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작은 개가 할매를 물었을 때(노출 사철 제본)
“칠십이 넘은 개가 팔십이 넘은 사람을 물었다.”
어느 날 영숙은 큰딸이 키우던 작은 개에게 왼손을 물려 병원에 입원한다. 하지만 코로나로 외부인을 포함해 환자 가족들도 병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상황. 때마침 외국 유학 중 잠시 귀국한 손녀 현아가 병원에 들어가 영숙을 간병하게 된다. 영숙은 겉으로 보기엔 잘 웃지 않고 말투가 거칠었으며, 현아는 그런 영숙과 나눈 기억이 많지 않아 어색하기만 하다. 그렇게 영숙과 현아는 지루한 병원 생활을 견디기 위해, 천일야화와도 같은 이야기를 나눈다. 현아는 영숙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녀의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한다.
줄거리
39년생 영숙은 큰딸 집에서 키우던 작은 개에게 물려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그때 유학 중 코로나로 잠시 귀국한 손녀 현아가 그녀의 간병을 맡는다. 좁은 병실에서 감금 아닌 감금 생활을 하게 된 영숙과 현아는 길고 긴 이야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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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큰딸이 키우던 개에게 물려 입원하게 된 영숙은, 유학 중 코로나 때문에 귀국한 손녀 현아에게 간병을 받게 된다. 병원 출입이 제한된 상황에서 영숙과 현아는 어쩔 수 없이 좁은 병실에 갇혀 지내는 생활을 이어 간다. 지리한 시간 동안 영숙은 현아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래서 젖을 확 물어 버렸지. 나중에 그 사람이 왜 남의 젖을 물었냐고 물어보데.
"밑에 깔린 사람이 어디를 물겠는교?"
영숙의 이야기는 도통 종잡을 수 없다. 사자를 닮은 도깨비가 갑자기 튀어나오고, 느닷없이 낙타가 뛰어다니며, 동료의 젖을 물어 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이어진다.
"내가 어떤 사람한테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강요하면, 그 사람은 결국 죽기밖에 더하겠나."
영숙의 이야기 속에서 그녀는 그 시대를 지나온 이들이 대부분 그러했겠지만, 곧잘 반복되는 비극을 마주한다. 하지만 영숙은 비애에 오래 침잠해 있지 않고, 자신을 쉬이 피해자의 위치에 두지 않는다. 그저 살아온 모양이 다르듯, 그녀를 스친 모든 이들에게 각자의 사정이 있었음을 덤덤히 인정할 뿐이다. 작은 개가 영숙의 손을 문 것 또한 개만의 사정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개의 속사정을 너무 몰랐다. 아니, 여전히 아무것도 모를지도.
덕분에 영숙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비극은 희극으로, 삶의 비애는 삶에 대한 애정으로 무게감을 덜고 산뜻해져 있다. 그렇게 영숙이 건넨 생생한 이야기의 씨앗은 손녀 현아의 강렬한 색감과 자유로우면서도 개성이 뚜렷한 그림체로 피어났다. 현아의 글과 그림에는 영숙에 대한 애정을 넘어 그녀의 생명력에 대한 경외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외할머니는 자신의 스케치북을 몇 권이나 남기고 이 집을 떠났다. 나는 그 스케치북을 넘겨 보면서, 우리가 같이 보낸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갑작스러운 입원과 팬데믹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은 두 사람의 세계를 좁은 공간 안에 가두고 멈추게 하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안에서 피어난 감정의 파동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그리고 넓게 퍼졌다. 어느 날 삶이 우리를 잠시 멈춰 세울지라도, 다시 일어나 나아갈 용기를 현아와 영숙이 함께 만든 이 사랑스러운 책에서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목차
목차
웃음
영숙
엄마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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