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열매의 너무 쪽(파란시선 10)
권주열 시집
권주열 시인의 시는 생소하지만, 그래서 얼핏 보기엔 낯선 만큼 우연적이며 비논리적인 듯하지만,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은 우리의 눈과 심장을 돌연 관통하는 생생한 문장들과 장면들로 가득하다. 지면마다 생경한 문장들과 장면들로 가득하지만 시집을 찬찬히 읽다 보면 그 낯섦은 어느덧 사라지고 대신 통상적인 문법과 사전적인 의미에서 탈주한 언어의 너울 속을 시인과 더불어 맘껏 유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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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권주열 시인의 세 번째 신작 시집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이 2017년 1월 1일,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에서 발간되었다. 권주열 시인은 1963년 울산에서 출생하였고, 2004년 『정신과 표현』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바다를 팝니다』와 『바다를 잠그다』가 있다.
권주열 시인의 세 번째 신작 시집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은 지면마다 생경한 문장들과 장면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의 시집을 찬찬히 읽다 보면 그 낯섦은 어느덧 사라지고 대신 통상적인 문법과 사전적인 의미에서 탈주한 언어의 너울 속을 시인과 더불어 맘껏 유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해설을 쓴 조강석 평론가의 말대로 『붉은 열매의 너무 쪽』에 실린 시편의 각별한 구조는 "유사성과 등가성의 중첩, 그리고 교환과 전치를 통해 전경화되는 중층적 사유와 의미의 다중성"을 발현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그러한 구조가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을 한마디로 무엇이라 단정할 수 없는 권주열 시인만의 유일하고 독특한 시로 실현시키는 풍크툼(punctum)의 발생처라는 사실이다. 이는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이 저 고색창연한 시의 이념들 가운데 하나인 낯설게 하기에 충실한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며, 혹은 현재 유행하고 있는 어떤 패턴들에 시의 몸을 얹은 바도 아니라는 점을 뜻한다.
추천사를 보내 온 허만하 시인 또한 권주열 시인의 시에 대해 "새로움과 독창성이 잘 구별되지 않는 작금의 시적 환경에서, 실험성이란 구호를 내세우지 않는 무거운 시 쓰기를 자각적으로 사는 한 시인의 역설적으로 싱싱한 에너지의 응집과 그 언어의 묵직한 결을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은 정직하게 드러낸다"고 평하고 있다.
요컨대 권주열 시인의 시는 생소하지만, 그래서 얼핏 보기엔 낯선 만큼 우연적이며 비논리적인 듯하지만,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은 우리의 눈과 심장을 돌연 관통하는 생생한 문장들과 장면들로 가득하다. 그 문장들과 장면들은 분명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적 감각의 영역으로 독자를 초대하고 있으며, 세계에 대한 경이로운 독법을 제공하고 있다.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은 한마디로 돌올한 시집이다.
추천사
일상에서 경험하는 목숨의 떨림을, 자신의 내면에 미지로 잠재해 있는 원초적 언어와 융합시켜 주관과 객관이 물결치는 경계선에서 조용하게 폭발시키는 권주열의 시. 시집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은 권주열 시인의 꿈과 기억을 자아내는 시의 원점이 바깥에서 자아 쪽으로 밀려드는 힘과 다시 자아로부터 세계 쪽으로 멀어져 가는 힘의 교차점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상반된 언어의 두 벡터의 교차점에서 그의 언어는 생명력을 얻어 숨 쉬고, 시적 인식이 되려 꿈틀거린다.
새로움과 독창성이 잘 구별되지 않는 작금의 시적 환경에서, 실험성이란 구호를 내세우지 않는 무거운 시 쓰기를 자각적으로 사는 한 시인의 역설적으로 싱싱한 에너지의 응집과 그 언어의 묵직한 결을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은 정직하게 드러낸다. 이번 시집 제목을 따온 그의 ?매우 쪽으로 선 나무?는, 이상의 ?꽃나무?를 떠올리게 할지 모르지만, 품사의 문법적 직능 및 기억의 시니피에를 말소한 흔적과 그 살아 있는 시니피앙과의 혼합체를 절묘하게 활용하는 근원적이면서 고요한 그의 실험 정신의 수위를 반영하고 있다.
일상적 표현에 기대는 듯한 그의 언어 형식의 느슨한 상투성을 깎아 낸 상처에서 솟아오르는 긴장의 물보라를 바라보며, 나는 그가 메고 일어서는 변용의 풍경을 읽는다. 그의 시가 던지는 시선의 넓이는 시의 폴리포니를 말한다기보다 시의 편재(遍在)를 증언한다.
혼돈으로 비치는 오늘날 시의 풍토에서 참된 새로움을 찾아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불변의 지향을 언어의 지층 깊이 석탄처럼 숨기고 있는 이 시집의 순결한 자세는 계시적이다. 시는 끊임없는 새 출발이라 말하는 것은 권주열 시인이 아니라, 그의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이다.
-허만하(시인)
수화를 하는 사람을 보는 일에서 시작된 이 시(「손의 외출」) 역시 일상을 차분한 어조로 묘사한 사실화로 제시하는 대신 일종의 '시적 풍크툼'을 통해 새롭게 보게 한다. 롤랑 바르트가 제시한 개념에서처럼, 가시적 영역에서 우리의 상식과 교양에 준하는 정보로 환원될 수 있는 스투디움과 달리 불현듯 우리의 눈을 찔러 오는 지점이 풍크툼(punctum)이라고 한다면, 비록 시각적 매체에서와 꼭 같지는 않지만, 언어를 통해 구성되는 시각장 안에도 그런 풍크툼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수화를 하고 있는 이가 있는 어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문득 우리의 눈을 찔러 오는 대목들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상식과 교양에 의존한 단순 정보로 감지되는 영역의 어떤 지점이 누군가에게는 풍크툼이 될 수 있다. "말이 몸 바깥에 있구나" 하는 시적 진술이 바로 그 평온을 흔드는 요람이다. 모든 사태는 바로 이로부터 비롯된다. 말과 몸의 내외 관계가 역전된 언어권에서는 예정되지 않은 몸짓 하나하나가 '말실수(slips of tongue)'가 된다. 여기서도 우리는 어떤 교환과 전치를 보게 된다. 컵이 아니라 컵을 쥔 손이 떨어지고 쨍그랑 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시적 논리의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바이지만, 말실수를 수습하려는 노력 역시 몸과 말의 거리 조정에 달려 있다. 바로 그 거리 조정에 '천하대사'가 걸려 있기에, 컵을 놓치면서 흐트러진 말을 몸 곁에 두려는 어떤 절박한 찰나가 교차한다. 따라서 "침묵이 컵을 들어 올린다"라는 것은 바로 이런 교환과 전치에 의해 발생하는 풍크툼을 잘 추스른 이에게는 비유가 아니라 즉물적 진술로 간주된다. 그것이 권주열 시의 힘이다.
-조강석(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목차
목차
제1부
가자미 - 13
어항 - 14
눈 속의 바다 - 15
이것은 바다가 아니다 - 16
희박한 평면 - 18
포락선 - 20
우산 - 22
바깥 - 23
이명(耳鳴) - 24
연장(延長) - 25
구름의 옛날 방식 - 26
파도 옵스큐라 - 28
목련 ≤ 목련 - 30
익사한 것들의 합창 - 31
즐거운 요리 - 32
제2부
손의 외출 - 35
수평선 0.001 - 36
소독 - 38
사바나 사바나 - 39
소소한 수평선 - 40
마그리트의 우산 - 41
물고기병 - 42
수평선 ½ - 43
아내의 얼굴 - 44
파리하지 않고 커피 - 46
목매단 기호의 숲 - 48
참을 수 없는 해변 - 49
초끈 이론 - 50
전도서를 읽는 밤 - 52
저문 꽃들 - 53
제3부
매우 쪽으로 선 나무 - 57
지네 - 58
NACL - 60
어떤 대화 - 62
대게 - 64
파도의 예각 - 65
냄비 - 66
섬에 도착하는 방법 - 67
닭발 - 70
× - 72
말이 태어나는 바다 - 74
눈이 오는 동안 - 76
새가 날아오를 때 - 77
고양이의 눈 - 78
오래된 나무 - 80
제4부
동류항 - 83
해변의 몽돌 - 84
비의 도착 - 85
불온한 나무 - 86
마트에서 - 88
붉은 혀 - 89
비를 적시다 - 90
Hg, 혹은 수은 - 92
빈센트 반 고흐 - 94
폭포 - 96
푸른 귀 - 98
파도의 단면 - 99
춤 - 100
제5부
수평선 치킨 - 105
핸드 드립 - 106
봄눈 풍경 - 108
꼬리들 - 109
쟁반 위의 생선 - 110
낚시 교본 - 112
실내의 증거 - 114
감은 감나무에 도착하지 않는다 - 115
불면증 - 116
나무의 키에 대해서 - 118
물의 구성 성분 - 120
공갈빵 파는 부부 - 122
지붕 위의 파도 - 124
해설
조강석 등가교환의 시적 논리 - 125
저자
저자
1963년 울산 출생.
2004년 『정신과 표현』을 통해 시 등단.
시집으로 『바다를 팝니다』 『바다를 잠그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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