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기/탄이초
동아시아에서의 개인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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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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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개인의 탄생인가?
개인이 서구사회에서 형성된 개념이고, 동양사회에서는 별반 의식화되지 않은 개념이라는 것이 현대사회의 일반적 상식이다. 서구근대시민사회가 개인들의 정치적ㆍ경제적 계약관계에 의하여 성립되었다고 보는 게 통상적 이해인 반면, 동양사회에서는 이 개인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전근대적 사회가 19세기 말까지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런 일반적 상식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나오는 의문이, 그럼 왜 서구에서는 개인이란 개념이 일찌감치 형성되어 자리 잡은 반면, 동양사회에서는 이 개념의 형성이 크게 뒤처지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정치적ㆍ경제적ㆍ문화적 관점에서 다층적 원인규명과 해석이 행해지고 있고, 그 해석들이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경제적 관점에서 사회의 부가 충분히 증대하여 중산층 이상의 주민들이 많아지게 되면 무리보다는 각자 개인의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개인 형성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하는 관점 등이다.
그러나, 정치적ㆍ경제적ㆍ문화적 해석이 개인 형성의 원인을 설명하는 그 필요적 해석임에는 분명하더라도, 그것이 필요충분한 해명이 되고 있지는 못하다고 본다. 개인형성의 가장 중요한 그 키는 다른 무엇보다도 종교와 관련되어져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할 때라야 비로소 개인의 개념이랄까 그 존재가 명확히 잡혀오고 이해되고 또 해명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
서구사회의 종교는 누구나 주지하다시피 기독교다. 그리고 그 기독교의 근거가 되는 기록이 구약 및 신약성경이다. 개인의 탄생은 구약보다는 이 신약의 기록과 이에 대한 믿음과 밀접히 연관되어져 있는 것 같다. 마태복음 6장6절을 보면 이런 언급이 나온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하는 저 회칠한 제사장들처럼 하지 말고 너의 작은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예수님의 언급 속에 개인 탄생의 맹아가 깃들어 있고, 개인이 어떤 것, 어떤 존재인가를 명확히 하고 있는 정의(定義)적 양상이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해서 파악되는 개인이란 곧, 제사장이라는 매개체를 거치지 아니하고 직접 하나님과 소통하는 자라는 의미소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개인은 신약 시대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탄생하고 있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제사장을 중심으로 하는 구약의 집단성에서 제사장을 배제하고 기도하는, 각각의 대중들이 직접 하나님을 만나고 소통하는 단독자, 일인이라는 개인성으로 거듭나게 되는 그것이 '개인'인 것이다. 제사장의 배제 그리고 기도하는 형식을 통한 하나님과의 직접소통이 개인을 낳았다는 것으로, 십분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다.
중세 교황청의 건설과 이의 제도화는 오히려 제사장 시대로 돌아간 측면이 있지만 종교개혁 이후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제사장 문화는 희석이 되었고, 홀로 하나님과 만나 기도하는 단독자의 모습이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착되었다는 것은, 개인이 서구사회에 뿌리를 내렸고, 이것이 서구인의 공통적이고도 일반적인 존재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는 개인이 형성되고 자리 잡는 이 시기에 동시에 천부인권사상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도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개인이 탄생하고 이것이 사회 속에 자리 잡는 과정과 맞물려 천부인권사상이 사회 전반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애초부터 개인은 신과 함께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신과 함께하는 제사장이라는 지위가 파기되고 누구나 신 앞에 선 단독자, 즉 개인이 제사장의 지위를 대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천부인권은 개인 안에 있는 것이며, 개인이란 개념을 떠나서는 있지 아니하는 거라는 의미다.
오늘날 개인은 소외된 존재로 인식된다. '신의 죽음' 선언과 함께 유물론이 세상에 들어오고 이를 체계화한 마르크스의 등장 이후의 일이다. 마르크스가 그의 저서 『자본론』에서 입증하고자 하였던 게 그것 즉 유물론의 정당성인데, 그게 사실로 받아들여지면 세상은 다시 집단주의사회로 회귀하고 남들 앞에서 기도하고 제사지내는 회칠한 자들의 시대로 퇴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탈근대를 주장하는 자들이 나오면서 그런 징후들이 도처에서 고개를 들고 있지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개인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천부인권의 소멸로 이어지게 될 게 틀림없는 까닭이다. 그러고 나면 인권이니 휴머니즘이니 하는 레떼르하에 온갖 요상한 주장들과 요설들이 난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탈근대시대는 인권이라는 레떼르하에 인간이 인간을 학살하는 그런 시대로 수렴하게 되리라고 예견된다. 천(天)의 인증이 찍히지 않은 인권은 인권의 파괴일 뿐이다.
이제 결론에 들어가기로 하자. 서구사회에서 탄생한 개인, 그리하여 근대사회를 형성하고 이끌어내었던 그 개인이 동아시아에서는 중세사회의 제사장성을 미처 극복하지 못하는 바람에 개인이라는 존재를 형성하지 못하였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헌데, 그 상식이 맞다고 보고 또 그에 도전할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일말의 예외 정도는 인정할 수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 점이다. 바로 일본의 사례에서 중세사회를 거치면서 개인의 탄생이라고 할 만한 단초를 찾을 수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중세는 그와 같은 관점에 값하는 충분한 개인 탄생의 기미를 지닌 문화랄까 종교적 양상을 보여준다. 서구사회에서 기독교라는 종교의 전개양상을 통하여 개인이 탄생했던 것처럼 일본의 중세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종교적 양상의 전개 과정을 통하여 개인 탄생의 그 단초랄까를 찾아볼 수 있게 해주는 사건들이 몇몇 눈에 띈다.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서구사회에 기독교가 있었다면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불교라는 고등종교가 상당한 문명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불교는 심법이나 마음수양법에 가까운 수행(修行)중심의 불교가 있는 반면, 기독교와 비슷한 양상을 띠는 신앙(信仰)기반의 불교도 있다. 대승(大乘)을 신봉하는 불교가 그러한데, 이 대승을 신봉하는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반도를 지나 일본에 이르러서, 그 가장 극성화된 형태를 지니게 된다.
대승은 중생 즉 사바대중 모두를 구원하는 거대한 탈것을 의미하는데, 부처님의 부주열반(不住涅槃)의 서원 즉 약속에 기반한다. "모든 중생을 다 구제하기까지는 부처님이 열반에 들지 않겠다"고 하신 그 언약이다. 이는 골방에 들어가 하나님과 일대일(一對一)로 만나 기도하라는 신약의 그 언급과 비슷한 체험, 상황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부처님의 그 부주열반의 서원 즉 언약이 오직 그것을 받는 '나 한사람'만을 위한 언약임을 알게 된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지게 되는 까닭이다. 이 부처님의 부주열반의 본원이 '나 한사람' 만을 위한 언약임을 갈파한 분이 다름 아닌 탄이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신란이란 승려도 아니요 속인도 아니라는 인물이다. '나 한사람'이란 결국 개인에 다름 아니다. 부처님과 일대일로 대면해야만 대승에의 탑승권을 달라할 수 있고 또 받을 수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가모노쵸메이의 『방장기(方丈記)』와 유이앤의 『탄이초(歎異抄)』는 그와 같은, 개인 탄생의 단초를 보여주는 경험이 반영되고 있는 작품들이다. 『방장기』는 좀 더 가벼운 터치의, 요즘 식으로 말하면 미셀러니적 필치로, 그에 반하여 『탄이초』는 좀 더 무거운 필치의 에세이적 톤으로, 그렇게 한다.
부처님이라는 초월자와 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장기』의 저자 가모노쵸매이나 『탄이초』의 저자 유이앤이나 모두 승려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승려라고는 하더라도 그 신분적 자세에 있어서는 몹시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비승비속(非僧非俗) 즉, 승려도 아니요 그렇다고 속인도 아닌 그런 중도적 입장 속에 스스로의 존재방식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중세사회의 억압적인 틀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모습이 엿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개성 중심의 개인의 그림자가 살펴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탄이초』의 저자 유이앤의 스승인 신란성인의 경우에는, 신 앞에 선 단독자(이 경우는 부처님 앞에 선 단독자)에 딱 맞물려 떨어지는 거대한 개인의 풍모를 지닌 분임을 살필 수 있다. 기독교의 목사들보다 2,3백년은 더 앞서서 사제나 승려는 결혼할 수 없다는 그 율법(律法)을 깨고 결혼을 상시화한 최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탄이초(方丈記)』는 이 자유분방하고도 거리낄 게 없었던 신란성인의 말씀들을 모아놓은 어록이라고 하여도 좋다 할 것이다.
자세한 것은 이 책 『방장기(方丈記)/탄이초(歎異抄)』를 구입해서 읽고, 동아시아에서의 개인 탄생의 단초를 확인하는 데에로 나아가는 과정을 밟아나가는 게 좋으리라고 본다. 동아시아인으로서 이것보다 궁금한 일은 없고, 또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일은 달리 없다고 본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을 구입하여 읽어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지 싶은 게 출판사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러한 입장에 정당성과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모쪼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호기심과 그로인해 이어지는, 이 책에 대한 독서행위를 기대한다.
글도 편집부
개인이 서구사회에서 형성된 개념이고, 동양사회에서는 별반 의식화되지 않은 개념이라는 것이 현대사회의 일반적 상식이다. 서구근대시민사회가 개인들의 정치적ㆍ경제적 계약관계에 의하여 성립되었다고 보는 게 통상적 이해인 반면, 동양사회에서는 이 개인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전근대적 사회가 19세기 말까지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런 일반적 상식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나오는 의문이, 그럼 왜 서구에서는 개인이란 개념이 일찌감치 형성되어 자리 잡은 반면, 동양사회에서는 이 개념의 형성이 크게 뒤처지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정치적ㆍ경제적ㆍ문화적 관점에서 다층적 원인규명과 해석이 행해지고 있고, 그 해석들이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경제적 관점에서 사회의 부가 충분히 증대하여 중산층 이상의 주민들이 많아지게 되면 무리보다는 각자 개인의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개인 형성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하는 관점 등이다.
그러나, 정치적ㆍ경제적ㆍ문화적 해석이 개인 형성의 원인을 설명하는 그 필요적 해석임에는 분명하더라도, 그것이 필요충분한 해명이 되고 있지는 못하다고 본다. 개인형성의 가장 중요한 그 키는 다른 무엇보다도 종교와 관련되어져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할 때라야 비로소 개인의 개념이랄까 그 존재가 명확히 잡혀오고 이해되고 또 해명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
서구사회의 종교는 누구나 주지하다시피 기독교다. 그리고 그 기독교의 근거가 되는 기록이 구약 및 신약성경이다. 개인의 탄생은 구약보다는 이 신약의 기록과 이에 대한 믿음과 밀접히 연관되어져 있는 것 같다. 마태복음 6장6절을 보면 이런 언급이 나온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하는 저 회칠한 제사장들처럼 하지 말고 너의 작은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예수님의 언급 속에 개인 탄생의 맹아가 깃들어 있고, 개인이 어떤 것, 어떤 존재인가를 명확히 하고 있는 정의(定義)적 양상이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해서 파악되는 개인이란 곧, 제사장이라는 매개체를 거치지 아니하고 직접 하나님과 소통하는 자라는 의미소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개인은 신약 시대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탄생하고 있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제사장을 중심으로 하는 구약의 집단성에서 제사장을 배제하고 기도하는, 각각의 대중들이 직접 하나님을 만나고 소통하는 단독자, 일인이라는 개인성으로 거듭나게 되는 그것이 '개인'인 것이다. 제사장의 배제 그리고 기도하는 형식을 통한 하나님과의 직접소통이 개인을 낳았다는 것으로, 십분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다.
중세 교황청의 건설과 이의 제도화는 오히려 제사장 시대로 돌아간 측면이 있지만 종교개혁 이후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제사장 문화는 희석이 되었고, 홀로 하나님과 만나 기도하는 단독자의 모습이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착되었다는 것은, 개인이 서구사회에 뿌리를 내렸고, 이것이 서구인의 공통적이고도 일반적인 존재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는 개인이 형성되고 자리 잡는 이 시기에 동시에 천부인권사상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도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개인이 탄생하고 이것이 사회 속에 자리 잡는 과정과 맞물려 천부인권사상이 사회 전반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애초부터 개인은 신과 함께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신과 함께하는 제사장이라는 지위가 파기되고 누구나 신 앞에 선 단독자, 즉 개인이 제사장의 지위를 대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천부인권은 개인 안에 있는 것이며, 개인이란 개념을 떠나서는 있지 아니하는 거라는 의미다.
오늘날 개인은 소외된 존재로 인식된다. '신의 죽음' 선언과 함께 유물론이 세상에 들어오고 이를 체계화한 마르크스의 등장 이후의 일이다. 마르크스가 그의 저서 『자본론』에서 입증하고자 하였던 게 그것 즉 유물론의 정당성인데, 그게 사실로 받아들여지면 세상은 다시 집단주의사회로 회귀하고 남들 앞에서 기도하고 제사지내는 회칠한 자들의 시대로 퇴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탈근대를 주장하는 자들이 나오면서 그런 징후들이 도처에서 고개를 들고 있지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개인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천부인권의 소멸로 이어지게 될 게 틀림없는 까닭이다. 그러고 나면 인권이니 휴머니즘이니 하는 레떼르하에 온갖 요상한 주장들과 요설들이 난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탈근대시대는 인권이라는 레떼르하에 인간이 인간을 학살하는 그런 시대로 수렴하게 되리라고 예견된다. 천(天)의 인증이 찍히지 않은 인권은 인권의 파괴일 뿐이다.
이제 결론에 들어가기로 하자. 서구사회에서 탄생한 개인, 그리하여 근대사회를 형성하고 이끌어내었던 그 개인이 동아시아에서는 중세사회의 제사장성을 미처 극복하지 못하는 바람에 개인이라는 존재를 형성하지 못하였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헌데, 그 상식이 맞다고 보고 또 그에 도전할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일말의 예외 정도는 인정할 수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 점이다. 바로 일본의 사례에서 중세사회를 거치면서 개인의 탄생이라고 할 만한 단초를 찾을 수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중세는 그와 같은 관점에 값하는 충분한 개인 탄생의 기미를 지닌 문화랄까 종교적 양상을 보여준다. 서구사회에서 기독교라는 종교의 전개양상을 통하여 개인이 탄생했던 것처럼 일본의 중세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종교적 양상의 전개 과정을 통하여 개인 탄생의 그 단초랄까를 찾아볼 수 있게 해주는 사건들이 몇몇 눈에 띈다.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서구사회에 기독교가 있었다면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불교라는 고등종교가 상당한 문명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불교는 심법이나 마음수양법에 가까운 수행(修行)중심의 불교가 있는 반면, 기독교와 비슷한 양상을 띠는 신앙(信仰)기반의 불교도 있다. 대승(大乘)을 신봉하는 불교가 그러한데, 이 대승을 신봉하는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반도를 지나 일본에 이르러서, 그 가장 극성화된 형태를 지니게 된다.
대승은 중생 즉 사바대중 모두를 구원하는 거대한 탈것을 의미하는데, 부처님의 부주열반(不住涅槃)의 서원 즉 약속에 기반한다. "모든 중생을 다 구제하기까지는 부처님이 열반에 들지 않겠다"고 하신 그 언약이다. 이는 골방에 들어가 하나님과 일대일(一對一)로 만나 기도하라는 신약의 그 언급과 비슷한 체험, 상황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부처님의 그 부주열반의 서원 즉 언약이 오직 그것을 받는 '나 한사람'만을 위한 언약임을 알게 된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지게 되는 까닭이다. 이 부처님의 부주열반의 본원이 '나 한사람' 만을 위한 언약임을 갈파한 분이 다름 아닌 탄이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신란이란 승려도 아니요 속인도 아니라는 인물이다. '나 한사람'이란 결국 개인에 다름 아니다. 부처님과 일대일로 대면해야만 대승에의 탑승권을 달라할 수 있고 또 받을 수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가모노쵸메이의 『방장기(方丈記)』와 유이앤의 『탄이초(歎異抄)』는 그와 같은, 개인 탄생의 단초를 보여주는 경험이 반영되고 있는 작품들이다. 『방장기』는 좀 더 가벼운 터치의, 요즘 식으로 말하면 미셀러니적 필치로, 그에 반하여 『탄이초』는 좀 더 무거운 필치의 에세이적 톤으로, 그렇게 한다.
부처님이라는 초월자와 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장기』의 저자 가모노쵸매이나 『탄이초』의 저자 유이앤이나 모두 승려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승려라고는 하더라도 그 신분적 자세에 있어서는 몹시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비승비속(非僧非俗) 즉, 승려도 아니요 그렇다고 속인도 아닌 그런 중도적 입장 속에 스스로의 존재방식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중세사회의 억압적인 틀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모습이 엿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개성 중심의 개인의 그림자가 살펴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탄이초』의 저자 유이앤의 스승인 신란성인의 경우에는, 신 앞에 선 단독자(이 경우는 부처님 앞에 선 단독자)에 딱 맞물려 떨어지는 거대한 개인의 풍모를 지닌 분임을 살필 수 있다. 기독교의 목사들보다 2,3백년은 더 앞서서 사제나 승려는 결혼할 수 없다는 그 율법(律法)을 깨고 결혼을 상시화한 최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탄이초(方丈記)』는 이 자유분방하고도 거리낄 게 없었던 신란성인의 말씀들을 모아놓은 어록이라고 하여도 좋다 할 것이다.
자세한 것은 이 책 『방장기(方丈記)/탄이초(歎異抄)』를 구입해서 읽고, 동아시아에서의 개인 탄생의 단초를 확인하는 데에로 나아가는 과정을 밟아나가는 게 좋으리라고 본다. 동아시아인으로서 이것보다 궁금한 일은 없고, 또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일은 달리 없다고 본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을 구입하여 읽어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지 싶은 게 출판사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러한 입장에 정당성과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모쪼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호기심과 그로인해 이어지는, 이 책에 대한 독서행위를 기대한다.
글도 편집부
목차
목차
서문 …………………………………………………… 4
방장기(方丈記)
흐르는 강물은 끊임이 없고 ……………………… 10
사물의 본성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 15
지쇼(治承) 사년 사월 무렵 ………………………… 21
지쇼(治承) 사년 유월의 일 ………………………… 25
요와(養和) 무렵의 일이었던가 …………………… 35
또한 같은 무렵의 일인가 하는데… ……………… 47
살아가기 힘든 이 세상 ……………………………… 54
친할머니로부터 집을 물려받다 …………………… 60
일장사방(一丈四方)의 암자 ………………………… 64
마음가는대로의 생활 ……………………………… 72
아이를 벗삼아 노닐다 ……………………………… 76
이 초암(草庵)에 살기 시작했을 때는 …………… 83
여보게, 이 삼계(三界)의 일은 마음가짐 하나라네 89
달이 기울 듯 나의 인생도 기우누나 ……………… 98
[해설1] 가모노쵸매이(鴨長明)는 어떤 사람인가? …103
[해설2] 『방장기(方丈記)』의 성립과 개인의 탄생 …121
탄이초(歎異抄)
머리글(전서)_목적 …………………………………132
제1장_영원의 행복(幸福) …………………………137
제2장_지옥행 몸 ……………………………………145
제3장_악인정기(惡人正機) ………………………157
제4장_두 종류의 자비 ……………………………171
제5장_진정한 효도 ………………………………181
제6장_제자 단 한 명 없는 신란 …………………189
제7장_신심(信心)의 행자 …………………………197
제8장_유일한 길 ………………………………… 205
제9장_그립지 않은 정토 …………………………214
제10장_무의(無義)의 의(義) …………………… 225
중간머리글(별서)_이의(異義)에 대하여 ……… 230
제11장_본원(本願)과 명호(名?) ……………… 232
제12장_교학(??)의 의미 …………………… 238
제13장_본원자만과 구원 ……………………… 247
제14장_염불왕생이냐 신심왕생이냐 ………… 258
제15장_금생(今生)정각과 후생(後生)정각 …… 264
제16장_회심(回心)에 대하여 …………………… 270
제17장_화토(化土)에서 정토(淨土)로 ………… 275
제18장_큰부처님 작은부처님과 보시 ………… 278
끝내며(후서)_호넨과 신란의 신심은 한가지 … 282
주기(註記) ………………………………………… 294
덧붙임(오서) ……………………………………… 298
[해설1] 『탄이초(歎異抄)』의 저자는 누구인가? … 299
[해설2] 『탄이초(歎異抄)』와 개인의 탄생 ……… 308
방장기(方丈記)
흐르는 강물은 끊임이 없고 ……………………… 10
사물의 본성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 15
지쇼(治承) 사년 사월 무렵 ………………………… 21
지쇼(治承) 사년 유월의 일 ………………………… 25
요와(養和) 무렵의 일이었던가 …………………… 35
또한 같은 무렵의 일인가 하는데… ……………… 47
살아가기 힘든 이 세상 ……………………………… 54
친할머니로부터 집을 물려받다 …………………… 60
일장사방(一丈四方)의 암자 ………………………… 64
마음가는대로의 생활 ……………………………… 72
아이를 벗삼아 노닐다 ……………………………… 76
이 초암(草庵)에 살기 시작했을 때는 …………… 83
여보게, 이 삼계(三界)의 일은 마음가짐 하나라네 89
달이 기울 듯 나의 인생도 기우누나 ……………… 98
[해설1] 가모노쵸매이(鴨長明)는 어떤 사람인가? …103
[해설2] 『방장기(方丈記)』의 성립과 개인의 탄생 …121
탄이초(歎異抄)
머리글(전서)_목적 …………………………………132
제1장_영원의 행복(幸福) …………………………137
제2장_지옥행 몸 ……………………………………145
제3장_악인정기(惡人正機) ………………………157
제4장_두 종류의 자비 ……………………………171
제5장_진정한 효도 ………………………………181
제6장_제자 단 한 명 없는 신란 …………………189
제7장_신심(信心)의 행자 …………………………197
제8장_유일한 길 ………………………………… 205
제9장_그립지 않은 정토 …………………………214
제10장_무의(無義)의 의(義) …………………… 225
중간머리글(별서)_이의(異義)에 대하여 ……… 230
제11장_본원(本願)과 명호(名?) ……………… 232
제12장_교학(??)의 의미 …………………… 238
제13장_본원자만과 구원 ……………………… 247
제14장_염불왕생이냐 신심왕생이냐 ………… 258
제15장_금생(今生)정각과 후생(後生)정각 …… 264
제16장_회심(回心)에 대하여 …………………… 270
제17장_화토(化土)에서 정토(淨土)로 ………… 275
제18장_큰부처님 작은부처님과 보시 ………… 278
끝내며(후서)_호넨과 신란의 신심은 한가지 … 282
주기(註記) ………………………………………… 294
덧붙임(오서) ……………………………………… 298
[해설1] 『탄이초(歎異抄)』의 저자는 누구인가? … 299
[해설2] 『탄이초(歎異抄)』와 개인의 탄생 ……… 308
저자
저자
가모노쵸매이 가모노 쵸메이(鴨長明, 1155~1216)는 일본이 헤이안 시대에서 가마쿠라 시대로 넘어가는 격변의 시대를 산 시인이자 가인, 수필가이다. 시모카모신사(下鴨神社)의 네기(?宜;대제사장)인 가모노나가츠구(鴨長?)의 차남으로 태어나 신관(제사장)이 될 운명이었으나, 신사 내 권력다툼에서 밀려나고 말아 집을 나오게 된다. 50세에 다시 찾아온 신관(제사장) 발탁 과정에서 최종 퇴출되어 세속에 마음을 실기하고 출가하여 히노야마(日野山)에 은둔, 불제자가 되었다. 출가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된 후로는 사람들과 신을 연결하는 중간자가 아닌 홀로 신(부처님)과 직접 마주하는 삶으로 일관했다. 수필 『방장기(方丈記)』가 유명하며, 그 외에 『무명초(無名抄)』, 『발심집(?心集)』 등의 작품이 남아 있고, 『백선와카집(自選の和歌集)』에도 그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가 하면 일본 와카를 모아 엮은 책 『신고금와카집(新古今和歌集)』의 편집자로도 참가, 시인으로서의 활동은 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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