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하는 속물
혁명과 쿠데타 이후의 문학과 젊음
“혁명과 쿠데타 이후 청년들의 고뇌와 속물화” 2005년 《문학동네》로 등단하고 2007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소장 문학평론가 복도훈의 야심작 『자폭하는 속물』(도서출판 b, 2018)이 나왔다. 본서는 ‘젊음’이 의미 있는 상징으로 출현한 1960년대 한국의 교양소설을 다룬 책으로, 당시 젊은이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하면서 이들 ‘청년 서사’에 나타나고 있는 정치사회적 현실의 의미를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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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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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교양소설은 시민사회와 국가형성이라는 정치적 과제(내용)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사회와 국가의 경계를 답사하는 모험서사(형식)로 성립하고 있다. 이런 모험과 탐구의 성격이 가득한 교양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그 형식을 가늠하는 플롯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은 크게 젊음이 세계와의 화해를 시도하고 성숙에 이르는 '분류'와 세계와의 갈등과 불화를 전면화하는 '변형'으로 구분된다. 한국의 교양소설은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까운 특징을 더 많이 가지며 주로 장편보다는 중편(교양중편)으로 표현된다는 특징이 있다.
4ㆍ19 혁명과 5ㆍ16 쿠데타는 해방과 분단, 6ㆍ25 전쟁으로 이어지던 한국의 현실에 모더니티의 전례 없는 충격을 가져다 준 '거대한 전환'이었다. 해방 이후 한국 교양소설의 형식과 속성은 이 시기에 대부분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서는 이들 소설을 크게 비판적 소설(최인훈의 『광장』과 『회색인』), 아이러니 소설(김승옥의 『환상수첩』과 『내가 훔친 여름』), 아나토미와 피카레스크 소설(박태순의 『형성』과 『낮에 나온 반달』), 자기형성 소설(김원일, 이동하)로 나누어 유형화하고, 그것들이 가진 장르적 특징을 밝힘으로써 서구와는 구별되는 '한국형 교양소설'의 특징을 추출해 내고 있다.
당시 청년들은 혁명과 함께 반동을 경험했고, 국가와 민족을 사유했으며, 국가주도의 압축 성장에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드러냈다. 따라서 이 시대의 젊음은 전반적으로 성장과 성숙을 거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세상살이의 관점에서 성장을 거부하는 젊음이란 미성숙하거나 퇴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예민한 젊음이라면 국가와 사회가 강요하는 성장에 대한 수동적 거부는 불가피했다.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으로 시작된 '젊음'의 모험은 '동원된 근대화'의 압축성장과 충돌한 결과, 그저 사회화(국가화)만을 강요당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피로감, 조로(早老)와 자살 등은 이 시대의 교양소설에 각인된 젊음의 초상으로, 결국 일종의 환영, '성장 없는 젊음'이었음이 드러난다. 좌절한 혁명투사와 소속이 불분명한 회색분자, 꿈을 잃고 낙향한 문학청년, 사기꾼 무전여행객과 떠도는 편력기사, 자폭하는 속물 등 1960년대 한국소설에 등장한 젊음은 소속과 실체가 도무지 불분명한 환영이었기에 위험하고도 위태로웠다고 할 수 있다.
이런 1960년대 교양소설은 자아와 세계 간의 불화를 형상화하고 민주주의적 주체와 공동체, 산업화에 따른 도시와 시골 간의 간극이 빚어내는 체험의 대립, 주변부의 모더니티 체험을 내용적으로 형상화하고 이후 전개될 한국 교양소설의 역사적 ㆍ 형식적 모델의 기초를 형성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1960년대 교양소설은 전후 한국형 교양소설의 전형을 선취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모더니티 체험에 상응하는 젊음의 모델을 창출했다고 말할 수 있다. 본서는 이러한 한국 교양소설을 장르와 역사라는 측면에서 본격적인 분석을 시도한 작업으로, 한국 교양소설 연구를 한 단계 끌어올린 역작이라 할 수 있다.
목차
목차
1. 젊음과 교양 9
2. 교양과 교양소설 15
Ⅱ. 길 떠나는 젊음의 이야기
1. 혁명과 쿠데타, 발전과 젊음의 변증법 31
2. 1960년대 문학의 '정치적 무의식'과 젊음 44
3. 1960년대 한국 교양소설의 특징과 유형 59
Ⅲ. 교양의 비판과 구축
1. 비판적 소설로서의 교양소설 67
2. 어느 젊은 자코뱅주의자의 중립국행: 최인훈, 『광장』 77
3. 드라큘라의 독립선언: 최인훈의 『회색인』 읽기 101
Ⅳ. 자기세계와 자기기만
1. 아이러니 소설로서의 교양소설 135
2. '정신적 동물의 왕국'에서 문학하기: 김승옥의 『환상수첩』 읽기 144
3. '그게 세상의 이치': 김승옥의 『내가 훔친 여름』 읽기 173
Ⅴ. 속물주의와 진정성
1. 아나토미와 피카레스크 소설로서의 교양소설 201
2. '미스터 속물'의 어느 하루: 박태순의 『형성』 읽기 212
3. 돈키호테가 보낸 엿새의 서울: 박태순의 『낮에 나온 반달』 읽기 235
Ⅵ. 자기와 공동체의 정체성 형성
1. 자기형성 소설로서의 교양소설 261
2. 장남들의 축제: 김원일의 『어둠의 축제』 읽기 272
3.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동하의 『우울한 귀향』 읽기 295
Ⅶ. 성장을 거부하는 환영의 젊음_325
|보론| 비정한 젊음의 끝. 1960년대 홍성원의 소설과 젊음
1. 소설공장 홍성원 343
2. 무궤도의 젊음과 피카레스크 소설 345
3. 희망 없는 젊음의 탈출 349
4. 대결과 패배의 미학 354
5. 젊음과 섹슈얼리티의 절합 359
6. 비정한 젊음 365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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