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그래피 매거진(Biography Magazine) ISSUE 8.5 승효상
『바이오그래피 매거진(Biography Magazine)』은 휴먼 다큐멘터리 매거진으로 매호마다 한 인물만을 다룬 잡지다. 이번 ISSUE. 8.5에서는 건축가 승효상을 만났다. 긴 대화와 함께 절판된 그의 첫 저서 《빈자의 미학》을 실었으며, 공간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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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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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공간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곳이 변했거나 내가 변한 까닭입니다. 등 뒤로 해진 소매를 숨기게 했던 전학생의 이층 양옥집은 편의점과 커피숍이 되었고, 적갈색 피부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그리스인을 닮았던 옛 서울역은 퇴락한 귀족이 되었습니다. 변해 버린 공간 속에는 기억만이 남습니다.
한 호에 한 인물만을 다루는 휴먼 다큐멘터리 매거진 《biography》 8.5호에서는 건축가 승효상을 만났습니다. 긴 대화와 함께 절판된 그의 첫 저서 《빈자의 미학》을 실었습니다. 승효상에 따르면 건축은 공간으로 구축되지만 시간으로 완성됩니다. 건축가는 공간을 만들고 장소가 되기를 바라며, 공간은 시간을 만나 비로소 장소가 됩니다. 결국 우리는 매일 건축합니다.
승효상의 말
(우리나라 건축 수준) "건축은 건축가가 만들지만 좋은 건축가는 좋은 건축주가 만듭니다. 좋은 건축주는 일반 국민에서 나오니까 우리 건축 수준도 건축 선진국에 비해 동등하다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서울만 하더라도 1만 명 이상이 건축사 라이선스를 받아서 건축을 하는데, 그중 일반적인 개념의 건축가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어요. 심지어 남의 설계를 뺏어서 자기가 감리하겠다고 설계와 감리를 분리하자고 하는데, 대다수 건축하는 사람들이 찬동하고 있거든요. 이건 도둑질을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건축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문제일 수 있어요." - 83p
(스승 김수근) "1974년 5월이었어요. 학과 애들이 김수근 선생님을 만나는데 같이 가자고 해서 '공간'에 갔어요. 그런데 저는 선생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어요. 아킬레스건을 다쳤다고 다리 한쪽을 책상에 올리고 시건방지게 얘기하는데, 저 사람은 나하고 절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하하. 그래서 문하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그해 12월에 대학 은사께서 가라고 하는 바람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 96p
(빈자의 미학) "'빈자의 미학'은 가난한 사람을 위한 게 아니고, 가난할 줄 아는 사람에 대한 미학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집을 짓는 건 사회 복지의 차원이죠. 그건 사회 정책의 과제예요. 건축가의 과제는 돈이 많든 적든 건축 설계를 부탁하는 사람을 위해 설계를 하는 거니까, 그럴 때 건축가가 어떤 자세로 건축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겁니다. 건축주의 말만 들어서 되겠느냐, 건축은 공공재니까 가난한 사람들의 검박하고 절제하는 삶, 가난한 사람들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데, 그런 삶을 배워서 가난할 줄 알며 살자는 게 '빈자의 미학'입니다." - 116p
(좋은 도시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 독일 출신의 문예 평론가이자 사상가은 '좋은 도시는 도시의 어느 곳에 떨어져도 일부만으로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도시'라 했어요. 여기에는 주거 지역, 상업 지역, 공업 지역 같은 계급적 구분이 없어요. 부분이 전체와 맞먹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회, 개인이 전체의 이익을 위해 죽음을 강요받지 않는 사회, 한 생명이 우주만큼 귀하게 취급받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이고 좋은 도시라고 해석할 수 있죠. 우리 주변에도 이런 곳이 있어요. 바로 달동네예요." - 131p
(지문地文) "우리는 누구나 지문을 바꾸고 있어요. 자기가 사는 일생이 어제와 다르다면 지문을 바꾸는 거죠. 일상이 땅에 무늬를 새기는 작업이니까 누구나 자신의 지문을 새기고 있는 거예요." - 138p
(아파트) "도시의 도로가 오다가 아파트 단지를 만나면 들어가지를 못해요. 휠 수밖에 없어서 단지가 결국 섬처럼 남게 됩니다. 도시 속 공동체가 아니라 도시와 불화하는 섬이죠. 갈등과 대립이 여기서 기인해요. 이런 섬들이 도시 곳곳에 있어요. 우리 사회가 조화되지 못할 수
밖에 없어요. 이런 개념부터 해체할 필요가 있어요." - 142p
(건축이란) "우리 존재 자체가 건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이데거가 그랬죠. 우리는 거주함으로써 존재한다고. 저는 그 말에 동의합니다. 우리 존재를 가장 효과적으로 지속시키고 안정시키는 유일무이한 매체가 건축이라 할 수 있어요. 인간은 건축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어요. 건축을 통해서 우리 삶이 지속될 수 있고, 건축을 통해서 우리 삶이 안정될 수 있어요. 그러니 건축은 자기의 지속과 안정을 위해서, 자기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 공동체가 지속되고 안정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단이라고 하는 겁니다. 결국 건축은 거주하는 사람의 존재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150p
빈자의 미학
빈자의 미학. 여기에선, 가짐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욱 중요하다. - 180p
도시가 다양한 삶의 집합체라면, 건축 역시 그 삶의 한 공동체이다. 그 삶이 단속적이지 않은 것 같이 건축 역시 도시에 대해 닫혀 있지 않아야 한다. 도시와 건축이 서로 열려 있을 때 그 삶의 매트릭스는 끊기지 않으며, 가장 작은 유니트에서 거대한 우주의 넓이까지에로의 확장된 삶을 가질 수 있다. - 185p
딱히 쓸모없어 이름 짓기조차 어려운 그런 공간은 건축의 생명력을 길게 하며, 정해진 규율로 제시할 수 없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다양하게 만든다. 그러한 공간이 많을수록 더욱 다양한 삶이 그 안에 담기게 되고, 그 다양함이 어떤 시스템에 의해 엮어지면 그 공간은 시퀀스를 가지고 삶의 드라마를 만든다. - 187p
목차
목차
우리는 매일 건축한다
기억의 공간
승효상이 지닌 공간 감각의 원형을 살펴본다
바이오그래피
승효상의 삶을 돌아본다
승효상의 말
승효상과 대담했다
이로재
빈자의 미학
승효상의 건축관
수졸당
말과 글
승효상의 명문을 모았다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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