동체의 가치관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강한 유대관계가 주류인 사회에서는 전형적인 인간이 양산된다. 하지만 약한 유대관계는 사람에게 뜻밖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공동체 밖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강한 유대관계로 이루어진 인생, 계획적이고 일사불란한 인생, 우연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안정된 인생, 통계적으로 질서 지워진 인생. 아즈마는 이런 삶을 벗어나 '우연'과 해후할 수 있는, 통계에 환원되지 않는 요소를 삶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결정적 계기를 '관광'으로 본다. 관광이야말로 인생에 우연을 가져오는 계기, 통계적 전형성에 소음(노이즈)을 끼워 넣는 계기가 된다고 강조한다.
세상은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말과 말이 아닌 것.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는 것은 모두 말이 아니다. 행복, 평화, 정의, 사랑, 쾌락, 부, 권력……. 우리는 말을 통해 생각, 느낌, 감정을 전하고 확인하고 정리하고 축적한다. 우리는 말을 통해 말이 아닌 것을 주고받고, 사고팔고, 소유 여부를 정한다. 아즈마는 『약한 연결』에서 말로 구성된 세계의 대표로 인터넷을 들고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고, 자신이 의도한 정보를 축적해간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접하는 사람은 자기 언어에 갇힌 인간이 되고 만다. 그래서 아즈마는 말이 아닌 것을 향해, 언어 외부로 떠날 것을 요청한다.
의식은 환경의 산물이다. 말도 환경의 산물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원한다면 말을 낳는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의 몸을 미지의 환경에 두었을 때 새로운 욕망이 생기고, 그것이 새로운 검색어, 즉 새로운 의식을 갖게 한다. 미지의 환경에 몸을 두는 방법, 그것이 바로 '관광'이다.
알찬 삶을 위해서는 강한 유대관계와 약한 유대관계가 모두 필요하다. 현재의 당신이 깊이를 추구한다면 강한 유대관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당신은 환경에 매몰되고 만다. 이를 뛰어넘어 당신의 삶을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약한 유대관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은 현실의 인간관계는 강하고, 인터넷은 얕고 넓은 약한 유대관계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인터넷은 강한 유대관계를 더 강하게 만드는 미디어이다. SNS를 떠올려보라.
약한 유대관계는 노이즈로 가득하다. 그 노이즈가 기회다. 그러나 현실의 인터넷은 노이즈를 배제하는 기법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약한 유대관계를, 우연한 만남을 찾아야 할까? 바로 현실이다. 신체의 이동이고, 여행이다. '약한 현실'이 있어야 인터넷의 강함을 활용할 수 있다. 환경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 자신이 놓인 환경을 자기 의지로 부수고 바꾸어가는 것, 구글이 주는 검색어를 의도적으로 배반하는 것, 환경이 요구하는 자신의 모습에 정기적으로 노이즈(noise)를 끼워 넣는 것. 아즈마 히로키가 최초의 도발적 인생론 『약한 연결』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우선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체험하는 것, 즉 '현지에 가는 것'이다. 그리고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가게 하려면 '관광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아우슈비츠에 갈 수 있었던 것은 그곳이 관광지가 되어 크라쿠프에서 정기적으로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거론하지 않은 채 아우슈비츠의 경험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 비극의 장소가 관광지가 되면서 아우슈비츠의 '정말 소중한 것'은 사라질 수 있지만, 그래도 관광지가 되는 게 낫다고 본다. 아무리 조야한 관광지가 되더라도 비극의 편린은 남기 마련이고, 그 편린만으로도 사람의 인생은 충분히 바뀐다. 그런 마음이 후쿠시마 제1 원전을 '관광지화'하자는 제안으로 이어졌다.
- '3 실물을 접한다 - 아우슈비츠' 중에서
'투어리즘'(관광)의 어원은 종교의 성지 순례(투어)다. 순례자는 목적지에 무엇이 있는지 사전에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시간을 들여 목적지를 오가는 여정에서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고 사유를 심화할 수 있다. '관광=순례'는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정보를 만날 필요는 없다. 만나야 할 대상은 새로운 욕망이니까.
이제 정보 자체는 희소재가 아니다. 사진이나 기록 영상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장소를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행을 한다. 그 '알고 있는 정보'에 감정의 태그(tag)를 붙이기 위해서다. '이제 해외여행은 필요 없어, 구글 스트리트 뷰로 사진만 봐도 충분해'라고 말하는 사람은 이를 놓치고 있다. 정보는 얼마든지 복제할 수 있지만 시간을 복제할 수 없다. 욕망도 복제할 수 없다. 정보를 무한히 축적할 수 있고, 세계 어디에서든 접속할 수 있는 지금, 복제 불가능한 것은 여행밖에 없다.
- '4 욕망을 만든다 - 체르노빌' 중에서
이 책의 주제는 '검색'과 '관광'이다. 구글이 검색의 플랫폼인 것처럼 전지구화는 관광의 플랫폼이다. 전 세계에 비슷한 호텔, 비슷한 쇼핑몰, 비슷한 체인점이 있어서 우리는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복제로 가득한 여행이라고 비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여행에서 우연과 만남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검색이 어떤 검색어를 입력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화면을 보여주듯이 관광도 관광객의 행동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균질한 시대가 된 지금, 우리는 이 균질함을 이용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연민'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서문에서 인터넷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약한 현실을 도입해야 한다고 적었다. 마찬가지로 전지구화는 관광객으로서 무책임하게 '약한 유대관계'를 여기저기에 만들어 나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그러니 복제물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 '6 카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방콕' 중에서
지금은 소셜 미디어 시대라고들 한다. 그곳에서는 타인의 평가가 부(富)로 바뀐다. 평론가 오카다 도시오(岡田斗司夫) 씨는 이런 사회를 '평가 경제 사회'라 부르며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평가는 웹사이트의 페이지뷰, 트위터의 관심 글, 페이스북의 '좋아요'의 숫자를 말한다. 그 숫자를 늘리는 작업은 순전히 체력이 좌우하는 면이 있다. 물론 글을 쓴 사람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주목을 받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대체로 노출 수가 많을수록 확실히 주목도도 올라간다. 트위터든 페이스북이든 이메일 매거진이든 새로운 글을 올리는 횟수가 잦을수록 독자는 늘고 평가도 높아진다.
그 귀결은 매우 슬픈 세계다. 나는 지금 '겐론'이라는 작은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회사 매출을 늘리려면 내가 늘 인터넷에 달라붙어 블로그를 업데이트하고 트위터를 해야 한다. 같은 이유 때문에 온라인에 기반한 언론인은 가급적 오랜 시간 컴퓨터에 달라붙어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이메일 매거진 구독자 수와 다운로드 수를 늘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트윗을 하고, 니코나마(일본의 동영상 UCC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거듭 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미국 태생의 소셜 미디어가 일본에서는 극히 낡아빠진 '장시간 단순 노동'으로 바뀌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울해진다.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새로운 콘텐츠 생산과는 무관한, 순수한 체력 소모전이다. 정말 새로운 콘텐츠, 정말 뛰어난 콘텐츠는 결코 그런 소모전에서 나오지 않는다. '지금 여기'에서의 매출을 최대한 높이려고 하면 사람은 체력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서문에서 밝힌 '강한 유대관계' 속에 꼼짝없이 갇힌 상태다. 이제는 여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차분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겨야 한다. 그래서 여행이 필요하다.
- '7 늙음에 저항한다 - 도쿄' 중에서
목차
목차
0 들어가며 - 강한 인터넷과 약한 현실
1 여행을 떠난다 - 타이완 / 인도
2 관광객이 된다 - 후쿠시마
3 실물을 만진다 - 아우슈비츠
4 욕망을 만든다 - 체르노빌
5 연민을 느낀다 - 한국
6 카피(복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방콕
7 늙음에 저항한다 - 도쿄
8 보너스 트랙 - 관광객의 다섯 가지 마음가짐
9 나가며 - 여행과 이미지
옮긴이의 말
1 여행을 떠난다 - 타이완 / 인도
2 관광객이 된다 - 후쿠시마
3 실물을 만진다 - 아우슈비츠
4 욕망을 만든다 - 체르노빌
5 연민을 느낀다 - 한국
6 카피(복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방콕
7 늙음에 저항한다 - 도쿄
8 보너스 트랙 - 관광객의 다섯 가지 마음가짐
9 나가며 - 여행과 이미지
옮긴이의 말
저자
저자
아즈마 히로키
저자 아즈마 히로키東 活紀는 1971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일본의 사상가이자 비평가이다. 현대사상, 표상문화론, 정보사회론이 그의 전문 분야다. 도쿄대학 교양학부 교양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 「솔제니친 시론」으로 비평가로 등단했다. 도쿄공업대학 세계문명센터 특임교수이자 와세다 대학 문학학술원 교수로 재직했다. 2013년 와세다 대학 교수를 끝으로 대학을 떠나, 현재 잡지 《사상지도β》를 발행하는 출판사 '겐론'의 대표 겸 편집장으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존재론적, 우편적 - 자크 데리다에 대하여』 『우편적 불안들』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퀀텀 패밀리즘』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 오타쿠, 게임, 라이트 노벨』 『일반의지 2.0 - 루소·프로이트·구글』 등이 있다. 스스로 발행인이 되어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 『후쿠시마 제1원전 관광지화 계획』(ゲンロン)도 간행했다. 1999년 『존재론적, 우편적』으로 제21회 산토리 학예상, 2010년 『퀀텀 패밀리』로 제23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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