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햇볕의 집
오십, 지리산을 펼쳐 집 한 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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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준비와 계획을 설계도면은 밀리미터 단위의 수치로 꼼꼼하게 담고 있었다.”
“계절마다 빛이 들고 나는 각도와 시간까지 계산했다. 거기에 맞춰 창의 크기와 높낮이를 살피고 거실의 구조를 결정했다.”
시골 언덕에 지은 ‘모던하우스’
보통 그렇게 생각한다. 서울을, 도시를 떠나 경치 좋고 한적한 지방에 내려가 새롭게 터를 잡고 정착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농사를 짓거나 공방 등의 자영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집 또한 그에 적합하게 낡은 농가를 얻어 수리하거나 널찍하게 새로 지어 살 거라고.
저자의 집 〈삼연재〉는, 그리고 그들의 일상은 전혀 다르다.
지리산 자락 화개. 국내뿐 아니라 가히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꽃길과 물길이 펼쳐진 쌍계사 맞은편 언덕 안쪽. 그런 곳에 있을 것 같지 않은, 너무도 예상 밖의 집인데 그것이 도리어 그림같이 어울린다. 집만 떼어내서 서울 한복판이나 저기 어디 비벌리힐즈에 가져다 놓아도 전혀 이질감 없이 어울릴 정말이지 ‘모던’한 집이다.
그 집에는 논밭은 물론 화분 하나만한 텃밭도 없지만, 말도 필요 없는 지리산의 풍광이 차고 넘친다. 부부는 그 지연 속에서 주변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살지만, 자기 스타일의 공부방을 운영하고 또 출퇴근을 하며 오롯이 자기주도적이고 여유로운 일상을 산다.
지리산 시골 골짜기에 ‘모던하우스’를 짓고 ‘모던라이프’를 살고 있는 것이다.
“계절마다 빛이 들고 나는 각도와 시간까지 계산했다. 거기에 맞춰 창의 크기와 높낮이를 살피고 거실의 구조를 결정했다.”
시골 언덕에 지은 ‘모던하우스’
보통 그렇게 생각한다. 서울을, 도시를 떠나 경치 좋고 한적한 지방에 내려가 새롭게 터를 잡고 정착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농사를 짓거나 공방 등의 자영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집 또한 그에 적합하게 낡은 농가를 얻어 수리하거나 널찍하게 새로 지어 살 거라고.
저자의 집 〈삼연재〉는, 그리고 그들의 일상은 전혀 다르다.
지리산 자락 화개. 국내뿐 아니라 가히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꽃길과 물길이 펼쳐진 쌍계사 맞은편 언덕 안쪽. 그런 곳에 있을 것 같지 않은, 너무도 예상 밖의 집인데 그것이 도리어 그림같이 어울린다. 집만 떼어내서 서울 한복판이나 저기 어디 비벌리힐즈에 가져다 놓아도 전혀 이질감 없이 어울릴 정말이지 ‘모던’한 집이다.
그 집에는 논밭은 물론 화분 하나만한 텃밭도 없지만, 말도 필요 없는 지리산의 풍광이 차고 넘친다. 부부는 그 지연 속에서 주변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살지만, 자기 스타일의 공부방을 운영하고 또 출퇴근을 하며 오롯이 자기주도적이고 여유로운 일상을 산다.
지리산 시골 골짜기에 ‘모던하우스’를 짓고 ‘모던라이프’를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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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바람과 햇볕까지 계산한 집
돈 없이 짓는 집이라 저자 본인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직접 시행했다. 그럴 경우 보통은 의도치 않게 오버하기가 쉬운데, 저자의 집은 주변을 헤치지 않게 담백하고 심플하면서도 너무 근사해 감탄사를 터뜨리게 만든다.
집을 짓겠다고 마음먹고 구할 수 있는 모든 책을 다 뒤져보았지만 어디서도 원하는 도움을 찾을 수 없던 저자는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설계프로그램을 앞에 두고 집을 짓고 허물고를 수십번 수백번 반복했다.
창을 하나 그릴 때도 동지와 하지의 햇볕의 깊이를 계산하고, 계절에 따른 바람의 길을 고려해 그 크기와 위치를 잡았다. 그뿐이랴. 심플한 외관에 동화되어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는 대청, 기분 좋게 어수선하고 적당히 깔끔한 마당, 그 자체로 그림이 된 통서재, 구름다리인데 바위 같은 실내계단, 동선을 두 배로 확보했지만 숨겨진 부엌, 지리산을 보며 반신욕을 즐길 수 있는 욕실, 온돌에 지질 수 있는 아내방, 창고가 넓은 침대가 되는 2층 서재방 등등. 마당의 돌 하나도 다 계획하고 계산했는데, 또 그 모든 것이 예쁘고 멋지다.
그 독특한 아름다움과 감동적인 정교함을 인정받아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국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글로 지은 집
이 모든 계획과 과정이 책에 담겼다. 서울을 떠나 화개로 내려와 맨몸으로 정착을 시작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집을 짓고 사는, 일상이 된 화개살이를 기록했다.
책 또한 집을 짓듯이 썼다. 아니, 글을 쓰듯이 집을 지었다는 게 맞겠다. 설계프로그램으로 수십번 수백번 집을 짓고 허물었던 것처럼, 단어 하나 문장 하나도 수십번 수백번 고르고 다듬었다. 단 한 문장도 시가 아닌 문장이 없다. 감각적이고 톡톡 튀는 요즘 에세이에 조금 식상해진 독자들에게 오랜만에 천천히 곱씹으며 아껴 읽고 싶은 책이 되어줄 것이다. 시로 지은 에세이까.
사진은 또 어떤가. 그림 같은 집과 그런 집을 둘러싼 주변 풍광이 근사하니 아무렇게나 셔터를 눌러도 다 작품이 되는데, 저자는 거기에 시인의 마음을 더했다. 그래서 어떤 사진은 수묵화 같고, 수채화 같고, 유화 같고, 정물화 같고, 추상화 같고…….
책을 읽다보면 누구나 눈길을 잡아두는 사진과 마음을 멈칫하게 만드는 문장을 만나게 될 것이다.
돈 없이 짓는 집이라 저자 본인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직접 시행했다. 그럴 경우 보통은 의도치 않게 오버하기가 쉬운데, 저자의 집은 주변을 헤치지 않게 담백하고 심플하면서도 너무 근사해 감탄사를 터뜨리게 만든다.
집을 짓겠다고 마음먹고 구할 수 있는 모든 책을 다 뒤져보았지만 어디서도 원하는 도움을 찾을 수 없던 저자는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설계프로그램을 앞에 두고 집을 짓고 허물고를 수십번 수백번 반복했다.
창을 하나 그릴 때도 동지와 하지의 햇볕의 깊이를 계산하고, 계절에 따른 바람의 길을 고려해 그 크기와 위치를 잡았다. 그뿐이랴. 심플한 외관에 동화되어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는 대청, 기분 좋게 어수선하고 적당히 깔끔한 마당, 그 자체로 그림이 된 통서재, 구름다리인데 바위 같은 실내계단, 동선을 두 배로 확보했지만 숨겨진 부엌, 지리산을 보며 반신욕을 즐길 수 있는 욕실, 온돌에 지질 수 있는 아내방, 창고가 넓은 침대가 되는 2층 서재방 등등. 마당의 돌 하나도 다 계획하고 계산했는데, 또 그 모든 것이 예쁘고 멋지다.
그 독특한 아름다움과 감동적인 정교함을 인정받아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국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글로 지은 집
이 모든 계획과 과정이 책에 담겼다. 서울을 떠나 화개로 내려와 맨몸으로 정착을 시작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집을 짓고 사는, 일상이 된 화개살이를 기록했다.
책 또한 집을 짓듯이 썼다. 아니, 글을 쓰듯이 집을 지었다는 게 맞겠다. 설계프로그램으로 수십번 수백번 집을 짓고 허물었던 것처럼, 단어 하나 문장 하나도 수십번 수백번 고르고 다듬었다. 단 한 문장도 시가 아닌 문장이 없다. 감각적이고 톡톡 튀는 요즘 에세이에 조금 식상해진 독자들에게 오랜만에 천천히 곱씹으며 아껴 읽고 싶은 책이 되어줄 것이다. 시로 지은 에세이까.
사진은 또 어떤가. 그림 같은 집과 그런 집을 둘러싼 주변 풍광이 근사하니 아무렇게나 셔터를 눌러도 다 작품이 되는데, 저자는 거기에 시인의 마음을 더했다. 그래서 어떤 사진은 수묵화 같고, 수채화 같고, 유화 같고, 정물화 같고, 추상화 같고…….
책을 읽다보면 누구나 눈길을 잡아두는 사진과 마음을 멈칫하게 만드는 문장을 만나게 될 것이다.
목차
목차
INTRO 바람의 길과 햇볕의 각도까지 계산했습니다
시간은 황구렁이처럼 느리게 집을 지었다
지리산 花水木
독해되지 않는 봄을 건너서, 화개로
밥만 먹여주는 소리
이름에서 풍기는 피 냄새
말 같잖은 소리 1
말 같잖은 소리 2
시간은 황구렁이처럼 느리게 느리게 집을 지었다
혹등고래 한 마리와 허들 넘는 지렁이
지렁이 허들 넘기
몬산투 가는 길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삼촌, 물 처먹고 해!
그날, 알몸의 오이는 생수 속에서
혹등고래 한 마리
소리가 보이는, 풍경이 들리는
나는 조용히 쌀을 계량해 글로 집을 짓는다
달의 뒤편에서 울리는 종소리
잃어버린 반 걸음
또, 아내가 출근을 시작했다
아내의 도시락에 담는 것
나는, 조용히, 쌀을 계량해, 글로, 집을, 짓는다
갈치속젓을 곁들인 투움바 파스타
두 집 살림하는 아내
초호화 유람기
춤추는 산책, 스미는 걷기
무늬 혹은 옹이
벚꽃 지고 명자꽃 필 무렵
화개온천탕 청룡 조우기遭遇記
통증
100만 원은 그 속에 있다
이런 걸레 같은
기억 속에 켜지는 붉은 홍시
'뽕'을 맞은 딱, 그 '짝'
무늬와 옹이
시간은 황구렁이처럼 느리게 집을 지었다
지리산 花水木
독해되지 않는 봄을 건너서, 화개로
밥만 먹여주는 소리
이름에서 풍기는 피 냄새
말 같잖은 소리 1
말 같잖은 소리 2
시간은 황구렁이처럼 느리게 느리게 집을 지었다
혹등고래 한 마리와 허들 넘는 지렁이
지렁이 허들 넘기
몬산투 가는 길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삼촌, 물 처먹고 해!
그날, 알몸의 오이는 생수 속에서
혹등고래 한 마리
소리가 보이는, 풍경이 들리는
나는 조용히 쌀을 계량해 글로 집을 짓는다
달의 뒤편에서 울리는 종소리
잃어버린 반 걸음
또, 아내가 출근을 시작했다
아내의 도시락에 담는 것
나는, 조용히, 쌀을 계량해, 글로, 집을, 짓는다
갈치속젓을 곁들인 투움바 파스타
두 집 살림하는 아내
초호화 유람기
춤추는 산책, 스미는 걷기
무늬 혹은 옹이
벚꽃 지고 명자꽃 필 무렵
화개온천탕 청룡 조우기遭遇記
통증
100만 원은 그 속에 있다
이런 걸레 같은
기억 속에 켜지는 붉은 홍시
'뽕'을 맞은 딱, 그 '짝'
무늬와 옹이
저자
저자
김토일
2014년 5월, 무작정 경남 하동의 화개로 스며들었다. 그전, 서울의 생활은 밥벌이에서 자유롭지 못한 뭇 직장인과 다를 바 없었다. 문득, 지겨웠다. 전반전이 끝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별다른 작전타임 없이 이곳 화개에서 생의 후반전 휘슬을 울렸다. 서울에서 하던 제 버릇으로 아이들을 위해 '꿈지락'이라는 공부방을 열었다. 공부방은 두 사람 먹고살기에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그 틈에 어쭙잖은 문장과 느낌표와 쉼표와 마침표들을 채워 넣었다. 나에게는 이렇다 할 이력이 없다. 있어도 없다. 전반전에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화개 생활이 만들어준 그 여유 공간에 문장들을 채워 넣을 작정이다. '바람과 햇볕의 집'을 바탕으로 부디 득점이 쌓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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