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위에 핀 꽃(시와정신시인선 25)
황성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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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라, 강이라, 나무라 부르지만, 사람의 짧은 혀로 채색한 것에 불과해 산도, 강도, 나무도 아니다. 자신을 정밀하게 둘러 싼 사물과 생명체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푸른 바다를 끌어와 대지를 물들이는 햇볕 속에도, 삶과 죽음이 하나로 진행되는 속에도 자신의 실체를 확인할 길은 없다. 그리 막막하게 이어지는 상황에 도발하듯 제 몸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지거나 머리칼을 뽑아 가루를 내어 실체를 찾으려 해도 깨질 수 없는 침묵은 이어진다.
어디로 가야 할까. 막막함을 안고 사는 날들은 아프고 슬프고 위험하고 고단하다. 하지만 그리 살아온 미완의 세계를 벗어나 완벽한 실체에 이른다면 어찌 될까? 그 순간 바람에 쏟아져 내리는 벚꽃도, 빠르게 물결치는 음악도, 생명력 넘치는 미술도, 광범위하게 삶을 다뤄온 문학도, 먹고 마시고 배설해온 즐거움도, 연기처럼 증발되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여전히 산이라, 강이라, 나무라 부르는 반유반무半有半無의 세계를 몽환처럼 떠돌아야 하고, 눈 뜨면 쓰라린 아우성 그치지 않는 목마른 욕망의 길가에서 임신하고 출산하는 그리움 깃든 생명력으로 남는다.
거칠고 예민하게 밀려오는 삶의 깊이를 보려 애썼지만, 부족함은 고스란히 남아 유연한 길 하나 변변히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나에게 쓴다는 행위는 죽어야만 끝날 모험의 일부요, 한계였다.
시인 김완하 교수께서 내 두 번째 시집에 해설문을 장식해 주셨는데 그 명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첫 시집에 이어 이번 시집까지 후문을 쾌히 보내준 문학동반자 소설가 김은신에게도 같은 마음을 드립니다.
----- ‘시인의 말’
「회전목마」에는 황성주 시인의 시를 쓰는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그것은 시인이 우리 주변의 사물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 무생물에게도 생물을 대하듯 그윽한 감성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시인은 자신의 “앞 집 담 너머”에 ‘비’를 맞고 있는 ‘회전목마’에 시선을 가져다 꽂는다. 보통 사람 같으면 비가 온다면 춥다고 집 안으로 서둘러 들어갈 텐데, 황성주 시인은 빗속에서도 조심조심 손을 뻗어 젖은 ‘목마’의 “가슴을 더듬어” 보는 것이다. 거기에는 핏줄도 하나 없고 차디찬 체온이 느껴질 뿐이다. 그러나 또한 시인은 그 속에서도 꿈틀대는 생명의 역동성을 느껴보는 것이다. 시인의 감성으로 보통 사람이라면 느낄 수 없는 생명의 온기를 깨닫는 것이다.
― 표4 김완하(시인, 한남대 교수)
그의 시 「어느 대화 1」은 대화의 형식으로 불화의 세계에 대한 진단과 방안을 드러내고 있다. 욕심과 욕망은 사전적으로 의미에 차이가 있지만, 그의 시에서 모진 욕심과 다스려지지 않는 욕망은 이성적으로 제어되지 않는 수준의 갈망이라는, 동일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서정적 자아는 욕심 내지 욕망에 대한 우려와 경계의 마음을 표출하고 있지만 상대는 그 반대편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정적 자아와 대화를 나누는 인물 간의 거리는 객관성을 확보하고 시적 긴장을 유지하는 데 유용한 장치가 되고 있다.
― 표4 박진희, 계간평에서
어디로 가야 할까. 막막함을 안고 사는 날들은 아프고 슬프고 위험하고 고단하다. 하지만 그리 살아온 미완의 세계를 벗어나 완벽한 실체에 이른다면 어찌 될까? 그 순간 바람에 쏟아져 내리는 벚꽃도, 빠르게 물결치는 음악도, 생명력 넘치는 미술도, 광범위하게 삶을 다뤄온 문학도, 먹고 마시고 배설해온 즐거움도, 연기처럼 증발되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여전히 산이라, 강이라, 나무라 부르는 반유반무半有半無의 세계를 몽환처럼 떠돌아야 하고, 눈 뜨면 쓰라린 아우성 그치지 않는 목마른 욕망의 길가에서 임신하고 출산하는 그리움 깃든 생명력으로 남는다.
거칠고 예민하게 밀려오는 삶의 깊이를 보려 애썼지만, 부족함은 고스란히 남아 유연한 길 하나 변변히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나에게 쓴다는 행위는 죽어야만 끝날 모험의 일부요, 한계였다.
시인 김완하 교수께서 내 두 번째 시집에 해설문을 장식해 주셨는데 그 명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첫 시집에 이어 이번 시집까지 후문을 쾌히 보내준 문학동반자 소설가 김은신에게도 같은 마음을 드립니다.
----- ‘시인의 말’
「회전목마」에는 황성주 시인의 시를 쓰는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그것은 시인이 우리 주변의 사물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 무생물에게도 생물을 대하듯 그윽한 감성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시인은 자신의 “앞 집 담 너머”에 ‘비’를 맞고 있는 ‘회전목마’에 시선을 가져다 꽂는다. 보통 사람 같으면 비가 온다면 춥다고 집 안으로 서둘러 들어갈 텐데, 황성주 시인은 빗속에서도 조심조심 손을 뻗어 젖은 ‘목마’의 “가슴을 더듬어” 보는 것이다. 거기에는 핏줄도 하나 없고 차디찬 체온이 느껴질 뿐이다. 그러나 또한 시인은 그 속에서도 꿈틀대는 생명의 역동성을 느껴보는 것이다. 시인의 감성으로 보통 사람이라면 느낄 수 없는 생명의 온기를 깨닫는 것이다.
― 표4 김완하(시인, 한남대 교수)
그의 시 「어느 대화 1」은 대화의 형식으로 불화의 세계에 대한 진단과 방안을 드러내고 있다. 욕심과 욕망은 사전적으로 의미에 차이가 있지만, 그의 시에서 모진 욕심과 다스려지지 않는 욕망은 이성적으로 제어되지 않는 수준의 갈망이라는, 동일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서정적 자아는 욕심 내지 욕망에 대한 우려와 경계의 마음을 표출하고 있지만 상대는 그 반대편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정적 자아와 대화를 나누는 인물 간의 거리는 객관성을 확보하고 시적 긴장을 유지하는 데 유용한 장치가 되고 있다.
― 표4 박진희, 계간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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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목차
목차
005 시인의 말
____ 제1부
015 기다림
017 회전목마
019 꿈꾸는 선장
021 우산 하나로
023 어느 대화 1
024 그녀
025 산책길
027 집 1
029 집 2
030 신호등
032 입 1
033 입 2
____ 제2부
037 거울 1
039 거울 2
041 폐어肺魚
042 밤이 오면
044 악습
046 윤회 1
047 윤회 2
049 흑백사진
051 안개
053 사유思惟
055 혼돈 1
057 혼돈 2
____ 제3부
061 아픔
062 소외 1
064 소외 2
066 천문산天門山
068 하호숙
070 아이와 엄마
071 소리 1
072 소리 2
074 소리 3
076 새
078 광대와 풀
080 풍경 1
____ 제4부
083 풍경 2
084 풍경 3
086 어느 대화 2
088 어느 대화 3
090 칼날 위에 핀 꽃
092 관棺 뚜껑을 열며
094 모순과 죽음
097 우리
098 늙은 침팬지
100 외판원
102 고엽제
103 언더 화이어
____ 제5부
107 불안
108 거실
109 외로움 1
110 외로움 2
111 외로움 3
112 방황
114 하루
116 빛
117 간間
119 시선이 넘을 수 없는 산마루
120 그대 안에 아이가 있다면
121 해설 | 깊고 따뜻한 감성의 세계 | 김완하
132 발문 | 황성주의 두 번째 시집을 읽고 | 김은신
____ 제1부
015 기다림
017 회전목마
019 꿈꾸는 선장
021 우산 하나로
023 어느 대화 1
024 그녀
025 산책길
027 집 1
029 집 2
030 신호등
032 입 1
033 입 2
____ 제2부
037 거울 1
039 거울 2
041 폐어肺魚
042 밤이 오면
044 악습
046 윤회 1
047 윤회 2
049 흑백사진
051 안개
053 사유思惟
055 혼돈 1
057 혼돈 2
____ 제3부
061 아픔
062 소외 1
064 소외 2
066 천문산天門山
068 하호숙
070 아이와 엄마
071 소리 1
072 소리 2
074 소리 3
076 새
078 광대와 풀
080 풍경 1
____ 제4부
083 풍경 2
084 풍경 3
086 어느 대화 2
088 어느 대화 3
090 칼날 위에 핀 꽃
092 관棺 뚜껑을 열며
094 모순과 죽음
097 우리
098 늙은 침팬지
100 외판원
102 고엽제
103 언더 화이어
____ 제5부
107 불안
108 거실
109 외로움 1
110 외로움 2
111 외로움 3
112 방황
114 하루
116 빛
117 간間
119 시선이 넘을 수 없는 산마루
120 그대 안에 아이가 있다면
121 해설 | 깊고 따뜻한 감성의 세계 | 김완하
132 발문 | 황성주의 두 번째 시집을 읽고 | 김은신
저자
저자
황성주
1947년 충북 오송 출생.
2007년 『문예춘추』로 등단.
시집 『기나긴 우수의 계절』.
2007년 『문예춘추』로 등단.
시집 『기나긴 우수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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