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김기석의 편지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의 흔적으로 매 주일 저자의 삶의 지평 속에 만났던 이들에게 띠운 52통의 편지이다. 저자에게 다가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나눠준 그 멋진 벗들이 들려준 고민에 대한 저자의 응답이다. 편지 글은 잔잔하면서도 풍요롭다. 침착함 속에 넘치는 열정과 그저 무심한 듯 지나치는 것 같으면서도 깊숙이 응시하는 성찰의 힘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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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편지의 행간 곳곳에는 오늘날 한국사회와 지구촌이 겪고 있는 고통을 마주하며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며 어떤 자세로 실천의 길에 들어설 것인지 일깨우고 있다. 예수를 따르는 이의 순결한 마음과 진지한 성찰, 그리고 의로움을 저버리지 않는 외로운 결연함이 스며있다.
나아가 오염되지 않고 맑고 경건한 울림으로 이 세상을 일깨우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 반면,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에게도 하나하나 사랑을 불어놓는 따스한 온기와 함께 그 사랑을 훼방하고 가로막는 힘과 싸워야 할 때는 물러섬이 없다. 그런데 이 예언자적 육성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질서에서 쫓겨나고 밀려난 자의 삶과 맞닿아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어떤 경우에도 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을 뿐이다. 충실하게 살기 위해서는 묻고 또 묻는 수밖에 없다. 그 모든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할 수는 없지만, 저자는 그들에게 '사랑의 빚'을 졌다고 고백한다. "그들이 있어 나도 있다"고.
* 책속으로 추가 *
기존체제를 타격하여 조그만 틈을 만들고 그 틈을 통해 하늘빛이 비쳐들게 했던 사람들, 어두운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치면서 한 줄기 섬광으로 타오르던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아름다운 영혼의 성좌가 거기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제게 이르십니다. "덧거친 세상을 온몸으로 기지 않으면 하늘에 이를 수 없다. 하늘은 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아래에 있다." - 아름다운 영혼의 성좌 중에서
갈릴리의 어부들은 배와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랐습니다. 따르기 위해서는 떠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 것도 버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떠날 엄두조차 내지 않습니다. 언제나 자기 동일성 속에 머물려 합니다. 그러면서 믿음을 통해 육신의 평안, 마음의 평안을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자기 삶이나 존재에 대한 반성적 성찰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순례자라는 사실은 망각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일상성 속에 뿌리 내리지 못한 신앙은 우리가 필요에 따라 걸쳤다 벗기도 하는 망토에 지나지 않습니다.
- 타르튀프적 존재를 넘어 중에서
오늘의 교회가 잃어버린 것은 심리학이나 문학이 아니라 거룩한 분노라는 것입니다. 거리에서 불의가 자행되고 거짓이 횡행하는 세상에 살면서 분노할 줄 모른다면 그는 하나님도 세상도 알지 못하는 것이지요. - 가시밭길을 걷다 중에서
중용 23장에 '치곡致曲'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치'는 한발 한발 나아가 마침내 이르는 것이고, '곡'은 곡진하다는 뜻이니, '치곡'이란 마음과 뜻을 정성스럽게 한 채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을 이르는 말일 겁니다. '정성스럽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거짓과 술수가 판을 치는 세상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익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온새미로 그분께 바칠 때 우리는 지금보다는 조금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 치곡致曲의 삶을 향하여 중에서
눈을 떠 바라보면 거친 바다 위를 비추는 별이 있고, 썩어진 흙탕 밑에도 기름진 맛이 들어 있고, 가시밭 같은 인생에도 으늑한 맛이 있는 법입니다. 썩어진 흙탕 같은 세상에 깊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요? 가시밭 같은 인생 위에 사랑의 보금자리를 지을 수 있을까요? 일장춘몽 같은 인생을 살면서도 영원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까요? - 눈 떠 바라보기를 잊지 마라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이 있다면 '길들여진 젊음'일 겁니다. 경쟁을 내면화한 채 살 수밖에 없는 세상은 사람들을 모두 환자로 만듭니다. 자기 고유의 속도로 살지 못하고, 누군가가 정해놓은 속도에 맞춰 살아야 하니 병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등불을 꺼야 밤하늘의 별세계가 오롯이 드러나듯 내게 편안함을 주는 세계로부터 자꾸 떠날 때 더 큰 세계가 우리 눈앞에 개시됩니다. -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중에서
저만치 어딘가에서 온몸으로 어둠과 부딪쳐 파란 불꽃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우리는 가슴에 돋아나는 절망을 도려내고 다시금 길을 떠날 용기를 얻습니다.
- 바늘로 우물 파기 중에서
목차
목차
1장 티쿤 올람Tikkun Olam 세상을 고치다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빛의 어루만짐
해 저문 빛이라도 있으니
설산을 그리워하는 까닭
오르페우스의 노래
사람은 누가 됐든 유일무이한 존재
담백한 삶을 향하여
자기 속으로 구부러진 인간
2장 칼로카가티아Kalokagathia 고귀함
생성과 소멸이 한 자리에
소리가 이루는 장엄한 세계
나는 일필휘지를 믿지 않는다
프레드릭, 넌 시인이야
더 나은 사람의 꿈
움씨를 뿌리는 마음
하녀 딜시에게서 빛을 보다
목사 안수례를 앞둔 이에게
3장 이디오테스Idiotes 사사로움
이단자 칼릴
돈의 전능성을 해체하라
이디오테스Idiotes
바라보아야 할 별 하나
옹송그리며 쓰는 반성문
마주 잡을 손 하나
링반더룽의 상황 속에서
어느 장인匠人의 작업실
둘이서 함께 걷는 길
4장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길 위의 사람
13인의 아해가 거리로 질주하오
무거운 삶 가볍게 살기
냉이 꽃 피어있는 담이었구나
서로 따뜻하게 비벼대면서
인간보다 이상한 존재는 없다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세속적 우상과의 싸움
회한과 희망 사이
아름다운 영혼의 성좌
5장 아케다Akedah 존귀함
독사의 혀 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타르튀프적 존재를 넘어
세상의 모든 라헬을 위해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279
가시밭길을 걷다 288
성과 속의 경계를 넘어 296
치곡致曲의 삶을 향하여 305
눈 떠 바라보기를 잊지 마라 312
6장 베스퍼스Vespers 마음의 길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나무가 부르는 노래
바늘로 우물 파기
인생은 '오늘'의 점철點綴
발가벗음, 발가벗기움
의미의 저장소
그 길이 나를 찾아왔다
조르바의 춤
길을 잃으면 어때
저자
저자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청파교회 전도사, 이화여고 교목, 청파교회 부목사를 거쳐 1997년부터 청파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광야에서 길을 묻다 - 출애굽기 산책》, 《말씀의 빛 속을 거닐다 - 요한복음 산책》,《행복하십니까? 아니오, 감사합니다》, 《기자와 목사, 두 바보 이야기》, 《오래된 새 길》, 《내 영혼의 작은 흔들림》, 《가시는 길을 따라 나서다》,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삶이 메시지다》, 《일상 순례자》 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가난한 마음과 결혼한 성자》, 《예수 새로 보기》, 《예수의 비유 새롭게 듣기》, 《기도의 사람 토머스 머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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