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주의자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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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알림만으로도 독자들을 설레게 만드는 여덟 명의 이야기꾼
임성순, 한현영, 김이환, 정명섭, 강지영, 전건우, 배상민, 문지혁
이름 석 자만으로도 독자들을 열광케 하는 여덟 명의 소설가가 다시 한 번 우리를 매혹의 세계로 초대한다. 작가들은 〈계절의 끝〉, 〈관음종자〉,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 〈스팀워커〉, 〈용서〉, 〈육식주의자 클럽〉, 〈탐정 애랑〉, 〈폭수〉 등 여덟 편의 소설에, 거역할 수 없는 숙명에 맞서는 주인공들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각각 현실 세계와 판타지 세계, 가상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우리 주변 또는 우리의 상상 너머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의 이야기들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과 속도감으로 독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잘 만들어진 한 편의 드라마를 본 것 같다는 상술 가득한 카피는 생략한다! 자신의 이름을 앞에 내걸고, 그간 혼신의 힘을 다해 소설 쓰기에 천착한 여덟 명의 작가들이 자신 있게 내보이는 이 소설을 읽는 순간, 당신은 작가들이 정교하게 설계한 가상의 공간 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갈 것이다.
임성순, 한현영, 김이환, 정명섭, 강지영, 전건우, 배상민, 문지혁
이름 석 자만으로도 독자들을 열광케 하는 여덟 명의 소설가가 다시 한 번 우리를 매혹의 세계로 초대한다. 작가들은 〈계절의 끝〉, 〈관음종자〉,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 〈스팀워커〉, 〈용서〉, 〈육식주의자 클럽〉, 〈탐정 애랑〉, 〈폭수〉 등 여덟 편의 소설에, 거역할 수 없는 숙명에 맞서는 주인공들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각각 현실 세계와 판타지 세계, 가상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우리 주변 또는 우리의 상상 너머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의 이야기들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과 속도감으로 독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잘 만들어진 한 편의 드라마를 본 것 같다는 상술 가득한 카피는 생략한다! 자신의 이름을 앞에 내걸고, 그간 혼신의 힘을 다해 소설 쓰기에 천착한 여덟 명의 작가들이 자신 있게 내보이는 이 소설을 읽는 순간, 당신은 작가들이 정교하게 설계한 가상의 공간 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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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는 상술 가득한 카피는 생략한다
그저, 당신을 이 클럽의 아홉 번째 회원으로 초대할 뿐이다!
계절의 끝_임성순
감마레이버스트가 지구 반대편을 직격하면서 순식간에 종말로 치닫는 지구의 운명 앞에 내던져진 주인공. 이 재앙을 예측하고, 이 현상의 유일한 연구자인 남자친구는 정부의 요청을 받아 지구 반대편으로 조사를 하러 떠난다. 홀로 남겨진 주인공은 종말의 끝에서 떠나기 전 남자친구가 남긴 마지막 희망을 찾아 모험을 감행한다.
관음종자_한현영
벽과 벽 사이의 미세한 틈으로 옆집 남녀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듣던 주인공은, 옆집의 두 남녀가 거친 말다툼을 한 이후로 여자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남자를 의심한다. 의심에 의심이 꼬리를 물어, 결국 남자가 여자를 살해했을 거라고 결론을 내린 주인공은 옆집 어딘가에 감금되었을 여자를 구하기 위해 본격적인 침투 계획을 세우는데…….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_김이환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춘 채 산중 도적 떼가 갈취한 귀족의 소지품을 가로챌 목적으로 기회를 노리던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는 결국 도적 떼에 붙잡혀 갖은 고초를 당한 후 산짐승의 먹이로 버려진다. 죽음을 앞둔 그의 앞에 도적 떼의 일원인 절름발이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절름발이의 도움으로 도적 떼의 시야에서 벗어나려던 사나이는 예상치 못한 절름발이의 말에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하는데…….
스팀워커_정명섭
대원군의 손자 신화군을 내세운 한반도 남쪽의 조선공화국은 고종을 내세운 북쪽의 대한제국과의 전면전을 앞두고 신형 무기인 '스팀워커' 개발에 성공한다. 하지만 군부의 회의론에 막혀 실용화가 어려워지고, 결국 유럽에서 한창인 1차 세계대전에 스팀워커로 구성된 '광화부대'를 투입해 검증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이 부대의 장으로 함윤성 중위가 투입되고, 그와 부대원들은 스팀워커의 성능을 입증하기 위한 목숨을 건 전장에 시험 배치된다.
용서_강지영
62세 국어교사인 박혁필은 사망 후, '룸'이라는 이름의 갓난아이로 환생한다. 그 집에는 '아나'라는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었는데, 그 고양이 역시 환생한 상황이었다. 갑자기 닥친 상황에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젊은 부부의 보살핌 속에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이던 룸은 환생한 고양이 아나의 때문에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전생에서의 참혹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육식주의자 클럽_전건우
남다른 고기 애호가인 영식은 대학 시절 자신 못지않게 고기를 좋아하던 선배 민수 소개로 '육식주의자 클럽'이라는 기묘한 모임에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지금껏 절대 맛보지 못했던 진귀한 고기를 마음껏, 그것도 무료로 시식할 수 있다. 규칙은 단 하나. 그곳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는 절대 비밀에 부쳐야 한다는 것.
탐정 애랑_배상민
제주 경찰 애랑은 자신이 목격한 리조트 사업 관련 비리를 법원에서 증언해 달라는 환경단체 간사의 부탁으로 법정에 선다. 하지만 리조트 회사 측에 회유된 환경단체 간사의 배신으로 오히려 고발을 당하고, 거액의 소송비만 떠안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경찰에서 쫓겨난 애랑은 생계를 위해 물질을 하게 되고, 할머니가 절대 가지 말라는 손가락바위까지 헤엄쳐 갔다가 거대한 물살에 휘말린다. 해변으로 떠밀려 와 겨우 목숨을 건진 애랑은 자신이 조선시대로 떠내려 왔다는 사실에 경악하는데…….
폭수_문지혁
기약 없는 석사유학 생활을 하며 모교 잡지 인터뷰 일을 맡아 하고 있는 주인공은 마지막 인터뷰이이자, 천재 수학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오상택 교수를 만난다. 이번 달에만 세 번째 인터뷰라고 말하면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오 교수는 인터뷰를 하러 온 주인공에게 좀 더 특별한 인터뷰를 제안하는데…….
[책속으로 추가]
"그럼 이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박수의 여운이 촛불 사이를 유령처럼 떠돌다 사라지고 난 후 회장이 다시 한 번 말했다. 무슨 이야기를 듣는다는 걸까? 의문을 채 품기도 전에 유강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두어 번 헛기침을 한 후 우리 모두에게 시선을 맞췄다.
"우리 육식주의자 클럽의 규칙에 따라 이 시간 이후로 들은 이야기는 모두 비밀에 부칠 것을 제안합니다. 동의하십니까?"
유강호가 말했다.
"동의합니다."
"동의합니다."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대답이 쏟아졌다. 잘 먹다가 갑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의아했지만 마음에 걸렸던 비밀 엄수라는 규칙이 불시에 튀어나와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민수 선배가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제야 동의한다고 말하지 않은 사람은 나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의합니다."
네, 동의하고말고요. 동의하지 않았다가는 코끼리고기를 토해 내라고 할 것 같은 분위기에 나는 손까지 들며 동의를 외치고 말았다.
"좋습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저희의 혀와 저희의 위와 저희의 머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이 고기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186페이지_육식주의자 클럽)
'굶어 죽으나, 해류에 휘말려 죽으나…….'
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는 다시 바다에 뛰어들었다.
막상 손가락바위에 도착하고 보니 그 근처의 물살은 생각보다 잔잔했다. 할머니의 경고가 괜한 엄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애랑은 튜브 역할을 하는 테왁을 붙들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난 다음 물속으로 잠수해 들어갔다. 바다는 그리 깊지 않았다. 손가락바위를 떠받치고 있는 단단한 암반층이 넓게 깔려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전복이나 소라 따위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오염은 여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애랑은 혹시나 싶어 손가락바위 반대편으로 돌아 들어갔다. 누군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수십 미터짜리 거대한 바위 하나가 드러났다. 모양은 별다를 게 없었지만, 신기하게도 가운데가 터널처럼 동그랗게 뚫려 있었다. 터널의 반대편은 어두컴컴했다. 하지만 막혀 있는 게 아니라 뚫려 있는 것이 확실했다.
멀리 웃자란 해초들이 너울거리는 게 보였다. 터널 입구에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오분자기들이 들러붙어 있었다. 애랑은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그쪽으로 헤엄쳐 갔다. 해류가 조금 빨라지는 것 같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애랑이 오분자기에 막 손을 뻗으려는 순간 갑자기 몸이 터널 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당황한 그녀는 뭐라도 붙잡으려 했지만 몸은 속절없이 해류에 휘말렸다. 곧 정신이 아득해졌다.
(222~223페이지_탐정 애랑)
"이제까지 선생님께서 하신 인터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방어적으로 말했지만, 속으로는 체념했다. 이젠 인터뷰까지 망치게 되는구나. 되는 일이 없어도 어쩌면 이렇게 없을까. 지도교수 말대로 유종의 미를 거두긴 거두는 셈이었다. 정반대 방향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오 교수가 말했다. 남의 속도 모르고 그는 여전히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나는 이제까지 제가 했던 인터뷰대로 진행하는 겁니다. 강 선생님이 준비해 온 질문을 던지고, 제가 대답합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삼사십 분이면 충분할 겁니다. 아니, 어쩌면 질문 자체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도 이미 익숙한 질문들일 테니까요. 제가 쭉 대답만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면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었다. 인터뷰 자동재생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다른 하나는요"
내가 묻자 희미하던 오 교수의 미소가 분명해졌다.
"제가 질문을 하는 겁니다."
(300페이지_폭수)
그저, 당신을 이 클럽의 아홉 번째 회원으로 초대할 뿐이다!
계절의 끝_임성순
감마레이버스트가 지구 반대편을 직격하면서 순식간에 종말로 치닫는 지구의 운명 앞에 내던져진 주인공. 이 재앙을 예측하고, 이 현상의 유일한 연구자인 남자친구는 정부의 요청을 받아 지구 반대편으로 조사를 하러 떠난다. 홀로 남겨진 주인공은 종말의 끝에서 떠나기 전 남자친구가 남긴 마지막 희망을 찾아 모험을 감행한다.
관음종자_한현영
벽과 벽 사이의 미세한 틈으로 옆집 남녀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듣던 주인공은, 옆집의 두 남녀가 거친 말다툼을 한 이후로 여자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남자를 의심한다. 의심에 의심이 꼬리를 물어, 결국 남자가 여자를 살해했을 거라고 결론을 내린 주인공은 옆집 어딘가에 감금되었을 여자를 구하기 위해 본격적인 침투 계획을 세우는데…….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_김이환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춘 채 산중 도적 떼가 갈취한 귀족의 소지품을 가로챌 목적으로 기회를 노리던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는 결국 도적 떼에 붙잡혀 갖은 고초를 당한 후 산짐승의 먹이로 버려진다. 죽음을 앞둔 그의 앞에 도적 떼의 일원인 절름발이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절름발이의 도움으로 도적 떼의 시야에서 벗어나려던 사나이는 예상치 못한 절름발이의 말에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하는데…….
스팀워커_정명섭
대원군의 손자 신화군을 내세운 한반도 남쪽의 조선공화국은 고종을 내세운 북쪽의 대한제국과의 전면전을 앞두고 신형 무기인 '스팀워커' 개발에 성공한다. 하지만 군부의 회의론에 막혀 실용화가 어려워지고, 결국 유럽에서 한창인 1차 세계대전에 스팀워커로 구성된 '광화부대'를 투입해 검증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이 부대의 장으로 함윤성 중위가 투입되고, 그와 부대원들은 스팀워커의 성능을 입증하기 위한 목숨을 건 전장에 시험 배치된다.
용서_강지영
62세 국어교사인 박혁필은 사망 후, '룸'이라는 이름의 갓난아이로 환생한다. 그 집에는 '아나'라는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었는데, 그 고양이 역시 환생한 상황이었다. 갑자기 닥친 상황에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젊은 부부의 보살핌 속에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이던 룸은 환생한 고양이 아나의 때문에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전생에서의 참혹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육식주의자 클럽_전건우
남다른 고기 애호가인 영식은 대학 시절 자신 못지않게 고기를 좋아하던 선배 민수 소개로 '육식주의자 클럽'이라는 기묘한 모임에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지금껏 절대 맛보지 못했던 진귀한 고기를 마음껏, 그것도 무료로 시식할 수 있다. 규칙은 단 하나. 그곳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는 절대 비밀에 부쳐야 한다는 것.
탐정 애랑_배상민
제주 경찰 애랑은 자신이 목격한 리조트 사업 관련 비리를 법원에서 증언해 달라는 환경단체 간사의 부탁으로 법정에 선다. 하지만 리조트 회사 측에 회유된 환경단체 간사의 배신으로 오히려 고발을 당하고, 거액의 소송비만 떠안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경찰에서 쫓겨난 애랑은 생계를 위해 물질을 하게 되고, 할머니가 절대 가지 말라는 손가락바위까지 헤엄쳐 갔다가 거대한 물살에 휘말린다. 해변으로 떠밀려 와 겨우 목숨을 건진 애랑은 자신이 조선시대로 떠내려 왔다는 사실에 경악하는데…….
폭수_문지혁
기약 없는 석사유학 생활을 하며 모교 잡지 인터뷰 일을 맡아 하고 있는 주인공은 마지막 인터뷰이이자, 천재 수학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오상택 교수를 만난다. 이번 달에만 세 번째 인터뷰라고 말하면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오 교수는 인터뷰를 하러 온 주인공에게 좀 더 특별한 인터뷰를 제안하는데…….
[책속으로 추가]
"그럼 이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박수의 여운이 촛불 사이를 유령처럼 떠돌다 사라지고 난 후 회장이 다시 한 번 말했다. 무슨 이야기를 듣는다는 걸까? 의문을 채 품기도 전에 유강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두어 번 헛기침을 한 후 우리 모두에게 시선을 맞췄다.
"우리 육식주의자 클럽의 규칙에 따라 이 시간 이후로 들은 이야기는 모두 비밀에 부칠 것을 제안합니다. 동의하십니까?"
유강호가 말했다.
"동의합니다."
"동의합니다."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대답이 쏟아졌다. 잘 먹다가 갑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의아했지만 마음에 걸렸던 비밀 엄수라는 규칙이 불시에 튀어나와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민수 선배가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제야 동의한다고 말하지 않은 사람은 나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의합니다."
네, 동의하고말고요. 동의하지 않았다가는 코끼리고기를 토해 내라고 할 것 같은 분위기에 나는 손까지 들며 동의를 외치고 말았다.
"좋습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저희의 혀와 저희의 위와 저희의 머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이 고기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186페이지_육식주의자 클럽)
'굶어 죽으나, 해류에 휘말려 죽으나…….'
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는 다시 바다에 뛰어들었다.
막상 손가락바위에 도착하고 보니 그 근처의 물살은 생각보다 잔잔했다. 할머니의 경고가 괜한 엄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애랑은 튜브 역할을 하는 테왁을 붙들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난 다음 물속으로 잠수해 들어갔다. 바다는 그리 깊지 않았다. 손가락바위를 떠받치고 있는 단단한 암반층이 넓게 깔려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전복이나 소라 따위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오염은 여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애랑은 혹시나 싶어 손가락바위 반대편으로 돌아 들어갔다. 누군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수십 미터짜리 거대한 바위 하나가 드러났다. 모양은 별다를 게 없었지만, 신기하게도 가운데가 터널처럼 동그랗게 뚫려 있었다. 터널의 반대편은 어두컴컴했다. 하지만 막혀 있는 게 아니라 뚫려 있는 것이 확실했다.
멀리 웃자란 해초들이 너울거리는 게 보였다. 터널 입구에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오분자기들이 들러붙어 있었다. 애랑은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그쪽으로 헤엄쳐 갔다. 해류가 조금 빨라지는 것 같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애랑이 오분자기에 막 손을 뻗으려는 순간 갑자기 몸이 터널 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당황한 그녀는 뭐라도 붙잡으려 했지만 몸은 속절없이 해류에 휘말렸다. 곧 정신이 아득해졌다.
(222~223페이지_탐정 애랑)
"이제까지 선생님께서 하신 인터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방어적으로 말했지만, 속으로는 체념했다. 이젠 인터뷰까지 망치게 되는구나. 되는 일이 없어도 어쩌면 이렇게 없을까. 지도교수 말대로 유종의 미를 거두긴 거두는 셈이었다. 정반대 방향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오 교수가 말했다. 남의 속도 모르고 그는 여전히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나는 이제까지 제가 했던 인터뷰대로 진행하는 겁니다. 강 선생님이 준비해 온 질문을 던지고, 제가 대답합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삼사십 분이면 충분할 겁니다. 아니, 어쩌면 질문 자체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도 이미 익숙한 질문들일 테니까요. 제가 쭉 대답만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면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었다. 인터뷰 자동재생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다른 하나는요"
내가 묻자 희미하던 오 교수의 미소가 분명해졌다.
"제가 질문을 하는 겁니다."
(300페이지_폭수)
목차
목차
계절의 끝_임성순
관음종자_한현영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_김이환
스팀워커_정명섭
용서_강지영
육식주의자 클럽_전건우
탐정 애랑_배상민
폭수_문지혁
관음종자_한현영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_김이환
스팀워커_정명섭
용서_강지영
육식주의자 클럽_전건우
탐정 애랑_배상민
폭수_문지혁
저자
저자
임성순
성균관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컨설턴트》, 《문근영은 위험해》,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극해》, 《자기개발의 정석》, 《우로보로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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