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길목에서
『계절의 길목에서』는 〈계절의 길목에서〉, 〈꽃들의 향연〉, 〈생활의 창가에서〉, 〈내 고향 내 가족 〉, 〈흘러가는 세월〉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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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진지함과 성실성의 미덕을 갖춘 시들
손진은(시인, 문학평론가)
황현호 시인의 시집 『계절의 길목에서』에는 여러 가지 시적 형식과 그에 못지않은 다감하고도 진솔한 삶의 굴곡이 들어 있다.
그 중에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했던 시는 '내 고향 내 가족' 편의 아버지의 삶을 다룬 시 「사부곡」이다. 그 아버지는 그의 개인의 아버지이기도 하지만 식민지와 전쟁, 가난이라는 현대사의 험난한 질곡 속에 사셨던 분이다.
아부지는 8.15. 해방을
삼척에서 맞으셨다
일본군함이 동해상에서
선단을 이루고 퇴각하는 걸 보시고
해방을 감지하였다고 하셨다
- 「사부곡」 부분 -
6.25때는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2년 동안 가족 이산을 경험하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선생님에서 고단한 농민의 자리로 돌아오는" 아픔 가운데서도 자식들을 훌륭히 키운 불굴의 아버지의 표상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전형적인 우리나라 아버지상을 그렸다. 그 바탕에는 한없이 자애로운 어머니와 가족들의 굴곡 많은 삶이 있음은 물론이다. 어머니는 시인의 거울(「어머니와 대화」)이다. 그 어머니의 삶은 「사모곡Ⅰ」, 「사모곡 Ⅱ」에 담겨 있다. 시인은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는 어머니와의 교감을,
어매와는 가슴으로 말합니다
뱃속에 있었던 기운이
아직도 내 가슴에 흘러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느낌으로 압니다
- 「사모곡Ⅰ」 부분 -
라고 표현하고, 나아가 함께 "우주의 기운", "그 질서 한 모퉁이에 앉아"있음을 체감하면서 몸을 낳은 어머니와의 마음의 연대, 나아가 우주적 연대까지 노래하고 있기도 하다.
「풍산들 추억」, 「내 고향 인금리」 등 시인의 성장서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편들은 산골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신선한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낙동강을 건너가는 나룻배 길, 뽀얀 먼지 길을 달리는 국신여객, 쪽배기집과 시장통의 물상 등을 담아냄으로써 비슷한 시절을 함께 보냈으나 이제는 기억의 저 편으로 사라진 그 시절의 추억을 오늘에 오롯이 살려내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생활의 창가' 편에서 시인 김춘수 교수의 타계를 기념하여 쓴 시 「내가 만난 김춘수 선생님」은 언어의 운용과 시적 조사 능력에서 그가 상당한 시적 기반과 자질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느다란 손은 항상 눈썹 주위에 맴돌며/시론 모색의 도구가 되었다"거나 "리본 해트에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숙녀,/실크 해트에 모닝코트를 걸친 신사"가 "시론의 단골 메뉴"라는 사실은 시인이자 시론가로 정평이 나 있던 김춘수 교수의 면모와 「프루프록의 연가」를 비롯한 T.S 엘리어트 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는 한 예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데올로기와 역사를 뛰어 넘어/시는 시 자체로 존재하여야 한다"는 시론은 순수시, 나아가 무의미 시의 중요한 부분을 잡은 것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점은 그의 시작 방법에 대한 것이다. 「시작(詩作)」이라는 시에서 그는 "페달을 밟으니 그냥" 자전거가 굴러가듯, "조종간을 잡아 당기니" 육중한 비행기가 "창공을 박차고 오르듯", "수면에 떠 있는 생각을/한 바가지 건져 올리고", "연이 바람을 타고 오를 때/ 실 끝에 느껴지는 손맛으로" 시를 쓴다고 하여 깊이 있는 시론의 바탕 위에서라기보다는, 객관적인 대상과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이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한 편의 시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알게 한다.
그런가 하면 '계절의 길목에서'에는 계절의 변화에 대한 시인의 생활감각과 세태에 바탕한 사유가 녹아있는데, 여기에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장마를 테러범으로 본다든가(「장마」), 태풍을 점령군(「태풍 카눈」)으로, 단풍을 빨갱이로 보는 시각(「단풍전쟁」)을 가지는 등 시에 충격요법을 가하기 위한 의도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꽃들의 향연'에서는 목련과 산벚 꽃을 비롯한 여러 화초들에 대한 정서와 감각도 크게 보아서는 같은 맥락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집과 거리, 산과 들에서 만나는 꽃들이 때로는 심미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생활과 직접 관련을 갖는 형태로 시화되고 있다. 예컨대,
담쟁이는 곧은 담장을
호올로 기어오르는
고독한 승부사
담쟁이의 파상공격에
마침내 벽은 녹아내려
푸른 물결이 되었네
- 「담쟁이」 부분 -
라는 구절에서 드러나는 시적 자질은 어떠한 절망의 벽 속에서도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나가는 끈질긴 생명의 의지를 읽어내는 일일 것이다. 정원에 피는 매화와 길거리의 벚꽃보다는 산과 들로 나가는 아카시아에게 꽃의 제왕이라 호칭(「아카시아」)하는 것도 온실 속에서 자란 생명보다는 넓은 세계의 지평을 지향하는 삶의 자세와 관련이 있다.
그는 또 자신을 길러준 '마뜰'에 자리한 안동고등학교 시절의 기억과 현재를 따뜻하고도 애정 어린 사랑의 눈으로 '흘러가는 세월' 편에서 담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키워준 모교와 동문의 정을 두텁게 간직하려는 사람이다.
「색깔놀이」, 「민심폭발」등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며' 편에서 드러나는 시편들에서는 시대와 현실에 대한 시인의 자세와 세계관의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의 능력은 '한시' 편에서 또 한 번 피어난다. 시인은 평소 한시를 애송하고 한시 서예작품을 집무실에 걸어두고 음미하면서 공직 생활을 했다. 「오월부(五月賦)」, 「취율향운(醉栗香韻)」을 비롯한 한시들은 자수와 운 등은 과거의 형식을 오롯이 취하되 독자를 배려하여 친숙하게 접근하도록 한 게 특징이다. 시인은 삶의 길목에서 만난 이야기의 알맹이들을 한문학의 꽃 중의 꽃이라는 한시로 탄생시킨 것이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배경과 애정 어린 자평을 담고 있는 '해설'에서 우리는 작품의 탄생에 관한 바탕과 그의 시작(詩作) 방법과 기교를 읽을 수 있다. 예컨대 「하늘바다」라는 작품은 "하늘로 한 계단 올라가는 것이 이 시에서는 바다로 깊이 들어가는 듯 묘사"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등산을 다이빙으로, 비행기를 잠수함으로, 가을 풀은 수초로, 등산복을 잠수복으로, 등산배낭을 산소통으로, 새를 고기로 바꾸어 표현한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이런 해설에서도 나타나듯, 우리는 황현호의 시집에서 진지함과 성실함으로 작품을 창작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소중히 보듬어 안는 그 미덕을 배우게 된다.
오늘 우리는 너무 빨리 지난 일을 잊어버린다. 그러나 황현호의 시들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에 바빠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고 있는 일들을 오래 들여다보고 떠올리게 한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어둡고 험한 시간들에 묻혀 잊어버린 우리의 원초적 기억을 오늘에 되살리며 오늘의 시대가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일깨우고 있다.
목차
목차
추천사 ㆍ13
1부_ 계절의 길목에서 ㆍ17
1. 춘삼월 눈바람 ㆍ18
2. 애태우는 봄 ㆍ19
3. 춘설 ㆍ20
4. 장마 ㆍ21
5. 태풍 ㆍ22
6. 더위유감 ㆍ23
7. 하늘바다 ㆍ24
8. 단풍전쟁 ㆍ25
9. 단풍유감 ㆍ26
10. 가을 산의 비명소리 ㆍ27
11. 가을이 오네 ㆍ28
12. 가을이 가네 ㆍ29
13. 만추서정(晩秋抒情) ㆍ30
14. 비운(悲運)의 가을 ㆍ31
15. 버리고 떠나는 계절 ㆍ32
16. 총천연색 눈 ㆍ33
17. 불타는 대지 ㆍ34
18. 꽃샘추위 ㆍ35
19. 봄날은 간다 ㆍ36
20. 플라타너스 ㆍ37
21. 춘설유감 ㆍ38
22. 여름 장군 ㆍ39
23. 태풍'카눈' ㆍ40
24. 태풍 '솔릭' ㆍ42
25. 단비 ㆍ43
26. 자두 ㆍ44
27. 주태양기도문 ㆍ45
28. 독불장군 ㆍ47
29. 가을비 ㆍ48
30. 단풍의 일생 ㆍ49
31. 단풍과의 대화 ㆍ50
32. 단풍과 낙엽 ㆍ51
33. 단풍이 곱다한들 ㆍ52
34. 단풍은 나를 보고 ㆍ53
35. 가을의 길목 ㆍ54
36. 황사바람 ㆍ55
37. 메뚜기 한철 ㆍ56
38. 귀뚜라미 ㆍ57
39. 가을단상(斷想) ㆍ58
40. 가을의 시인 ㆍ59
41. 가을이 오면 ㆍ61
42. 산천어 축제 ㆍ62
43. 빙어 ㆍ64
2부_ 꽃들의 향연 ㆍ65
1. 목련꽃 ㆍ66
2. 산벚꽃 ㆍ67
3. 낙화유감 ㆍ68
4. 개망초 ㆍ69
5. 모과꽃 ㆍ70
6. 밤 벚꽃 ㆍ71
7. 목련아 피지를 마라 ㆍ72
8. 풍란 ㆍ73
9. 청매실 ㆍ74
10. 호박 ㆍ75
11. 가을 꽃 ㆍ76
12. 담쟁이 ㆍ77
13. 마타리 ㆍ78
14. 산국(山菊) ㆍ79
15. 동백 ㆍ80
16. 산수유 ㆍ81
17. 꽃눈 ㆍ82
18. 웃음꽃 ㆍ83
19. 버들아, 오동아 ㆍ84
20. 살구 ㆍ86
21. 민들레 ㆍ87
22. 장미꽃 ㆍ88
23. 아카시아 꽃 ㆍ89
24. 오월의 꽃 ㆍ90
25. 코로나 바이러스 ㆍ91
26. 질풍노도 ㆍ92
27. 숲속에서 ㆍ93
28. 이왕 내리려거든 ㆍ94
29. 코로나 전쟁 ㆍ96
3부_ 생활의 창가에서 ㆍ97
1. 그리움 ㆍ98
2. 돌 같은 사랑 ㆍ99
3. 언어전쟁 ㆍ100
4. 애증 ㆍ101
5. 추억찾기 ㆍ102
6. 바람 ㆍ103
7. 주사(酒辭) ㆍ104
8. 부부유별 ㆍ105
9. 그런 놈 ㆍ106
10. 코사지 ㆍ107
11. 시작(詩作) ㆍ108
12. 시간의 미행 ㆍ109
13. 길에서 길을 묻는다(在道問道) ㆍ110
14. 도다리 ㆍ111
15. 코딱지 ㆍ112
16. 닭은 누구를 위하여 우는가 ㆍ113
17. 내가 만난 김춘수 선생님 ㆍ115
18. 동창회 유감 ㆍ117
19. 슬픈 짐승 ㆍ118
20. 정선비 찬가 ㆍ121
21. 시 친구 ㆍ122
22. 축구전쟁 ㆍ123
23. 달관과 집착 ㆍ125
24. 육신과 영혼 ㆍ126
25. 황금돼지 ㆍ127
26. 신춘감회 ㆍ128
4부_ 내 고향 내 가족 ㆍ129
1. 내 고향 인금리 ㆍ130
2. 엄마 손 ㆍ131
3. 엄마 별 ㆍ132
4. 내 삶의 뿌리 ㆍ133
5. 어머니와 대화 ㆍ134
6. 사모곡(思母曲) Ⅰ ㆍ135
7. 진작 알았더라면 ㆍ136
8. 젊은 날의 추억 ㆍ137
9. 고향무정 ㆍ138
10. 변호사 개업소회 ㆍ139
11. 사부곡(思父曲) ㆍ140
12. 사모곡(思母曲) Ⅱ ㆍ149
13. 마지막 잎새 ㆍ152
14. 이금실향우회 창립 축시 ㆍ155
15. 국민학교 가는 길 ㆍ156
16. 풍산들 추억 ㆍ158
17. 길안 예찬 ㆍ162
5부_ 흘러가는 세월 ㆍ163
1. 마뜰의 준마들이여 ㆍ164
2. 고등학교 졸업 30주년 축시 ㆍ166
3. 축배 ㆍ168
4. 늙어가는 거 맞죠 ㆍ169
5. 아저씨라고 부르지 마 ㆍ170
6. 여름 가고 가을 오면 ㆍ172
7. 계절의 수레바퀴 ㆍ173
8. 그 때가 좋았지 ㆍ174
9. 가는 세월 ㆍ175
10. 비석 ㆍ176
6부_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며 ㆍ177
1. 색깔놀이 ㆍ178
2. 민심 폭발 ㆍ179
3. 더럽게 깨끗한 공주 ㆍ180
4. 외로운 공주 ㆍ182
5. 직접 민주주의 만세 ㆍ185
6. 동물농장 ㆍ187
7. 보수 궤멸 ㆍ189
8. 고독한 인터넷 바다 ㆍ191
9. 스티브 잡스 ㆍ193
10. 시절유감(時節有感) ㆍ195
7부_ 한시(漢詩) ㆍ199
1. 薔薇頌(장미송, 장미를 예찬하며) ㆍ200
2. 醉栗香韻(취율향음, 밤꽃 향기에 취해) ㆍ201
3. 五月賦(오월부, 오월의 노래) ㆍ202
4. 一盃之酒(일배지주, 한잔의 술) ㆍ203
5. 霖雨有感(임우유감, 장마에 느낀 소감) ㆍ204
6. 讚母校韻(찬모교운, 모교를 자찬하며) ㆍ205
7. 天安艦殉職將兵追悼詩(천안함순직장병추도시) ㆍ206
8. 晩春採山(만춘채산, 늦은 봄 산나물을 캐노라) ㆍ207
9. 百日紅禮讚(백일홍 예찬) ㆍ208
10. 蟬公一生(선공일생, 매미의 일생) ㆍ209
11. 入秋有感(입추유감, 가을을 맞이하며 느낀 감상) ㆍ210
12. 雨日思友(우일사우, 비오는 날 벗을 생각하며) ㆍ211
13. 鷄龍山行後記(계룡산행 후기, 계룡산을 등산하고 난 뒤의
기록) ㆍ212
14. 蜜源花感賞韻(밀원화감상운, 아카시아 꽃을 감상함) ㆍ213
15. 丁亥年慶祝詩(정해년 경축시, 2007년을 경축하며) ㆍ214
16. 慶安女商十三會禮讚(경안여상 13회 예찬) ㆍ215
17. 問友紐約生活(문우뉴약생활, 친구의 뉴욕생활을 묻다) ㆍ216
8부_ 자작시 해설 ㆍ217
1. 개망초(본문 69면) ㆍ218
2. 하늘바다(본문 24면) ㆍ221
3. 호박(본문 75면) ㆍ223
4. 낙화유감(본문 68면) ㆍ225
5. 민들레(본문 87면) ㆍ227
6. 가을이 오네(본문 28면) ㆍ229
7. 플라타너스(본문 37면) ㆍ231
8. 장마(본문 21면) ㆍ233
저자
저자
[ 학 력 ]
?1978. 2. 경북대학교 법학과 졸업
?2005. 8. 경북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수료
?2005. 8. 법학석사 학위 취득
?2014. 2. 영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 재조경력 ]
?1980. 6. 제 22회 사법시험 합격
?1982. 8. 제 12기 사법연수원 수료
?1987. 9. 대구지방법원 판사
?1993. 3. 대구고등법원 판사
?2000. 2.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2006. 2. 부장판사 명예퇴임
?2006. 2. 변호사 개업
[ 재야경력 ]
?2009. 5. 전 대구광역시 황씨종친회장
?2011. 3. 현 대구지방법원 조정위원
?2015. 1. 현 대구고등검찰청 행정심판위원
?2018. 1. 전 재대구 안동향우회장
?2018. 4. 현 국제인권연맹 대구경북 위원장
?2019. 11. 현 안동고등학교 총동창회장
?2020. 6. 현 천마로타리 클럽 회장
[ 저 서 ]
?「판사실 창문을 열고」, 「법률과 함께한 세월」
?시집 「세월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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