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그 이상: 대규모 계획 너머
『세운상가 그 이상』은 본격적인 국내 최초의 세운상가와 그 일대를 조명한 책으로 단순히 세운상가의 역사와 현재에 집중하기 보다, 세운상가 개발을 두고 새로운 국내외 도시계획과 개발 관련 전문가가 모여 이행 전략을 종합적인 시각으로 탐색해 본다. 책은 건축가와 도시계획가가 꿈꿨던 ‘이상(ideal)’적인 건물인 세운상가를 현재 진행형과 미래의 시제로 접근하고, 세운상가뿐 아니라 세운상가 일대에 대한 종합 전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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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6백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도시지만, 도시의 변화가 어느 신생 도시보다 역동적으로 진행되는 서울. 이 도시의 오래된 미래를 위해 도시와 건축 분야의 지식인들이 그 지혜를 쏟아 만든 이 책의 출간, 서울의 미래를 귀중한 지침으로 누구보다 반긴다"
-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
"우리가 빨리 가면서 못 본 것들, 여기 이 책에 다 있다. 큰 것도 보고 작은 것도 보아야 좋은 도시가 만들어질 것이다. 거대 담론과 거대 건설에서 잃어버린 도시의 디테일과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은 바로 이 책 속에서 길을 찾을 것이다. 천천히 그러나 멀리 보고 가자!"
- 김기호(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세운상가는 종로3가에서 퇴계로3가에 이르는 긴 상가단지다. 폭 50m, 길이 1km에 육박하는 거대한 구조물로 1968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로 완공돼 당시 국내 유일의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1990년대 들어 그 후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오세훈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08년 12월부터 단계적으로 상가를 철거하고 대규모 녹지축을 조성하는 사업에 착수했지만 2014년 3월 박원순 시장이 철거하지 않고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10년 가까이 보존과 재개발, 재생 논의 사이에 상가와 주변 지역 시민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현재 세운상가는 기존 3층 높이의 낡은 보행 데크를 보수하고, 청계천으로 단절된 세운상가 가동에서 대림상가 구간의 공중 보행교를 다시 연결할 예정이다.
『세운상가 그 이상』은 본격적인 국내 최초의 세운상가와 그 일대를 조명한 책으로 단순히 세운상가의 역사와 현재에 집중하기 보다, 세운상가 개발을 두고 새로운 국내외 도시계획과 개발 관련 전문가가 모여 이행 전략을 종합적인 시각으로 탐색해 본다. 『세운상가 그 이상』은 책 제목대로 세운상가만을 이야기 하지 않고 그 '이상(beyond)'을 다룬다. 건축가와 도시계획가가 꿈꿨던 '이상(ideal)'적인 건물인 세운상가를 현재 진행형과 미래의 시제로 접근하고, 세운상가뿐 아니라 세운상가 일대에 대한 종합 전략을 소개한다.
1. 책의 내용
『세운상가 그 이상』에 실린 16편의 글은 대규모 개발계획에 대한 문제 의식과 이를 넘어서는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글 모두 세운상가군과 그 주변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공개 심포지엄과 전문가워크숍으로 구성된 전체 5일간의 컨퍼런스에 참여한 국내외 석학들이 세운상가지역의 미래에 관한 애정 어린 관심에서 쓰기 시작했다는 점이 특별하다. 이 글들은 그 구체적 제안들의 상황적 특수성을 보편적인 방향으로 다시 전환하여 그 구체적 제안들에 대한 보다 근본적 질문과 답을 펼쳐놓는다. 책은 모두 4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대규모 개발의 역사와 현재'는 세운상가의 개발과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김성우는 빠르게 변하는 도시환경에서 세운상가군이 거대한 숙주처럼 다양한 소상공인들의 활동 무대가 될 수 있었던 이유와 그 흐름을 소개한다. 역사적 분석에 근거하여 근대 도시건축 자산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재생 방향을 옹호하면서, 필요한 요소를 제시한다. 세운상가지역에 내재된 잠재성에 대한 통찰로 시작하는 샤를로테 바르테스(Charlotte Malterre-Barthes)는 젠트리피케이션, 곧 고급화에 의해 기존 기능과 주민들이 밀려나는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그에 대항하여 시민 주도로 필요한 공간들을 확보해 낸 사례를 소개한다. 조성찬은 도시 재생사업의 철학적 기초가 될만한 '상생도시'의 원칙과 그 적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상생도시라는 이론에 근거해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개발 양상을 들여다보고 토지가치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길을 모색해 본다. 이영범은 근린주구에 초점을 둔 시민참여가 마을 만들기를 뛰어넘어 도시계획 전반의 질적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상상한다. 이 때 계획가라면 고민하고 대답해야 할 이슈들을 차근차근 소개한다. 설계의 단위 및 규모 간의 조율, 공간에 대한 소유권과 그 공간을 점유하는 활동(프로그램)에 대한 복잡한 관계를 포함하는 공공성 확보의 문제, 시민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한 소위 계획 인프라 등이 그것이다.
2장 '도심 산업지역 개발의 교훈'에선 시야를 세운상가에서 그 주변지역으로 넓힌다.
먼저 나오미 하나카타(Naomi C. Hanakata)는 세운상가군과 그 주변지역에 녹아있는 산업 역사에 주목하며 왜 그러한 역사성과 장소성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지 역설한다. 소규모 제조업을 도심 내 유지한다는 것은 '창조성', '장인 정신'으로 도시에 특별한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순복이 들려주는, 공공도, 기업도 아닌,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예술가들과 제3섹터, 청년활동가들이 지역의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는 공간을 실제 만들어가는 현장 이야기는 지역 내생적 재활성화의 가능성을 보게 한다. 블라쉬 크리쥬닉(Bla? Kri?nik)은 앞서 다른 저자들이 이야기한 산업 클러스터 보존 및 육성의 중요성을 도시개발 과정 상 간과하였을 때의 귀결을 사라진 또 다른 전통적 산업클러스터인 왕십리의 개발 사례를 보여준다. 플로리안 보임라(Florian Baeumler)는 앞선 저자들의 연장선에서 세운상가지역의 산업 클러스터에 초점을 모아 그 내력과 현황, 이에 걸맞는 도시 건축설계적 필요를 소개한다. 클러스터의 생성과 발전, 혁신과 역동성에 대한 지역학 연구 성과에 기반하여 세운상가지역 산업 클러스터의 특징을 고려한 도시 재생 전략 또한 제안한다.
3장 '세운상가와 새로운 개발 프로세스'는 이 책의 핵심이다. 다양한 사례를 들며 새로운 개발 방법을 제시한다.
제프 헤멀(Zef Hemel)은 계획, 개발 과정의 '플랫폼화', 즉, 장을 열고, 그 장으로 사람들을 초청하여 교류와 의미생성, 이야기와 사건이 일어나도록 하는 접근에 대한 '영감'을 제시한다. 그가 제시하는 플랫폼의 열 가지 조직원리는 일면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플랫폼의 공공성을 지키고 혁신과 창발이라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 지켜야 할 원리다. 케이스 크리스티안서(Kees Christiaanse)와 호유나(Yoo Na Ho)는 대규모 계획과 소규모 계획 간의 화해, 계획 활동과 풀뿌리 자기 조직적 활동 간의 화해, 규제와 자유방임 간의 화해, 그 가운데 바람직한 전략 계획의 위상과 역할, 계획과정 관리의 개념을 제시한다. 카타리나 하그(Katharina Hagg)의 글은 서울 특유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응집해 둔 장소인 세운상가지역의 잠재력에 주목하여, 그 '서울성'을 지키면서 지속가능하게 진화해가는 개발을 위한 '7가지 도시 설계 지침'을 제시한다. 팻 코너티(Pat Conaty)는 세운상가지역에 잠재된 소규모 제조생산기술과 지역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주목하여 지역 자생적 재생의 기반을 놓는 두 가지 접근을 소개한다. 김연금과 박혜리의 글은 '주민 참여'가 유행이 된 요즘, 계획 과정 내에서 '소통'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소통'을 '정당화'를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목적으로서 간주하자고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4번째 '세운상가와 개발이익 그리고 미래'에선 우리에게 좀 생소한 개발이익이라는 단어가 핵심이다. 지역 개발을 통한 이익은 개발사나 소수의 지주가 아닌 그 지역을 만든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빌럼 코릇할스 알터스(Willem K. Korthals Altes)와 강빛나래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정치적, 민주적, 재정적 책무성이 흔히 부재하게 되는 원인을 이야기하면서, 책임 있는 개발을 위한 원리를 도출해 볼 만한 네덜란드 사례들을 간략히 소개한다. 예룬 디르크스(Jeroen Dirckx)는 서울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도심 변환의 두 가지 양상을 관찰하는 데서 시작하여 세운상가지역에 필요한 점진적 개발 전략을 하나의 시나리오처럼 제시한다.미힐 부스펠트(Michiel Boesveld)는 도심 재생과 재개발에 따른 토지가치 상승의 문제와 그 가치를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개발 과정과 순서를 주의 깊게 설계하여 토지가치환수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토지구획정리 및 용도전환 사업을 수행하는 암스테르담시의 관행을 소개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건축과 도시를 오가는 사유 속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많아질 때, 또 일반 대중 가운데서도 도시계획과 개발에 대한 이해와 논의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때, 삶의 장으로서 사람들에게 위안을 전하면서 소박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도시 공간이 늘어난다고 이야기 한다. 한 때 그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사람들의 일상과 영세한 산업 네트워크를 뒤흔들 개발은 신중하게 논의되고 전개되어야 마땅하고, 그 공론의 장을 조금이나마 두텁게 할 이 책이 감히 세운상가를 아끼고, 그 곳에서 생계를 영위하고, 그곳을 찾는 도시민들을 기쁘게 할 수 있기를, 대안적 접근을 구체적으로 시도해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동무가 되기를 기원한다.
책속으로 추가
"한국에서는 어떤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주민에게 의견을 묻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에 워크숍 참여 만족도가 높다. 워크숍을 진행하고 난 후 참여자에게 소감을 물어보면 대부분 만족감을 나타난다. "이런 자리는 처음입니다", "이렇게 행정가와 전문가가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흥미롭고 즐거웠습니다" 등등. 그들에게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의 주제를 놓고 논의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몇 가지 불편한 질문도 던진다. 참여 프로그램의 횟수, 참여자 수 등 계량적이고 외양적인 것에 치중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용과 관계없이 '주민들을 참여시켰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은가? 문제점을 찾고 비전과 계획을 세우는 초기 논의 단계에만 소통의 가능성을 한정 짓고 있지는 않은가? 워크숍 등 몇 번의 참여 프로그램으로 실제 '참여'가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
- 소통은 방법이자 목적이다 _ 김연금+박혜리
목차
목차
서울 도심 산업 생태계와 대규모 프로젝트의 이면 _ 김성우
세운상가 활성화와 시민 참여 기반형 도시계획의 가능성 _ 이영범
상생 도시를 향하여: 도시 재생 사업의 철학적 기초 _ 조성찬
젠트리피케이션은 없다: 도시의 다른 미래를 꿈꾸다 _ 샤를로테 바르테스
2장. 도심 산업지역 개발의 교훈
산업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공간 만들기 _ 나오미 하나카타
세운상가 지역 인쇄업 클러스터: 보존과 혁신, 재개발 사이에서 _ 플로리안 보임라
왕십리의 교훈: 서울의 사회 문화적 자산으로서의 전통적 산업 클러스터 _ 블라쉬 크리쥬닉
문래동과 동대문을 통해서 본 세운상가에 대한 제언 _ 최순복
3장. 세운상가와 새로운 개발 프로세스
세운상가 지역을 위한 플랫폼: 서울의 열린 계획 _ 제프 헤멀
열린 도시를 향하여 _ 케이스 크리스티안서+호유나
서울 솔: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위한 일곱 가지 지침 _ 카타리나 하그
세운상가의 전략적 해결책: 협동경제와 공동체토지신탁 _ 팻 코너티
소통은 방법이자 목적이다 _ 김연금+박혜리
4장. 세운상가와 개발이익 그리고 미래
대규모 계획에서 작은 걸음으로 _ 빌럼 코릇할스 알터스+강빛나래
점차 그리고 다르게: 서울의 변화를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 _ 예룬 디르크스
미래를 위한 토지가치 나누기 _ 미힐 부스벨트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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