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선생은 달팽이(걷는사람 다;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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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되었던 함기석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국어선생은 달팽이』가 걷는사람의 복간본 시선 시리즈 ‘다;시’를 통해 재출간되었다. 1998년 첫 출간된 함기석 시인의 『국어선생은 달팽이』는 21년이 지났다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신선한 감각이 톡톡 튀는 시집이다. 이수명 시인은 작품 해설을 통해 “이 시집을 펼치면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것이 2000년대와의, 그리고 2010년대를 넘어선 현재와의 놀라운 천연성이다”라며 “시간에 가속이 붙은 것처럼 감각이나 감수성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기에, 1990년대의 시집을 보며 간극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새로 발간된 시집이라 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 시집에는 시간의 더께가 느껴지지 않는다.
『국어선생은 달팽이』에는 소년과 소녀가 자주 등장한다. 정해진 규범과 틀에 익숙한 어른들과 달리 소년과 소녀들은 기존의 규범을 거부하고 싶어 한다.
『국어선생은 달팽이』에는 소년과 소녀가 자주 등장한다. 정해진 규범과 틀에 익숙한 어른들과 달리 소년과 소녀들은 기존의 규범을 거부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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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당나귀 도마뱀 염소, 자 모두 따라 해!
선생이 칠판에 적으며 큰소리로 읽는다
배추머리 소년이 손을 든 채 묻는다
염소를 선생이라 부르면 왜 안 되는 거예요?
선생은 소년의 손바닥을 때리며 닦아세운다
창밖 잔디밭에서 새끼 염소가 소리친다
국어선생은 당나귀
국어선생은 도마뱀
염소는 뒷문을 통해 몰래 교실로 들어간다
선생이 정신없이 칠판에 쓰며 중얼거리는 사이
염소는 아이들을 끌고 운동장으로 도망친다
- 「국어선생은 달팽이」 부분
"국어책과 선생을 하늘 꼭대기로 날려 보낸다"로 끝나는 표제작 「국어선생은 달팽이」에서 감지할 수 있듯이 인간의 사고를 제어하고 있는 근본은 '언어'에 있다. 어느 순간에선가부터 인간의 사고가 언어의 알고리즘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알고리즘이 인간의 사고를 단단하게 규정짓고 있는 것. 우리는 어쩌면 언어의 매트릭스에 빠져 있는지도 모르는데, 함기석 시인은 그러한 상황을 예리하고 개성 있게 발견해낸다.
사물의 이름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단단한 감옥
인간이 인간만을 위해 만들어놓은 무서운 질서
무서운 폭력, 나는 밤마다
검은 복면을 쓴 방화범이 되어
그 감옥 지하실에 폭약을 설치하고 불을 지른다
(중략)
시인은 모두 방화범이 되어야 한다
썩어가는 제 언어와 정신에 불을 지르는
썩어가는 세계의 항문과 사타구니에 불을 지르는
고유한 방화범이 되어야 한다
- 「고유한 방화범」 부분
이처럼 『국어선생은 달팽이』에 실린 시편들에는 언어의 규범에 속하고 싶지 않은 소년과 소녀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시인 자신 또한 이 규범에서 빠져 나오고자 '고유한 방화범'이 되어 끊임없이 발버둥치고 있다. 발랄한 상상력까지 겸비한 『국어선생은 달팽이』의 재발간이 반가운 이유도 이와 같다. 언어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기 쉬운 시대인 만큼 한 번쯤 언어에 대한 환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작품 해설 中에서]
이 시집의 표제작 『국어선생은 달팽이』는 함기석 시의 발랄한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국어선생은 당나귀/국어선생은 도마뱀"이라고 외치는 염소가 "뒷문을 통해 몰래 교실로 들어"가 "아이들을 끌고 운동장으로 도망"치는 장면은 케케묵은 언어의 사슬을 풀어버리는 쾌감이 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국어선생은 주전자/국어선생은 철봉대", "국어선생은 달팽이"라는 외침은 사물과 언어의 항이 늘 함께 움직이는 함기석 시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게 항들이 움직이면 고정된 것들이 마음껏 흔들리고 변형된다. 이 거리낌 없는 운동이 호흡처럼 편하다. 국어선생은 당나귀나 도마뱀, 주전자, 철봉대, 달팽이면서, 이것들에 멈추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면서 항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단일 주체가 사라지는 방식이 이렇게 경쾌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소년 시대다. 함기석과 더불어 소년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이수명 시인
선생이 칠판에 적으며 큰소리로 읽는다
배추머리 소년이 손을 든 채 묻는다
염소를 선생이라 부르면 왜 안 되는 거예요?
선생은 소년의 손바닥을 때리며 닦아세운다
창밖 잔디밭에서 새끼 염소가 소리친다
국어선생은 당나귀
국어선생은 도마뱀
염소는 뒷문을 통해 몰래 교실로 들어간다
선생이 정신없이 칠판에 쓰며 중얼거리는 사이
염소는 아이들을 끌고 운동장으로 도망친다
- 「국어선생은 달팽이」 부분
"국어책과 선생을 하늘 꼭대기로 날려 보낸다"로 끝나는 표제작 「국어선생은 달팽이」에서 감지할 수 있듯이 인간의 사고를 제어하고 있는 근본은 '언어'에 있다. 어느 순간에선가부터 인간의 사고가 언어의 알고리즘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알고리즘이 인간의 사고를 단단하게 규정짓고 있는 것. 우리는 어쩌면 언어의 매트릭스에 빠져 있는지도 모르는데, 함기석 시인은 그러한 상황을 예리하고 개성 있게 발견해낸다.
사물의 이름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단단한 감옥
인간이 인간만을 위해 만들어놓은 무서운 질서
무서운 폭력, 나는 밤마다
검은 복면을 쓴 방화범이 되어
그 감옥 지하실에 폭약을 설치하고 불을 지른다
(중략)
시인은 모두 방화범이 되어야 한다
썩어가는 제 언어와 정신에 불을 지르는
썩어가는 세계의 항문과 사타구니에 불을 지르는
고유한 방화범이 되어야 한다
- 「고유한 방화범」 부분
이처럼 『국어선생은 달팽이』에 실린 시편들에는 언어의 규범에 속하고 싶지 않은 소년과 소녀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시인 자신 또한 이 규범에서 빠져 나오고자 '고유한 방화범'이 되어 끊임없이 발버둥치고 있다. 발랄한 상상력까지 겸비한 『국어선생은 달팽이』의 재발간이 반가운 이유도 이와 같다. 언어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기 쉬운 시대인 만큼 한 번쯤 언어에 대한 환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작품 해설 中에서]
이 시집의 표제작 『국어선생은 달팽이』는 함기석 시의 발랄한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국어선생은 당나귀/국어선생은 도마뱀"이라고 외치는 염소가 "뒷문을 통해 몰래 교실로 들어"가 "아이들을 끌고 운동장으로 도망"치는 장면은 케케묵은 언어의 사슬을 풀어버리는 쾌감이 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국어선생은 주전자/국어선생은 철봉대", "국어선생은 달팽이"라는 외침은 사물과 언어의 항이 늘 함께 움직이는 함기석 시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게 항들이 움직이면 고정된 것들이 마음껏 흔들리고 변형된다. 이 거리낌 없는 운동이 호흡처럼 편하다. 국어선생은 당나귀나 도마뱀, 주전자, 철봉대, 달팽이면서, 이것들에 멈추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면서 항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단일 주체가 사라지는 방식이 이렇게 경쾌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소년 시대다. 함기석과 더불어 소년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이수명 시인
목차
목차
1부
지붕 위의 염소
국어선생은 달팽이
사라진 소녀
내가 잠들면
죽음과 소녀
짝사랑
죽은 할아버지가 웃었다
축구소년
새장 속의 소녀
사냥놀이
주전자
가을 소풍
거울 속의 소년
모자 속엔 벌거벗은 난쟁이가 있다
학교 가는 소년
산수 시간
무서운 놀이
2부
사랑
천국
산책
우울이 환상을 낳아요
무엇이든 파는 가게
그런 밤이 있습니다
해골
하늘이 아파요
천장에 누워 시를 써요
고유한 방화범
불온한 시
맞춤법
가 하루는
녹색의 시체들이 차례로 일어선다
파리 잡기 혹은 파리 잡기라는 놀이
3부
비밀번호를 알 수 없는
강도와 여인
가을밤이다
<나의 책상서랍 속에는> 속에는
우울한 독백
방파제에서
샤갈의 마을에 눈이 내린다
모자가 걸어간다
분재나무
아버지
하얀 새
창문
4부
나, 불타는 화실
그 사내
술주정
강간당한 책
행위1
MISS 권태
행위2
우울이 걸어온다
행위3
이상한 질문
신(新) 고린도전서식 서울사랑
나방에게 희롱당하는 나방
해부도(解剖圖)
우울한 남자가 있다
거울과의 싸움
9인이 따로
9인이 동시에
해설
소년 시대, 단일 주체가 사라지는 방식에 대하여
-이수명 시인
지붕 위의 염소
국어선생은 달팽이
사라진 소녀
내가 잠들면
죽음과 소녀
짝사랑
죽은 할아버지가 웃었다
축구소년
새장 속의 소녀
사냥놀이
주전자
가을 소풍
거울 속의 소년
모자 속엔 벌거벗은 난쟁이가 있다
학교 가는 소년
산수 시간
무서운 놀이
2부
사랑
천국
산책
우울이 환상을 낳아요
무엇이든 파는 가게
그런 밤이 있습니다
해골
하늘이 아파요
천장에 누워 시를 써요
고유한 방화범
불온한 시
맞춤법
가 하루는
녹색의 시체들이 차례로 일어선다
파리 잡기 혹은 파리 잡기라는 놀이
3부
비밀번호를 알 수 없는
강도와 여인
가을밤이다
<나의 책상서랍 속에는> 속에는
우울한 독백
방파제에서
샤갈의 마을에 눈이 내린다
모자가 걸어간다
분재나무
아버지
하얀 새
창문
4부
나, 불타는 화실
그 사내
술주정
강간당한 책
행위1
MISS 권태
행위2
우울이 걸어온다
행위3
이상한 질문
신(新) 고린도전서식 서울사랑
나방에게 희롱당하는 나방
해부도(解剖圖)
우울한 남자가 있다
거울과의 싸움
9인이 따로
9인이 동시에
해설
소년 시대, 단일 주체가 사라지는 방식에 대하여
-이수명 시인
저자
저자
함기석
1966년 충청북도 청주에서 출생했으며, 한양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작가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국어선생은 달팽이』 『착란의 돌』 『뽈랑 공원』 『오렌지 기하학』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를, 동시집 『숫자벌레』 『아무래도 수상해』를, 동화집 『상상력 학교』 『코 도둑 비밀 탐정대』 『야호 수학이 좋아졌다』 『황금비 수학동화』 『크로노스 수학탐험대』를, 시론집 『고독한 대화』를, 비평집 『21세기 한국시의 지형도』를 출간했다. 박인환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애지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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