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이 온다, 우리들의 봄이
어느 한센인들의 신산했던 삶 그리고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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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센인들의 신산했던 삶 그리고 평안
산청성심원의 사계절을 살아온 가족들의 아프고 슬프고 눈물겨운 이야기
인고의 세월을 살아온 한센인들의 신산한 삶은 그 기록이 온전치 않다. 또한 기록은 기억에 의존한다. 『다시 봄이 온다, 우리들의 봄이』에는 한센인들의 삶의 기억들과 이야기들을 ‘온전한 삶’으로서 기록하려는 김성리 저자의 노력과 땀이 배어 있다. 이 책은 산청성심원의 사계절을 살아온 한센인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세상에 내놓은 그들의 삶의 이야기이다. 한센인들은 스스로를 ‘섬’에서 살아간다고 말한다. 밖으로는 타인들로부터 고립되고 안으로는 스스로를 고립하는 삶으로 살아간다. 한생을 살아오면서 아무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그들이 생의 마지막 자락에서 가슴에 꼭꼭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준다.
김성리 교수는 ‘치유 인문학’ 즉 ‘치유에 관한 인문의학적 접근’의 관점과 주제로, 그들의 삶을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보듬고 기록해 왔다. 한센인들은 질병과 가난 탓으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였기에, 온전한 글쓰기가 가능하지 않다. 또, 기록을 보존하기 위해서나 자료로서의 그들의 삶을 담은 책은 많았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자신들의 삶에 대한 관조적인 태도는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은 제대로 시도되지 않았다. 산청성심원의 설립 60년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따라서 성심원의 역사나 연혁을 다루기 위함이 아니라, 또 한센 병력을 어떻게 극복했는가라는 질병 중심의 시각을 벗어나, 한센인들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신현재 라이문도 수사는 발간사에서, “성심원은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보듬어 안아주자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답해야 할 때입니다.” 라고 한다. 이해인 수녀는 “인고의 세월 속에 승리한 환우들의 은은한 웃음과 끊임없이 따뜻한 손길로 함께 해준 봉사자들의 나눔이 어우러진” 책이라 썼다. 40여 년 동안 한센인들의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유의배 알로이시오(산청성심원 준 본당 주임신부) 신부는 “성심원 형제자매들이여, 당신들은 한센인들이며 예수님의 형제들입니다. 세상은 예수님과 당신들의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 지체들의 고통과 사랑으로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제가 한센인 형제들 가운데서 살면서 그렇게 느꼈다는 증언을 인정하려고 이 글을 씁니다. 산청성심원의 한센인 가족들에게 용기를 드림과 동시에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이 책은 감사와 용기를 내어야만 쓰여질 수 있고 또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책에는 한센인들의 고통과 질병으로 힘들었던 삶의 이야기와 세상으로부터의 버려짐, 삶에 대한 원망 등이 가감없이 담겼다. 질병과 고통, 이별과 슬픔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구원과 사랑의 이야기이도 하다. 이 이야기는, 세상에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자신의 삶을 관조하며, 자신이 치유함과 동시에 세상에 따뜻한 손길이 필요함을 증언한다.
산청성심원의 사계절을 살아온 가족들의 아프고 슬프고 눈물겨운 이야기
인고의 세월을 살아온 한센인들의 신산한 삶은 그 기록이 온전치 않다. 또한 기록은 기억에 의존한다. 『다시 봄이 온다, 우리들의 봄이』에는 한센인들의 삶의 기억들과 이야기들을 ‘온전한 삶’으로서 기록하려는 김성리 저자의 노력과 땀이 배어 있다. 이 책은 산청성심원의 사계절을 살아온 한센인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세상에 내놓은 그들의 삶의 이야기이다. 한센인들은 스스로를 ‘섬’에서 살아간다고 말한다. 밖으로는 타인들로부터 고립되고 안으로는 스스로를 고립하는 삶으로 살아간다. 한생을 살아오면서 아무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그들이 생의 마지막 자락에서 가슴에 꼭꼭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준다.
김성리 교수는 ‘치유 인문학’ 즉 ‘치유에 관한 인문의학적 접근’의 관점과 주제로, 그들의 삶을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보듬고 기록해 왔다. 한센인들은 질병과 가난 탓으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였기에, 온전한 글쓰기가 가능하지 않다. 또, 기록을 보존하기 위해서나 자료로서의 그들의 삶을 담은 책은 많았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자신들의 삶에 대한 관조적인 태도는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은 제대로 시도되지 않았다. 산청성심원의 설립 60년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따라서 성심원의 역사나 연혁을 다루기 위함이 아니라, 또 한센 병력을 어떻게 극복했는가라는 질병 중심의 시각을 벗어나, 한센인들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신현재 라이문도 수사는 발간사에서, “성심원은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보듬어 안아주자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답해야 할 때입니다.” 라고 한다. 이해인 수녀는 “인고의 세월 속에 승리한 환우들의 은은한 웃음과 끊임없이 따뜻한 손길로 함께 해준 봉사자들의 나눔이 어우러진” 책이라 썼다. 40여 년 동안 한센인들의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유의배 알로이시오(산청성심원 준 본당 주임신부) 신부는 “성심원 형제자매들이여, 당신들은 한센인들이며 예수님의 형제들입니다. 세상은 예수님과 당신들의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 지체들의 고통과 사랑으로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제가 한센인 형제들 가운데서 살면서 그렇게 느꼈다는 증언을 인정하려고 이 글을 씁니다. 산청성심원의 한센인 가족들에게 용기를 드림과 동시에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이 책은 감사와 용기를 내어야만 쓰여질 수 있고 또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책에는 한센인들의 고통과 질병으로 힘들었던 삶의 이야기와 세상으로부터의 버려짐, 삶에 대한 원망 등이 가감없이 담겼다. 질병과 고통, 이별과 슬픔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구원과 사랑의 이야기이도 하다. 이 이야기는, 세상에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자신의 삶을 관조하며, 자신이 치유함과 동시에 세상에 따뜻한 손길이 필요함을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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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삶을 사랑하는 구름 같은 사람들이 있다. 여기 성심원에.
이 책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센인들은 모두 마흔 분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분들보다 더 많은, 백여 명의 한센인들을 지난 7년 동안 만나왔다. 저자는 간호학과 문학을 전공하였던 이력을 가졌는데, 문학이 지닌 치유력에 대한 관심은 그 두 전공을 융합한 '치유 시학'이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질병은 '치료'할 수 있지만, 그 질병이 남긴 상흔은 '치유'의 과정을 통해, '온전한 삶'으로써 지속되거나 극복될 수 있다. 저자는 2013년부터 7년 동안 성심원에서 살아가는 한센인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그 자체가 '치유의 과정'이자 '온전한 삶의 여정'임을 깨달아 왔다. 그리고 그들의 '온전한 삶'이 흘러온 대로, 그렇게 글로써 정리하였다.
"이제 이분들에게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삶을 기억하고자 이 글들을 산청성심원 바깥세상으로 내보냅니다. 기억하는 이 없이 마치 처음부터 있지 않았던 사람들처럼 그렇게 이분들을 떠나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은 자는 강합니다. 살아남아 증언하는 자는 위대합니다. 강하고 위대한 사람들과 함께 한 나의 7년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에필로그
보통 사람에게 시간의 순서는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한센병력자들은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자연 순환의 이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10대나 20대, 인생의 초절정기에 발병된 천형 같은 질병으로 인해 그들의 삶은 일찍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물리적인 시간이 아니라 심리적인 시간의 순서를 따라 성심원의 가을에서 겨울로, 여름에서 봄으로 또 봄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1부 성심원의 가을: 한센인으로 살아온 길, 더듬어보니
성심원에는 다른 곳보다 가을이 일찍 찾아온다. 그리고 짧다. 10월이 가면 성심원의 가을도 간다. 다른 곳보다 일찍 와서 눈 깜짝할 사이에 찬바람을 몰고 오는 성심원의 가을은 한센인 어르신들의 삶을 닮았다. 이 넓은 우주에 홀로 버려지는 듯한 삶을 살아온 한센인들은, 대개 어리거나 젊은 시절 한센병을 앓았다. 몸에 좋다는 것은 다 해봤지만, 이 병은 부모형제도 다 떠나게 만들었다. 갖은 고초를 겪는 중에도 더 견디기 힘든 것은 혼자가 되는 것 즉 세상의 버림이었다. 저자는 인생의 초년에 한센병을 앓고 세상의 천대를 견뎌내며 살아온 그들의 생애를 들려준다. 그리고 산청성심원에 정착하였던 그들이, 가난과 질병을 극복해 가는 삶의 모습을 담는다. 1958년에 시작된 이주는 외국인 신부와 사제들의 도움으로 1959년 6월, 산청에 성심원을 설립하였고 한센인들의 정식 정착이 시작되었다. 한때는 600명에 까까운 대식구들의 안식처였지만, 이제 한센병의 소멸과 함께 한센인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가난해도 재밌고 좋았던 시절을 겪어낸 그들이 한센인을 위한, 한센인에 의한, 한센인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여정을 담았다.
2부 성심원의 겨울: 끝이 없을 것 같은 겨울, 그 너머에는
저자는 한센인들이 직접 자신의 생애를 구술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관조하게 되고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거친다고 보았다. 이 장에서는 세 명의 한센인들의 삶을 조금 긴 스토리로 엮었다. '내 몸이 내 역사'라며, 서럽고 서러워서 그리고 억울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는 레지나 씨. 소록도에 등록되기 전까지 이름을 막딸로 알았다는 그는, 8살에 발병하였고 12살에 소록도에 가 생활하였다. 거기서 두 다리를 잃었고, 평생 동안 병의 후유증을 몸으로 겪어야 했다.
수산나 씨는 15살에 발병하였다. 가족의 도움으로 조금씩 나아졌고, 대구 애락원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하여, 흥남에 가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었다. 해방 후 남북이 갈라지자 남편은 건강한 본처가 있는 곳으로 가버렸고, 아이 딸린 만삭의 한센인 여성은 갈 곳이 소록도뿐이었다. 수산나 씨는 언제나 혼자였다. 아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혼자 살다가, 마음 좋은 남자를 만나 5-6년 같이 살았지만 다시 혼자가 되었다. 일 년 365일 하루 24시간, 오로지 아들을 그리워하며 지내고 있다. 자신의 삶이, 한센인 어미의 삶이 아들의 삶을 힘들게 할까 봐 자신의 이름을 절대 나타내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다. 그렇게 수산나 씨의 이름 석 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두 남편의 이름 곁에도 아들의 이름 곁에도 수산나 씨의 삶에도 수산나 씨의 이름은 없다.
산청성심원의 설립 무렵(1959)을 회상하는 요한 씨는, 당시의 실상을 자세하게 들려준다. 성심원 설립 이전, 구생원에서의 갈등과 해결 끝에 한센인들의 집단 거주지를 산청으로 정한 이야기, 주민등록이 만들어졌을 때의 기쁨, 초창기 온통 공사투성이였던 성심원의 모습, 마침내 성심원의 평화시대를 열기까지 몸과 마음을 희생해야 했던 이야기들이다.
3부 성심원의 여름: 내 마음에 품은 옹이가 있어
어떤 이에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 한센인들에게는 불가능한 것이기에 성심원의 여름은 풍성하면서도 슬프다. 한센병은 여타 질병과 같이 몸과 마음에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상흔을 남긴다. 하지만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무지로 인해, 그들의 병이 혹시나 전염될까 봐, 그들은 가족과 이별해야 했고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했다. 저자는 가족에 대한 한센인들의 애환과 그리움의 소회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강제로 보육원에 보내야 했던 어린 자식의 소식이 끊겨, 46-4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식의 생사를 모르는 바르바나 씨의 삶은 늘 미완이다.
성심원에는 자녀로 인한 행복보다 슬픔이 많다. 아들의 결혼식에 다른 사람을 대리로 보내야 했고, 차마 자신이 성심원에 한센인으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없다. 가난과 질병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파괴했지만, 어린 자녀들도 제대로 키워낼 수 없었다. 수산나 씨는 세 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두 명을 가슴에 묻었다. 그리고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만 자녀들은 살아 숨 쉰다.
4부 성심원의 봄: 삶과 죽음의 길이 다르지 않았네
언제 나고 언제 갔는지도 모르는 분들의 영혼이 머물러 있는 곳, 불러줄 이름도 남기지 못한 이들이 살았던 곳, 죽음보다 더 깊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 마지막 삶을 갈무리하는 분들이 살고 있는 곳, 성심원이다. 그래서 성심원의 봄은 처연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성심원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누군가가 생을 마감하면 방송으로 부음을 전한다. 피붙이가 없이 성심원에서 장례를 치르면 가족장이 된다. 정들었던 직원들과 이웃들의 애도 속에서 납골묘원에 안장된다. 세월이 흐르면 누가 기억할까. 저 돌에 새겨진 이름 석 자의 주인인 그들의 삶을. 그리고 저자에게 남긴 한 마디, "고맙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을 향해 남긴 그들의 마음이다.
5부 다시 봄이 온다, 우리들의 봄이: 우리는 한센인입니다
한센인들이 인생의 봄 문턱에서 맞이한 죽음과 같았던 좌절과 고통은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 이제 새로운 봄으로 탄생하고 있다. 성심원도 사람 사는 곳이니 갈등이 있고, 크고 작은 사건들도 있다. 그럼에도 성심원이 아름답고 한센인들 삶의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강하게 살아남아 더불어 살기 때문이다.
정말 세상은 좋아졌고 지금도 좋아지고 있다. 성심원도 세상 따라 발전했다. 지리산에서 나무 주워 밥하고 군불 떼다가 연탄으로, 지금은 기름 보일러와 태양열로 난방을 하고, 1년 내내 수도꼭지를 틀면 따뜻한 물이 나온다. 가정사이든 요양사이든 한겨울이면 방바닥이 뜨거울 정도이고, 가정사 실내 온도계는 30도를 가리킨다. 가정사 집집마다 에어컨도 설치되는 중이다. 과연 좋아졌을까. 한센인들에 대한 차별은 곳곳에 남아 있다. "젤로 듣기 싫은 소리가 밖에서 와서 여게 보고 '천국이네' 하는 소리야." 성심원이 천국이라면 바깥세상은 어떤 곳일까?
한센인들과 함께 산청성심원은 60년의 세월을 건너오며 새로운 공동체, 치유의 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 한센인들은 함께 가꾸며 살아온 삶의 터전 한 곳을 장애인들을 위하여 내어줌으로써 세상이 그들에게 하지 않았던 환대를 실현하며 살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곳, 여기 성심원에는 질병이 남긴 상흔을 운명처럼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매일 매일 크고 작은 사건이 생기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지만, 삶을 사랑하는 구름 같은 사람들이 있다. 여기 성심원에.
이 책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센인들은 모두 마흔 분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분들보다 더 많은, 백여 명의 한센인들을 지난 7년 동안 만나왔다. 저자는 간호학과 문학을 전공하였던 이력을 가졌는데, 문학이 지닌 치유력에 대한 관심은 그 두 전공을 융합한 '치유 시학'이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질병은 '치료'할 수 있지만, 그 질병이 남긴 상흔은 '치유'의 과정을 통해, '온전한 삶'으로써 지속되거나 극복될 수 있다. 저자는 2013년부터 7년 동안 성심원에서 살아가는 한센인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그 자체가 '치유의 과정'이자 '온전한 삶의 여정'임을 깨달아 왔다. 그리고 그들의 '온전한 삶'이 흘러온 대로, 그렇게 글로써 정리하였다.
"이제 이분들에게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삶을 기억하고자 이 글들을 산청성심원 바깥세상으로 내보냅니다. 기억하는 이 없이 마치 처음부터 있지 않았던 사람들처럼 그렇게 이분들을 떠나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은 자는 강합니다. 살아남아 증언하는 자는 위대합니다. 강하고 위대한 사람들과 함께 한 나의 7년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에필로그
보통 사람에게 시간의 순서는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한센병력자들은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자연 순환의 이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10대나 20대, 인생의 초절정기에 발병된 천형 같은 질병으로 인해 그들의 삶은 일찍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물리적인 시간이 아니라 심리적인 시간의 순서를 따라 성심원의 가을에서 겨울로, 여름에서 봄으로 또 봄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1부 성심원의 가을: 한센인으로 살아온 길, 더듬어보니
성심원에는 다른 곳보다 가을이 일찍 찾아온다. 그리고 짧다. 10월이 가면 성심원의 가을도 간다. 다른 곳보다 일찍 와서 눈 깜짝할 사이에 찬바람을 몰고 오는 성심원의 가을은 한센인 어르신들의 삶을 닮았다. 이 넓은 우주에 홀로 버려지는 듯한 삶을 살아온 한센인들은, 대개 어리거나 젊은 시절 한센병을 앓았다. 몸에 좋다는 것은 다 해봤지만, 이 병은 부모형제도 다 떠나게 만들었다. 갖은 고초를 겪는 중에도 더 견디기 힘든 것은 혼자가 되는 것 즉 세상의 버림이었다. 저자는 인생의 초년에 한센병을 앓고 세상의 천대를 견뎌내며 살아온 그들의 생애를 들려준다. 그리고 산청성심원에 정착하였던 그들이, 가난과 질병을 극복해 가는 삶의 모습을 담는다. 1958년에 시작된 이주는 외국인 신부와 사제들의 도움으로 1959년 6월, 산청에 성심원을 설립하였고 한센인들의 정식 정착이 시작되었다. 한때는 600명에 까까운 대식구들의 안식처였지만, 이제 한센병의 소멸과 함께 한센인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가난해도 재밌고 좋았던 시절을 겪어낸 그들이 한센인을 위한, 한센인에 의한, 한센인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여정을 담았다.
2부 성심원의 겨울: 끝이 없을 것 같은 겨울, 그 너머에는
저자는 한센인들이 직접 자신의 생애를 구술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관조하게 되고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거친다고 보았다. 이 장에서는 세 명의 한센인들의 삶을 조금 긴 스토리로 엮었다. '내 몸이 내 역사'라며, 서럽고 서러워서 그리고 억울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는 레지나 씨. 소록도에 등록되기 전까지 이름을 막딸로 알았다는 그는, 8살에 발병하였고 12살에 소록도에 가 생활하였다. 거기서 두 다리를 잃었고, 평생 동안 병의 후유증을 몸으로 겪어야 했다.
수산나 씨는 15살에 발병하였다. 가족의 도움으로 조금씩 나아졌고, 대구 애락원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하여, 흥남에 가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었다. 해방 후 남북이 갈라지자 남편은 건강한 본처가 있는 곳으로 가버렸고, 아이 딸린 만삭의 한센인 여성은 갈 곳이 소록도뿐이었다. 수산나 씨는 언제나 혼자였다. 아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혼자 살다가, 마음 좋은 남자를 만나 5-6년 같이 살았지만 다시 혼자가 되었다. 일 년 365일 하루 24시간, 오로지 아들을 그리워하며 지내고 있다. 자신의 삶이, 한센인 어미의 삶이 아들의 삶을 힘들게 할까 봐 자신의 이름을 절대 나타내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다. 그렇게 수산나 씨의 이름 석 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두 남편의 이름 곁에도 아들의 이름 곁에도 수산나 씨의 삶에도 수산나 씨의 이름은 없다.
산청성심원의 설립 무렵(1959)을 회상하는 요한 씨는, 당시의 실상을 자세하게 들려준다. 성심원 설립 이전, 구생원에서의 갈등과 해결 끝에 한센인들의 집단 거주지를 산청으로 정한 이야기, 주민등록이 만들어졌을 때의 기쁨, 초창기 온통 공사투성이였던 성심원의 모습, 마침내 성심원의 평화시대를 열기까지 몸과 마음을 희생해야 했던 이야기들이다.
3부 성심원의 여름: 내 마음에 품은 옹이가 있어
어떤 이에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 한센인들에게는 불가능한 것이기에 성심원의 여름은 풍성하면서도 슬프다. 한센병은 여타 질병과 같이 몸과 마음에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상흔을 남긴다. 하지만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무지로 인해, 그들의 병이 혹시나 전염될까 봐, 그들은 가족과 이별해야 했고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했다. 저자는 가족에 대한 한센인들의 애환과 그리움의 소회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강제로 보육원에 보내야 했던 어린 자식의 소식이 끊겨, 46-4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식의 생사를 모르는 바르바나 씨의 삶은 늘 미완이다.
성심원에는 자녀로 인한 행복보다 슬픔이 많다. 아들의 결혼식에 다른 사람을 대리로 보내야 했고, 차마 자신이 성심원에 한센인으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없다. 가난과 질병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파괴했지만, 어린 자녀들도 제대로 키워낼 수 없었다. 수산나 씨는 세 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두 명을 가슴에 묻었다. 그리고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만 자녀들은 살아 숨 쉰다.
4부 성심원의 봄: 삶과 죽음의 길이 다르지 않았네
언제 나고 언제 갔는지도 모르는 분들의 영혼이 머물러 있는 곳, 불러줄 이름도 남기지 못한 이들이 살았던 곳, 죽음보다 더 깊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 마지막 삶을 갈무리하는 분들이 살고 있는 곳, 성심원이다. 그래서 성심원의 봄은 처연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성심원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누군가가 생을 마감하면 방송으로 부음을 전한다. 피붙이가 없이 성심원에서 장례를 치르면 가족장이 된다. 정들었던 직원들과 이웃들의 애도 속에서 납골묘원에 안장된다. 세월이 흐르면 누가 기억할까. 저 돌에 새겨진 이름 석 자의 주인인 그들의 삶을. 그리고 저자에게 남긴 한 마디, "고맙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을 향해 남긴 그들의 마음이다.
5부 다시 봄이 온다, 우리들의 봄이: 우리는 한센인입니다
한센인들이 인생의 봄 문턱에서 맞이한 죽음과 같았던 좌절과 고통은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 이제 새로운 봄으로 탄생하고 있다. 성심원도 사람 사는 곳이니 갈등이 있고, 크고 작은 사건들도 있다. 그럼에도 성심원이 아름답고 한센인들 삶의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강하게 살아남아 더불어 살기 때문이다.
정말 세상은 좋아졌고 지금도 좋아지고 있다. 성심원도 세상 따라 발전했다. 지리산에서 나무 주워 밥하고 군불 떼다가 연탄으로, 지금은 기름 보일러와 태양열로 난방을 하고, 1년 내내 수도꼭지를 틀면 따뜻한 물이 나온다. 가정사이든 요양사이든 한겨울이면 방바닥이 뜨거울 정도이고, 가정사 실내 온도계는 30도를 가리킨다. 가정사 집집마다 에어컨도 설치되는 중이다. 과연 좋아졌을까. 한센인들에 대한 차별은 곳곳에 남아 있다. "젤로 듣기 싫은 소리가 밖에서 와서 여게 보고 '천국이네' 하는 소리야." 성심원이 천국이라면 바깥세상은 어떤 곳일까?
한센인들과 함께 산청성심원은 60년의 세월을 건너오며 새로운 공동체, 치유의 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 한센인들은 함께 가꾸며 살아온 삶의 터전 한 곳을 장애인들을 위하여 내어줌으로써 세상이 그들에게 하지 않았던 환대를 실현하며 살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곳, 여기 성심원에는 질병이 남긴 상흔을 운명처럼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매일 매일 크고 작은 사건이 생기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지만, 삶을 사랑하는 구름 같은 사람들이 있다. 여기 성심원에.
목차
목차
축하의 말씀 1(유의배 알로이시오 신부)
축하의 말씀 2(이해인 수녀)
발간에 부쳐(신현재 라이문도 산청성심원 통합부원장)
제1부 성심원의 가을 _한센인으로 살아온 길, 더듬어보니
01. 이 넓은 우주에 홀로 버려지는 게 싫어
02. 몸에 좋다는 건 다 해봤소
03. 이 병은요, 부모형제도 다 떠나게 만들어요
04. 혼자가 두려워 짝을 만납니다
05. 이태리에서 왔다는 정 신부님
06. 가난해도 재밌고 좋았다
07. 세상과 성심원을 잇는 다리가 세워졌다
08. 한센인을 위한, 한센인에 의한, 한센인의 사회
제2부 성심원의 겨울 _끝이 없을 것 같던 겨울, 저 너머에는
01. "내 몸이 나의 역사이다."
02. "내가 죄 있어 이리 산다."
03. "그 사람은 참 고왔어요."
제3부 성심원의 여름 _내 마음에 품은 옹이가 있어
01. 자식의 생사를 모르는 삶은 늘 미완이다
02. 가족은 언제나 행복이 아니라 슬픔이었다
03. 가슴에 묻은 두 자녀
04.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 딸은 살아 숨 쉰다
05. 나이 들어도 엄마는 늘 그립다
제4부 성심원의 봄 _삶과 죽음의 길이 다르지 않았네
01. 성심원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02. 그리고 나에게 남긴 한마디: 고맙습니다
03. 육친의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하는 슬픔
04. 나는 기도한다, 부디 좋은 곳에서 웃고 계시기를
05. 또 하나의 자유, 또 하나의 평화
제5부 다시 봄이 온다, 우리들의 봄이_우리는 한센인입니다
01. 성심원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02. 바깥세상은 어떤 곳일까
03. 삶을 사랑하는 구름 같은 사람들이 산다
본문 중에서
축하의 말씀 2(이해인 수녀)
발간에 부쳐(신현재 라이문도 산청성심원 통합부원장)
제1부 성심원의 가을 _한센인으로 살아온 길, 더듬어보니
01. 이 넓은 우주에 홀로 버려지는 게 싫어
02. 몸에 좋다는 건 다 해봤소
03. 이 병은요, 부모형제도 다 떠나게 만들어요
04. 혼자가 두려워 짝을 만납니다
05. 이태리에서 왔다는 정 신부님
06. 가난해도 재밌고 좋았다
07. 세상과 성심원을 잇는 다리가 세워졌다
08. 한센인을 위한, 한센인에 의한, 한센인의 사회
제2부 성심원의 겨울 _끝이 없을 것 같던 겨울, 저 너머에는
01. "내 몸이 나의 역사이다."
02. "내가 죄 있어 이리 산다."
03. "그 사람은 참 고왔어요."
제3부 성심원의 여름 _내 마음에 품은 옹이가 있어
01. 자식의 생사를 모르는 삶은 늘 미완이다
02. 가족은 언제나 행복이 아니라 슬픔이었다
03. 가슴에 묻은 두 자녀
04.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 딸은 살아 숨 쉰다
05. 나이 들어도 엄마는 늘 그립다
제4부 성심원의 봄 _삶과 죽음의 길이 다르지 않았네
01. 성심원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02. 그리고 나에게 남긴 한마디: 고맙습니다
03. 육친의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하는 슬픔
04. 나는 기도한다, 부디 좋은 곳에서 웃고 계시기를
05. 또 하나의 자유, 또 하나의 평화
제5부 다시 봄이 온다, 우리들의 봄이_우리는 한센인입니다
01. 성심원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02. 바깥세상은 어떤 곳일까
03. 삶을 사랑하는 구름 같은 사람들이 산다
본문 중에서
저자
저자
김성리
문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7년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문학을 공부하면서 문학이 지닌 치유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본인의 두 전공을 융합하여 자신이 명명한 "치유시학"을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원을 받아 인제대학교 인문의학연구소에서 10여 년간 연구했다. 현재는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강의하며, 삶, 행복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영역을 '온전한 삶'으로 넓혀가고 있다. 아울러 한국연구재단의 인문도시지원사업을 5년째 수행하며 지역사회의 인문학 대중화를 위한 방편으로 인문학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연구 논문으로는 「시치유에 대한 인문의학적 접근?한센인의 시를 중심으로」, 「시와 의학교육의 만남에 대한 인문의학적 고찰」 등과 저서 『꽃보다 붉은 울음』, 『김춘수 시를 읽는 방법』, 『환상과 저항의 신학』(공저), 『문장으로 배우는 한자』(공저), 『엄마의 책방』(공저), 『노화와 항노화』(공저) 등이 있다.
연구 논문으로는 「시치유에 대한 인문의학적 접근?한센인의 시를 중심으로」, 「시와 의학교육의 만남에 대한 인문의학적 고찰」 등과 저서 『꽃보다 붉은 울음』, 『김춘수 시를 읽는 방법』, 『환상과 저항의 신학』(공저), 『문장으로 배우는 한자』(공저), 『엄마의 책방』(공저), 『노화와 항노화』(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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