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코코슈카(양장본 Hardcover)
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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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반가운 코코슈카!
표현주의의 선구자, 시대의 관찰자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다
우리에게 〈바람의 신부〉를 그린 화가로 알려진 코코슈카의 다면적 삶과 예술 세계를 추적한 《오스카 코코슈카-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가 출간되었다. 그간 국내에 화집으로 소개된 바는 있지만, 그의 생애와 작품을 본격적으로 다룬 평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코슈카는 빛과 그림자 속에서 세상을 응시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시작으로, 한 세기 가까운 삶을 사는 동안(1886~1980) 인간의 감각과 그 본질을 탐구한 예술가다. 그는 극작가로, 에세이스트로 자신만의 독창적 언어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논객이나 교육자로도 활동하며 예술을 인간의 정신과 감각을 풍요롭게 하는 매개체로 삼았다. 그가 말년에 세운 ‘시각 학교’는 이러한 신념의 결정체로, 예술을 통해 인간성과 사회를 연결하려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였다. 그는 20세기 유럽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 속에서도 예술적 저항을 멈추지 않았고, 창조적 실험을 이어갔다. 그의 삶은 수많은 모순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바로 그것들이야말로 그의 예술적 독창성과 인간적 깊이를 만들어낸 원천이었다.
저자 뤼디거 괴르너(런던 퀸메리대학 교수)는 코코슈카의 삶을 한 편의 서사시처럼 풀어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이해할 기회를 선사한다. 예술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책은 코코슈카의 삶과 작품을 통해 예술이 개인과 시대 그리고 인간 본질에 대해 던지는 질문을 성찰하고 통찰한다. 코코슈카라는 이름이 단순히 한 시대의 화가를 넘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예술적 저항과 성찰의 아이콘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표현주의의 선구자, 시대의 관찰자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다
우리에게 〈바람의 신부〉를 그린 화가로 알려진 코코슈카의 다면적 삶과 예술 세계를 추적한 《오스카 코코슈카-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가 출간되었다. 그간 국내에 화집으로 소개된 바는 있지만, 그의 생애와 작품을 본격적으로 다룬 평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코슈카는 빛과 그림자 속에서 세상을 응시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시작으로, 한 세기 가까운 삶을 사는 동안(1886~1980) 인간의 감각과 그 본질을 탐구한 예술가다. 그는 극작가로, 에세이스트로 자신만의 독창적 언어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논객이나 교육자로도 활동하며 예술을 인간의 정신과 감각을 풍요롭게 하는 매개체로 삼았다. 그가 말년에 세운 ‘시각 학교’는 이러한 신념의 결정체로, 예술을 통해 인간성과 사회를 연결하려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였다. 그는 20세기 유럽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 속에서도 예술적 저항을 멈추지 않았고, 창조적 실험을 이어갔다. 그의 삶은 수많은 모순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바로 그것들이야말로 그의 예술적 독창성과 인간적 깊이를 만들어낸 원천이었다.
저자 뤼디거 괴르너(런던 퀸메리대학 교수)는 코코슈카의 삶을 한 편의 서사시처럼 풀어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이해할 기회를 선사한다. 예술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책은 코코슈카의 삶과 작품을 통해 예술이 개인과 시대 그리고 인간 본질에 대해 던지는 질문을 성찰하고 통찰한다. 코코슈카라는 이름이 단순히 한 시대의 화가를 넘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예술적 저항과 성찰의 아이콘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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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유일무이한 예술적 궤적을 밟은 예술가
1886년 오스트리아의 작은 도시 푀흘라른에서 태어난 코코슈카는 빈에서 국립실업학교를 졸업한 후 미술 교사의 추천으로 국가 장학금을 받고 고등 직업 예술 학교인 빈 공예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이 학교에 지원했다가 낙방한 학생 중에는 아돌프 히틀러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시기부터 코코슈카는 현대 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아돌프 루스의 영향을 받아 당시에 지배적이던 아르누보 양식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회화 기법과는 전혀 다른 대담한 구성과 강렬한 색채로 예술계에 충격을 안겼다. 그뿐만 아니라 《살인자, 여자들의 희망》과 같은 희곡을 발표해 빈 예술계의 악동, '최고 야수'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알마 말러의 남자 또는 알마 인형을 만든 남자
코코슈카의 이름이 예술계를 넘어 널리 알려진 이유는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인 알마 말러와의 강렬한 사랑 때문이다. 야성미와 교양을 겸비한 알마와의 관계는 코코슈카에게 창작의 원천이었지만, 이 사랑은 동시에 그를 파괴적인 집착과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알마와 3년간 동거하는 동안 거의 병적인 집착과 질투심에 내몰린 코코슈카는 그녀와 관련한 450여 점의 예술 작품을 낳는 광란의 창작 활동을 벌였다.
코코슈카가 둘의 아이라고 믿으면서 반대했던 낙태 수술을 알마가 결행하면서 두 사람은 결국 결별에 이르렀고, 얼마 후에 알마는 바우하우스의 창립자인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 재혼했다. 알마와의 이별은 코코슈카에게 두 가지 꼬리표를 남겼다. 하나는 〈바람의 신부〉라는 걸작의 작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마 인형'을 만든 남자라는 것이다.
〈바람의 신부〉(1914)는 두 사람의 사랑과 갈등을 담은 작품으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붓놀림과 강렬한 색채로 가득 차 있다. 작품 속 신부는 알마를 상징하는데, 그녀를 떠올리며 느낀 희열과 고통이 캔버스 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알마를 잊지 못한 코코슈카는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실물 크기의 알마 인형을 인형 제작자에게 의뢰했다. 그는 이 '리얼돌'과도 같은 알마 인형에 옷을 입히고 오페라 공연이나 카페에 데려가기도 했으며, 이 인형을 소재로 한 그림을 여러 점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실물과 너무 다른 인형의 모습에 환멸을 느낀 그는 인형을 폐기했다고 전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코코슈카가 인형 제작자에게 전달한 정보와 지침이 자세히 실려 있는 편지들을 인용하면서 이를 젠더 담론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묻는다. 이 인형이 사랑의 대상을 물신화한 천박한 사례인지, 아니면 실연과 집착이 만들어낸 예술적 은유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서.
붓과 펜으로 한 시대 선언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코코슈카는 실연의 아픔을 떨쳐버리기 위해 오스트리아 기병대에 자원입대했다. 이미 실연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던 그는 입대 전부터 심리적으로 상이병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이후 두 차례의 전쟁은 코코슈카의 삶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1930년대 나치 정권은 코코슈카의 예술을 '퇴폐미술'로 규정했다. 이때 코코슈카는 영국으로 망명해 파시즘과 나치즘에 저항하는 예술을 창작했는데, 이를 대표하는 작품이 〈붉은 달걀〉이다. 이 작품은 붓으로 시대 선언을 한 사례로, 예술이 어떻게 정치적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코코슈카의 냉철하고 신랄한 정치적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다수의 글을 면밀히 살핀다. 저자에 따르면 코코슈카의 정치적 시각은 '보기'에 대한 신념과도 관련이 있다. 사회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과 정치적 미화를 경계하는 태도는 그의 조형예술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색채의 철학자가 그린 초상화
코코슈카의 작품에서 초상화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토마시 마사리크, 독일 정치가 테오도르 호이스, 콘라트 아데나워, 헬무트 슈미트, 그리고 음악가 파블로 카살스와 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코코슈카는 초상화 속 인물들의 얼굴을 '영혼의 이미지'로 간주하며, 이를 통해 개인과 시대의 복잡한 관계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코코슈카의 초상화는 단순한 인물 묘사를 넘어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탐구로 이어진다. 모델의 외적 특성뿐 아니라 내면세계와 시대적 맥락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으며, 이를 통해 인물의 심리적 긴장감을 드러냈다. 또한 배경과 사물을 활용해 모델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표현했는데, 특히 군수업자 뷔를레와 같은 인물들의 초상화에서는 권력의 양면성과 시대의 모순을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코코슈카는 이러한 초상화 작업을 통해 예술이 인간과 권력의 모순적 관계를 탐구하고 비판하는 중요한 도구임을 보여주었다.
이 책의 저자는 동물, 풍경, 도시, 음악, 신화를 그린 작품들도 '초상화'의 영역에서 다루는 시도를 한다. 인간의 초상화와 동물의 초상화 사이의 관계나 도시와 풍경의 관계 속에서 코코슈카의 작품을 조명하고, 이와 연관된 추상미술에 대한 그의 비판적 시각을 다룬다.
눈이 걸음마를 배우는 곳, 시각 학교
코코슈카는 1953년 잘츠부르크에서 잘츠부르크 국제여름미술아카데미를 설립하며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이 아카데미의 중심을 '시각 학교'로 삼아 학생들에게 '자신의 눈으로 보는 법'을 가르치려 했는데, 이는 단순히 예술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시각적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이었다. 코코슈카는 학생들에게 시각적 경험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의 시선으로 체험하고 탐구하라고 가르쳤다. 이와 같이 시각 학교는 현대 사회에서 점차 약화되는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관찰 능력을 회복시키려는 코코슈카의 철학적 시도였다. 그는 추상미술을 비판하면서 인간적이고 구체적인 시각을 예술 교육의 핵심으로 삼았는데, 예술이 단순한 미적 즐거움을 넘어 인간성과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아카데미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학생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으며, '시각적 사고와 창의성'을 강조하는 독창적인 교육 철학을 제시했다. 이러한 철학은 현대 예술 교육에도 여전히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생 코메니우스를 좇은 인본주의자
코코슈카는 20세기 예술사에서 인본주의적 관점으로 독특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그는 철학자 체코 코메니우스의 영향을 받아 교육과 예술의 통합을 꾀하면서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꾼 인본주의자로도 평가받는다. 그의 희곡 《코메니우스》는 이러한 이상과 철학을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코메니우스의 망명 생활과 이상주의를 통해 세계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전쟁과 재난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전쟁에서 부상당한 젊은이들을 위해 의수를 제공했던 코코슈카의 활동과,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낸 걱정 어린 편지들을 통해 그가 흔히 알려진 '이기주의자'라는 통념과 상반되는 인물임을 보여준다. 코코슈카의 예술은 자의로 그리고 타의로 선택했던 방랑자로서의 삶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60년 동안 국경을 넘나든 그의 삶은 글과 그림으로 고스란히 표현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그의 풍경화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인간적 희망과 내면의 풍경을 담아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잘츠부르크와 제네바 호수를 배경으로 한 그림들은 그의 예술적 탐구의 핵심인 '인간다움'을 상징하며, 예술이 시대적 고난 속에서도 인간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과 예술을 시대적 맥락에서 심층적으로 탐구하며, 그가 왜 20세기 예술계의 독보적 인물로 평가받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저자 괴르너는 코코슈카의 작업실, 망명지, 전시회 등을 성실하게 추적하면서 그의 예술적 여정을 생생히 복원해낸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코코슈카의 작품이 단순히 과거의 유산을 넘어 지금의 사회적, 정치적, 인간적 문제를 성찰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에 앞서 예술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졌던 코코슈카와 그의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을, 그리고 열린 시각과 길을 갖게 될 것이다.
1886년 오스트리아의 작은 도시 푀흘라른에서 태어난 코코슈카는 빈에서 국립실업학교를 졸업한 후 미술 교사의 추천으로 국가 장학금을 받고 고등 직업 예술 학교인 빈 공예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이 학교에 지원했다가 낙방한 학생 중에는 아돌프 히틀러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시기부터 코코슈카는 현대 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아돌프 루스의 영향을 받아 당시에 지배적이던 아르누보 양식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회화 기법과는 전혀 다른 대담한 구성과 강렬한 색채로 예술계에 충격을 안겼다. 그뿐만 아니라 《살인자, 여자들의 희망》과 같은 희곡을 발표해 빈 예술계의 악동, '최고 야수'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알마 말러의 남자 또는 알마 인형을 만든 남자
코코슈카의 이름이 예술계를 넘어 널리 알려진 이유는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인 알마 말러와의 강렬한 사랑 때문이다. 야성미와 교양을 겸비한 알마와의 관계는 코코슈카에게 창작의 원천이었지만, 이 사랑은 동시에 그를 파괴적인 집착과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알마와 3년간 동거하는 동안 거의 병적인 집착과 질투심에 내몰린 코코슈카는 그녀와 관련한 450여 점의 예술 작품을 낳는 광란의 창작 활동을 벌였다.
코코슈카가 둘의 아이라고 믿으면서 반대했던 낙태 수술을 알마가 결행하면서 두 사람은 결국 결별에 이르렀고, 얼마 후에 알마는 바우하우스의 창립자인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 재혼했다. 알마와의 이별은 코코슈카에게 두 가지 꼬리표를 남겼다. 하나는 〈바람의 신부〉라는 걸작의 작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마 인형'을 만든 남자라는 것이다.
〈바람의 신부〉(1914)는 두 사람의 사랑과 갈등을 담은 작품으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붓놀림과 강렬한 색채로 가득 차 있다. 작품 속 신부는 알마를 상징하는데, 그녀를 떠올리며 느낀 희열과 고통이 캔버스 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알마를 잊지 못한 코코슈카는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실물 크기의 알마 인형을 인형 제작자에게 의뢰했다. 그는 이 '리얼돌'과도 같은 알마 인형에 옷을 입히고 오페라 공연이나 카페에 데려가기도 했으며, 이 인형을 소재로 한 그림을 여러 점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실물과 너무 다른 인형의 모습에 환멸을 느낀 그는 인형을 폐기했다고 전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코코슈카가 인형 제작자에게 전달한 정보와 지침이 자세히 실려 있는 편지들을 인용하면서 이를 젠더 담론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묻는다. 이 인형이 사랑의 대상을 물신화한 천박한 사례인지, 아니면 실연과 집착이 만들어낸 예술적 은유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서.
붓과 펜으로 한 시대 선언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코코슈카는 실연의 아픔을 떨쳐버리기 위해 오스트리아 기병대에 자원입대했다. 이미 실연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던 그는 입대 전부터 심리적으로 상이병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이후 두 차례의 전쟁은 코코슈카의 삶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1930년대 나치 정권은 코코슈카의 예술을 '퇴폐미술'로 규정했다. 이때 코코슈카는 영국으로 망명해 파시즘과 나치즘에 저항하는 예술을 창작했는데, 이를 대표하는 작품이 〈붉은 달걀〉이다. 이 작품은 붓으로 시대 선언을 한 사례로, 예술이 어떻게 정치적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코코슈카의 냉철하고 신랄한 정치적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다수의 글을 면밀히 살핀다. 저자에 따르면 코코슈카의 정치적 시각은 '보기'에 대한 신념과도 관련이 있다. 사회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과 정치적 미화를 경계하는 태도는 그의 조형예술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색채의 철학자가 그린 초상화
코코슈카의 작품에서 초상화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토마시 마사리크, 독일 정치가 테오도르 호이스, 콘라트 아데나워, 헬무트 슈미트, 그리고 음악가 파블로 카살스와 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코코슈카는 초상화 속 인물들의 얼굴을 '영혼의 이미지'로 간주하며, 이를 통해 개인과 시대의 복잡한 관계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코코슈카의 초상화는 단순한 인물 묘사를 넘어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탐구로 이어진다. 모델의 외적 특성뿐 아니라 내면세계와 시대적 맥락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으며, 이를 통해 인물의 심리적 긴장감을 드러냈다. 또한 배경과 사물을 활용해 모델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표현했는데, 특히 군수업자 뷔를레와 같은 인물들의 초상화에서는 권력의 양면성과 시대의 모순을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코코슈카는 이러한 초상화 작업을 통해 예술이 인간과 권력의 모순적 관계를 탐구하고 비판하는 중요한 도구임을 보여주었다.
이 책의 저자는 동물, 풍경, 도시, 음악, 신화를 그린 작품들도 '초상화'의 영역에서 다루는 시도를 한다. 인간의 초상화와 동물의 초상화 사이의 관계나 도시와 풍경의 관계 속에서 코코슈카의 작품을 조명하고, 이와 연관된 추상미술에 대한 그의 비판적 시각을 다룬다.
눈이 걸음마를 배우는 곳, 시각 학교
코코슈카는 1953년 잘츠부르크에서 잘츠부르크 국제여름미술아카데미를 설립하며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이 아카데미의 중심을 '시각 학교'로 삼아 학생들에게 '자신의 눈으로 보는 법'을 가르치려 했는데, 이는 단순히 예술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시각적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이었다. 코코슈카는 학생들에게 시각적 경험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의 시선으로 체험하고 탐구하라고 가르쳤다. 이와 같이 시각 학교는 현대 사회에서 점차 약화되는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관찰 능력을 회복시키려는 코코슈카의 철학적 시도였다. 그는 추상미술을 비판하면서 인간적이고 구체적인 시각을 예술 교육의 핵심으로 삼았는데, 예술이 단순한 미적 즐거움을 넘어 인간성과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아카데미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학생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으며, '시각적 사고와 창의성'을 강조하는 독창적인 교육 철학을 제시했다. 이러한 철학은 현대 예술 교육에도 여전히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생 코메니우스를 좇은 인본주의자
코코슈카는 20세기 예술사에서 인본주의적 관점으로 독특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그는 철학자 체코 코메니우스의 영향을 받아 교육과 예술의 통합을 꾀하면서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꾼 인본주의자로도 평가받는다. 그의 희곡 《코메니우스》는 이러한 이상과 철학을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코메니우스의 망명 생활과 이상주의를 통해 세계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전쟁과 재난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전쟁에서 부상당한 젊은이들을 위해 의수를 제공했던 코코슈카의 활동과,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낸 걱정 어린 편지들을 통해 그가 흔히 알려진 '이기주의자'라는 통념과 상반되는 인물임을 보여준다. 코코슈카의 예술은 자의로 그리고 타의로 선택했던 방랑자로서의 삶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60년 동안 국경을 넘나든 그의 삶은 글과 그림으로 고스란히 표현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그의 풍경화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인간적 희망과 내면의 풍경을 담아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잘츠부르크와 제네바 호수를 배경으로 한 그림들은 그의 예술적 탐구의 핵심인 '인간다움'을 상징하며, 예술이 시대적 고난 속에서도 인간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과 예술을 시대적 맥락에서 심층적으로 탐구하며, 그가 왜 20세기 예술계의 독보적 인물로 평가받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저자 괴르너는 코코슈카의 작업실, 망명지, 전시회 등을 성실하게 추적하면서 그의 예술적 여정을 생생히 복원해낸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코코슈카의 작품이 단순히 과거의 유산을 넘어 지금의 사회적, 정치적, 인간적 문제를 성찰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에 앞서 예술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졌던 코코슈카와 그의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을, 그리고 열린 시각과 길을 갖게 될 것이다.
목차
목차
들어가며-세기의 작품을 향하여
1장 길 위에서
장인의 아들 | 젊은 야수
2장 바람의 신부
단단한 윤곽으로 그린 과대망상의 스케치 | "독특한 베를린" | 사랑의 폭풍, 대양의 난파선 |
예술의 증인 게오르크 트라클 | 끝나지 않은 알마 피날레
3장 전쟁과 예술
릴케와의 만남 | 베를린, 드레스덴, 스톡홀름의 간주곡 | 신비주의자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 알마 인형
4장 방랑자
드레스덴 시절 | 떠나고, 그리고, 사랑하고 | 낯섦을 향해 | 기만의 시대와 정치적 시각 |
토마스 만과 오스카 코코슈카 | 창밖의 프라하 | 변함없이 변화하는
5장 영국 망명
런던으로 | 풍경의 위안 | 행동가의 정치적 관심 | 마이스키의 초상화 | 무너진 기대 | 어린이를 위하여 |
보이지 않는 전망대
6장 표현 형식으로서의 초상화
전기로서의 초상화 | 얼굴 앞에서 | 음악의 초상 | 동물의 초상 | 권력의 초상 | 신화의 초상 |
서덜랜드가 처칠을 그렸을 때
7장 만년의 삶과 시각 학교
점진적 회복 또는 상실의 한가운데서 | 시각 학교, "자신의 눈을 떠라" | 다시 쓰는 그림, 덧칠하는 언어 |
오스트리아, 상처와 영광의 땅
나가며-코메니우스, 영원한 스승
되돌아보며
주 | 참고문헌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연보 | 찾아보기
1장 길 위에서
장인의 아들 | 젊은 야수
2장 바람의 신부
단단한 윤곽으로 그린 과대망상의 스케치 | "독특한 베를린" | 사랑의 폭풍, 대양의 난파선 |
예술의 증인 게오르크 트라클 | 끝나지 않은 알마 피날레
3장 전쟁과 예술
릴케와의 만남 | 베를린, 드레스덴, 스톡홀름의 간주곡 | 신비주의자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 알마 인형
4장 방랑자
드레스덴 시절 | 떠나고, 그리고, 사랑하고 | 낯섦을 향해 | 기만의 시대와 정치적 시각 |
토마스 만과 오스카 코코슈카 | 창밖의 프라하 | 변함없이 변화하는
5장 영국 망명
런던으로 | 풍경의 위안 | 행동가의 정치적 관심 | 마이스키의 초상화 | 무너진 기대 | 어린이를 위하여 |
보이지 않는 전망대
6장 표현 형식으로서의 초상화
전기로서의 초상화 | 얼굴 앞에서 | 음악의 초상 | 동물의 초상 | 권력의 초상 | 신화의 초상 |
서덜랜드가 처칠을 그렸을 때
7장 만년의 삶과 시각 학교
점진적 회복 또는 상실의 한가운데서 | 시각 학교, "자신의 눈을 떠라" | 다시 쓰는 그림, 덧칠하는 언어 |
오스트리아, 상처와 영광의 땅
나가며-코메니우스, 영원한 스승
되돌아보며
주 | 참고문헌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연보 | 찾아보기
저자
저자
뤼디거 괴르너
R?diger G?rner
런던 퀸메리대학 교수로, 독일 문학과 비교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1957년에 독일 로트바일에서 태어났다. 튀빙겐대학에서 독일어학, 역사학, 철학, 음악학을 전공했으며,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런던대학 독일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잉에보르크바흐만센터Ingeborg Bachmann Centre for Austrian Literature를 설립했다. 2005년에는 영국-독일문화관계센터Centre for Anglo-German Cultural Relations를 설립하여 영국과 독일의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데 이바지했다. 독일어학상(2012)과 알렉산더폰훔볼트재단의 라이마르뤼스트상(2015)을 수상했으며, 독일연방공화국공로십자훈장(2017)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부르크너. 음악에서의 무정부주의Bruckner. Der Anarch in der Musik》(2024), 《극단적 10년을 산 시인 게오르크 트라클Georg Trakl. Dichter im Jahrzehnt der Extreme》(2014), 《라이너 마리아 릴케. 언어의 핵심 작품에서Rainer Maria Rilke. Im Herzwerk der Sprache》(1987, 2004) 등이 있다.
런던 퀸메리대학 교수로, 독일 문학과 비교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1957년에 독일 로트바일에서 태어났다. 튀빙겐대학에서 독일어학, 역사학, 철학, 음악학을 전공했으며,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런던대학 독일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잉에보르크바흐만센터Ingeborg Bachmann Centre for Austrian Literature를 설립했다. 2005년에는 영국-독일문화관계센터Centre for Anglo-German Cultural Relations를 설립하여 영국과 독일의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데 이바지했다. 독일어학상(2012)과 알렉산더폰훔볼트재단의 라이마르뤼스트상(2015)을 수상했으며, 독일연방공화국공로십자훈장(2017)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부르크너. 음악에서의 무정부주의Bruckner. Der Anarch in der Musik》(2024), 《극단적 10년을 산 시인 게오르크 트라클Georg Trakl. Dichter im Jahrzehnt der Extreme》(2014), 《라이너 마리아 릴케. 언어의 핵심 작품에서Rainer Maria Rilke. Im Herzwerk der Sprache》(1987, 200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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