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전 약속(소설문학 소설선)
이진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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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증도 앞바다 한 어부의 그물에 중국 도자기가 올라왔다. 그 도자기는 지금으로부터 700년 전 중국 저장성 칭위엔을 출발해 일본으로 향하던 범선에 실렸던 무역품 중 하나로 밝혀졌다. 범선은 풍랑을 만나 증도 앞바다에 침몰했고 바다 속 갯벌에 묻혀 잠자다가 700년 만에 떠올랐다.
증도는 시루 증(甑)을 써서 시루섬이라고도 불렀다. 700년 전 무역선에 탔던 세령의 후손인 쾌영이 눈보라를 뚫고 시루섬에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시때때로 그물에 걸려 올라온 도자기는 시루섬 사람들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물건이었다. 바다에 고려장을 지냈던 이 섬의 오래 전 풍습과 한국전쟁의 상처로 인해 그것들은 ‘귀신 붙은 그릇’으로도 통했다. 게다가 해저 유물을 인양하는 십여 년 간 고요하던 섬과 순박하던 섬사람들은 수난을 당해야 했다. 해서 시루섬 사람들에게 중국 도자기는 다시 꺼내고 싶지 않은 상처기도 했다.
유독 상처가 깊은 도화는 오랫동안 시루섬을 떠났다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7년 전 다시 섬에 들어왔다. 그녀는 쓰러져가던 아버지 집을 허물고 배 모양의 카페를 짓고 조용히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의 카페에 민박 손님으로 찾아든 쾌영은 중국 도자기에 대해 자꾸만 캐고 다니고, 신문기자인 딸 채목까지 신안해저유물에 관련한 프로젝트 취재를 맡으면서 그녀의 상처를 건든다. 남편 기석의 죽음과 연루된 박 교수가 딸 채목과 함께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도화는 점점 예민해지고 그녀는 깊은 불안의 늪으로 빠져든다.
시루섬 앞바다에서 건진 수만 점의 유물 중에서 유난히 눈길을 끈 것은 ‘시가 적힌 접시’였다. 이름 모를 어느 여인이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한시(漢詩) 한 편은 마치 700년 전 메시지처럼 그것을 읽는 이들 가슴에 찡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오늘을 살지만 우리가 맞이한 오늘 하루는 수백 년 전의 어느 오늘과 맞닿아 있었다. 그 누군가의 오늘이 나의 오늘을 열어준다고 생각하니 더욱 소중해지는 오늘이다. 또한 언제 어느 때 침몰할지 모를 우리 생(生)이어서 귀하고 귀하다.
증도는 시루 증(甑)을 써서 시루섬이라고도 불렀다. 700년 전 무역선에 탔던 세령의 후손인 쾌영이 눈보라를 뚫고 시루섬에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시때때로 그물에 걸려 올라온 도자기는 시루섬 사람들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물건이었다. 바다에 고려장을 지냈던 이 섬의 오래 전 풍습과 한국전쟁의 상처로 인해 그것들은 ‘귀신 붙은 그릇’으로도 통했다. 게다가 해저 유물을 인양하는 십여 년 간 고요하던 섬과 순박하던 섬사람들은 수난을 당해야 했다. 해서 시루섬 사람들에게 중국 도자기는 다시 꺼내고 싶지 않은 상처기도 했다.
유독 상처가 깊은 도화는 오랫동안 시루섬을 떠났다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7년 전 다시 섬에 들어왔다. 그녀는 쓰러져가던 아버지 집을 허물고 배 모양의 카페를 짓고 조용히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의 카페에 민박 손님으로 찾아든 쾌영은 중국 도자기에 대해 자꾸만 캐고 다니고, 신문기자인 딸 채목까지 신안해저유물에 관련한 프로젝트 취재를 맡으면서 그녀의 상처를 건든다. 남편 기석의 죽음과 연루된 박 교수가 딸 채목과 함께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도화는 점점 예민해지고 그녀는 깊은 불안의 늪으로 빠져든다.
시루섬 앞바다에서 건진 수만 점의 유물 중에서 유난히 눈길을 끈 것은 ‘시가 적힌 접시’였다. 이름 모를 어느 여인이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한시(漢詩) 한 편은 마치 700년 전 메시지처럼 그것을 읽는 이들 가슴에 찡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오늘을 살지만 우리가 맞이한 오늘 하루는 수백 년 전의 어느 오늘과 맞닿아 있었다. 그 누군가의 오늘이 나의 오늘을 열어준다고 생각하니 더욱 소중해지는 오늘이다. 또한 언제 어느 때 침몰할지 모를 우리 생(生)이어서 귀하고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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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진숙 소설가, 고향 신안 앞바다의 보물 자취 따라간 장편 『700년 전 약속』 출간
2016년 진주형평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이진숙 작가가 고향 전남 신안 앞바다에 수장되었던 보물급 도자기의 자취를 추적한 장편소설 『700년 전 약속』을 출간했다.
소설은 700년 전 무역선에 탔던 세령의 후손인 쾌영이 눈보라를 뚫고 전남 신안의 중도, 시루섬에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안군 증도는 앞바다에서 어업 중이던 한 어부의 그물에 중국 도자기가 올라와 유명세를 치렀던 섬이다. 도자기들은 700년 전 중국 저장성 칭위엔을 출발해 일본으로 향하던 범선에 실렸던 무역품 중 하나로 밝혀졌다. 범선은 풍랑을 만나 증도 앞바다에 침몰했고 바다 속 갯벌에 묻혀 잠자다가 700년 만에 발견된 것이다.
이진숙 작가는 몇 해 전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 들렀다가 두 줄의 한시(漢詩)가 새겨진 백자 접시를 보았다. 중국의 한 궁녀가 지었다는 한시(漢詩)를 읽다가 장편소설을 구상했다.
流水何太急 深宮盡日閑
흐르는 물은 그리도 급한데 깊은 궁궐은 종일 한가롭네
이진숙 작가는 "사람들은 내 고향을 보물섬이라고 부른다. 한때 고향 앞바다에서 2만 점이 넘는 보물이 올라왔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멸치젓국물처럼 물색 칙칙한 바다에서 끝도 없이 보물이 올라오던 모습은 과히 장관이었다. 수만 점 보물이 올라오면 뭣하랴. 거기 사람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가난할 뿐이다. 보물 한 점 없는 보물섬! 빛나고 값나가는 것들은 영악한 이들이 싸들고 가버렸고 남은 것은 가슴에 깊이 팬 생채기였다. 가난하고 소외된 그 섬이 부끄러웠던 아이는 한때 고향을 빛내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기도 했다. 세월은 무참히 흘러버렸고 고향은커녕 저 스스로도 빛나지 못한 그네는 잿빛 도시를 이리저리 떠돌다 다시 그 섬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리곤 흩어진 추억들을 긁어모아 이야기 하나 뚝딱 만들었다. '작가는 고향을 파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그래선지 내 글에서 비릿한 바닷내와 설운 노을이 만져진다고들 말한다. 아직도 파먹을 고향이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한때 보물섬이라 불렸지만 이젠 보물섬이 아닌 고향 증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2016년 진주형평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이진숙 작가가 고향 전남 신안 앞바다에 수장되었던 보물급 도자기의 자취를 추적한 장편소설 『700년 전 약속』을 출간했다.
소설은 700년 전 무역선에 탔던 세령의 후손인 쾌영이 눈보라를 뚫고 전남 신안의 중도, 시루섬에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안군 증도는 앞바다에서 어업 중이던 한 어부의 그물에 중국 도자기가 올라와 유명세를 치렀던 섬이다. 도자기들은 700년 전 중국 저장성 칭위엔을 출발해 일본으로 향하던 범선에 실렸던 무역품 중 하나로 밝혀졌다. 범선은 풍랑을 만나 증도 앞바다에 침몰했고 바다 속 갯벌에 묻혀 잠자다가 700년 만에 발견된 것이다.
이진숙 작가는 몇 해 전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 들렀다가 두 줄의 한시(漢詩)가 새겨진 백자 접시를 보았다. 중국의 한 궁녀가 지었다는 한시(漢詩)를 읽다가 장편소설을 구상했다.
流水何太急 深宮盡日閑
흐르는 물은 그리도 급한데 깊은 궁궐은 종일 한가롭네
이진숙 작가는 "사람들은 내 고향을 보물섬이라고 부른다. 한때 고향 앞바다에서 2만 점이 넘는 보물이 올라왔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멸치젓국물처럼 물색 칙칙한 바다에서 끝도 없이 보물이 올라오던 모습은 과히 장관이었다. 수만 점 보물이 올라오면 뭣하랴. 거기 사람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가난할 뿐이다. 보물 한 점 없는 보물섬! 빛나고 값나가는 것들은 영악한 이들이 싸들고 가버렸고 남은 것은 가슴에 깊이 팬 생채기였다. 가난하고 소외된 그 섬이 부끄러웠던 아이는 한때 고향을 빛내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기도 했다. 세월은 무참히 흘러버렸고 고향은커녕 저 스스로도 빛나지 못한 그네는 잿빛 도시를 이리저리 떠돌다 다시 그 섬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리곤 흩어진 추억들을 긁어모아 이야기 하나 뚝딱 만들었다. '작가는 고향을 파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그래선지 내 글에서 비릿한 바닷내와 설운 노을이 만져진다고들 말한다. 아직도 파먹을 고향이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한때 보물섬이라 불렸지만 이젠 보물섬이 아닌 고향 증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그날, 바다 7
겨울 여행자 14
꿈에라도 27
그녀, 그리고 딸 36
보물선을 만나다 49
검은 폭설 67
악몽 76
삐비꽃 91
떠도는 소문 104
고려여인 순이 119
오빠 서도일 130
잔인한 기억 139
잔잔한 파도, 영파 148
겨울과 봄 그 사이 158
불청객 167
따뜻한 재회 175
그 바다의 진실 184
넋드리춤 195
멀고 긴 귀향 201
에필로그 시루섬 전설 207
작가의 말 파먹을 것이 많은 고향 '증도'를 위하여 211
겨울 여행자 14
꿈에라도 27
그녀, 그리고 딸 36
보물선을 만나다 49
검은 폭설 67
악몽 76
삐비꽃 91
떠도는 소문 104
고려여인 순이 119
오빠 서도일 130
잔인한 기억 139
잔잔한 파도, 영파 148
겨울과 봄 그 사이 158
불청객 167
따뜻한 재회 175
그 바다의 진실 184
넋드리춤 195
멀고 긴 귀향 201
에필로그 시루섬 전설 207
작가의 말 파먹을 것이 많은 고향 '증도'를 위하여 211
저자
저자
이진숙
신안 증도에서 태어났다. 창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경남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2014 '내 생애 첫 작가수업'으로 산청도서관에 출강했다. 첫 소설집 『카론의 배를 타고』를 펴냈고 2016년 진주형평지역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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