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파란시선 67)
이태선 시집
이태선의 시에는 슬픔의 명백한 기원이 존재한다. 이때 명백하다는 것은 기원의 사건성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것의 에너지가 부정할 수 없이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시점에 대폭발과 같은 기원이 있었고 그 후 슬픔의 우주는 무섭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는 어제의 슬픔으로부터 멀어지는 중이고 내일의 슬픔은 지금의 나로부터 멀어지는 중이다. 그렇게 우주를 가득 채운 슬픔의 파편들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기원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런데 슬픔은 왜 멀어지면서 환하게 빛나는가? 멀어서 더 멀어지는 슬픔은 왜 지금-여기로 당겨와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가? 뒤를 돌아보면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이 있고 앞을 내다보면 도래할 슬픔이 있다. 그리고 그사이에 맹렬하게 우거지는 시간이 있다. 이태선의 〈메이〉는 이 텅 빈 채 무성한 시간, 불타면서 식어 가는 시간을 살아 내는 일에 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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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태선의 시에는 슬픔의 명백한 기원이 존재한다. 이때 명백하다는 것은 기원의 사건성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것의 에너지가 부정할 수 없이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시점에 대폭발과 같은 기원이 있었고 그 후 슬픔의 우주는 무섭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는 어제의 슬픔으로부터 멀어지는 중이고 내일의 슬픔은 지금의 나로부터 멀어지는 중이다. 그렇게 우주를 가득 채운 슬픔의 파편들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기원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런데 슬픔은 왜 멀어지면서 환하게 빛나는가? 멀어서 더 멀어지는 슬픔은 왜 지금-여기로 당겨와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가? 뒤를 돌아보면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이 있고 앞을 내다보면 도래할 슬픔이 있다. 그리고 그사이에 맹렬하게 우거지는 시간이 있다. 이태선의 〈메이〉는 이 텅 빈 채 무성한 시간, 불타면서 식어 가는 시간을 살아 내는 일에 대한 기록이다.
이태선은 저 지나온 시절의 슬픔을 그러모아 "입속을 맴도는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무엇", '메이'를 부른다. '메이', '메이', '메이', 다 지나왔고 지나는 중이고 지나갈 것이라는 주문 같은 것. 시집 여기저기에 심상하게 흩어져 있는 '지나다'라는 말에는 이상한 안도가 깃들어 있다. 벼랑이 생겨나고 강물이 범람하는 세상을 지나 여기에 와 있으므로 이제는 "쉽게 불행해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한 번 더 '메이', '메이', '메이', 입속에 넣고 이리저리 굴리면 따뜻하게 울리는 위로 같은 것. '메이'는 되어 가는 중의 슬픔, 결코 완성되지 않는 슬픔, 느리게 더 느리게 오고 있는 슬픔이다. 그리하여 '메이'는 삶과 떨어질 수 없이 죽음과 들러붙은 채 끝내 말이 되고 노래가 되고 시가 된다. 이태선의 시는 "메이를 맞이하며/메이를 보내며" 공중과 바닥, 찰나와 영겁에 걸쳐 달콤한 아이스크림처럼, 따스한 진물처럼 흘러내릴 것이다.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메이', '메이', '메이', 이것은 슬픔의 단맛 같은 것. (이상 오연경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이태선 시인은 경상남도 거창에서 태어났으며, 1998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눈사람이 눈사람이 되는 동안〉 〈손 내밀면 미친 사람〉 〈메이〉를 썼다. 〈메이〉는 이태선 시인의 세 번째 신작 시집이다.
목차
목차
제1부
사과나무는 더 그리운 사과를 - 11
전천후 - 12
창궐 - 13
힘 너머의 힘 - 15
차가워도 빨갛게 - 17
구석방 사람 - 18
광활한 옷자락 - 19
냄새 - 21
3시 11시 - 22
너를 사랑한다! 나를 사랑하지 마세요! - 25
아스팔트 위에 너는 이글대고 - 27
아주 먼 우주의 겨울 별들은 좋겠다 - 29
제2부
샤우팅 - 33
허수아비에게로 - 35
드럼통 물통 저것 - 37
사치 - 40
살구나무 - 41
차 문을 꽝 닫는다 - 42
적도 - 44
개같이 - 46
습기야 곰팡이들아 - 48
마야 부인 - 49
물통이 떠내려가는 바다 - 51
너무 달콤하다 - 53
세핀샤르도네 마네킹 - 55
제3부
어떤 날은 풍뎅이 - 59
블랙베리가 익고 - 61
두통약 다음은 코냑 - 63
신기하다 - 65
억새 - 67
그녀는 그녀를 지나가지 못한다 - 69
미모사 꽃이 지는 노란 창문에도 여름은 찼다 말랐다 - 71
드라이브 - 72
아름다운 늑대야 - 74
냉기 - 76
힘껏 - 77
조짐 - 78
바나나가 익고 칡꽃이 피는 계절이다 - 79
유리를 망각하고 - 81
제4부
메이 - 85
눈뜨자마자 빛이 나는 - 87
씨네마 - 89
쿠션과 럭비 - 90
초록 공포 - 91
Hey, Jude - 93
격한 고속도로 - 95
하늘이 허락 같은 것 안 했지만 - 97
고온다습 - 99
화형 - 101
살사 - 103
정글의 짐승을 부를 때가 지나고 있었다 - 104
그렇다면 나는 매 순간 너를 믿고 - 106
해설 오연경 메이, 슬픔의 단맛 - 108
저자
저자
1998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눈사람이 눈사람이 되는 동안〉 〈손 내밀면 미친 사람〉 〈메이〉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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