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보이(최측의농간 시5)
〈최측의농간 | 시 005〉 히로시마 원폭의 비극을 다뤄 일본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킨바 있는 고형렬 시인의 장시(長詩) 「리틀보이」가 최측의농간을 통해 복원된다. ‘리틀보이’는 1945년 8월 6일 미국에 의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이름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는 시간을 100만 분의 1초 단위로 확장해 끔찍했던 순간을 다각적으로 묘사하는 가운데 핵폭탄 ‘리틀보이’가 낳은 비극과 일제하 조선인들이 겪었던 수난을 서사시의 형식으로 형상화해낸다. 시인은 8년 동안의 집요한 취재와 사색을 통해 8000행에 이르는 초대형 장시 『리틀보이』를 완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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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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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너를 상상할 수 없을 테니까.
…(중략)…
나 리틀보이는 그때 죽었다,
거대한 폭음과 빛과 태풍과 열과 함께.
「리틀보이」 부분.
"일본의 시인들이 원폭을 소재로 수백 편의 시를 발표해왔지만 『리틀보이』가 다루는 내용과 분량은 단연 압도적이다."
스즈키 히사오(일본 시인)
보다 충격적인 묘사는 필요하지 않다. 가장 끔찍한 묘사마저 현실의 끔찍함에 비하면 그저 몇 마디 문장들로 왜소하고 연약할 뿐이니, 이 장시의 믿을 수 없이 잔혹하고 끔찍한 묘사들 앞에서 우리는 그것이 현실을 기록하고자 했으나 결국 현실을 따라잡지 못한, 장엄한 실패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몸을 떨게 된다.
고형렬 시인이 핵폭탄의 비극을 치열하게 형상화한 장시 「리틀보이」가 최측의농간 시집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된다. 8천 행에 이르는 분량만으로도 이미 독자들을 압도하며 압박하는 이 시는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 투하된 핵폭탄 '리틀보이(Little Boy)'가 불러온 엄청난 비극의 참상을 증언 및 고발하면서 일제하 조선인들이 겪었던 끔찍한 수난을 서사시의 형식으로 복원해내고 있는 한 편의 장엄한 서사시다.
원자폭탄 '리틀보이'를 화자로 내세워 원폭이 투하되는 시간을 100만 분의 1초 단위로 확장해 끔찍했던 순간을 다각적으로 묘사하는 가운데 시인은 원폭의 제작 과정과 파괴의 실체를 고발하는 서장으로부터 시작하여, 히로시마 근교 소학교에 다니는 재일조선인 소년 김중휘를 포함, 이옥장 등 당대 재일조선인들의 입을 통해 차별과 가난, 폭력에 시달리다 끝내 가공할만한 위력의 원폭에 희생된 재일조선인의 삶을 추적한다.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가해국의 위선적이며 폭압적인 모습, 그들로부터 이중의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던 조선인의 참상이 이 시를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으며 시인은 특히 일본인들로부터 가혹한 수탈을 당하며 목숨을 부지할 수밖에 없었던 태평양전쟁 말기의 조선인의 상황을 때로는 건조하게 때로는 극렬히 감정이입하여 그려냄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핵폭탄의 개발과 인간을 향한 그 폭탄의 사용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비극의 역사를 의인화와 타자화, 비유와 상징, 다양한 시점의 변동을 통해서 폭넓게 조명한다.
한 편의 시로서는 독특한 모습을 한 이 작품은 미소년(美少年, 아름다운 소년이자 미국 소년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갖는), 저자가 '아핵(兒核)'이라 명명한 '리틀보이'라는 이름의 원자폭탄이 폭음과 빛, 태풍과 열을 동반하며 히로시마에 펼쳐놓은 지옥도에 대한 충실한 증언이면서 준엄한 경고이기도 하다.
「리틀보이」라는 이 시 한 편을 쓰기 위하여 저자가 취재하고 공부하며 사색해온 시간은 장장 8년에 이른다. 저자에 의해 빼곡히 작성된 미주는 단순히 주석의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 작가의 시선과 사색이 담겨 작품의 한 층위를 이루고 있으며 이는 '리틀보이'의 비극을 다각적이고 밀도 높게 형상화하는데 기여한다.
『리틀보이』는, 한국에서는 그 존재조차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지지 못한 작품이지만, 역설적으로 일본에서는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책이기도 하다.
한국에선 광복 50주년을 기념해 1995년 초판이 출간됐으며 2006년에는 스즈키 히사오 시인의 주도로 한성례 시인이 일본어로 번역하고 스즈키 히사오 시인이 편집, 혼다 히사시 시인이 디자인을 맡아 일본어판이 간행되었다. 원폭 문제를 다룬 한국시인의 시가 일본에 소개되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던 당시, 그 내용과 분량을 통해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일본 문단에서도 『리틀보이』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한다.
일본에서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이 책에 별다른 반응이 없었음을 오래 아쉬워해왔던 우리 최측의농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7주기 즈음하여 이 책 『리틀보이』를 최측의농간 시집선 제5권으로 선보이기로 결정하였으며 출간 시기는 늦어도 8월 6일, 즉 히로시마 원폭투하 73주기를 넘지 않도록 고군분투하였다. 최측의농간 시집선으로 새롭게 단장하면서는 '장시집'이나 '시집'이 아닌 '장시(長詩)'로 표기하였으며 이는 여러 시편을 모은 작품집이 아닌 한 편의 긴 시를 담은 책의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더불어 일부 개정과 함께 새로운 시대의 독자들을 고려하여 전면적으로 새로운 편집을 하였으며 초판의 일부 오류들 또한 바로 잡았다.
'리틀보이'가 히로시마 상공에 투하된 지 70여년, 『리틀보이』의 초판 출간으로부터도 20여년이 흘렀지만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1986년, 유럽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있었으며 2011년 후쿠시마에서는 세계에 충격과 공포를 안긴 원전 사고가 있었다. 후쿠시마 이후 세계 여러 국가들이 탈원전을 목표로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을 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유의미한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그 사이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핵무력의 완성을 선포하였으며 그로부터 한반도를 둘러싼 긴박하고 팽팽한 정세변환이 거듭되고 있다. 그 모든 상황들 속에서 볼모로 잡혀 있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삶 그 자체와 다르지 않다. 비극의 역사를 통해 『리틀보이』가 우리에게 전하는 울림은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
원자력 발전을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선호하는 국가들이 적지 않은 상황 속에서, 열강들의 내부에 여전히 핵탄두가 가득 쌓여 있는 이 세계 속에서, 히로시마의 비극은 진행형의 아픔일 수밖에 없으며 분단된 한반도는 여전히 그 비극의 가장 큰 피해당사자가 아닐 수 없다. 『리틀보이』는 여전히 핵으로 밥을 먹고 핵으로 잿더미가 되는 이중구속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 그 현실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현실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의 현실이라는 논리가, 그 망령이 어떤 지옥을 소환할 수 있는지를 보인다. 나아가 청산되지 않은 ?결코 근본적으로는 말끔히 청산될 수도 없는- 히로시마의 비극이 말끔한 얼굴을 한 지옥의 현시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음을 처절하게 증언한다. 그렇듯 우리 앞에 너무 늦게, 동시에 놀라울 만큼 적절한 시기에 도착한 이 책은, 지옥은 관념이나 상상, 사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처절하게 증언하는, 『리틀보이』라는 이름의 지옥의 묵시록이다.
목차
목차
서장 9
제1장 24
제2장 60
제3장 151
제4장 243
제5장 317
종언 386
에필로그 390
풀잎 392
미주 394
시인의 말 412
- 인간과 자연과 진리를 파괴하는 악마의 자식을 쓰다
저자
저자
강원 속초 출생.
1979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대청봉 수박밭』, 『해청』, 『사진리 대설』, 『성에꽃 눈부처』, 『김포 운호가든집에서』, 『밤 미시령』, 『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유리체를 통과하다』,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거울이다』, 장시집으로 『리틀보이』, 『붕새』, 동시집으로 『빵 들고 자는 언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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