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갔다(양장본 HardCover)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 아버지
『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갔다』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49인이 ‘아버지’를 주제로 쓴 신작 시 49편을 엮은 테마시집이다. 49편의 시는 큰 그리움으로, 때로는 원망과 자책으로, 절절한 아픔으로, 삶을 비추는 빛과 위안으로 다가오는 아버지를 노래한다. 시 말미에 첨부된 시작 메모는 한 편 한 편의 시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사연을 부연한다. 시집 갈피갈피에 들어 있는 이담 서숙희 화백의 삽화와 손글씨는 시를 감상하고 마음으로 새기는 데 아름다운 해설로서 역할을 한다. 가을과 함께 찾아온 이 시집으로 나의 아버지와 우리 시대의 아버지를 떠올려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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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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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고 생각하면 다시 그리운… 아버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49인이 '아버지'를 주제로 쓴 신작 시 49편을 엮은 테마시집 『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갔다』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앞서 2015년 1월에 한국대표시인 49인이 '어머니'를 주제로 쓴 시를 묶은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가 출간되었는데, 이번 시집은 그와 짝을 이루는 후속작이다. 참여한 시인들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연륜이 깊은 원로 시인에서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시인, 등단 10년 안팎의 젊은 시인까지 다양하다. 특기할 만한 것은 모두 남성 시인들로만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갔다』는 아들의 눈에 비친 아버지의 초상, 아버지에서 아들로 면면히 이어지는 삶의 내력, 시대와 가족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49편의 시는 큰 그리움으로, 때로는 원망과 자책으로, 절절한 아픔으로, 삶을 비추는 빛과 위안으로 다가오는 아버지를 노래한다. 시 말미에 첨부된 시작 메모는 한 편 한 편의 시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사연을 부연한다. 시집 갈피갈피에 들어 있는 이담 서숙희 화백의 삽화와 손글씨는 시를 감상하고 마음으로 새기는 데 아름다운 해설로서 역할을 한다. 가을과 함께 찾아온 이 시집으로 나의 아버지와 우리 시대의 아버지를 떠올려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불러도 대답 없는 아버지
1부 '사라진 별똥별처럼'은 지금은 내 곁에 계시지 않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시에서는 잔잔한 미소가 번지고, 어떤 시에서는 쓸쓸함을 넘어 묵직한 아픔이 느껴진다.
김종해(「따뜻한 봄날」) 시인은 산에서 나무를 해 올 때 어머니를 위해 진달래꽃을 꺾어 오던 젊은 아버지와, 눈치 없이 걸리적거리는 어린 아들을 대비시키며 오래전 봄날의 달큰한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박장호(「작약과 아버지」) 시인은 "붉은 작약 타오르던 밤이면/ 엄마와 아버지도 홑이불 속에서/ 작약처럼 붉게 타올랐"던 유년기를 추억하며 이제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병실의 엄마를 생각한다.
고진하(「사라진 별똥별처럼」) 시인은 "흙구덩이 속으로 던져지던 그 매장의 기억만큼/ 강렬한 경험은 아직 없지"만 "저 하늘 심연으로 사라진 별똥별처럼/ 당신에 대한 기억조차 가물가물거리는 지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묻고, 류근(「세월 저편」) 시인은 "어디까지 흘러가면 아버지 없이 눈부신 저 무화과나무의 나라에 가 닿을 수 있을까 어디까지 흘러가면 내가 아버지를 낳아 종려나무 끝까지 키울 수 있을까"라며 아버지가 떠난 후의 고단했던 세월을 되돌아본다. 또한 최준 시인의 「속죄」의 화자는 "나 어려서, 너무 어려워서/ 읽어내지 못한 (아버지의) 내력"들이 사무쳐 "아이처럼 엎드려" 울고, 정호승(「아버지의 수염」) 시인은 돌아가실 때까지 아버지의 수염을 깎아드린 일을 떠올리며 "수없이 눈물로 지새운 밤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제 아버지는 "목청껏 불러도 대답이 없"(배한봉, 「대답이 없다」)고, "우리는 나이를 먹"(장석주, 「아버지는 옛날 사람」)어가고, 거울을 보면 "아버지 얼굴을 한/ 웬 중늙은이가 서 있"(이은봉, 「참 많은 세월 흘렀어도」)을 뿐이다.
아버지와 나의 서사(敍事)는 지금도 겹쳐지고 있다
2장 '세상에서 가장 아픈 이름'에서는 나의 아버지, 우리의 아버지들이 살아온 삶의 내력을 담았다. 고단한 현실을 견뎌내며 성실한 가장의 의무를 다하고, 삶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를 아들에게 전해주며, 한평생 고달프게 살다 만년에는 병고에 시달리는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와 불화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아버지가 되어 아버지를 닮아가는 나를 만날 수 있다.
시 속의 아버지는 떨어져 사는 자식들 생각에 잠을 설치고(공광규, 「새벽에 잠이 깨어」), 생존의 현장에서 벌레처럼 일하며 밥을 벌다 쫓겨나기도 하고(박지웅, 「먹이의 세계」), 치매 앓는 어머니를 보살피며 눈가를 훔친다(박철, 「워워」). 윤관영(「눈 오는 집」) 시인은 "아비가 죽고 나서야 애비가 된 걸 알았다"고 고백하고, 이재무(「세상에서 가장 아픈 이름」) 시인은 아버지를 "무능하고 고지식해서 오직 당신의 육체만을/ 생계의 수단으로 삼아야 했던" "온몸을 필기도구 삼아 뜨겁게,/ 미완의 두꺼운 책 쓰다 가신" 분으로 회상한다. 장석남(「냉면집에서」) 시인은 "일 할이 안 되는 생존의 전방으로만 끊임없이 도살장에 가듯 묶여 갔다"던 아버지를 생각하고, 정병근(「아버지의 담배포」) 시인은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었던 지난날에 대해 "당신이 살아계시는 동안 나는 매몰차고 눈물 없는 속도주의자"였다고 반성한다.
이 아버지들은 "부처도 예수도 걷지 않은 길/ 마른 눈물 참으며/ 혼자 걸어간/ 소보다 더 소 같았던"(홍사성, 「성자의 길」) 분들이다. 이런 아버지를 잃은 비통한 심정을 황정산(「아버지의 기일」) 시인은 "지금 나는 폐허의 한복판에 서 있고/ 물길은 말라 흐르지 않는다/ 모든 날들이 다 기일이다"라고 토로한다. 그리고 이제 나도 아버지의 길을 걷고 있다. 오민석 시인의 시작 메모를 빌려 말하면 "아버지와 나의 서사(敍事)는 지금도 겹쳐지고 있다. 아버지가 저만큼 앞서 있"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길을 묻는다
3부 '아버지, 어디로 갈까요'는 한 생을 자신의 힘으로 떳떳하게 살아온 아버지에게 존경을 보내며 아버지와 함께하는 일상을 그리고, 그에게 삶의 지혜와 인생의 방향을 구하는 시들이 주를 이룬다.
김성규(「지붕」) 시인은 "이 세상 어디에도/ 걸어도 걸어도 멈추지 않는 비" 속에서 "깨진 기왓장 같은 허물을/ 내 머리 위에 씌워주는 아버지"라며 아버지가 씌워준 마음의 지붕이 인생의 많은 슬픔을 견디게 해주었노라고 말한다. 김완하(「새벽의 꿈」) 시인은 노동으로 새벽을 여는 아버지가 베잠방이 주머니에서 꺼내 낫으로 깎아주시던 달고 시원한 참외의 맛을 잊지 못한다. 이진우(「애비는 잡초다」) 시인은 "너희가 덜떨어졌다 늘 비웃는 우리가 네 애비고 내일의 너희다"라며 "우리가 바로 온 지구를 뒤덮은 잡초,/ 너희를 품어줄 거대한 무덤이다"라고 선언한다. 정일근(「아아아, 아버지」) 시인은 "거칠고 딱딱한 어둠뿐인 행성일 때, 아, 아버지라 불러/ 어둠의 표피에 눈을 달고 빛을 볼 수 있었다"며 "나는 아버지라는 태양계의 별"로 존재함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갔다』는 아버지와 나의 이야기다. 내게 피와 살과 뼈를 나눠준 아버지. 그 이름 앞에 49인의 시인들이 저마다 그립고 아프고 먹먹하고 따스한 사연을 개성 있는 시어로 그려냈다. 그 시들 속 아버지는 시를 읽는 이들의 아버지와도 조금씩 겹칠 것이다. 아버지는 멀리 계시든 가까이에 계시든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다. 그리하여 우리가 걸어갈 길이 아버지가 걸어간 길과 겹쳐지기도 한다. 그 길은 곧은길이 아니라 굽은 길이지만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수많은 이야기를 싣고 반짝이며 흘러가리라. 그렇게 아버지와 아들로 이어지는 유구한 세월은 계속된다.
목차
목차
사라진 별똥별처럼
사라진 별똥별처럼_고진하
따뜻한 봄날_김종해
세월 저편_류근
니 뭐 하고 있노?_문형렬
작약과 아버지_박후기
대답이 없다_배한봉
조화_손택수
균형_이승희
참 많은 세월 흘렀어도_이은봉
아버지는 옛날 사람_장석주
덩굴식물_정한용
아버지의 수염_정호승
하차(下車)_최정용
속죄_최준
아버지_함민복
2부
세상에서 가장 아픈 이름
배는 묵어 타고 집은 사서 들라_고두현
새벽에 잠이 깨어_공광규
파묘(破墓)_김정수
아버지_김태형
먹이의 세계_박지웅
워워_박철
풍장(風葬)_오민석
아버지_오인태
눈 오는 집_윤관영
연기 내뿜는 아버지_이승하
각시탈_이위발
세상에서 제일 아픈 이름_이재무
국수_이재훈
유예기간_이철경
냉면집에서_장석남
그해 겨울_전윤호
아버지의 담배포_정병근
곁_조현석
아버지_최돈선
성자의 길_홍사성
아버지의 기일_황정산
3부
아버지, 어디로 갈까요
아버지는 과학선생님이었다_김도언
지붕_김성규
새벽의 꿈_김완하
세빠빠 십 원 지폐_김응교
꽃과 민달팽이_박장호
해운대 기타_박진성
아버지, 목련 한 그루_백인덕
아버지의 종점_송경동
몫_이능표
애비는 잡초다_이진우
효자폰_이창수
기일(忌日)_전영관
아아아, 아버지_정일근
시인 소개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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