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웬일이니! 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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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과 부정의 시대에 나타난 공포를 그리다!
2017년, 저자와 제목을 가리고 책을 판매하는 것을 콘셉트로 「개봉열독 시리즈」를 함께 진행했던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 출판사가 2018년에는 한 작가의 소설, 산문, 편지를 동시에 출간해 작가의 다채로움을 조명해보는 것을 콘셉트로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초역판을 동시에 보여주며 새로운 작가적 매력을 밝히고자 한다. 책의 디자인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데일리라이크와 컬레버레이션으로 진행되었다.
은행나무에서 선보이는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1921년 여름에 완성됐고 다음 해 3월에 출간됐다. 저자가《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미국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기반을 닦아준 소설로, 아내인 젤다 피츠제럴드와의 결혼 생활을 묘사한 자전적 작품이다. 당시 상류층 사람들이 얼마나 사치스럽고 향락에 젖은 생활을 하는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1차 세계대전 직후 급변하는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요인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깊은 불협화음을 초래하는지 그려내고 있다.
화려한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멋지고 강렬한 색채를 뿜어내는 앤서니와 글로리아 패치 부부. 이 매력적인 커플은 뉴욕에서의 짜릿하고 황홀한 삶을 좇아 수없이 많은 날들 동안 파티를 열고 춤을 춘다. 앤서니는 자산가인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을 막대한 유산만 기다리며 오랫동안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아내 글로리아와 함께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한다. 하지만 기대했던 유산을 얻지 못하고 화려했던 결혼 생활마저 퇴색돼가자 앤서니는 점차 알코올중독과 우울증, 신경쇠약을 겪으며 무너지는데…….
2017년, 저자와 제목을 가리고 책을 판매하는 것을 콘셉트로 「개봉열독 시리즈」를 함께 진행했던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 출판사가 2018년에는 한 작가의 소설, 산문, 편지를 동시에 출간해 작가의 다채로움을 조명해보는 것을 콘셉트로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초역판을 동시에 보여주며 새로운 작가적 매력을 밝히고자 한다. 책의 디자인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데일리라이크와 컬레버레이션으로 진행되었다.
은행나무에서 선보이는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1921년 여름에 완성됐고 다음 해 3월에 출간됐다. 저자가《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미국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기반을 닦아준 소설로, 아내인 젤다 피츠제럴드와의 결혼 생활을 묘사한 자전적 작품이다. 당시 상류층 사람들이 얼마나 사치스럽고 향락에 젖은 생활을 하는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1차 세계대전 직후 급변하는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요인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깊은 불협화음을 초래하는지 그려내고 있다.
화려한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멋지고 강렬한 색채를 뿜어내는 앤서니와 글로리아 패치 부부. 이 매력적인 커플은 뉴욕에서의 짜릿하고 황홀한 삶을 좇아 수없이 많은 날들 동안 파티를 열고 춤을 춘다. 앤서니는 자산가인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을 막대한 유산만 기다리며 오랫동안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아내 글로리아와 함께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한다. 하지만 기대했던 유산을 얻지 못하고 화려했던 결혼 생활마저 퇴색돼가자 앤서니는 점차 알코올중독과 우울증, 신경쇠약을 겪으며 무너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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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F. 스콧 피츠제럴드의 국내 초역 장편소설
마음이 부서지고 절망스러운 시대의 아름답고 비극적인 초상
"삶의 과정과 결과로 인생의 결론을 내리고 싶어 하는 이들과 함께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읽고 싶다.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불행을 인식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가장 뛰어난 인식의 도구는 소설이다."_정용준(소설가)
《위대한 개츠비》(1925)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두 번째 장편소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1922)이 초역됐다. 출판사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 3사 공동 기획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시리즈'(▶ 시리즈 설명 참조)의 일환으로 2018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 피츠제럴드가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미국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그 기반을 닦아준 소설로, 아내인 젤다 피츠제럴드와의 결혼 생활을 묘사한 자전적 작품이다. 1차 세계대전 직후 1920년대 재즈 시대 뉴욕의 생생한 초상이자, 어딘가에 뿌리 내리지 못하는 청년 세대에 대한 신랄한 묘사로써 과잉과 부정의 시대에 나타난 공포를 낱낱이 보여준다.
멋지고 강렬한 색채를 뿜어내는 주인공인 앤서니와 글로리아 패치 부부는 화려한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이 매력적인 커플은 뉴욕에서의 짜릿하고 황홀한 삶을 좇아 수없이 많은 날들 동안 파티를 열고 춤을 춘다. 젊고 부유하고 생기 넘치는 두 사람의 결혼은 열정적이고 극적인 퍼포먼스에 가깝다. 앤서니는 자산가인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을 막대한 유산만 기다리며 오랫동안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아내 글로리아와 함께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한다. 하지만 기대했던 유산을 얻지 못하고 화려했던 결혼 생활마저 퇴색돼가자 앤서니는 점차 알코올중독과 우울증, 신경쇠약을 겪으며 무너진다.
3부 9장(각 부 3장씩)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대체로 시간순으로 진행되지만, 때때로 시간을 건너뛰기도 한다. 또 연극 대본의 형식을 차용하기도 하고 글로리아의 관점에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하거나 앤서니의 친구 모리 노블의 장광설이 쭉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장치들은 피츠제럴드 특유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체와 어우러져 소설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 소설은 당시 상류층 사람들이 얼마나 사치스럽고 향락에 젖은 생활을 하는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1차 세계대전 직후 급변하는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요인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깊은 불협화음을 초래하는지 그려내고 있다.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자 피츠제럴드의 자전적 삶의 투영
24세의 피츠제럴드는 첫 장편소설 《낙원의 이편》(1920)으로 단숨에 인기 작가가 되어 문학으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이룬다. 그리고 출간 2주 만에, 1918년 만나 사랑에 빠졌다가 1년 후 피츠제럴드와의 약혼을 저버렸던 젤다 세이어와 결혼했으며, 그가 원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게 된다.
1920년 8월에 피츠제럴드는 스크리브너스 출판사에 집필 중인 새로운 소설에 대해 언급했다. "내 새로운 소설 '로켓의 비상'은 앤서니라는 인물의 25세부터 33세(1913~1921)까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예술가의 취향과 약점을 지닌 사람이지만 실제로 창작의 영감은 없습니다. 앤서니와 그의 젊고 아름다운 아내가 어떻게 방탕의 함정에 좌초되는지가 이야기됩니다. 비도덕적으로 들리지만 사실 이 소설은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끌 거고 + 내 첫 소설을 좋아했던 비평가들을 실망시키지 않길 바랍니다." 이렇게 두 번째 장편소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 1921년 여름에 완성됐고 다음 해 3월에 출간됐다.
초판 표지 일러스트를 본 독자들은 작가와 그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라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 W. E. 힐은 야회복 차림의 피츠제럴드 부부와 닮은 한 커플을 그렸다. 소설 내용 또한 피츠제럴드 부부의 삶과 유사해 보인다. 피츠제럴드는 아내의 일기장이나 편지를 가져다 쓰기도 하고, 친구가 피츠제럴드 부부와 관련된 사건들을 적어놓은 기록을 차용하기도 했다. 패치 부부의 파티 장면 묘사나 회색 집을 방문한 조 헐에 대한 글로리아의 광적인 반응 또는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글로리아의 꿈도 실제 모습이 반영됐을 것이다.
놀랍게도 소설은 피츠제럴드 부부의 이후 삶의 변화를 무시무시하게 예고한다.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연작 에세이 《재즈 시대의 메아리》(1945)에서 다룰 신경쇠약으로 고통받게 될 피츠제럴드는 1930년에 스위스의 한 진료소에서 조현병으로 치료받고 있던 아내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썼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이 성숙하게 쓰인 책이길 바라. 왜냐하면 모두 사실이니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망쳤지―우리가 서로를 망쳤다고 진정으로 생각한 적은 절대 없어."
경쾌하게 빛나는 《낙원의 이편》을 넘어 심연을 파헤치는 소설
《낙원의 이편》과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 모두 1920년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 에이머리 블레인과 앤서니 패치는 둘 다 상류층 출신이다. 그러나 두 번째 소설은 대학 생활 중심의 낙관적인 첫 번째 소설과는 전혀 다르다. 《낙원의 이편》 후반부에 가면 에이머리가 종교, 신분제, 자본주의에 저항하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리라는 암시가 있다. 그와 반대로 언젠가 저명한 외교관 혹은 의회 의원이 되리라고 믿었던 앤서니 패치는 거의 성취한 것이 없다. 성공적인 작가가 되리라고 희망한 적도 있지만 그의 유일한 저작은 소소한 잡지에 실렸을 뿐이다.
피츠제럴드가 의도했을지는 모르나, 패치라는 이름은 무언가 불완전한 것을 내포하며 '바보스러운 사람'이라는 또 다른 뜻(패치는 월시 추기경의 어릿광대의 별명이기도 했다)도 있다. 벽에 유명한 여배우들의 사진을 걸어놓는다든지 미인에게 바치는 찬가를 부른다든지 하는 것을 볼 때 앤서니는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파괴적일 수도 퇴색될 수도 있다. 아름답지만 이기적인 글로리아 길버트와의 결혼은 처음에는 이상적이었지만 현실이 개입하고 두 사람의 목표였던 애덤 패치의 유산을 받을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천천히 붕괴된다. 소설 후반부에 가면서 글로리아의 아름다움은 바랜다. 글로리아는 여성을 '깨끗한지 아닌지'로 분류했었다. 한데 거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어느 여성이 글로리아를 "뭔가 물이 들고 깨끗하지 않은 사람"(573쪽)으로 묘사한다. 앤서니의 퇴락은 훨씬 더 뚜렷한데, "승자는 전리품에 속한다"(5쪽)는 아이러니한 제사(題詞)가 의미심장하다.
친구 모리 노블과 리처드 캐러멜도 타락해간다. 하버드에서 앤서니와 가장 친한 친구였던 모리는 "동급생 사이에서 가장 독특하고 반짝반짝 빛나고 특이한 사람이었다."(34쪽) 사회사업가로 경력을 시작했으나 문학으로 진로를 돌린 친구 리처드 캐러멜은 첫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 돈을 위해 예술에의 신념을 버리고 대중 로맨스 소설들을 쓰기 시작한다. 어떤 점에서 그는 피츠제럴드를 비판하기까지 한다.
피츠제럴드는 산업, 광고, 종교, 검열, 군대, 사회 복지 사업, 결혼, 그 시대의 대중문학까지 조롱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주제는 역시 전후(戰後) 삶의 허무함과 무의미함일 것이다. 소설 앞부분에서 화자는 앤서니에 대해 이렇게 쓴다. "그가 의미 있게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 첫 번째 논거로는 인생에는 원래 의미 따윈 없다는 사실을 꼽아야겠다."(78쪽) 2부 2장 '향연'에서 모리 노블이 펼치는 장광설을 듣고 글로리아는 "삶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단 하나밖에 없어, 어쨌든. (…) 인생에서 배울 교훈이란 없다는 거지"(335쪽)라고 말한다.
피츠제럴드 특유의 신선함과 독창성
1920년대 뉴욕, 화려한 재즈 시대의 감각적이고 생생한 묘사
이 작품에는 다른 어떤 소설보다도 뉴욕에 대해 많은 것이 쓰였다. 언급된 뉴욕의 호텔, 극장, 나이트클럽의 대부분은 피츠제럴드가 소설을 쓸 당시에 현존해 있었다. 앤서니 패치가 처음 뉴욕에 살게 되었을 때 그의 아파트는 52번가가 내려다보이는, 안락한 가구가 갖춰진 아파트였다. 1913년 10월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는 5번가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리츠칼턴 호텔의 지붕 위에서였다. 뒤이어 근처 극장에서 뮤지컬코미디 오프닝 공연을 보러 간다.
극장 입구에서 그들은 첫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잠시 동안 기다렸다. 무수히 많은, 다채로운 색상의 비단과 모피로 꾸민 극장용 외투들. 장밋빛이 도는 하얀 팔과 목과 귓불에 늘어진 보석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비단 모자들 가운데 떨어진, 헤아릴 수 없이 넓은 반짝임의 물결. (40쪽)
이것은 앤서니가 하층 계급 사람들로 번잡한 타임스퀘어를 통과해 집으로 돌아갈 때와 사뭇 대조된다.
앤서니의 주변을 얼굴들이 빙빙 돌았다. 못생긴, 죄가 될 만큼 못생긴 소녀들이 떠다니는 만화경?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말랐지만 따뜻하고 열정적인 숨을 밤으로 쏟아내면서 이 가을 공기 위로 떠다녔다. 속되어도 약간 미묘하게 신비로운 것 같다고 생각했다. (41쪽)
20세기 초 뉴욕의 광경과 소리와 냄새가 소설 속에 있다. 1920년 뉴욕 인구의 40퍼센트는 외국인으로, 맨해튼과 브롱크스에 대부분 거주했다. 하버드를 졸업하자마자 리처드 캐러멜은 '외국인 청년 구조 협회'의 간사로서 뉴욕의 슬럼가에서 이민자들과 일한다.
"사치의 바다 위를 고향이라는 닻도 책임감이라는 키도 없이 표류하는 사람들"
1차 세계대전 후 뿌리 없이 떠도는 인물들에 대한 파괴적 풍자
대체로 앤서니와 글로리아는 리처드 캐러멜과 모리 노블과 함께 하층계급 사람들 또는 이민자들을 향한 의기양양한 우월감과 경멸을 공유하고 있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리 장군의 집을 방문했을 당시 글로리아는 관광객들을 '짐승들'이라고 부른다. 전쟁이 나자 글로리아는 적십자사에 합류할까 생각하지만 "흑인들의 몸을 알코올로 닦아주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429쪽) 생각을 바꾼다. 또 피츠제럴드는 병이 났을 때 잠들어 있던 글로리아가 갑자기 깨어나 장황하게 이야기할 때 그녀의 냉담한 성격에 대해 강조한다. 물론 앤서니도 군대에서 만나게 된 징집병들에게 혐오감을 느끼는 등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
이 잘못된 우월감은 소설 말미에서 가장 명백히 드러난다. 술 마실 돈을 빌리려는 시도가 좌절되고 (예전에 연적이었던) 영화제작자 조지프 블록먼이 글로리아에게 영화에서 조연 역할 이상을 제공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앤서니가 레스토랑에서 파티를 열고 있는 블록먼을 찾아가 그를 모욕하고 "빌어먹을 유대인"(559쪽)이라고 욕할 때다. 블록먼은 미국에서 성공한 이민자의 모범적인 예다. 뮌헨에서 태어나 서커스에서 땅콩 판매원으로 시작해 보드빌관의 소유주가 되기까지 자수성가한 사람이었다. 그는 또한 소설 첫머리에 묘사될 때 이후로 외모와 매너도 바꾸었다. 앤서니는 블록먼의 신중한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욕적인 말을 반복한다.
《낙원의 이편》의 제시 퍼렌비의 부자 아버지에서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의 패치 부부로, 다시 《위대한 개츠비》의 뷰캐넌 부부로, 《밤은 부드러워》의 니콜 다이버로, 《마지막 거물》에서 영화 제작을 좌지우지하는 인물 묘사에 이르기까지, 피츠제럴드의 글쓰기는 상류층에 대한 불신을 반영했다. 1936년에 그는 "항상 여가 계층을 향한 변치 않는 불신, 반감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혁명가의 신념이 아니라 농부의 들끓는 증오심으로"라고 썼다. 이러한 감정은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에서 매우 중요하다. 패치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은 씁쓸한 고난일지 모르지만 이것은 피츠제럴드가 의도한 것이었다.
초판 표지에 쓰인 글은 이 소설 전체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 듯하다. "[이 소설은] 하나의 실체로 인식된 적 없는 미국 사회의 한 단면―우리의 위대한 도시의 레스토랑, 카바레, 극장, 호텔에 모여드는 부유(富裕)하고 떠도는 사람들―사치의 바다 위를 고향이라는 닻도 책임감이라는 키도 없이 표류하는 사람들―뿌리나 배경이 없는 사람들을 파괴적인 풍자와 함께 드러낸다."
[시리즈 소개]
국내 초역, 처음 만나는 피츠제럴드!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가 '개봉열독 시리즈'를 선보인 건 작년 이맘때쯤, 그러니까 2017년 4월의 일입니다. 시작은 다소 즉흥적이었어요. 세 출판사의 편집자들은 전부터 해외의 서점을 구경하러 슬렁슬렁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딱히 이렇다 할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고 '이곳에서는 어떤 책을 어떻게 파는가' 하는, 어디까지나 직업적 호기심에 따른 방문이었지요. 그런데 일본과 영국, 유럽 등지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도서 이벤트를 세 명이 동시에 목격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의 블랙 웰 서점에서는 매장 한편에 특별 매대를 설치하여 상시적으로 '서프라이즈 노벨(A NOVEL SURPRISE)!'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서점의 스태프들이 각 나라에서 출간된 소설을 엄선하여 제목을 가리고 판매하더군요. 독자들은 출간 국가와 가격만 알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문고X'라는 이름으로 책 전체를 띠지로 가리고 랩핑하여 판매하는 중이었습니다. 내용을 추측할 수 있는 힌트라고는 500페이지가 넘는다는 것, 가격이 810엔이라는 것, 논픽션이라는 것이 전부였어요. 유럽의 서점들에서는 '블라인드 데이트 위드 어 북(Blind Date with a Book)'이라는 제목으로, 봉인된 포장지 앞면에 소설의 첫 문장만 적어둔다든가, '기괴함', '유머러스함' 같은 키워드만 인쇄해 놓는 등, 서점의 특색에 맞는 제각각의 방식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아, 다들 언제부터 이렇게 재미난 이벤트를 하고 있었던 건지. 정말 순수하게 감탄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제목을 가리고 파는 이벤트를 출판사에서 진행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까' 궁금해졌습니다. 이러한 궁금증은 무럭무럭 자라더니 마침내 실행에 옮겨졌지요.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의 2017년 출간 예정작 가운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책'을 선택하여 동시 출간해 보자는 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개봉열독 시리즈'는 여러 면에서 소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무엇보다 평소에 책을 구매하지 않던 독자들이 흥미를 보이고 책을 구매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하지만 두 군데도 아니고 세 군데나 되는 출판사가 뭔가를 함께 기획한다는 것은, 생색을 내자는 건 아니지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데 이 과정이 또, 뜻밖에 재밌었던 거예요. "이렇게 하는 게 더 흥미로울 것 같아", "아니지, 저렇게 하는 게 더 낫지"라며 다들 안 돌아가는 머리를 굴리고 열을 올리는 동안 주옥같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졌고, 형상화됐을 때는 뿌듯했습니다. 그것은 몹시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2018년 봄.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의 세 편집자는 어느 날 점심을 먹다가 문득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그거 말이죠, 한 번 더 해보면 어때요?", "좋죠." 누가 먼저 얘기를 꺼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기다렸다는 듯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정경만은 또렷하게 남아 있어요. 말하자면 '시즌 2'라고 해야겠지요. 두 번째 이벤트니까 앞서와 똑같은 콘셉트로는 곤란합니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발상이 아니라면 해봐야 의미가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하여 세 출판사의 연합 기획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몇 명의 작가가 물망에 올랐고 몇 개의 작품이 테이블에 놓였습니다. 논의가 거듭됐지만 딱 '이거다' 하고 무릎을 칠 만한 아이템은 보이지 않았어요.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지금까지 만들어 온 책의 색깔이 다르고 취향이 제각각이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면 그쪽이 더 이상하지요. '개봉열독 시리즈'는 기획을 각자 했으니 상대적으로 선택이 쉬웠던 겁니다.
실마리는 "우리 출판사에서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내볼까 생각중인데"라는 은행나무 편집자의 말에서 풀렸습니다. "피츠제럴드의 소설은 이미 다 번역 출간되지 않았나요?" "아니, 아직 소개되지 않은 작품이 있더라고요." 그 말을 듣자마자 저는 『잡문집』에 실린 하루키의 에세이를 떠올렸습니다. "1929년 10월 주가 대폭락, 스콧 피츠제럴드는 대서양 너머 저 멀리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뉴스를 접했다. 그 소리는 사막 끝까지 메아리쳤다, 라고 그는 훗날 회고했다."
여기서의 '회고'는 피츠제럴드의 에세이에 적힌 문장입니다. 1936년에 출간된 연작 에세이 『재즈 시대의 메아리』에는 "재즈 시대의 몰락과 젊은 날 뉴욕 시에 대해 품었던 환상, 작가로서의 고민, 즉 그가 자신의 작품에서 다루었던 문제들인 물질의 추구, 활기와 열정의 쇠퇴, 너무 일찍 성공한 사람이 겪는 문제를 다룬 글"들이 담겨 있습니다. 몇 년쯤 전에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나서 피츠제럴드의 에세이를 찾아봤는데, 당시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꽤 실려 있구나' 한 채로 넘겼다가 아직 출간되지 않은 그의 소설이 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떠올랐던 것입니다.
그다음 회의에서는 마음산책의 편집자가 영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천재작가 토마스 울프와 명편집자 맥스 퍼킨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지니어스>에는 이런 장면이 있지요. 미국의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원고를 알아봐준 맥스와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당신이 고치라는 대목은 전부 고치겠다"던 토마스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인사가 된 후에는 "맥스가 내 작품을 변형시켰다"며 화를 냅니다. 그러자 맥스의 불만을 들은 스콧 피츠제럴드가 이런 얘기를 하죠. "맥스는 다들 외면할 때 자네를 믿어준 유일한 사람이야. 본인이 쓴 글도 아닌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어. 자네도 언젠가 지금의 자리에서 내려오겠지. 기나긴 고통의 시간일 거야. 내가 알아. 그 시간을 함께해 줄 친구한테 왜 상처를 주나." 이 영화에서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지만 피츠제럴드와 맥스 퍼킨스의 관계도 만만찮게 드라마틱합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오고간 편지는 책으로 출간되었지요.
일련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나누던 우리는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모두들 스콧 피츠제럴드를 좋아하고 그의 책을 직접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콘셉트로는 꽤 그럴듯하지 않은가 하고 퍼뜩 생각했어요. 큰 매듭이 풀리자 그다음은 빠르게 결정되었습니다.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의 합동 프로젝트 제2탄은 '한 작가의 소설, 산문, 편지를 동시 출간함으로써 다채로움을 조명해 보자!'는 것이 콘셉트이며 시리즈명은 '웬일이니! 피츠제럴드'로 하자는 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지요.
당연히 판형과 디자인을 통일하자는 데도 합의했는데 특별한 방식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데일리라이크'와 콜라보로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세 명의 편집자가 다함께 '데일리라이크'의 본사가 있는 대구로 내려가 대표와 협상한 끝에 승낙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데일리라이크까지 네 군데 조직의 연합인 셈이네요.
최근 몇 년 동안 이런저런 이벤트를 하며 종종 떠올리는 구절이 있습니다. 기타다 히로미쓰가 『앞으로의 책방』에서 한 말이에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책 같은 건 읽지 않아도 즐겁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책을 읽는다고 배가 부르지는 않습니다. 보통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 책의 매력을 아무리 설명해도 책에 흥미를 갖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책이 있어 읽어보니 재미있더라'는 체험을 한 적이 없다면 책의 세계에 깊게 발을 들일 수 없겠죠. 때문에 책방의 역할은 그 '최초의 한 권'과의 만남을 좀 더 매력적으로 연출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매력적인 연출'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을 한마디로 설명해 주는 것 같기도 했고요. 이런 연출, 앞으로도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모쪼록 즐겨주시길.
마음산책 편집자, 은행나무의 편집자를 대신하여
북스피어 편집자 드림.
마음이 부서지고 절망스러운 시대의 아름답고 비극적인 초상
"삶의 과정과 결과로 인생의 결론을 내리고 싶어 하는 이들과 함께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읽고 싶다.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불행을 인식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가장 뛰어난 인식의 도구는 소설이다."_정용준(소설가)
《위대한 개츠비》(1925)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두 번째 장편소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1922)이 초역됐다. 출판사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 3사 공동 기획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시리즈'(▶ 시리즈 설명 참조)의 일환으로 2018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 피츠제럴드가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미국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그 기반을 닦아준 소설로, 아내인 젤다 피츠제럴드와의 결혼 생활을 묘사한 자전적 작품이다. 1차 세계대전 직후 1920년대 재즈 시대 뉴욕의 생생한 초상이자, 어딘가에 뿌리 내리지 못하는 청년 세대에 대한 신랄한 묘사로써 과잉과 부정의 시대에 나타난 공포를 낱낱이 보여준다.
멋지고 강렬한 색채를 뿜어내는 주인공인 앤서니와 글로리아 패치 부부는 화려한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이 매력적인 커플은 뉴욕에서의 짜릿하고 황홀한 삶을 좇아 수없이 많은 날들 동안 파티를 열고 춤을 춘다. 젊고 부유하고 생기 넘치는 두 사람의 결혼은 열정적이고 극적인 퍼포먼스에 가깝다. 앤서니는 자산가인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을 막대한 유산만 기다리며 오랫동안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아내 글로리아와 함께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한다. 하지만 기대했던 유산을 얻지 못하고 화려했던 결혼 생활마저 퇴색돼가자 앤서니는 점차 알코올중독과 우울증, 신경쇠약을 겪으며 무너진다.
3부 9장(각 부 3장씩)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대체로 시간순으로 진행되지만, 때때로 시간을 건너뛰기도 한다. 또 연극 대본의 형식을 차용하기도 하고 글로리아의 관점에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하거나 앤서니의 친구 모리 노블의 장광설이 쭉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장치들은 피츠제럴드 특유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체와 어우러져 소설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 소설은 당시 상류층 사람들이 얼마나 사치스럽고 향락에 젖은 생활을 하는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1차 세계대전 직후 급변하는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요인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깊은 불협화음을 초래하는지 그려내고 있다.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자 피츠제럴드의 자전적 삶의 투영
24세의 피츠제럴드는 첫 장편소설 《낙원의 이편》(1920)으로 단숨에 인기 작가가 되어 문학으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이룬다. 그리고 출간 2주 만에, 1918년 만나 사랑에 빠졌다가 1년 후 피츠제럴드와의 약혼을 저버렸던 젤다 세이어와 결혼했으며, 그가 원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게 된다.
1920년 8월에 피츠제럴드는 스크리브너스 출판사에 집필 중인 새로운 소설에 대해 언급했다. "내 새로운 소설 '로켓의 비상'은 앤서니라는 인물의 25세부터 33세(1913~1921)까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예술가의 취향과 약점을 지닌 사람이지만 실제로 창작의 영감은 없습니다. 앤서니와 그의 젊고 아름다운 아내가 어떻게 방탕의 함정에 좌초되는지가 이야기됩니다. 비도덕적으로 들리지만 사실 이 소설은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끌 거고 + 내 첫 소설을 좋아했던 비평가들을 실망시키지 않길 바랍니다." 이렇게 두 번째 장편소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 1921년 여름에 완성됐고 다음 해 3월에 출간됐다.
초판 표지 일러스트를 본 독자들은 작가와 그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라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 W. E. 힐은 야회복 차림의 피츠제럴드 부부와 닮은 한 커플을 그렸다. 소설 내용 또한 피츠제럴드 부부의 삶과 유사해 보인다. 피츠제럴드는 아내의 일기장이나 편지를 가져다 쓰기도 하고, 친구가 피츠제럴드 부부와 관련된 사건들을 적어놓은 기록을 차용하기도 했다. 패치 부부의 파티 장면 묘사나 회색 집을 방문한 조 헐에 대한 글로리아의 광적인 반응 또는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글로리아의 꿈도 실제 모습이 반영됐을 것이다.
놀랍게도 소설은 피츠제럴드 부부의 이후 삶의 변화를 무시무시하게 예고한다.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연작 에세이 《재즈 시대의 메아리》(1945)에서 다룰 신경쇠약으로 고통받게 될 피츠제럴드는 1930년에 스위스의 한 진료소에서 조현병으로 치료받고 있던 아내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썼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이 성숙하게 쓰인 책이길 바라. 왜냐하면 모두 사실이니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망쳤지―우리가 서로를 망쳤다고 진정으로 생각한 적은 절대 없어."
경쾌하게 빛나는 《낙원의 이편》을 넘어 심연을 파헤치는 소설
《낙원의 이편》과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 모두 1920년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 에이머리 블레인과 앤서니 패치는 둘 다 상류층 출신이다. 그러나 두 번째 소설은 대학 생활 중심의 낙관적인 첫 번째 소설과는 전혀 다르다. 《낙원의 이편》 후반부에 가면 에이머리가 종교, 신분제, 자본주의에 저항하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리라는 암시가 있다. 그와 반대로 언젠가 저명한 외교관 혹은 의회 의원이 되리라고 믿었던 앤서니 패치는 거의 성취한 것이 없다. 성공적인 작가가 되리라고 희망한 적도 있지만 그의 유일한 저작은 소소한 잡지에 실렸을 뿐이다.
피츠제럴드가 의도했을지는 모르나, 패치라는 이름은 무언가 불완전한 것을 내포하며 '바보스러운 사람'이라는 또 다른 뜻(패치는 월시 추기경의 어릿광대의 별명이기도 했다)도 있다. 벽에 유명한 여배우들의 사진을 걸어놓는다든지 미인에게 바치는 찬가를 부른다든지 하는 것을 볼 때 앤서니는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파괴적일 수도 퇴색될 수도 있다. 아름답지만 이기적인 글로리아 길버트와의 결혼은 처음에는 이상적이었지만 현실이 개입하고 두 사람의 목표였던 애덤 패치의 유산을 받을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천천히 붕괴된다. 소설 후반부에 가면서 글로리아의 아름다움은 바랜다. 글로리아는 여성을 '깨끗한지 아닌지'로 분류했었다. 한데 거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어느 여성이 글로리아를 "뭔가 물이 들고 깨끗하지 않은 사람"(573쪽)으로 묘사한다. 앤서니의 퇴락은 훨씬 더 뚜렷한데, "승자는 전리품에 속한다"(5쪽)는 아이러니한 제사(題詞)가 의미심장하다.
친구 모리 노블과 리처드 캐러멜도 타락해간다. 하버드에서 앤서니와 가장 친한 친구였던 모리는 "동급생 사이에서 가장 독특하고 반짝반짝 빛나고 특이한 사람이었다."(34쪽) 사회사업가로 경력을 시작했으나 문학으로 진로를 돌린 친구 리처드 캐러멜은 첫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 돈을 위해 예술에의 신념을 버리고 대중 로맨스 소설들을 쓰기 시작한다. 어떤 점에서 그는 피츠제럴드를 비판하기까지 한다.
피츠제럴드는 산업, 광고, 종교, 검열, 군대, 사회 복지 사업, 결혼, 그 시대의 대중문학까지 조롱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주제는 역시 전후(戰後) 삶의 허무함과 무의미함일 것이다. 소설 앞부분에서 화자는 앤서니에 대해 이렇게 쓴다. "그가 의미 있게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 첫 번째 논거로는 인생에는 원래 의미 따윈 없다는 사실을 꼽아야겠다."(78쪽) 2부 2장 '향연'에서 모리 노블이 펼치는 장광설을 듣고 글로리아는 "삶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단 하나밖에 없어, 어쨌든. (…) 인생에서 배울 교훈이란 없다는 거지"(335쪽)라고 말한다.
피츠제럴드 특유의 신선함과 독창성
1920년대 뉴욕, 화려한 재즈 시대의 감각적이고 생생한 묘사
이 작품에는 다른 어떤 소설보다도 뉴욕에 대해 많은 것이 쓰였다. 언급된 뉴욕의 호텔, 극장, 나이트클럽의 대부분은 피츠제럴드가 소설을 쓸 당시에 현존해 있었다. 앤서니 패치가 처음 뉴욕에 살게 되었을 때 그의 아파트는 52번가가 내려다보이는, 안락한 가구가 갖춰진 아파트였다. 1913년 10월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는 5번가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리츠칼턴 호텔의 지붕 위에서였다. 뒤이어 근처 극장에서 뮤지컬코미디 오프닝 공연을 보러 간다.
극장 입구에서 그들은 첫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잠시 동안 기다렸다. 무수히 많은, 다채로운 색상의 비단과 모피로 꾸민 극장용 외투들. 장밋빛이 도는 하얀 팔과 목과 귓불에 늘어진 보석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비단 모자들 가운데 떨어진, 헤아릴 수 없이 넓은 반짝임의 물결. (40쪽)
이것은 앤서니가 하층 계급 사람들로 번잡한 타임스퀘어를 통과해 집으로 돌아갈 때와 사뭇 대조된다.
앤서니의 주변을 얼굴들이 빙빙 돌았다. 못생긴, 죄가 될 만큼 못생긴 소녀들이 떠다니는 만화경?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말랐지만 따뜻하고 열정적인 숨을 밤으로 쏟아내면서 이 가을 공기 위로 떠다녔다. 속되어도 약간 미묘하게 신비로운 것 같다고 생각했다. (41쪽)
20세기 초 뉴욕의 광경과 소리와 냄새가 소설 속에 있다. 1920년 뉴욕 인구의 40퍼센트는 외국인으로, 맨해튼과 브롱크스에 대부분 거주했다. 하버드를 졸업하자마자 리처드 캐러멜은 '외국인 청년 구조 협회'의 간사로서 뉴욕의 슬럼가에서 이민자들과 일한다.
"사치의 바다 위를 고향이라는 닻도 책임감이라는 키도 없이 표류하는 사람들"
1차 세계대전 후 뿌리 없이 떠도는 인물들에 대한 파괴적 풍자
대체로 앤서니와 글로리아는 리처드 캐러멜과 모리 노블과 함께 하층계급 사람들 또는 이민자들을 향한 의기양양한 우월감과 경멸을 공유하고 있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리 장군의 집을 방문했을 당시 글로리아는 관광객들을 '짐승들'이라고 부른다. 전쟁이 나자 글로리아는 적십자사에 합류할까 생각하지만 "흑인들의 몸을 알코올로 닦아주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429쪽) 생각을 바꾼다. 또 피츠제럴드는 병이 났을 때 잠들어 있던 글로리아가 갑자기 깨어나 장황하게 이야기할 때 그녀의 냉담한 성격에 대해 강조한다. 물론 앤서니도 군대에서 만나게 된 징집병들에게 혐오감을 느끼는 등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
이 잘못된 우월감은 소설 말미에서 가장 명백히 드러난다. 술 마실 돈을 빌리려는 시도가 좌절되고 (예전에 연적이었던) 영화제작자 조지프 블록먼이 글로리아에게 영화에서 조연 역할 이상을 제공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앤서니가 레스토랑에서 파티를 열고 있는 블록먼을 찾아가 그를 모욕하고 "빌어먹을 유대인"(559쪽)이라고 욕할 때다. 블록먼은 미국에서 성공한 이민자의 모범적인 예다. 뮌헨에서 태어나 서커스에서 땅콩 판매원으로 시작해 보드빌관의 소유주가 되기까지 자수성가한 사람이었다. 그는 또한 소설 첫머리에 묘사될 때 이후로 외모와 매너도 바꾸었다. 앤서니는 블록먼의 신중한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욕적인 말을 반복한다.
《낙원의 이편》의 제시 퍼렌비의 부자 아버지에서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의 패치 부부로, 다시 《위대한 개츠비》의 뷰캐넌 부부로, 《밤은 부드러워》의 니콜 다이버로, 《마지막 거물》에서 영화 제작을 좌지우지하는 인물 묘사에 이르기까지, 피츠제럴드의 글쓰기는 상류층에 대한 불신을 반영했다. 1936년에 그는 "항상 여가 계층을 향한 변치 않는 불신, 반감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혁명가의 신념이 아니라 농부의 들끓는 증오심으로"라고 썼다. 이러한 감정은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에서 매우 중요하다. 패치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은 씁쓸한 고난일지 모르지만 이것은 피츠제럴드가 의도한 것이었다.
초판 표지에 쓰인 글은 이 소설 전체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 듯하다. "[이 소설은] 하나의 실체로 인식된 적 없는 미국 사회의 한 단면―우리의 위대한 도시의 레스토랑, 카바레, 극장, 호텔에 모여드는 부유(富裕)하고 떠도는 사람들―사치의 바다 위를 고향이라는 닻도 책임감이라는 키도 없이 표류하는 사람들―뿌리나 배경이 없는 사람들을 파괴적인 풍자와 함께 드러낸다."
[시리즈 소개]
국내 초역, 처음 만나는 피츠제럴드!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가 '개봉열독 시리즈'를 선보인 건 작년 이맘때쯤, 그러니까 2017년 4월의 일입니다. 시작은 다소 즉흥적이었어요. 세 출판사의 편집자들은 전부터 해외의 서점을 구경하러 슬렁슬렁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딱히 이렇다 할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고 '이곳에서는 어떤 책을 어떻게 파는가' 하는, 어디까지나 직업적 호기심에 따른 방문이었지요. 그런데 일본과 영국, 유럽 등지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도서 이벤트를 세 명이 동시에 목격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의 블랙 웰 서점에서는 매장 한편에 특별 매대를 설치하여 상시적으로 '서프라이즈 노벨(A NOVEL SURPRISE)!'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서점의 스태프들이 각 나라에서 출간된 소설을 엄선하여 제목을 가리고 판매하더군요. 독자들은 출간 국가와 가격만 알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문고X'라는 이름으로 책 전체를 띠지로 가리고 랩핑하여 판매하는 중이었습니다. 내용을 추측할 수 있는 힌트라고는 500페이지가 넘는다는 것, 가격이 810엔이라는 것, 논픽션이라는 것이 전부였어요. 유럽의 서점들에서는 '블라인드 데이트 위드 어 북(Blind Date with a Book)'이라는 제목으로, 봉인된 포장지 앞면에 소설의 첫 문장만 적어둔다든가, '기괴함', '유머러스함' 같은 키워드만 인쇄해 놓는 등, 서점의 특색에 맞는 제각각의 방식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아, 다들 언제부터 이렇게 재미난 이벤트를 하고 있었던 건지. 정말 순수하게 감탄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제목을 가리고 파는 이벤트를 출판사에서 진행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까' 궁금해졌습니다. 이러한 궁금증은 무럭무럭 자라더니 마침내 실행에 옮겨졌지요.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의 2017년 출간 예정작 가운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책'을 선택하여 동시 출간해 보자는 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개봉열독 시리즈'는 여러 면에서 소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무엇보다 평소에 책을 구매하지 않던 독자들이 흥미를 보이고 책을 구매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하지만 두 군데도 아니고 세 군데나 되는 출판사가 뭔가를 함께 기획한다는 것은, 생색을 내자는 건 아니지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데 이 과정이 또, 뜻밖에 재밌었던 거예요. "이렇게 하는 게 더 흥미로울 것 같아", "아니지, 저렇게 하는 게 더 낫지"라며 다들 안 돌아가는 머리를 굴리고 열을 올리는 동안 주옥같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졌고, 형상화됐을 때는 뿌듯했습니다. 그것은 몹시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2018년 봄.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의 세 편집자는 어느 날 점심을 먹다가 문득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그거 말이죠, 한 번 더 해보면 어때요?", "좋죠." 누가 먼저 얘기를 꺼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기다렸다는 듯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정경만은 또렷하게 남아 있어요. 말하자면 '시즌 2'라고 해야겠지요. 두 번째 이벤트니까 앞서와 똑같은 콘셉트로는 곤란합니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발상이 아니라면 해봐야 의미가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하여 세 출판사의 연합 기획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몇 명의 작가가 물망에 올랐고 몇 개의 작품이 테이블에 놓였습니다. 논의가 거듭됐지만 딱 '이거다' 하고 무릎을 칠 만한 아이템은 보이지 않았어요.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지금까지 만들어 온 책의 색깔이 다르고 취향이 제각각이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면 그쪽이 더 이상하지요. '개봉열독 시리즈'는 기획을 각자 했으니 상대적으로 선택이 쉬웠던 겁니다.
실마리는 "우리 출판사에서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내볼까 생각중인데"라는 은행나무 편집자의 말에서 풀렸습니다. "피츠제럴드의 소설은 이미 다 번역 출간되지 않았나요?" "아니, 아직 소개되지 않은 작품이 있더라고요." 그 말을 듣자마자 저는 『잡문집』에 실린 하루키의 에세이를 떠올렸습니다. "1929년 10월 주가 대폭락, 스콧 피츠제럴드는 대서양 너머 저 멀리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뉴스를 접했다. 그 소리는 사막 끝까지 메아리쳤다, 라고 그는 훗날 회고했다."
여기서의 '회고'는 피츠제럴드의 에세이에 적힌 문장입니다. 1936년에 출간된 연작 에세이 『재즈 시대의 메아리』에는 "재즈 시대의 몰락과 젊은 날 뉴욕 시에 대해 품었던 환상, 작가로서의 고민, 즉 그가 자신의 작품에서 다루었던 문제들인 물질의 추구, 활기와 열정의 쇠퇴, 너무 일찍 성공한 사람이 겪는 문제를 다룬 글"들이 담겨 있습니다. 몇 년쯤 전에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나서 피츠제럴드의 에세이를 찾아봤는데, 당시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꽤 실려 있구나' 한 채로 넘겼다가 아직 출간되지 않은 그의 소설이 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떠올랐던 것입니다.
그다음 회의에서는 마음산책의 편집자가 영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천재작가 토마스 울프와 명편집자 맥스 퍼킨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지니어스>에는 이런 장면이 있지요. 미국의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원고를 알아봐준 맥스와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당신이 고치라는 대목은 전부 고치겠다"던 토마스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인사가 된 후에는 "맥스가 내 작품을 변형시켰다"며 화를 냅니다. 그러자 맥스의 불만을 들은 스콧 피츠제럴드가 이런 얘기를 하죠. "맥스는 다들 외면할 때 자네를 믿어준 유일한 사람이야. 본인이 쓴 글도 아닌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어. 자네도 언젠가 지금의 자리에서 내려오겠지. 기나긴 고통의 시간일 거야. 내가 알아. 그 시간을 함께해 줄 친구한테 왜 상처를 주나." 이 영화에서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지만 피츠제럴드와 맥스 퍼킨스의 관계도 만만찮게 드라마틱합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오고간 편지는 책으로 출간되었지요.
일련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나누던 우리는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모두들 스콧 피츠제럴드를 좋아하고 그의 책을 직접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콘셉트로는 꽤 그럴듯하지 않은가 하고 퍼뜩 생각했어요. 큰 매듭이 풀리자 그다음은 빠르게 결정되었습니다.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의 합동 프로젝트 제2탄은 '한 작가의 소설, 산문, 편지를 동시 출간함으로써 다채로움을 조명해 보자!'는 것이 콘셉트이며 시리즈명은 '웬일이니! 피츠제럴드'로 하자는 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지요.
당연히 판형과 디자인을 통일하자는 데도 합의했는데 특별한 방식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데일리라이크'와 콜라보로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세 명의 편집자가 다함께 '데일리라이크'의 본사가 있는 대구로 내려가 대표와 협상한 끝에 승낙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데일리라이크까지 네 군데 조직의 연합인 셈이네요.
최근 몇 년 동안 이런저런 이벤트를 하며 종종 떠올리는 구절이 있습니다. 기타다 히로미쓰가 『앞으로의 책방』에서 한 말이에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책 같은 건 읽지 않아도 즐겁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책을 읽는다고 배가 부르지는 않습니다. 보통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 책의 매력을 아무리 설명해도 책에 흥미를 갖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책이 있어 읽어보니 재미있더라'는 체험을 한 적이 없다면 책의 세계에 깊게 발을 들일 수 없겠죠. 때문에 책방의 역할은 그 '최초의 한 권'과의 만남을 좀 더 매력적으로 연출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매력적인 연출'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을 한마디로 설명해 주는 것 같기도 했고요. 이런 연출, 앞으로도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모쪼록 즐겨주시길.
마음산책 편집자, 은행나무의 편집자를 대신하여
북스피어 편집자 드림.
목차
목차
1부
1장 앤서니 패치 13
2장 세이렌의 초상 48
3장 키스의 권위 104
2부
1장 빛을 발하는 시간 177
2장 향연 253
3장 부서진 류트 342
3부
1장 문명의 문제 405
2장 미학의 문제 463
3장 문제없어! 520
1장 앤서니 패치 13
2장 세이렌의 초상 48
3장 키스의 권위 104
2부
1장 빛을 발하는 시간 177
2장 향연 253
3장 부서진 류트 342
3부
1장 문명의 문제 405
2장 미학의 문제 463
3장 문제없어! 520
저자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문필에 재능을 보였으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린스턴 대학을 중퇴하고 군에 입대해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제대 후 자전적 소설 《낙원의 이편》(1920)을 발표하면서 비평가와 독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작품의 성공으로 경제적 여유와 인기를 얻은 피츠제럴드는 불확실한 미래를 이유로 파혼당했던 젤다 세이어와 결혼한 뒤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사교계 생활에 빠져들었다.
장편소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과 단편집 《재즈 시대 이야기》 등에서 전후(戰後) 청춘의 절망과 환멸을 작품의 주제로 삼아 이른바 '재즈 시대'의 세태를 실감 나게 묘사한 피츠제럴드는 1920년대 '잃어 버린 세대'의 대표적인 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25년에 발표한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묘사한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2위에 올랐다.
만년에는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작가로 활동하면서 알코올중독과 병고에 시달렸으며, 1940년 할리우드를 소재로 한 소설 《마지막 거물》 을 집필하던 중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그 밖에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밤은 부드러워》와 단편집 《아가씨와 철학자》 《모든 슬픈 젊은이들》 《기상나팔 소리》, 산문집 《재즈 시대의 메아리》, 편집자와 나눈 이야기 《디어 개츠비》 등이 있다.
1896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문필에 재능을 보였으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린스턴 대학을 중퇴하고 군에 입대해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제대 후 자전적 소설 《낙원의 이편》(1920)을 발표하면서 비평가와 독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작품의 성공으로 경제적 여유와 인기를 얻은 피츠제럴드는 불확실한 미래를 이유로 파혼당했던 젤다 세이어와 결혼한 뒤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사교계 생활에 빠져들었다.
장편소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과 단편집 《재즈 시대 이야기》 등에서 전후(戰後) 청춘의 절망과 환멸을 작품의 주제로 삼아 이른바 '재즈 시대'의 세태를 실감 나게 묘사한 피츠제럴드는 1920년대 '잃어 버린 세대'의 대표적인 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25년에 발표한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묘사한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2위에 올랐다.
만년에는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작가로 활동하면서 알코올중독과 병고에 시달렸으며, 1940년 할리우드를 소재로 한 소설 《마지막 거물》 을 집필하던 중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그 밖에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밤은 부드러워》와 단편집 《아가씨와 철학자》 《모든 슬픈 젊은이들》 《기상나팔 소리》, 산문집 《재즈 시대의 메아리》, 편집자와 나눈 이야기 《디어 개츠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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