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레디앙 시선)
김홍춘 시집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상을 노래하는 시를 모은 시집 〈일하며 부르는 노래〉 시리즈 세 번째 책 『강』. 시인 김홍춘은 노동조합 운동과 진보정치 운동을 했으며, 지금은 세 아이를 키우면서 ‘거리의 시인’으로 투쟁 현장에서 시를 읽는 활동을 하고 있다. 시와 함께 그가 투쟁 현장에 가끔 가져가는 것은 집에서 손수 만든 음식이다. ‘어쩌다 싸 간 밥 한 끼’이다. 고마워하는 그들에게 갖는 미안함은, 우리가 연대하면서 싸우는 우리 모두의 동력원이다. 서로 미안해해서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게 만드는 무엇이다. 그리고 그것은 불편한 질문의 형식으로도 우리에게 날아든다. ‘당신은 어디에서 헤매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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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상을 노래하는 시를 모은 시집 〈일하며 부르는 노래〉 시리즈 세 번째 책 『강』(김홍춘)이 나왔다. 시인 김홍춘은 노동조합 운동과 진보정치 운동을 했으며, 지금은 세 아이를 키우면서 '거리의 시인'으로 투쟁 현장에서 시를 읽는 활동을 하고 있다. 시리즈 첫 번째 책(곽장영, 『가끔은 물어본다』)과 두 번째 책(이성우 『삶이 시가 되게 하라』)은 지난 해 5월에 출간됐다.
레디앙은 앞으로 시집 발간을 계속 하면서 다양한 산업 부문과 현장에서 일하는 다채로운 노동자 시인들이 이 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와 노동자, 시 쓰기와 노동운동이 행복하게 만나, 노래가 힘이 되고 무기가 될 때, 노동자들의 삶은 풍성해지고, 투쟁은 힘을 얻고, 희망의 싹은 무럭무럭 자랄 것이라는 믿음이 이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일하며 부르는 노래〉 시리즈는 '시 쓰는 노동자'를 찾아내고, '시 읽는 노동자'들과 함께하며 계속 된다.
특히 시집 출간 비용은 출판 취지에 공감하는 '아마추어 시인' 주변의 '동지'들과 지인들이 '시집 만들어 주는 노동자'들이 돼 십시일반 힘을 모아 시집 출간 비용을 후원해 주고 있다. 또한 시집의 판매 수입은 이후에 계속 나올 시집 제작비에 투입돼 시리즈 발간의 지속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시집 소개
지금부터 불과 30여 년 전에 대한민국은 '살인마'가 대통령이 되던 독재 국가였다. 8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이 암울한 시대 상황에 맞닥뜨려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했다. 외면도 그 한 방법이었다. 외면하지 않은 방식 가운데 대표적 것은 독재를 무너뜨리고 새 세상의 길을 찾아 투쟁하는 것이었고, 구체적인 선택 가운데 하나가 노동현장에 들어가는 일이었다.
김홍춘은 대학 시절 전두환 정권에 맞서 싸우다가 구속됐고, 이후 노동현장에 들어가 노동조합 운동과 진보정치 운동을 했다. 90년대 사회주의 몰락 이후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주의 사회를 위해 변혁을 꿈꾸며 활동했던 많은 사람들이 현장을 떠났다. 그들이 향한 곳은 다양하다. 누구는 공부하러 외국으로 갔고, 다른 이는 사법 고시를 준비했다. 이때 김홍춘의 선택은 '집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이후 20여 년 동안 세 아이를 키우며 살던 '어머니 김홍춘'은 2011년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시였다. 투쟁의 현장에서 낭송되는 그의 시는 노래이며 또 무기였다. 위로이고, 다짐이었다. 분노이고 공감이었다.
"어쩌다 싸 간 밥 한 끼에 진정으로 고마워하던 / 그들의 미소가 떠올라 미안하다 / 저 편할 대로 발길을 하던 / 나의 이기심이 미안하다 …… / 저이들을 머리에 이고 / 슬퍼하는 내 자신이 너무나 미안하다" - '미안하다' 부분
"철탑에서 온몸으로 막아내고 / 종탑에서 눈물로 겪어갈 때 / 당신은 어디에서 이 계절을 헤매는가?" - '당신은 어디에' 부분
시와 함께 그가 투쟁 현장에 가끔 가져가는 것은 집에서 손수 만든 음식이다. '어쩌다 싸 간 밥 한 끼'이다. 고마워하는 그들에게 갖는 미안함은, 우리가 연대하면서 싸우는 우리 모두의 동력원이다. 서로 미안해해서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게 만드는 무엇이다. 그리고 그것은 불편한 질문의 형식으로도 우리에게 날아든다. '당신은 어디에서 헤매고 있느냐?'
설레지 않는 꿈은 꿈이 아니다
이루기 위해
온 밤을 밝혀 본 기억이 없는 꿈은
꿈이 아니다
온갖 냉소와 먼지와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에
맨몸 던져 마주한 기억이 없는 꿈은
헛된 꿈이다
나를 두고
너를 두고
순종한 꿈은
이제 나의 적이다
- '꿈' 전문
"사람이 사람 위에 있어 / 천사도 외면하는 척박한 땅"('길2' 부분)에 사는 우리에게 '너는 지금 어디에서 헤매고 있느냐'며 던지는 그의 질문은, 꿈이라 해도 제대로 된 꿈을 가져야 한다는 '성찰적 다짐'으로 이어진다. "온갖 냉소와 먼지와 /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에 / 맨몸 던져 마주한 / 기억이 없는 꿈은 / 헛된 꿈이다"라는 시인의 말은 그가 20년 만에 다시 돌아온 현장은 추억을 만나고, 그것을 팔아먹기 위한 곳이 아니라, 머리띠를 다시 조여 매고 '냉소와 먼지와 추위'를 이겨내면서 싸우는 곳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아닌 줄 알았는데 / 기득권을 포기하고 / 몸 바쳐 혁명을 꿈꾸던 / 그때보다는 / 나아질 줄 알았는데"('착각' 부분) 전혀 그렇지 않은 이 세상에 대한 세 엄마의 분노와 저항은 젊은 활동가의 그것과 같으면서 또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그가 선택한 저항의 형식, 20년 만에 현장에 돌아오면서 들고 나온 노래가 시인의 진득한 영혼으로, 오래 가는 약속으로 우리 앞에 계속 등장해 줄 것을 기대한다.
부천에서 김홍춘과 진보정치 운동을 같이 한 이근원은 발문을 통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충북 지역 운동본부'라는 것을 만들었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알리기 위해 지역 순회를 진행했다. 충북 지역도 제법 넓다. 청주에서 시작하여 제천을 거쳐 영동까지 가는 1주일간의 일정이었고, 문화 행사가 필요했다. 그때 김홍춘을 떠올렸다. 페이스북을 통해 그이가 투쟁하는 곳이 있으면 달려가 시를 낭송하는 '거리의 시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시를 낭송해 달라고 뜬금없는 부탁을 했다. 그랬더니 그 먼 충북 영동까지 노래를 부르는 김성만 동지와 함께 달려와 주었다. 봉고차에 음향 시설 전체를 싣고 말이다. 그가 떠나고 며칠 지나서야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뒤늦게 떠올렸다. 그리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돌아보니 그이가 말하는 것처럼 "마음을 헤아리는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가 …… / 오늘 같은 날엔 / 같은 곳 바라보는 / 아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아는 사람' 부분)는 생각을 하게 되고, "고향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게 / 얼마나 다행인지"('청춘' 부분)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그이로 인해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오라버니가 행복한 거지? - 시집을 읽고, 이근원
목차
목차
강
아는 사람
모퉁이 길
남은 날
나를 위하여
유행가를 들으며
은둔
기도
어머니의 어머니
동해로 가는 길
타향으로
검은 나비
꿈, 꿈
채송화
선이야
가을
텃밭
내시(內侍)의 묘
천사의 꿈
부부1
부부2
중년
이혼의 정당성
목욕탕1
목욕탕2
정동 언덕길
2부 한걸음 더 가까이
아버지
용두산
몸
들꽃
미안하다
낮의 달
둥지
별리
꿈
착각
비밀
스물다섯
효숙이
청춘
청춘2
3부 다시 거리로
동지
아름다운 시
우공이산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
탑돌이
염원
상사화 잎사귀처럼
사람을 위하여
새벽! 대한문
울지 않는 사내들
빛을 잃은 별이 되어
봄날
길1
길2
사랑한다
눈사람
나는 가네
개미에게
공장의 문
저 꽃잎에 반란을
나를 잊지 말아요
당신은 어디에
이별가
집으로
우리 아빠 때리지 마세요
시집을 읽고 이근원
시인을 말한다1 최영민
시인을 말한다2 이은탁
시집을 내며
저자
저자
20여 년 동안 아이 셋 키우며 살던 중 2011년 현대차 성희롱 피해 노동자 박사랑 씨 집회에 참여하게 된 것을 계기로 노동 가수 김성만, 시인 조혜영과 함께 '현장으로 찾아가는 문예' 활동 시작.
쌍용차 노동조합원 22명의 영정이 있는 대한문에서 처음 시낭송을 하고 울면서 돌아오는 버스에서 계속 활동할 것을 결심. 거리에서 쓰고 읽은 시로 2013년 『시와 시』 신인상 수상. 2014년 『젊은 시』 올해의 시인 20명에 선정.
현재 거리의 시인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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