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강을 건너온 미나리체(달아실시선 37)
손한옥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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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실시선 37권. 손한옥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전설 같은 이야기, 하늘과 바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손한옥의 시편들은 얼핏 보면 우리가 이미 지나쳐온 과거를 소환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우리가 잃어버린 미래를 소환하고 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잊고 살아서 그렇지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의 우리 삶은 지금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곳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있었고, 눈길 닿는 곳마다 전설이 묻어 있었으니, 삶은 그야말로 온통 신비로움으로 가득했다. 인류의 과학 기술과 지식 문명이 인류에게 유토피아에 닿게 할 것이라는 믿음은 진즉에 끝났고 이미 우리는 디스토피아를 목전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때 손한옥의 시편들은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근본에 대한 무거운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너무 쉽게 잊고 살아서 그렇지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의 우리 삶은 지금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곳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있었고, 눈길 닿는 곳마다 전설이 묻어 있었으니, 삶은 그야말로 온통 신비로움으로 가득했다. 인류의 과학 기술과 지식 문명이 인류에게 유토피아에 닿게 할 것이라는 믿음은 진즉에 끝났고 이미 우리는 디스토피아를 목전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때 손한옥의 시편들은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근본에 대한 무거운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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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미나리체로 쓰여진 시, 모심(母心)과 모심[侍]의 시
- 손한옥 시집 『얼음 강을 건너온 미나리체』
손한옥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을 상재했다. 언젠가 나는 손한옥 시인의 시를 읽고 이런 메모를 남긴 적이 있다.
"어머니,는 더 이상 상징을 갖지 못하는 시대이다. 어제 에스비에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모성을 잃은 어머니들에 대해 다루지 않았던가. 굳이 시대를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어머니,는 시적 소재로 진부하다. 너무나 많은 시인들이 어머니를 시로 쓰지 않았던가. 그래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어머니'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존재들이다. 우리 모두는 '어머니'를 통과해서 나온 존재들이다. 그러니 시를 쓰는 자도 한 번은 반드시 '어머니'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 연유로 여전히 많은 시인들이 어머니를 '쓰고' 있지만, 문제는 언제나 '쓰여진 어머니'의 진부함이다. '쓰여진 어머니의 진부함'은 얼마나 안쓰러운 일인가. 와중에 손한옥의 시, 「직설적, 아주 직설적인」이 있어 참 다행이다. 어머니,가 진부한 것이 아니라 쓰여진 어머니,가 진부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만한 감동을 준 '쓰여진 어머니'가 있던가."
쓰여진 어머니,에 관한 이만한 시를 전에도 후에도 본 적이 없다. 진부한 소재가 어디 어머니뿐이겠는가. 상징과 은유를 잃어버린 수많은 사물과 이름들. 그것에 새로운 상징과 은유를 불어넣어 더 큰 부피의 감동을 만들어내는 시인이 바로 손한옥 시인이다. 이번 시집을 통해 그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전설 같은 이야기, 하늘과 바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손한옥의 시편들은 얼핏 보면 우리가 이미 지나쳐온 과거를 소환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우리가 잃어버린 미래를 소환하고 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잊고 살아서 그렇지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의 우리 삶은 지금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곳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있었고, 눈길 닿는 곳마다 전설이 묻어 있었으니, 삶은 그야말로 온통 신비로움으로 가득했다. 인류의 과학 기술과 지식 문명이 인류에게 유토피아에 닿게 할 것이라는 믿음은 진즉에 끝났고 이미 우리는 디스토피아를 목전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때 손한옥의 시편들은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근본에 대한 무거운 질문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에서 손한옥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코끼리 앞에서 늘 허물을 숨겼다 / 내가 무너졌다 / 코끼리 앞에서 허물을 다 드러냈다 / 코끼리가 무너졌다 // 적이 없는 자리 / 허물이 허물어진 자리 // 나의 모든 허물들이여 / 세상 밖으로 나가라 / 돌아오지 마라"(「시인의 말」 전문)
〈시인의 말〉을 나는 이렇게 바꿔 읽는다.
"詩 앞에서 늘 허물을 숨겼다 / 내가 무너졌다 / 詩 앞에서 허물을 다 드러냈다 / 詩가 무너졌다 // 적이 없는 자리 / 허물이 허물어진 자리 // 나의 모든 허물들이여 / 세상 밖으로 나가라 / 돌아오지 마라"
그러니까 시인은 지금까지 써온 모든 시를 무너뜨리면서 다시 또 새로운 시의 길을 내딛겠다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리스트에 고딕체로 저장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책마다 서명하고 밀봉했다
겨울 한철 미나리처럼 살아 있었다고
초록빛 선명하게 그려 보냈다
공동묘지 앞을 지나면서도 휘파람 부는 유쾌한 낙천 뒤에
정직한 고통들 눈물도 싱싱하다고
초췌한 흔적을 남기고 날아가는 저 말의 빛과 그림자
할 말을 했다는 반과 말도 안 된다는 반에서 나는 또 웅크린 스피노자를 생각한다
처음보다 두 번째 두 번보다 세 번째 세 번보다 네 번째 네 번보다 다섯 번째
햇빛을 가리지 않은 사람만이
얼음 강을 건너온 미나리체를 만날 것이라고
- 「미나리체로 서명하다」 전문
시인은 이번 시집이 "미나리체"로 쓰여진 시집이라며 "처음보다 두 번째 두 번보다 세 번째 세 번보다 네 번째 네 번보다 다섯 번째 / 햇빛을 가리지 않은 사람만이 / 얼음 강을 건너온 미나리체를 만날 것"이라고 했다. 무슨 뜻일까. 나는 "오만과 편견과 독선과 아집이라는 고딕의 감옥, 유위(有爲=人爲)의 감옥에서 벗어나면 비로소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미나리체를 만날 것"이라고 읽는다.
손한옥 시인은 이번 시집을 포함 지금까지 다섯 권의 시집을 냈다. 그 전체를 관통하는 시적 형식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직설(直說)을 꼽는다. 그의 언어는 화살과 같아서 결코 에두르지 않는다.
보통의 시인들은 말[言]을 지우기 위해 말[語]을 쓴다. 말[語]을 지워서 더 큰 말[言]을 그린다. 직설(直說)을 피해 곡설(曲說)로 간다. 그런데 손한옥 시인은 조금 다르다. 손한옥 시인의 말은 벼리고 벼린 화살촉을 장착한 화살과 같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겉으로 보이기에는 직진(直進)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속 카메라로 촬영을 하면 실제로는 곡진(曲進)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곡진하기 때문에 정곡(正鵠)을 찌를 수 있다는 데 바로 화살의 비밀이 숨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손한옥 시인은 "직설(直說)로 곡해(曲解)를 짓고, 곡해 속에서 말의 진경(眞景)을 펼쳐 보이고, 마침내 삶의 정곡(正鵠)을 찌른다."
- 손한옥 시집 『얼음 강을 건너온 미나리체』
손한옥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을 상재했다. 언젠가 나는 손한옥 시인의 시를 읽고 이런 메모를 남긴 적이 있다.
"어머니,는 더 이상 상징을 갖지 못하는 시대이다. 어제 에스비에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모성을 잃은 어머니들에 대해 다루지 않았던가. 굳이 시대를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어머니,는 시적 소재로 진부하다. 너무나 많은 시인들이 어머니를 시로 쓰지 않았던가. 그래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어머니'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존재들이다. 우리 모두는 '어머니'를 통과해서 나온 존재들이다. 그러니 시를 쓰는 자도 한 번은 반드시 '어머니'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 연유로 여전히 많은 시인들이 어머니를 '쓰고' 있지만, 문제는 언제나 '쓰여진 어머니'의 진부함이다. '쓰여진 어머니의 진부함'은 얼마나 안쓰러운 일인가. 와중에 손한옥의 시, 「직설적, 아주 직설적인」이 있어 참 다행이다. 어머니,가 진부한 것이 아니라 쓰여진 어머니,가 진부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만한 감동을 준 '쓰여진 어머니'가 있던가."
쓰여진 어머니,에 관한 이만한 시를 전에도 후에도 본 적이 없다. 진부한 소재가 어디 어머니뿐이겠는가. 상징과 은유를 잃어버린 수많은 사물과 이름들. 그것에 새로운 상징과 은유를 불어넣어 더 큰 부피의 감동을 만들어내는 시인이 바로 손한옥 시인이다. 이번 시집을 통해 그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전설 같은 이야기, 하늘과 바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손한옥의 시편들은 얼핏 보면 우리가 이미 지나쳐온 과거를 소환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우리가 잃어버린 미래를 소환하고 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잊고 살아서 그렇지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의 우리 삶은 지금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곳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있었고, 눈길 닿는 곳마다 전설이 묻어 있었으니, 삶은 그야말로 온통 신비로움으로 가득했다. 인류의 과학 기술과 지식 문명이 인류에게 유토피아에 닿게 할 것이라는 믿음은 진즉에 끝났고 이미 우리는 디스토피아를 목전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때 손한옥의 시편들은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근본에 대한 무거운 질문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에서 손한옥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코끼리 앞에서 늘 허물을 숨겼다 / 내가 무너졌다 / 코끼리 앞에서 허물을 다 드러냈다 / 코끼리가 무너졌다 // 적이 없는 자리 / 허물이 허물어진 자리 // 나의 모든 허물들이여 / 세상 밖으로 나가라 / 돌아오지 마라"(「시인의 말」 전문)
〈시인의 말〉을 나는 이렇게 바꿔 읽는다.
"詩 앞에서 늘 허물을 숨겼다 / 내가 무너졌다 / 詩 앞에서 허물을 다 드러냈다 / 詩가 무너졌다 // 적이 없는 자리 / 허물이 허물어진 자리 // 나의 모든 허물들이여 / 세상 밖으로 나가라 / 돌아오지 마라"
그러니까 시인은 지금까지 써온 모든 시를 무너뜨리면서 다시 또 새로운 시의 길을 내딛겠다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리스트에 고딕체로 저장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책마다 서명하고 밀봉했다
겨울 한철 미나리처럼 살아 있었다고
초록빛 선명하게 그려 보냈다
공동묘지 앞을 지나면서도 휘파람 부는 유쾌한 낙천 뒤에
정직한 고통들 눈물도 싱싱하다고
초췌한 흔적을 남기고 날아가는 저 말의 빛과 그림자
할 말을 했다는 반과 말도 안 된다는 반에서 나는 또 웅크린 스피노자를 생각한다
처음보다 두 번째 두 번보다 세 번째 세 번보다 네 번째 네 번보다 다섯 번째
햇빛을 가리지 않은 사람만이
얼음 강을 건너온 미나리체를 만날 것이라고
- 「미나리체로 서명하다」 전문
시인은 이번 시집이 "미나리체"로 쓰여진 시집이라며 "처음보다 두 번째 두 번보다 세 번째 세 번보다 네 번째 네 번보다 다섯 번째 / 햇빛을 가리지 않은 사람만이 / 얼음 강을 건너온 미나리체를 만날 것"이라고 했다. 무슨 뜻일까. 나는 "오만과 편견과 독선과 아집이라는 고딕의 감옥, 유위(有爲=人爲)의 감옥에서 벗어나면 비로소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미나리체를 만날 것"이라고 읽는다.
손한옥 시인은 이번 시집을 포함 지금까지 다섯 권의 시집을 냈다. 그 전체를 관통하는 시적 형식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직설(直說)을 꼽는다. 그의 언어는 화살과 같아서 결코 에두르지 않는다.
보통의 시인들은 말[言]을 지우기 위해 말[語]을 쓴다. 말[語]을 지워서 더 큰 말[言]을 그린다. 직설(直說)을 피해 곡설(曲說)로 간다. 그런데 손한옥 시인은 조금 다르다. 손한옥 시인의 말은 벼리고 벼린 화살촉을 장착한 화살과 같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겉으로 보이기에는 직진(直進)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속 카메라로 촬영을 하면 실제로는 곡진(曲進)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곡진하기 때문에 정곡(正鵠)을 찌를 수 있다는 데 바로 화살의 비밀이 숨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손한옥 시인은 "직설(直說)로 곡해(曲解)를 짓고, 곡해 속에서 말의 진경(眞景)을 펼쳐 보이고, 마침내 삶의 정곡(正鵠)을 찌른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1부
미나리체로 서명하다
제도 증후군
안과 밖 그 사이, 날개는
공정한 식탁
굿모닝 좋은 아침
그리워라 발랄한 날
직설적인 새
만萬에 하나
대나무 꿀에 빠지다
새벽 꿈
민들레 하얀 봄
오월의 메타포
산정에서 읽다
마지막 팬티
머리를 감고
2부
양다리
개분과 계분
감자꽃 부탁
산 땅
공연한 기쁨
욕망도 자라는 봄
어느 독서의 배후
단단한 잠
근기의 그릇
거미집
눈으로 말하다
콩의 눈물
물도 헹궈 먹는다
에르메스 애니멀과 지하철
천둥에게
3부
닭대가리
777호실 병에게
가상의 슬픔
이상한 기념일
이팝꽃
지시적 반란에 대한 수정
모네의 봄
쪽밤
쪽잠
친밀의 미로
밀양 1
밀양 2
잘못된 못, 못
심안心眼
말 달리다
4부
비극과 희극 사이
곶감이 된 밀감
공자 80대손
디바 네일
봉은사 홍매화
곪으면 터진다
바이러스 기우 - 인서에게
저, 별등
세신洗身
길과 소음 사이
맑음의 바탕
버려진 의자
칠 년 만의 식사
바람돌이 여우
장미, 그 우월한
해설 _ 미나리체로 쓰여진 시, 모심(母心)과 모심[侍]의 시 ㆍ 박제영
1부
미나리체로 서명하다
제도 증후군
안과 밖 그 사이, 날개는
공정한 식탁
굿모닝 좋은 아침
그리워라 발랄한 날
직설적인 새
만萬에 하나
대나무 꿀에 빠지다
새벽 꿈
민들레 하얀 봄
오월의 메타포
산정에서 읽다
마지막 팬티
머리를 감고
2부
양다리
개분과 계분
감자꽃 부탁
산 땅
공연한 기쁨
욕망도 자라는 봄
어느 독서의 배후
단단한 잠
근기의 그릇
거미집
눈으로 말하다
콩의 눈물
물도 헹궈 먹는다
에르메스 애니멀과 지하철
천둥에게
3부
닭대가리
777호실 병에게
가상의 슬픔
이상한 기념일
이팝꽃
지시적 반란에 대한 수정
모네의 봄
쪽밤
쪽잠
친밀의 미로
밀양 1
밀양 2
잘못된 못, 못
심안心眼
말 달리다
4부
비극과 희극 사이
곶감이 된 밀감
공자 80대손
디바 네일
봉은사 홍매화
곪으면 터진다
바이러스 기우 - 인서에게
저, 별등
세신洗身
길과 소음 사이
맑음의 바탕
버려진 의자
칠 년 만의 식사
바람돌이 여우
장미, 그 우월한
해설 _ 미나리체로 쓰여진 시, 모심(母心)과 모심[侍]의 시 ㆍ 박제영
저자
저자
손한옥
2002년 『미네르바』로 시, 2016년 『한국미소문학』으로 동시 등단했다. 시집으로 『목화꽃 위에 지던 꽃』, 『직설적, 아주 직설적인』, 『13월 바람』,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가 있다. 한국시인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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