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마을(달아실시선 34)
송문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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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몰려온다.
창을 두드리며 진군해오는
저 명료한 발걸음
틈을 비집고 소리치는 바람의 비명
내 안에도 있어
이제 나는 틈을 사랑하려고 한다.
틈의 소리가 詩가 되었다.
두 번째 시집을 내려놓는다.
2020년 늦가을
송문희
창을 두드리며 진군해오는
저 명료한 발걸음
틈을 비집고 소리치는 바람의 비명
내 안에도 있어
이제 나는 틈을 사랑하려고 한다.
틈의 소리가 詩가 되었다.
두 번째 시집을 내려놓는다.
2020년 늦가을
송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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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시적(詩的)인 것들을 찾아내는 시심(詩心)과 시안(詩眼)
- 송문희 시집 『고흐의 마을』
송문희 시인이 첫 시집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2017)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시집 『고흐의 마을』을 묶었다. 그가 보내온 시집 원고를 편집하고 한 권의 시집으로 펴내기까지 서너 번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그의 시집에 관한 짧은 단상을 이렇게 적었다.
"송문희 시인의 시 쓰기는 발명보다는 발견에 가깝다. 새로운 언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사태의 이면에 담긴 혹은 사물과 사태에 스민 시적인 것/시적인 순간을 마음의 눈으로 찾아내어 그것을 백지에 옮기는 것이다. 그러니 '언어가 태어나려는 순간, / 백지는 그 처음을 받아내려는 산파'라는 그의 말은 그의 시를 읽어내는 중요한 단서다. 그에게 있어 시를 짓는 기술은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적인 순간을 포착해내는 심안(心眼)이 더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측은지심, 이타심이 자리하고 있다. '아버지에게서 물의 상처를 발견하는 것'(「물의 상처」)도, '꽃이 피는 것으로 몸의 아픈 말'(「꽃, 피다」)을 대신하는 것도, '사루비아 그 붉은 꽃에서 쳐죽일 놈의 세상'(「하필, 사루비아」)을 끄집어내는 것도 그래서 가능한 일이겠다. 『고흐의 마을』에는 새로운 말이 아닌 시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이승하 시인은 "저 생명체들과 인간이 잘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제목의 해설을 통해 이번 시집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몇 개의 주요한 문장을 옮긴다.
"이번 시집에는 뭇 생명체에 대한 연민의 정이 아주 강해 이와 같이 유쾌하고 상쾌한 시는 많지 않다. 눈을 돌리면 온통 안쓰러운 생명체뿐이다."
"시인은 사람과 동물의 생명만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이 시집에는 수많은 식물의 종이 목숨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 시편의 수는 10편이 넘는다. 시인의 관심은 시종일관 생명체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식물을 다루는 시일지라도 그것은 비유의 대상일 뿐, 대체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이승하 시인의 해설처럼 이번 시집에는 수많은 동물과 수많은 식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생명체들에 대한 시적 진술은 결국 인간에 대한 비유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식물, 동물, 인간을 아우르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시집을 묶는 것이니 송문희 시인이 앞으로 가야 할 시의 길은 아직 끝 모를 만큼 먼 길이겠다. 그런데 그래서 더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가 앞으로 그려낼 수많은 시적 형상들이 어떻게 우리 앞에 펼쳐질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집에서 「첫밗」이라는 시가 유독 눈에 띈다.
파지에 걸터앉아 끙끙 앓다가 찾아낸 시어
오늘 발견한 언어는 가슴 떨리는 첫,
누군가 쓰려다 버린 것일지라도
나와 맨 처음 만나는
언어가 태어나려는 순간,
백지는 그 처음을 받아내려는 산파
시 한 줄이 두근두근 순백의 종이에 첫발을 뗀다
- 「첫밗」 전문
이 「첫밗」이라는 시에 대해 이승하 시인은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첫밗'은 흔히 '첫밗부터 일이 술술 풀린다'는 식으로 쓰는 말인데, 자세히 보면 자신의 시론이다. 시를 쓰기 위해 자기 앞에 가져다놓은 백지를 '언어가 태어나려는 순간,' '그 처음을 받아내려는 산파'라고 하였다. 이런 각오로 앞으로 시를 쓸 거라는 결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파지에 걸터앉아 끙끙 앓다가 찾아낸 시어'로 '두근두근 순백의 종이에 첫발을 뗀다'는 그 시 한 줄을 위해 시인은 앞으로 더욱더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전개할 것이다."
송문희 시인이 "앞으로 더욱더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전개"하면서 발견하게 될 수많은 시적인 것들을 즐겁게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 송문희 시집 『고흐의 마을』
송문희 시인이 첫 시집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2017)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시집 『고흐의 마을』을 묶었다. 그가 보내온 시집 원고를 편집하고 한 권의 시집으로 펴내기까지 서너 번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그의 시집에 관한 짧은 단상을 이렇게 적었다.
"송문희 시인의 시 쓰기는 발명보다는 발견에 가깝다. 새로운 언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사태의 이면에 담긴 혹은 사물과 사태에 스민 시적인 것/시적인 순간을 마음의 눈으로 찾아내어 그것을 백지에 옮기는 것이다. 그러니 '언어가 태어나려는 순간, / 백지는 그 처음을 받아내려는 산파'라는 그의 말은 그의 시를 읽어내는 중요한 단서다. 그에게 있어 시를 짓는 기술은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적인 순간을 포착해내는 심안(心眼)이 더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측은지심, 이타심이 자리하고 있다. '아버지에게서 물의 상처를 발견하는 것'(「물의 상처」)도, '꽃이 피는 것으로 몸의 아픈 말'(「꽃, 피다」)을 대신하는 것도, '사루비아 그 붉은 꽃에서 쳐죽일 놈의 세상'(「하필, 사루비아」)을 끄집어내는 것도 그래서 가능한 일이겠다. 『고흐의 마을』에는 새로운 말이 아닌 시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이승하 시인은 "저 생명체들과 인간이 잘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제목의 해설을 통해 이번 시집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몇 개의 주요한 문장을 옮긴다.
"이번 시집에는 뭇 생명체에 대한 연민의 정이 아주 강해 이와 같이 유쾌하고 상쾌한 시는 많지 않다. 눈을 돌리면 온통 안쓰러운 생명체뿐이다."
"시인은 사람과 동물의 생명만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이 시집에는 수많은 식물의 종이 목숨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 시편의 수는 10편이 넘는다. 시인의 관심은 시종일관 생명체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식물을 다루는 시일지라도 그것은 비유의 대상일 뿐, 대체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이승하 시인의 해설처럼 이번 시집에는 수많은 동물과 수많은 식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생명체들에 대한 시적 진술은 결국 인간에 대한 비유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식물, 동물, 인간을 아우르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시집을 묶는 것이니 송문희 시인이 앞으로 가야 할 시의 길은 아직 끝 모를 만큼 먼 길이겠다. 그런데 그래서 더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가 앞으로 그려낼 수많은 시적 형상들이 어떻게 우리 앞에 펼쳐질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집에서 「첫밗」이라는 시가 유독 눈에 띈다.
파지에 걸터앉아 끙끙 앓다가 찾아낸 시어
오늘 발견한 언어는 가슴 떨리는 첫,
누군가 쓰려다 버린 것일지라도
나와 맨 처음 만나는
언어가 태어나려는 순간,
백지는 그 처음을 받아내려는 산파
시 한 줄이 두근두근 순백의 종이에 첫발을 뗀다
- 「첫밗」 전문
이 「첫밗」이라는 시에 대해 이승하 시인은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첫밗'은 흔히 '첫밗부터 일이 술술 풀린다'는 식으로 쓰는 말인데, 자세히 보면 자신의 시론이다. 시를 쓰기 위해 자기 앞에 가져다놓은 백지를 '언어가 태어나려는 순간,' '그 처음을 받아내려는 산파'라고 하였다. 이런 각오로 앞으로 시를 쓸 거라는 결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파지에 걸터앉아 끙끙 앓다가 찾아낸 시어'로 '두근두근 순백의 종이에 첫발을 뗀다'는 그 시 한 줄을 위해 시인은 앞으로 더욱더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전개할 것이다."
송문희 시인이 "앞으로 더욱더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전개"하면서 발견하게 될 수많은 시적인 것들을 즐겁게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1부 갑작스런 슬픔과 마주쳤을 때
그대여 가자
얼룩무늬를 그리다
풀의 공식
본 것, 못 본 것
나를 업데이트하다
핑크 카펫
로드킬
숨뿌리
악다구니
열 개의 자궁
불편한 잠
별잔치 별천지
봄날을 주차하다
집밥의 정석
그늘의 훈계
슬픔 한 권-코로나19를 발췌하다
그리운 바보
2부 오래된 아픔에 귀가 멀어질 때
밤꽃
프리저브드 플라워
검은 눈물
고래의 식사
삼세판
12월에게
귀
폐가
외딴 섬
찬란한 이별
노랑나비
늙은 호박
흔들리는 봄
조끼말 에피소드
며느리발톱
하필, 사루비아
3부 카스토르와 폴록스가 다복다복 반짝이는
쌍둥이자리
무가지
등대
빨강 엄마
가문비나무의 구설
청보리밭
노브라 챌린지
길에 갇히다
그녀의 블로그를 가다
복復, 복福
설악화 혹은 설악초
말무덤
바람이 불면 승부역으로 간다
천 개의 눈
겨울나무
거미줄
4부 그 고요한 잎 그늘의 오후를 잊지 못하네
애벌레의 노래
종소리
어떤 유산
먼 별
불휘
꽃차를 마시다
커튼콜
나무의 집
춤꾼
꽃, 피다
물의 상처
고요를 찾다
첫밗
헤이, 빗살무늬
출발점
고흐의 마을
해설 _ 저 생명체들과 인간이 잘 어울려 살아야 한다 _ 이승하
1부 갑작스런 슬픔과 마주쳤을 때
그대여 가자
얼룩무늬를 그리다
풀의 공식
본 것, 못 본 것
나를 업데이트하다
핑크 카펫
로드킬
숨뿌리
악다구니
열 개의 자궁
불편한 잠
별잔치 별천지
봄날을 주차하다
집밥의 정석
그늘의 훈계
슬픔 한 권-코로나19를 발췌하다
그리운 바보
2부 오래된 아픔에 귀가 멀어질 때
밤꽃
프리저브드 플라워
검은 눈물
고래의 식사
삼세판
12월에게
귀
폐가
외딴 섬
찬란한 이별
노랑나비
늙은 호박
흔들리는 봄
조끼말 에피소드
며느리발톱
하필, 사루비아
3부 카스토르와 폴록스가 다복다복 반짝이는
쌍둥이자리
무가지
등대
빨강 엄마
가문비나무의 구설
청보리밭
노브라 챌린지
길에 갇히다
그녀의 블로그를 가다
복復, 복福
설악화 혹은 설악초
말무덤
바람이 불면 승부역으로 간다
천 개의 눈
겨울나무
거미줄
4부 그 고요한 잎 그늘의 오후를 잊지 못하네
애벌레의 노래
종소리
어떤 유산
먼 별
불휘
꽃차를 마시다
커튼콜
나무의 집
춤꾼
꽃, 피다
물의 상처
고요를 찾다
첫밗
헤이, 빗살무늬
출발점
고흐의 마을
해설 _ 저 생명체들과 인간이 잘 어울려 살아야 한다 _ 이승하
저자
저자
송문희
송문희 시인은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계간 『시와비평』으로 등단했다. 밀양문인협회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산가톨릭문인협회, 두레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19년 두레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17년, 2020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창작 지원금을 수혜했다. 시집으로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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