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쓴맛(모악 시인선 15)
안성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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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어둠을 닦아 빛을 만드는 시편들!”
“발랄한 화법으로 우리 삶을 환기시키는 그리움의 시세계!”
『달달한 쓴맛』은 안성덕 시인이 4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안성덕 시인은 일상과 상상의 경계를 차근차근 해체해가는 섬세한 어법으로 시적 깊이를 추구한다. 평론가 박동억이 해설에서 “안성덕 시인은 내밀한 기억을 더듬어 단 하나의 감각에 묶으려 한다”고 짚어냈듯이, 시인은 유년의 시간을 향한 기억의 내밀성에 천착한다. 유년 시절에 대한 역설적 인식은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이다. 일상 너머의 세계를 기억이라는 형식으로 소환해내면서 지금의 삶까지 아우르는 동시대적 스펙트럼을 시집 『달달한 쓴맛』에 담아내놓았다.
“발랄한 화법으로 우리 삶을 환기시키는 그리움의 시세계!”
『달달한 쓴맛』은 안성덕 시인이 4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안성덕 시인은 일상과 상상의 경계를 차근차근 해체해가는 섬세한 어법으로 시적 깊이를 추구한다. 평론가 박동억이 해설에서 “안성덕 시인은 내밀한 기억을 더듬어 단 하나의 감각에 묶으려 한다”고 짚어냈듯이, 시인은 유년의 시간을 향한 기억의 내밀성에 천착한다. 유년 시절에 대한 역설적 인식은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이다. 일상 너머의 세계를 기억이라는 형식으로 소환해내면서 지금의 삶까지 아우르는 동시대적 스펙트럼을 시집 『달달한 쓴맛』에 담아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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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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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이면, 그 아리고 환한 기억들
시집 『달달한 쓴맛』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기억과 현재의 근친성이다. 안성덕의 시에 스며 있는 근친의 개념은 삶의 중심으로부터의 미적 거리를 기준으로 한다. 육친과 가족, 그리고 시인의 삶에 다양한 무늬와 감각을 부여하는 자연 현상이 이에 해당한다. 안성덕 시인은 엘보 디스턴스(elbow distance), 팔꿈치 거리의 안쪽에 해당하는 대상을 포착하고, 그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다층을 예민한 감각으로 그려낸다. 길가에 핀 구절초를 꺾고 있는 여인을 본 후, "가을 다 가도록 아삼삼한 것이, 그 꽃도둑 내가 꺾어온 게 틀림없습니다"([꽃도둑])라고 한 것처첨 시인은 시적 대상을 순식간에 자신의 팔꿈치 안쪽으로 끌어들이는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다.
처마 밑이 순간 환하다
활처럼 둥그렇게 등줄기를 당기던 고양이
튕겨 나간다
쏜살이다
어둠을 쏘던 눈빛이
장대비를 가른다
당길수록 더 재고 더 멀리 날아가는 법
스스로 터득했던 거다
살촉처럼 꽂히는 빗발 속으로
말았던 제 몸뚱이를 놓는다
빗발을 뚫는 저 안간힘은
등골 깊숙이 메워진 막막함이다 웅크린
제 등이다
번개와 우레 사이
과녁을 확인한 고양이가 시위를 박찬다
기다렸다는 듯 또다시 장대 쪼개지는 소리
우르릉 콰쾅!
처마 밑,
번개보다 빠르게 사내가 웅크린다 뻑뻑
젖은 담배를 빤다
―[장대비를 가르는 법] 전문
안성덕 시의 존재들은 흔들림과 흔들리지 않음 사이에서 "활처럼 둥그렇게 등줄기를 당"긴 채 언제라도 뛰어들거나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중동의 지점을 "어둠을 쏘던 눈빛"으로 간파해낸 시인의 눈썰미는 믿을 만하다. 시 [장대비를 가르는 법]이 근친의 파장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눈빛'의 형형함 때문이고, 그 눈빛이 응시하는 "번개와 우레 사이"에서 "등골 깊숙이 메워진 막막함"이 비로소 "시위를 박"차는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응시와 박참의 긴장은 엘보 디스턴스가 주는 매혹이다. 팔꿈치에 걸리는 모든 몸들은 당겨지거나 튕겨나가기 위해 잔뜩 웅크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마 밑"에서 "젖은 담배를" 빨고 있는 시인의 등이 "번개보다 빠르게" 웅크리는 것은 언제라도 삶의 경계 바깥으로 달아나거나 혹은 안쪽으로 스며들기 위한 준비 동작이다. 안성덕에게 시란 삶으로 당겨지거나 삶 너머로 튕겨나가는 존재들의 팽팽한 접전인 것이다.
이미 꽃이 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복사꽃이 활짝,
이월 매조에 꾀꼬리 운다더니 매화 고목에 참새도 여럿 날아들었다
출가 삼 년, 벌써 득도라도 하셨나 세상 따윈 안중에 없다 어머니 벙근 함박꽃에 눈길 한 번 안 주신다
아자씨는 뉘시다우? 속가의 연 깔끔하게 정리하신다
기찬 조화다
난초지초 온갖 행초 작약 목단에 장미화 죄 피어 있다 창밖엔 난분분 눈발이 흩날리는데
갓난아기로 되돌아간 걸까 틀니 빼 쓰레기통에 버렸더라는 어머니, 태엽 감듯 시간 맞춰 공양하시고 무덕무덕 애기똥풀꽃 활짝 피우신다
쑥고개 아래 연수요양병원 315호실 저, 저 꽃바구니 십 년은 더 걱정 없겠다
―[조화] 전문
이 시에는 꽃의 서사가 담겨 있다. "복사꽃" "매화" "난초지초 온갖 행초 작약 목단에 장미화"를 비롯하여 "무덕무덕 애기똥풀꽃 활짝 피우"시는 내력이 깃들어 있다. 앞의 꽃들이 그림 꽃에 불과하다면 "애기똥풀꽃"은 "갓난아기로 되돌아간" "어머니"가 피워낸 사람 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양병원은 많은 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꽃바구니"이다. 안성덕은 그곳이야말로 "속가의 연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곳이며, 그렇기 때문에 속세에서 먹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했던 "틀니 빼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는 곳이라고 인식한다. 요양병원에서의 시간은 살아오느라 풀리기만 했던 "태엽"을 다시 최초의 상태로 감아 돌리는 회복과 회수의 시간이다. 이 시간은 일생을 두고 직조해 온 "두고두고 그리움이 안개처럼 피어오를"([물안개길]) 기억 속으로 되돌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꽃잎에 나비 내리듯
사뿐 옮겨 앉네
실바람에 살포시 그녀의 치마폭이 부풀고
귀밑머리 살랑거리네
노글대는 햇살에 등허리 희부윰하네
―[봄] 부분
안성덕 시인에게 그리움은 "꽃잎에 나비 내리듯/사뿐 옮겨 앉"는 일이다. "꽃잎"은 기억이라는 다른 시간의 상징이자 "그가 예리하게 찾아낸 삶의 가치와 눈 매운 아름다움"(박성우)의 절정이다. 그 절정의 정점에는 "애기똥풀꽃"이 있다. 시인의 그리움이 그 꽃을 향할 때 "그녀의 치마폭이 부풀고/귀밑머리 살랑거리"는 광경이 펼쳐진다. 이 모든 일들은 시인의 팔꿈치 안쪽에서 일어나는 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머릿수건 벗어 어깨에 묻은 검불 같은 어스름을 탈탈 털"([저녁연기])어버리고 그리움의 파문으로부터 달아나서 "쑥고개 아래 연수요양병원 315호실"에 들어가 계신다. "십 년은 더 걱정 없"을 "꽃바구니"에서 "노글대는 햇살에 등허리 희부윰하"게 지내신다. 어머니는 그 자체로 이미 꽃이 되어 있으므로 그 모든 그리움을 안성덕 시인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 너희들 말이 옳구나 옳아, 그냥 다 꽃이다/그냥꽃!"([그냥꽃])
시집 『달달한 쓴맛』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기억과 현재의 근친성이다. 안성덕의 시에 스며 있는 근친의 개념은 삶의 중심으로부터의 미적 거리를 기준으로 한다. 육친과 가족, 그리고 시인의 삶에 다양한 무늬와 감각을 부여하는 자연 현상이 이에 해당한다. 안성덕 시인은 엘보 디스턴스(elbow distance), 팔꿈치 거리의 안쪽에 해당하는 대상을 포착하고, 그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다층을 예민한 감각으로 그려낸다. 길가에 핀 구절초를 꺾고 있는 여인을 본 후, "가을 다 가도록 아삼삼한 것이, 그 꽃도둑 내가 꺾어온 게 틀림없습니다"([꽃도둑])라고 한 것처첨 시인은 시적 대상을 순식간에 자신의 팔꿈치 안쪽으로 끌어들이는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다.
처마 밑이 순간 환하다
활처럼 둥그렇게 등줄기를 당기던 고양이
튕겨 나간다
쏜살이다
어둠을 쏘던 눈빛이
장대비를 가른다
당길수록 더 재고 더 멀리 날아가는 법
스스로 터득했던 거다
살촉처럼 꽂히는 빗발 속으로
말았던 제 몸뚱이를 놓는다
빗발을 뚫는 저 안간힘은
등골 깊숙이 메워진 막막함이다 웅크린
제 등이다
번개와 우레 사이
과녁을 확인한 고양이가 시위를 박찬다
기다렸다는 듯 또다시 장대 쪼개지는 소리
우르릉 콰쾅!
처마 밑,
번개보다 빠르게 사내가 웅크린다 뻑뻑
젖은 담배를 빤다
―[장대비를 가르는 법] 전문
안성덕 시의 존재들은 흔들림과 흔들리지 않음 사이에서 "활처럼 둥그렇게 등줄기를 당"긴 채 언제라도 뛰어들거나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중동의 지점을 "어둠을 쏘던 눈빛"으로 간파해낸 시인의 눈썰미는 믿을 만하다. 시 [장대비를 가르는 법]이 근친의 파장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눈빛'의 형형함 때문이고, 그 눈빛이 응시하는 "번개와 우레 사이"에서 "등골 깊숙이 메워진 막막함"이 비로소 "시위를 박"차는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응시와 박참의 긴장은 엘보 디스턴스가 주는 매혹이다. 팔꿈치에 걸리는 모든 몸들은 당겨지거나 튕겨나가기 위해 잔뜩 웅크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마 밑"에서 "젖은 담배를" 빨고 있는 시인의 등이 "번개보다 빠르게" 웅크리는 것은 언제라도 삶의 경계 바깥으로 달아나거나 혹은 안쪽으로 스며들기 위한 준비 동작이다. 안성덕에게 시란 삶으로 당겨지거나 삶 너머로 튕겨나가는 존재들의 팽팽한 접전인 것이다.
이미 꽃이 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복사꽃이 활짝,
이월 매조에 꾀꼬리 운다더니 매화 고목에 참새도 여럿 날아들었다
출가 삼 년, 벌써 득도라도 하셨나 세상 따윈 안중에 없다 어머니 벙근 함박꽃에 눈길 한 번 안 주신다
아자씨는 뉘시다우? 속가의 연 깔끔하게 정리하신다
기찬 조화다
난초지초 온갖 행초 작약 목단에 장미화 죄 피어 있다 창밖엔 난분분 눈발이 흩날리는데
갓난아기로 되돌아간 걸까 틀니 빼 쓰레기통에 버렸더라는 어머니, 태엽 감듯 시간 맞춰 공양하시고 무덕무덕 애기똥풀꽃 활짝 피우신다
쑥고개 아래 연수요양병원 315호실 저, 저 꽃바구니 십 년은 더 걱정 없겠다
―[조화] 전문
이 시에는 꽃의 서사가 담겨 있다. "복사꽃" "매화" "난초지초 온갖 행초 작약 목단에 장미화"를 비롯하여 "무덕무덕 애기똥풀꽃 활짝 피우"시는 내력이 깃들어 있다. 앞의 꽃들이 그림 꽃에 불과하다면 "애기똥풀꽃"은 "갓난아기로 되돌아간" "어머니"가 피워낸 사람 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양병원은 많은 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꽃바구니"이다. 안성덕은 그곳이야말로 "속가의 연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곳이며, 그렇기 때문에 속세에서 먹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했던 "틀니 빼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는 곳이라고 인식한다. 요양병원에서의 시간은 살아오느라 풀리기만 했던 "태엽"을 다시 최초의 상태로 감아 돌리는 회복과 회수의 시간이다. 이 시간은 일생을 두고 직조해 온 "두고두고 그리움이 안개처럼 피어오를"([물안개길]) 기억 속으로 되돌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꽃잎에 나비 내리듯
사뿐 옮겨 앉네
실바람에 살포시 그녀의 치마폭이 부풀고
귀밑머리 살랑거리네
노글대는 햇살에 등허리 희부윰하네
―[봄] 부분
안성덕 시인에게 그리움은 "꽃잎에 나비 내리듯/사뿐 옮겨 앉"는 일이다. "꽃잎"은 기억이라는 다른 시간의 상징이자 "그가 예리하게 찾아낸 삶의 가치와 눈 매운 아름다움"(박성우)의 절정이다. 그 절정의 정점에는 "애기똥풀꽃"이 있다. 시인의 그리움이 그 꽃을 향할 때 "그녀의 치마폭이 부풀고/귀밑머리 살랑거리"는 광경이 펼쳐진다. 이 모든 일들은 시인의 팔꿈치 안쪽에서 일어나는 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머릿수건 벗어 어깨에 묻은 검불 같은 어스름을 탈탈 털"([저녁연기])어버리고 그리움의 파문으로부터 달아나서 "쑥고개 아래 연수요양병원 315호실"에 들어가 계신다. "십 년은 더 걱정 없"을 "꽃바구니"에서 "노글대는 햇살에 등허리 희부윰하"게 지내신다. 어머니는 그 자체로 이미 꽃이 되어 있으므로 그 모든 그리움을 안성덕 시인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 너희들 말이 옳구나 옳아, 그냥 다 꽃이다/그냥꽃!"([그냥꽃])
목차
목차
시인의 말
1부 온종일 마른풀 내가
말 없는 소리
봄
박새죽비
징검다리
꽃도둑
괄호 치다
달달한 쓴맛
알람
별
핑계
뽈깡
뒤
허공의 길
2부 들보 빼내 서까래 얹고
공친 날
발목 잡힌 사내
미로
장대비를 가르는 법
너훈아
순대
귀소
치킨게임
호모 나이트쿠스
불문율
적막
독작
고래사냥
등
숨
축제
3부 기러기 줄지어 사람 人자 쓰듯
꽃잠
담장
빨래터
못
젖
의자
피서 2
섬벅
립스틱 바르는 여자
붉다
비목동행
사람 人자 쓰듯
노크
나비
반짝
목어
풀 농사
야단법석
4부 잘 익은 감빛 전등불은
저녁연기
다람쥐 육아법 2
신발
유월
조화
장마
발자국 2
비린내
소나기
물안개길
바보 같은 사나이
꽃분홍
토렴
그냥꽃
콧노래 흠흠
해설 시간의 살여울에 선 왜가리ㆍ박동억
1부 온종일 마른풀 내가
말 없는 소리
봄
박새죽비
징검다리
꽃도둑
괄호 치다
달달한 쓴맛
알람
별
핑계
뽈깡
뒤
허공의 길
2부 들보 빼내 서까래 얹고
공친 날
발목 잡힌 사내
미로
장대비를 가르는 법
너훈아
순대
귀소
치킨게임
호모 나이트쿠스
불문율
적막
독작
고래사냥
등
숨
축제
3부 기러기 줄지어 사람 人자 쓰듯
꽃잠
담장
빨래터
못
젖
의자
피서 2
섬벅
립스틱 바르는 여자
붉다
비목동행
사람 人자 쓰듯
노크
나비
반짝
목어
풀 농사
야단법석
4부 잘 익은 감빛 전등불은
저녁연기
다람쥐 육아법 2
신발
유월
조화
장마
발자국 2
비린내
소나기
물안개길
바보 같은 사나이
꽃분홍
토렴
그냥꽃
콧노래 흠흠
해설 시간의 살여울에 선 왜가리ㆍ박동억
저자
저자
안성덕
안성덕 시인은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에 살고 있다.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입춘」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 시집『몸붓』을 펴냈으며, 제5회『작가의 눈』작품상과 제8회『리토피아』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원광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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