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들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마음을 만지는 그림 에세이
파스텔과 색연필로 따뜻한 그림을 그리는 시인의 그림 에세이 『입들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시인 김재진은 파킨슨 병으로 꼼작 없이 병상에 누운 노모가 갑자기 벽 위에 '입'을 하나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은 후 그림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매일 그린 그림을 노모에게 가져가 보이며 시인은 그리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위안하고 병상의 어머니를 위안했다. 이 책은 그림에 몰두한 시인의 열정과 상상력 그리고 짧은 에세이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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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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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느닷없이 찾아온 그림으로 말을 건네는 시인의 속삭임
파스텔과 색연필로 가슴을 두드리다!
예순을 넘긴 시인이 작은 그림들로 말을 건넨다. 지인을 따라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일러스트 수업에 하루 두 시간씩 네 차례 가본 것이 그림 수업의 전부였던 시인은 어느 날부터 눈의 실핏줄이 터지도록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다. '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만큼 자유롭다'고 말하는 그는 그러나 그림을 그리라고 몰아대는 내면의 다그침엔 전혀 자유롭지 못했고, 흡사 미친 사람처럼 그림에 매달려야만 했다. 시인의 첫 번째 그림 에세이 《입들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꿈꾸는서재 刊)는 그 열정과 상상력의 기록이다. 짧은 에세이처럼 하나하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그림들은 형태와 색을 갖춘 시이며 문장이다.
늦은 나이에 색색의 파스텔과 색연필을 손에 쥔 시인은 바로 시집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로 많은 이들을 감동케 한 김재진 시인이다. 그는 이외에도 산문집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어른을 위한 동화 《잠깐의 생》, 《나무가 꾸는 꿈》 등 많은 책을 펴냈다. 나이 스물한 살에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은 그는 조선일보와 영남일보 신춘문예, 작가세계 신인상 등에 단편소설, 시, 중편소설이 당선되어 오랫동안 글을 썼다.
"모든 입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증거한다.
모든 입들은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글 쓰는 이로 살아온 40여 년이 무색하게 몇 달 동안 밤낮을 잊고 그림에 몰입한 김재진 시인. 그는 어느 날 자신의 서재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죽어 있는 호랑나비 한 마리를 발견하고, 파스텔 조각으로 그려본 것이 그림 인생의 출발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파킨슨 병으로 꼼짝도 못하고 병상에 누운 채 온종일 벽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처지인 시인의 노모가 갑자기 시인을 향해 벽 위에 '입'을 하나 그려달라는 부탁을 한다. 온종일 벽만 바라보고 누워 있는 절대적인 적막함과 고독함을 위안 받으려 한 것인지, 입을 그려달라는 노모의 말을 들은 것을 계기로 시인은 미친 듯 그림의 세계로 빠져 들어갔다. 매일 그린 그림을 노모에게 가져가 보이며 시인은 그리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위안하고, 병상의 어머니를 잠깐이라도 위안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 그림의 세상 속에서 잠시잠깐 휴식했다.
"정신이 돌아오면 어머니는 그림을 보며 재밌다, 재밌어, 라고 말했다. 넘어져 뇌가 손상된 건지 알아듣기 힘든 어눌한 발음으로 재밌다고 말하는 어머니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치매에다 파킨슨 병으로 근육이 굳어가는 노모의 표정은 웃고 있어도 언제나 찡그린 듯 보인다. 몇 번씩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이제 임종의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말년의 병상에서 어머니는 그렇게 늙어가는 아들이 그린 그림을 보며 찌푸린 미소를 보내신 것이다. (중략)
입…. 말하는 입, 웃는 입, 노래하는 입, 먹는 입, 재잘거리는 입….
누구 하나 찾지 않는 병상에서 노모는 아마 고독할 대로 고독하셨던 모양이다. 외로워서 죽겠다는 말을 흔히 하지만 그때의 외로움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의 진한 고독을 절감하게 하는 어머니의 그 '입'을 생각하면 가슴 전체가 허물어지는 것 같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듯 삶에도 밑그림이 필요하다."
인생을 꿰뚫는 통찰이 함께하는 그림 에세이
몇 달 동안 백여 점의 그림을 그린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짧은 글과 함께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를 본 지인들의 응원 속에 뜻하지 않게 전시회까지 개최하게 되었다. 그리고 60년이 넘는 세월을 살면서 스스로 자신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시인은 전시회뿐 아니라 내친 김에 그림을 수록한 에세이집을 출판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스스로 삽화를 그려 그림책을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품고 있던 시인의 소망이 현실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김재진 시인의 그림을 본 미술평론가 유경희 씨는 "시의 세계로만 치닫던 시인 김재진이 다시 그림으로 돌아왔다. '다시'라는 말은 그가 근원적으로 그림에 맥이 닿아 있던, 태생이 환쟁이였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그의 시심이란 애초부터 그림 혹은 이미지와 연동되었을 만큼 그가 그려내는 그림이 그대로 시가 되었다는 의미다."라고 말하며 "오래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천명한 '회화는 말 없는 시'라는 말은 그대로 김재진의 그림에 해당한다. 모든 예술은 음악을 동경한다던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그림을 잘 그리려면 어린아이처럼 그리라던 반 고흐의 말처럼, 어린아이가 되는 데에 평생이 걸렸다는 피카소의 말처럼, 김재진은 지금 질 들뢰즈가 말한 '되기(devenir)'라는 창조적 퇴행의 상태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그는 무구한 아이처럼, 달뜬 처녀처럼 그림과의 사랑에 푹 빠져 있다."라고 평했다.
문화재청장을 역임한 고려대 변영섭 교수는 "김재진 시인의 따뜻한 가슴에 인생을 꿰뚫는 통찰이 스몄습니다. 진실하여 슬프고 아프고 신선한 '이미지 시(詩)', '시 이미지'를 천진스럽게 분출합니다. 가식 없이 자유로운 인품대로 상상의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그리는 맛을 눈치 챈 그는 그림 세상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돌이킬 수 없이 흐르는 강물이 되었습니다. 구름 위로 부는 바람이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또한 김수복 시인은 김재진 시인의 그림에 대해 "김재진의 그림들은 인류문화적 존재론적 '흥' 흐름의 광맥을 그의 표현대로 '미친 듯이', '신들린 듯' 상상력으로 몰입하여 폭발적으로 화폭에 쏟아 담았다. 이 전율의 주체할 수 없는 영상의 발광체들은 우리 삶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이별, 죽음과 부활의 구석구석을 어루만지고 밝히고 있다."라고 평하고 있다.
"손으로 그린 그림은 잠시 눈을 스치며 즐거움을 주지만 마음으로 그린 그림은 가슴속에 머물며 즐거움을 준다."는 김양수 화가의 말처럼 김재진 시인의 작은 그림과 짧은 글들은 우리 가슴속에 오래 머물며 삶의 휴식과 깨달음을 전해주고 있다.
목차
목차
1. 입들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2. 나는 우주의 미아, 내 생의 미아
3. 세월이 호랑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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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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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만큼 그는 그리기의 이론이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리고 싶으면 그리고, 그리기 싫으면 그리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가진 그는 그러나 그림을 시작한 지 처음 몇 개월 동안은 자유롭지 못했다. 그림을 그리라고 몰아대는 내면의 다그침에 흡사 미친 사람처럼 그림에 매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눈의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그림에 몰두했던 열정과 상상력의 기록이 바로 이 책에 펼쳐지는 그의 그림세계다. 짧은 에세이처럼 하나하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그림들은 형태와 색을 갖춘 시이며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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